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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491화 (48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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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삼명그룹에 다니는 직원들의 자긍심은 대단했다. 하긴 삼명그룹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기둥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런 일등 기업 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은 게 바로, 한번 삼명맨은 영원한 삼명맨이라는, 삼명맨 특유의 불굴 정신이었고, 그건 이때도 그룹 내에서 강조 되고 있었으며, 또한 강인한 삼명맨의 기질을 함양시키고 있었다.

-대통령? 그래 봐야 임기 5년 짜리 권력자에 불과합니다. 특히 지금의 청와대 주인은 도련님께서 크게 신경 쓸 인물은 못 됩니다. 그러니 도련님께서는 더 큰 그림을 그리십시오.

이동훈 실장의 그 말이 왠지 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아니 괜히 잘 있는 사람 허파에 바람을 넣었다는 게 맞는 말인 거 같았다.

‘하지만....’

이동훈 실장이 무슨 의도에서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뭘 어떻게 하고 살지

딱 중심이 잡힌 사람이다. 그가 흔든다고 해서 내 그 신념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죠. 그럼 난 더는 청와대 쪽 신경 쓰지 않을게요.”

-그러셔도 좋습니다.

아주 대 놓고 확신에 차게 말하는 이동훈 실장. 그래서 나는 전화 걸 때와는 사뭇 달리 편안한 얼굴로 통화를 끝낼 수 있었다. 하긴 내 양쪽 어깨에 올려 있던 두 개의 무거운 짐을 이 실장이 다 치워 줬으니 그럴 밖에.

나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보던 업무를 마저 보기 시작했는데, 그런 내게 문대식이 새로운 짐 하나를 툭 하니 던져 주었다.

“서진그룹에서?”

내 예상대로 아침부터 회사 앞에 어설픈 감시자들을 붙인 건 서진그룹 쪽이었다. 정확히는 서진그룹 비서실장인 민영석의 사주를 받은 그쪽 직원들.

“김 비서. 서진그룹 김명진 회장 동태 좀 파악해서 알려줘.”

-네. 알겠습니다.

저쪽에서 먼저 나를 건드렸으니, 나도 김명진 회장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아 볼 명분은 생긴 셈이었다. 사람 찾는 데 특화 된 김 비서였다. 그녀가 어떤 루트를 이용해서 내가 찾고자 하는 사람을 찾아 내는지 까지는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아는 한, 그녀보다 빨리 사람을 찾는 사람은 여태 본 적이 없었다.

김 비서에게 김명진 회장이 지금 어디서 뭘하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한 뒤, 나는 남은 업무를 마저 다 봤다.

“됐다.”

그렇게 회사 내 처리해야 할 주요 결재 서류들을 다 살피고, 결재할 거하고 보류할거 보류 시키고 나자, 김 비서의 인터폰이 마침 울렸다.

삐이이이~

-대표님. 김명진 회장. 지금 서진 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정확히는 오늘 아침에 뇌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중환자실에 있는 것으로 파악 됩니다.

“뇌 수술?”

-네. 정확히는 뇌출혈에 따른....

김 비서가 김명진 회장이 오늘 아침에 무슨 수술을 받았는지 상세히 얘기했지만, 그건 내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그가 쓰러졌단 거다.

‘내 생각대로군.’

김명진 회장이 청평 별장에 있던 자신의 컬렉션들이 죄다 불타 버리자, 받은 충격이 상당히 컸던 모양이었다.

‘하긴....컬렉션들만 해도 그 값어치가 족히 수천억 원은 될 테니까.’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돈을 수천억 원 날려 보라. 뒷목 잡고 쓰러지는 게 당연했다.

거기다가 그 청평 별장 지하실에 있던 비밀 금고. 그 안에 있던 현물 자산들....대략 500억 정도 되는 그것들도, 내가 싹 털어버리지 않았던가?

* * *

청평 별장을 불태우기 직전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건물에 이어서 지하실의 컬렉션들이 전시 되어 있던 전시실을 불태우려고, 그곳에 막 기름을 뿌려 댈 때였다.

“어?”

그런 내 코에 기름 냄새 말고 다른 냄새가 맡아졌다.

“이 냄새는....”

내가 다른 냄새는 몰라도 돈 냄새 하나는 정확히 안다. 그런 내 코가 그 돈 냄새를 맡은 것이다.

“킁킁....”

해서 들고 있던 기름통을 살포시 내려놓고 돈 냄새가 나는 쪽으로 움직였고, 거기서 나는 김명진 회장의 비밀 금고를 발견했다.

“여기 이런 게 다 있었군.”

벽체 안에 들어가 있는 대형 금고는 지문 인식은 기본이고, 홍체 인식까지 맞아야 열리는 그야말로 주인 아니면 절대 열 수 없는 금고였다. 하지만....

띠리로로릭! 철커덩! 철컥! 철커덩! 쿠웅!

금고에서 별에 별 소리가 다 나더니 결국 열렸다. 내가 그 금고 손잡이를 잡자마자 말이다.

끼이이익!

금고를 열 때 족히 1미터는 될 거 같은 육중한 강철 문이 열리면서 시끄로운 잡음을 만들어 냈다.

“와아....”

그런데 그 안에 들어 있는 걸 보고서, 나는 김명진 회장이 왜 이런 무식하게 큰 금고를 여기 뒀는지 알 거 같았다.

현금을 비롯해서 금괴에 무기명 채권 등이 꽉 차 있었다. 거기에 서진그룹에서 챙기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의 비리 장부들....

“이거 고마워서 어쩌나?”

나는 현물 자산 뿐 아니라 비리 장부까지 깡그리 다 챙겨서 내 아공간 개톤백에 던져 넣었다.

그렇게 금고 안에 있는 걸 다 개톤백에 넣고 나자....

-아공간이 꽉 들어찼습니다.

아무래도 컬렉션들이 잡아먹은 부피가 너무 컸던 모양이었다. 뭐 하지만 지금 개톤백 안에 있는 아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이 현물들로, 내가 언제든 꺼내서 쓰면 될 것들이었다.

안 그래도 개톤백을 계속 채워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언제 급하게 개톤백에 뭘 넣어야 할지 모르니까.

해서 나는 오전에 내가 해야 할 업무가 끝나자, 대표실 안에 수면실로 향했다. 그래도 대표실 안에서 보면 그곳 수면실이 제일 프라이버시 보호가 되는 곳이었으니까.

철컥!

수면실 문을 안에서 잠그고 나서 견신 시스템에게 말해서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개톤백을 꺼낸 다음, 그 안에 있는 현금과 무기명채권을 전부 끄집어냈다.

그랬더니 그것만으로도 내 수면실 한쪽에 돈 다발과 무기명채권 다발이 수북이 쌓였다.

“허얼....”

대충 확인 된 것만으로도 300억은 넘었다. 나는 곧장 수면실에서 옆방으로 옮겨갔다.

옷장인 그곳에 내 여행용 캐리어 가방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걸 다 챙겨서 다시 수면실로 간 나는, 그 캐리어 가방에 돈과 무기명채권을 따로 담았다. 하지만 5개의 캐리어로 그것들을 다 담아내지 못했다. 해서 김 비서에게 캐리어 가방 두 개를 더 가져 오게 했다. 캐리어에 담으면서 정확히 계산해 본 결과, 내가 개톤백에서 꺼낸 현금과 무기명 채권이 450억 쯤 됐다.

“금괴는....”

금괴는 따로 007가방에 넣었는데 그 금괴를 현 시가로 따져 봤을 때 대략 100억 정도 나왔다.

그러니까 내 수중에 현금이 550억이 더 쥐어진 것이다. 이 현금을 어디 쓸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김 회장에게 미안하게 됐지만....”

전장에서 쓰러진 장수의 목을 베지 않고 그냥 돌려보내 줄 적장은 없었다.

전쟁에서 이길 생각이 전혀 없는 적장이라면 또 모를까? 하지만 그런 적장이 있을 리 없잖은가? 그랬다면 애초에 전장에 나오지도 않았을 테니까.

이미 서진그룹 김명진 회장과 나 사이에 싸움은 시작 됐고, 둘 중 하나는 끝장이 나야 끝날 싸움이었다.

나로서는 쓰러진 김명진 회장의 목을 베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나는 지금 김명진 회장이 휘둘러야 할 칼로 그의 목을 쳤다.

“김 비서. 내 방에 있는 캐리어와 가방을 지금 즉시 블랙머니 박 비서에게로 보내 줘.”

550억의 현물 자산이, 이대로 서진그룹의 주식을 끌어 모으고 있는 박 비서에게 건네지면, 서진그룹을 지탱하고 있던 한 축이 무너질 거고, 그걸 시작으로 서진그룹의 계열사들이 줄줄이 도미노처럼 쓰러져 나갈 거다.

물론 버티는 곳도 있겠지. 하지만 이미 내가 사들여 놓은 서진그룹 계열사 주식들이, 그들을 낭떠러지로 떠밀어 버릴 거다.

“....끝났어.”

이번 싸움은 김명진 회장이 쓰러진 그 순간 내가 이겼다. 남은 건 서진그룹이 백기를 드는 것을 보고, 어떤 식으로 전후 처리를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뿐이었다.

* * *

“히로시상. 그만 일어나세요. 하네다 공항이에요.”

약에 취해 비행기 안에서 계속 자다가 나나미가 깨워서 겨우 일어난 히로시.

“으윽....”

약 기운이 아직 남아 있었지만 수술 후유증은 이제 시작이었다. 한국의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탑승하기 전보다, 거의 두 배는 부풀어 오른 히로시의 코를 보고 나나미가 걱정스런 얼굴로 말했다.

“안되겠어요. 히로시상.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

“하지만....”

한국 출장 다녀 온 보고를 안도 사장에게 해야 했다.

“회사는 저 혼자 들어가도 돼요. 안도 사장님께는 제가 잘 말씀드릴게요.”

“그, 그래 줄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나미는 믿을 만했다. 왜냐하면 안도 사장은 나나미라면 껌뻑 넘어가는 작자니 말이다. 그래서 히로시는 나나미에 의해서, 하네다 공항 게이트 밖에 대기 중인 택시에 억지로 태워져서, 도쿄에 그가 주로 가는 큰 병원으로 보내졌다.

그 뒤 나나미도 택시를 잡아타고, 곧바로 그녀의 소속사인 하이브 사쿠라로 향했다.

“오오! 나나미!”

나나미가 직접 그를 보러 대표실을 찾아오자 감격한 얼굴로 그녀를 맞는 안도 사장. 그런 그를 본척만척하며 나나미가 말했다.

“한국 잘 다녀왔어요.”

“근데 히로시는?”

당연히 나나미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다녀야 할 그녀의 매니저, 히로시가 보이지 않자 안도 사장이 물었다. 그때 나나미가 싸늘하게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 히로시상 말인데요. 더는 같이 일 못하겠어요.”

“아니 왜? 저번에 나나미가 그랬잖아. 히로시상이 너의 영혼의 단짝이라고.”

“그, 그건....히로시상의 시커먼 속을 몰랐을 때 얘기고요.”

“시커먼 속?”

“네. 저보고 같이 여길 나가 자더라고요. 연예기획사를 차릴 거라나?”

“뭐, 뭐라고?”

삽시간에 사람 좋은 얼굴로 웃고 있던, 안도 사장의 얼굴이 악귀처럼 일그러졌다. 하긴 연예기획사 대표에게 자신의 연예인을 빼내서 독립하겠다는, 배은망덕한 부하 녀석에 대해 들었는데 기분이 좋을 리 있겠나?

“히로시. 그 인간이 정말 그렇게 말했단 말이지?”

“네.”

나나미로부터 확언을 듣고 난 안도 사장. 그가 살벌한 얼굴로 나나미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새끼 지금 어디 있는데?”

“에도가와 병원이라고....”

나나미가 무슨 의도인지 몰라도, 안도 사장에게 지금 히로시가 어디로 가서 치료 받고 있는 병원을 정확히 알려주었다. 그런 나나미를 보고 그녀의 마음이 히로시에게서 완전히 떠났음을 알게 된 안도 사장.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나나미. 네 뜻대로 히로시를 내 곁에서 떼어 내 주마. 아니 아예 회사에서 내 보내겠다. 그러면 새로운 매니저를 붙여줘야 하는데 누가 좋을까?”

“그건 대표님이 차차 정해 주세요. 그리고 저 한국에 도로 들어가 봐야 할 거 같아요.”

“뭐?”

“드라마 투자건 말인데....히로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왔거든요. 제가 다시 가서 그 투자 성사 시켜서 돌아올게요.”

“하지만 너 혼자 어떻게 거길 보내?”

“걱정 마세요. 한국에 지인이 있으니까.”

“그래? 그래도....”

짠돌이 안도 사장이 뭣 때문에 결정을 망설이는지 모를 나나미가 아니었다.

“하아. 좋아요. 이번 경비는 다 제 자비로 처리할게요. 됐죠?”

“어어. 뭐....그렇다면야....다녀 와.그리고 이것도 가져가고.”

그렇게 소속사 사장의 허락에 법인카드까지 받아 낸 나나미. 그녀는 소속사를 나와서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이동 중 그녀는 한국으로 가는 마지막 밤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 * *

신미나는 자기 이름으로 불리는 거 보다 삼명그룹의 큰 며느리, 혹은 삼명가 장남의 처로 더 잘 알려졌고, 또 많이 불렸다.

“허억....미, 미나야.”

하지만 빠구리 할 때는 달랐다. 그녀는 자신이 먼저 유혹해서 취해야만 만족하는, 독특한 성적 취향을 지녔다. 그러니까 자신의 남편인 백준경과의 빠구리에서 그녀는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녀가 어렵게 유혹해서 하게 된 빠구리에서, 그녀는 더할 나위 없는 만족스런 쾌감을 느꼈다.

그런 빠구리들 중에서 단연 첫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빠구리가 있었으니, 바로 백준경의 동생인 백준열과의 빠구리였다.

그래서 그녀는 백준열과 닮은 남자만 보면 참을 수 없는 색욕을 느끼게 됐다. 지금 그녀와 대낮부터 빠구리 중인 젊은 남자 역시 백준열과 많이 닮아 있었다.

특히 백준열 만큼이나 자지가 커서, 앞 번 그녀의 아들의 과외 선생보다 더 오래 만나고 있었다.

“헉헉헉헉....”

“아아앙....더, 더....아하앙....강하게....”

신미나는 더 큰 자극을 원했다. 하지만 상대는 그녀의 끓어오르는 색욕을 결국 만족 시켜 주지 못했다.

“....미, 미나야....싼다....싸....”

“안 돼....난 아직....”

“허어어억!”

하지만 상대는 끝내 신미나를 실망 시키고 그녀 보지 안에 자신의 정액을 싸질렀다.

“아아....”

안타까워하며 연신 자신의 보지를 내려다보는 신미나. 그런 그녀의 마음도 모르고 자신만 즐기고 좋아서 웃고 있는 젊은 남자를 보고, 신미나의 얼굴이 삽시간에 싸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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