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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그런 내 생각을 읽은 견신 시스템. 녀석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뭐? 그렇게 했을 시....내 뇌가 입게 될 손상률이 20%가 넘는다고?’
이건 뭐 대 놓고 협박이었다. 문제는 견신 시스템이 이렇게 정확한 수치로 압박해 오니, 나로서도 쫄 수밖에 없다는 점.
‘20%면 내가 잘못 될 확률이 1/5이라는 소린데....’
사실 이 정도면 모험이었다. 내 입장에서 그런 모험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고.
거기다가 흡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견신 시스템의 중재를 받아드렸을 때, 개지수 20포인트를 획득할 수도 있었다. 이렇게 되자 내 생각의 추가 한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좋아. 일단....받아드리지.’
내가 견신 시스템의 중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녀석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디링! 잘 생각하셨습니다. 굳이 본신의 원념을 건드려서 화를 자초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뭔가 답답했다. 마치 커다란 고구마를 통째 먹은 거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이 일에 관해 견신의 반응이 전무했다. 내편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견신의 무반응이, 나로 하여금 왠지 더 찜찜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으으음....”
그때 히로시라는 매니저가 뭔가 느낀 듯 잠에서 깨는 게 내 눈에 보였다.
하지만 나는 딱히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대로 서 있었다. 그러자....
“오도로끄(驚く, 놀라라)....”
나와 눈이 마주친 녀석이 기겁하며 몸을 일으켰다. 자기가 홀딱 벗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듯 말이다. 당연히 그런 녀석의 반응에, 그의 품에 안겨 자고 있던 나나미도 잠에서 깼다.
“꺄아아아악!”
히로시와 달리 나를 발견한 나나미는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 비명이 더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빠르게 이해한 듯, 안 그래도 큰 눈을 빠르게 굴리는 하시모토 나나미.
그런 그녀 옆에서 완전히 이탈한 히로시는 한 손으로 자신의 자지를 가린 채, 다른 손으로 나를 가리키며 일본말로 뭐라 지껄였다.
“당, 당신 뭐야? 어, 어떻게 여기 들어 왔지?”
너무도 당연한 질문이다. 그리고 나라고 해도 저 히로시 같은 반응을 보였을 거다. 상식적으로 호텔 방 키도 없이 타인이 버젓이 호텔 객실에 들어와 있다는 게, 현실적으로 믿기지 않는 일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굳이 그 질문에 대답할 필요는 없었다.
“그게 중요한가? 일본의 신인 여배우 하시모토 나나미가, 알고 보니 자신의 매니저와 붙어먹는 사이란 게 중요하지.”
그 말과 함께 나는 그 둘이 홀딱 벗고 끌어안고 자는 모습을 찍은 핸드폰 동영상을 그들 앞에 내 보여주었다. 그걸 보고 기겁한 나나미. 그녀가 버럭 소리쳤다.
“히로시상. 저거 빨리 뺏어요.”
그런 나나미의 반응에 나는 속으로 놀랐다. 보통 이런 거 보여주면 멘탈 붕괴부터 오기 마련. 따라서 나나미처럼 현실적인 반응은 보이기 어려웠다. 한데 나나미는 해내고 있었다. 그 말은 그 만큼 나나미란 여자가 보통내기가 아니란 소리였다.
“이리 내 놔!”
그리고 나나미의 말을 듣고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히로시 역시 보통 녀석은 아니었고.
* * *
히로시가 자신이 한손으로 가리고 있던 자지와 불알을 마구 흔들며, 내게로 달려오는 모습은 사실 그다지 보기 좋지 않았다. 나나미가 젖탱이를 출렁거리며 내게로 달려오는 거라면 또 모를까?
녀석의 시선은 온통 내 손에 들린 핸드폰에 가 있었다.
휙!
내게 뛰어들어 온 히로시의 두 손이 허공을 갈랐다. 원래는 내 핸드폰을 낚아채려던 녀석의 두 손이었지만, 내가 순순히 핸드폰을 놈에게 내 줄리 없지.
“이리 내!”
마치 내 핸드폰이 자기 핸드폰인 거처럼 굴며, 악착같이 내 핸드폰을 뺏으려는 히로시. 그런 그를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나나미. 이렇게 보니 둘이 마치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바퀴벌레 같다.
뭐 어째든 녀석의 놀림은 제법 빨랐다. 키야 쪽바리들이 다 그렇듯 히로시도 그리 크지는 않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체구가 다부졌다. 온몸에 근육도 장난 아니고.
‘운동을 했네.’
그때 핸드폰을 못 잡아채자 숫제 나를 잡으려는 듯, 내 멱살로 손을 뻗어오는 히로시. 그걸 보자니 녀석이 무슨 운동을 했는지 알 거 같았다.
“유도를 했군.”
어째 거침없이 나를 향해 달려들더라니. 하지만 녀석이 유도를 했든 말든, 지금 그게 녀석에게 딱히 유리하게 작용할 건 없었다. 왜냐하면 지금 녀석과 나는 실전처럼 싸우는 중이니까. 즉 녀석도, 나도 필사적이란 거다.
퍽!
내 멱살을 잡으려는 녀석의 안면에 깔끔하게 스트레이트 한 방을 먹였다.
내가 주먹질을 할 줄 몰랐던 녀석이 방심하고 있다가 제대로 얼굴을 허용한 거다.
“어억...”
그러자 녀석이 비틀거렸고, 그 사이 나는 녀석과 한 걸음 떨어졌다. 하지만 피하기만 해서는 답이 없다. 그걸 알기에 나는 도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재차 녀석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 뻗을 것처럼 하다가, 녀석이 거기에 반응해서 머리를 수그리자, 냅다 녀석의 얼굴에다가 발차기를 먹였다.
뻐억!
제대로 들어간 앞차기에 녀석의 고개가 뒤로 홱 젖혀지면서, 그대로 뒤로 나자빠지는 히로시.
털썩!
“히로시상!”
그런 히로시를 보고 비명에 가까운 하이 톤으로 그의 이름을 부르는 나나미. 그 소리에 쓰러진 히로시가 거의 맹목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
“크으으으....”
무슨 좀비도 아니고....내가 봤을 때 지금 히로시에게 나나미는 거의 마약 같은 존재 같았다. 그녀가 시키면 없던 힘까지 죄다 끌어내는....
하지만 그게 더 그에게, 또 나나미에게 독 같은,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왜냐하면 내가 곧장 히로시에게 몸을 날렸거든.
빠아악!
그리고 이번에는 내 무릎이 반쯤 의식이 없이 해롱거리고 있던 히로시의 안면을 찍었다.
콰직!
제대로 코뼈 내려앉는 소리와 함께 완전히 기절해서 하얀 눈자위를 드러낸 채 쓰러지는 히로시.
“꺄아아악!”
그걸 보고 있던 나나미가 제대로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녀를 향해 날아간 스텐드.
쿠쾅!
그게 그녀가 아직 탈출하지 못한 침대 뒷벽에 부딪치자 기겁한 그녀가 합죽이처럼 입을 다물었다. 물론 그 스텐드를 그녀에게 냅다 집어 던진 건 나였다. 한 번도 아니도 두 번이나 비명을 내질렀으니, 혹시 옆방에서 그 소리를 듣고 정의감에 신고라도 한다면, 나로서도 귀찮아 질 수밖에 없었으니까.
“....”
다행히 내 예민한 귀에 옆방은 비어 있었다. 나는 나나미에게 제스처를 취했다. 조용히 하라고 말이다. 그 다음 서 있는 내 밑에 기절해 있는 히로시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허억....헥헥헥헥....”
근데 녀석의 상태가 영 안 좋아보였다. 아무래도 코뼈가 내려앉으면서 코로 숨을 못 쉬다보니 호흡에 문제가 있어 보였던 것. 딱 봐도 이대로 뒀다가는 문제가 있어 보였다.
‘젠장....’
나는 속으로 괜히 녀석의 코뼈를 부러트렸다 싶었다. 하지만 이미 저질러 버린 일이고 시간을 되돌리지 못하는 한, 이건 내가 감내해야 할 현실이었다.
* * *
당연히 지금 당장 119를 부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직접 히로시를 병원으로 데려가기도 그렇고.
“아아!”
그때 생각 난 사람이 있었다. 바로 나를 트럭에 실어서 여기로 데려 온 그 인간. 바로 내 경호팀장 문대식이었다. 그는 지금 트럭을 호텔 주차장에 주차 시키고, 지금쯤이면 호텔 로비에 있을 거다.
나는 바로 그 문대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시큰둥하게 내 전화를 받는 문대식. 그런 그에게 나는 바로 용건을 말했다.
“지금 즉시 1806호로 와.”
그리곤 녀석이 뭐라 말하기 전에 냅다 전화를 끊었다. 문대식이 오는 거야 내 예민한 귀로 얼마든지 알 수 있었다.
아아. 그리고 이 방에 살아 움직이는 다른 생명체 역시 마찬가지고.
“그거 내려 놔.”
내 말에 침대 옆 협탁 위에 올려 져 있던 자신의 핸드폰으로, 몰래 어딘가 전화를 걸려던 나나미가 움찔하며 나를 쳐다봤다. 그리고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히, 히로시상. 빨리 병원으로 보내야하지 않을까요? 위급해 보이는 데....”
나는 곧장 침대 쪽으로 달려가서 그녀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을 낚아챘다. 그리고 핸드폰을 확인하니 그녀 말과는 달리 경찰에 전화를 걸고 있었다.
한데 그녀 핸드폰은 로밍이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 걸어봐야 소용없다는 얘기.
하긴 며칠 한국에 있을 거도 아닌데 매니저인 히로시만 로밍하면 되지, 나나미 핸드폰까지 로밍할 필요성은 못 느꼈겠지.
그때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문대식이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내 귀에 들려왔다.
“빨리도 오네.”
나는 곧바로 기절해 있는 히로시를 들쳐 메고 객실 문으로 향했다. 그리고 객실 문을 열자 내 눈앞에 문대식이 서 있었다.
“자. 받아.”
그런 문대식에게 나는 히로시를 넘겼다. 얼떨결에 히로시를 넘겨받은 문대식. 그런 그에게 내가 말했다.
“XX병원 응급실로 데리고 가. 거기 얘기 해 놓을 테니까.”
그 말 후 뭐라 말을 하려는 문대식의 모습이 내 눈에서 이내 사라졌다. 내가 그의 말은 듣지도 않고 바로 객실 문을 닫아 버렸거든.
그 뒤 돌아서니 나니미가 서슬 퍼런 눈으로 뭔가를 들고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그대로 내 입으로 지껄였다.
“참 성가신 년이네.”
* * *
하시모토 나나미란 일본 여배우가 보통 여자가 아니란 걸 알게 됐을 때, 나는 그녀에게 견신 시스템의 능력인 「개목걸이」아이템을 사용했다. 만약을 위해서 말이다. 그랬는데 그게 참 잘한 일 같았다.
“멈춰!”
막 내 얼굴을 향해 들고 있던 화병을 집어 던지려던 나나미. 그녀의 살기등등한 모습이 순식간에 얌전한 강아지의 모습으로 변했다.
“화병 원래 자리에 갖다 놔.”
“네. 주인님.”
3UP된 「개목걸이」아이템의 효과는 더욱 더 확실해 졌다. 얌전히 들고 있던 화병을 원래 있었던 자리에 갖다 놓는 나나미를 보면서, 내가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을 때였다.
벨레레레레~
객실 전화가 울렸다. 나는 그 전화를 받았다. 그랬더니 위층에서 여자 비명소리가 들려왔다고 프런트에 연락을 한 모양이었다. 나나미의 성대도 그녀 미모만큼이나 특출 났던 모양이었다.
나는 여친과 장난치다 일어난 해프닝이냔 잘 둘러서 말했지만, 아무래도 여기 오래 있을 게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친김에 나나미에게 「개좆」아이템도 사용했다.
“에이C....”
그랬더니....당장 내 자지부터 말자지로 변신했다. 그리고 화병을 제자리에 갖다 놓고 나서 다시 내 앞에 선 나나미. 근데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다.
백준열이 반할 만 한 예쁜 얼굴에 육감적인 몸매의 소유자. 그런 미인이 알몸으로 날 마주보고 서 있는데 아무렇지 않으면, 그건 내가 이상한 거지.
거기다가 「개목걸이」아이템 때문에 그녀는 내 꼭두각시나 마찬가지. 한데 나는 바로 나나미를 안지 못했다. 왜냐하면....
“하아....”
먹더라도 씻겨서 먹어야 했으니까. 히로시라는 놈이 다섯 번이나 빠구리를 한 상태의 나나미를 내가 바로 먹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해서....
“욕실로 가자.”
나는 나나미를 데리고 욕실로 향했다. 나나미는 벗을 게 없으니 그대로 욕실로 들어가면 됐지만, 나는 입고 있던 옷을 훌훌 벗어야 했다.
그렇게 나 역시 알몸 상태로 욕실로 들어가자, 나나미가 열심히 자기 몸을 씻고 있었다. 내가 옷 벗는 동안 그러라고 시켰다.
쏴아아아아!
빠르게 자기 몸에 비누칠을 한 나나미가, 샤워 물에 자기 매니저인 히로시가 남긴 흔적들을 씻어 냈다.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욕실 안에서, 그걸 빤히 지켜보던 나는 나나미와 빠른 빠구리 완성을 위해서, 「개좆」아이템의 두 가지 효능을 바로 사용했다. 바로 매혹 향기와 쾌속 절정을 말이다.
그러자 대충 비누물을 씻어 낸 나나미가, 도발적인 눈빛으로 나를 보더니 내게로 다가왔다. 그리곤 내 뒤로 돌아서 자기 몸을 밀착시키더니, 끈적끈적한 음성으로 말했다.
“나 지금 뜨거운데....어서 나 좀 식혀 줘요.”
안 그래도 하시모토 나나미와 빠구리 하는 걸, 버킷리스트로 여기고 있는 백준열이었다. 그런 그녀가 알몸으로 내게 안겨 오는데 흥분되지 않을 리 있겠나?
적어도 D컵은 되어 보이는 나나미의 젖꼭지가, 내 등에 느껴지면서 내 사고가 일순 정지 되었다.
스윽!
그리고 그녀의 손이 어느 새 내 말자지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뒤돌아보니 상기된 얼굴의 나나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알아서 빠구리 진도를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