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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견신 시스템은 분명 홍익태가 변태라고 했다. 그리고 홍익태가 여기 데리고 들어 온, 두 접대부 여성 중 한 명이 김성희라는 여자다. 그 김성희는 곧 죽는다.
한데 그 죽기까지 과정이 있을 것이고, 지금 그 과정이 진행 중에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저기 보이는 1307호에서는, 두 접대부 여성들이 홍익태의 변태 행각에, 고통받아 신음하고 있을 게 뻔했다.
“역시....”
내 생각대로 견신 시스템의 개 특성 중 *소리가 잘 들립니다.*를 사용해서, 1307호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보니 알 수 있었다. 두 접대부 여자들이 아주 죽어나고 있었다.
거기다 *냄새를 잘 맡습니다.*를 써보니 홍익태의 침, 땀, 정액 냄새와 더불어서 두 접대부의 오줌 냄새가 강하게 났다. 그게 무슨 소리이겠나? 두 접대부가 홍익태의 변태행각에 질려서 오줌까지 지린 것이다.
“이 정도면 빼박이네.”
나는 바로 김성희를 살리기 위해서, 눈앞의 1307호의 초인종을 눌렀다. 누가 나오건 나는 그 사람에게 「개목걸이」아이템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운 좋게 홍익태가 나왔다.
녀석이 씩씩거리며 나오는 소리가, 내 귀에 다 들려서 바로 알 수가 있었다.
‘가만....’
근데 생각해 보니 「개목걸이」아이템은 상대를 직접 보지 않아도, 근거리에 있으면 언제든 사용이 가능했다. 해서 나는 홍익태가 문을 열기 전에 미리 그에게 「개목걸이」아이템을 사용했다.
벌컥!
“뭔데....아아....”
객실 문이 열리고 흥분한 얼굴의 홍익태가 내게 버럭 소리를 치려다 「개목걸이」아이템의 효과가 발휘 되면서, 갑자기 멍 때리며 나를 빤히 쳐다봤다. 그런 그에게 내가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네.”
나는 순식간에 얌전해진 홍익태를 데리고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객실 안에 있던 두 접대부 여성들에게도 미리 「개목걸이」아이템을 사용했다. 나를 봐도 그녀들이 놀라거나 동요하지 않게 말이다.
“와아....”
근데 객실 안에 펼쳐져 있는 모습은....
“개판이 따로 없군.”
침대에 한 명, 소파에 한 명, 그렇게 두 명의 접대부 여성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 상태로, 각기 침대와 소파에 넋을 놓고 앉아 있었는데, 그녀들의 몸은 홍익태에게 맞아서 그런지 여기저기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 중에는 검푸른 멍 자국도 보였다.
좀 전까지 홍익태 때문에 공포에 물들어 있었던 두 여자들은, 내가 사용한 「개목걸이」아이템 효과 때문인지, 다들 홍익태 처럼 멍 때리는 얼굴을 하고, 얌전히 침대와 소파에 앉아 있는 상태였다.
“이리들 와 봐요.”
나는 그런 두 여자들을 내쪽으로 불렀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내렸다.
먼저 두 여자들 중 하나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 그랬는데 그 여자가 김성희였다.
나는 그녀에게 어떤 식으로 신고할지 세세히 지시를 내렸고, 그녀는 내가 시킨 대로 경찰에 잘 신고를 했다.
이어서 두 여자들에게 경찰이 오면 또 어떤 식으로 얘기할지도 얘기해 주었다.
그러고 나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런 건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문성일보 주식이 폭락하지.’
해서 백준열이 평소 잘 알고 지내던 기자를 생각하자, 그 기자들 이름이 우후죽순 생각났다. 그래서 핸드폰에 찾아보니, 그 이름들이 내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있었다. 해서 거기다 전화를 걸었다.
“김 기자님? 특종이 있는데....”
백준열이 아는 한 기레기들은 특종이라면 못할 짓이 없는 작자들이었다.
“강 기자님. 여기 특종이....”
아마 가까이만 있으면 경찰보다도 먼저 여기 달려 올 인간들이었다. 그렇게 경찰에 이어서 기자들까지 불러 놓고서, 나는 마지막으로 홍익태에게 경찰이 오면, 제 입으로 자백을 하게 지시를 내렸다.
“오오. 이런....시간이 언제 이렇게....”
그 사이 시간이 제법 흘렀고, 나는 서둘러 객실을 나갔다.
이 호텔 바로 근처에 경찰서가 있었고, 또 신고한 김성희가 사건 현장을 명확히 밝혔기 때문에, 경찰은 내 생각보다도 신속하게 달려왔다.
그리고 흔치 않게 범인이 현장에서 체포 되었을 때, 스스로 자기 죄를 경찰들 앞에서 전부 자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내가 그랬어. 내가 저년들을 때렸고 억지로 빠구리를....”
거기다가 그 범인이 보통 사람도 아닌 언론 재벌이었다. 한마디로 거물급 인사였다.
“저기다.”
“홍 대표님. 두 여성을 폭행하고 강간하셨다는데 맞습니까?”
“자신의 잘못을 경찰 앞에서 전부 시인하셨다 던데. 이 또한 사실입니까?”
“그래. 내가 그랬다. 됐냐?”
홍익태는 경찰 뿐 아니라 기자들 앞에서도 당당히 자신이 두 여자를 때리고 강간했다고 떠들었다.
“끝났네.”
그 소리를 멀찍이 떨어진 거리에서 전부 들은 나는, 유유히 그곳 호텔을 빠져 나와서 남소라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파라디이스 호텔로 향했다.
* * *
원래 나는 경찰이 오는 걸 보고, 바로 여길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뒤이어서 우르르 몰려오는 기자들을 보고서, 좀 더 지금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내 두 눈으로 홍익태가 몰락하는 순간이 보고 싶어 진 것이다.
해서 나는 멀찍이 떨어진 거리에 사건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어?”
확인하니 국제전화, 일본에서 걸려 온 전화였다. 생각해 보니 아까 나한테 전화를 했었던 일본인 여배우 하시모토 나나미의 매니저 히로시의 전화번호였다.
이따 저녁 7-8시 사이 전화를 하렸더니 8시가 좀 넘은 시간에 전화를 걸어왔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서울과 일본의 도쿄는 시차가 없다.
그러니까 이 새끼가 지금 나를 간 본 것이다. 안 그래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네. 여보세요.”
나는 앞서와 달리 한국말로 전화를 받았다. 그랬더니 히로시가 죄송하다며 먼저 사과를 해왔다. 일이 좀 생겨서 전화가 늦었다나?
히로시는 한국말을 전혀 몰랐다. 백준열이 일본말을 워낙 잘하니, 그 동안 불편한 거 하나 없이 의사소통을 해 온 거다. 그 생각이 들자 순간 배알이 뒤틀렸다.
“그쪽에 관심 없으니까, 앞으로 전화 하지 마.”
나는 내 생각을 한국말로 히로시에게 전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왜 일본말로 하지 않으시고 한국말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히로시. 그런 그에게 이번에 나는 일본말로 말했다.
“다시 말할 테니까 녹음이라도 하던지.”
그리곤 앞에 한 말을 그대로 히로시에게 한국말로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녀석이 내 말대로 내가 한국말로 한 말을 녹음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했든 안했던 상관없었다. 어차피 녀석과 다시 대화 할 일은 없을 테니까.
그때 사건 현장에서 범인인 홍익태가 수갑이 채워진 채 나왔고, 그런 그를 기자들이 에워쌌다.
“많이도 왔네.”
나는 대충 3명의 기자들에게 전화를 넣었다. 그런데 지금 몰려 온 기자들은 10명은 됨직했다. 갑자기 등장한 기자들에 경찰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정작 범인인 홍익태는 별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기자들 앞에서도 내가 지시한 대로 다 자백을 했다.
나는 그렇게 홍익태의 몰락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 그곳을 나왔고, 그때 시간을 확인하니 내가 파라다이스 호텔의 로얄스위트룸을 나온 지도 얼추 두 시간이 지난 상황.
그 사이 나를 기다렸을 남소라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허겁지겁 달려갔더니....
“하아....”
남소라가 거기 널찍한 월풀 욕조 안에서 쿨쿨 잘도 자고 있었다. 아마도 오늘 하루가 남소라에게 있어서 피곤한 하루였던 모양이었다. 하기 싫은 드라마에 억지로 출연하려니, 나름 스트레스가 쌓였던 거 같았다.
“에이씨....안 해....제목도 좆같이....파스타 줘가 뭐람....”
아주 잠꼬대까지 남소라는 이번에 자신이 출연 할 드라마 ‘파스타 줘’를 디스 하고 있었다.
* * *
나는 남소라를 깨우려다가 시간이 9시가 다 되어 가고 있단 걸 떠올리며, 그녀를 깨우지 않고 욕조에서 안아 들었다. 그리고 요령껏 그녀 몸을 닦아 주고 그녀를 다시 안아서 침대에 눕혔다.
그 사이 깰 만도 한데 남소라는 그러기 싫은 지 계속 잤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남소라가 불면증으로 고생한다는 말을 들은 거 같았다. 그게 남소라에게 직접 들은 건지, 아니면 회사 쪽의 다른 사람을 통해 들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이렇게 달게 자는 그녀를 깨우지 않는 게 나았다. 거기다가 나는 오늘 밤 10시에 약속이 있었다.
바로 삼명그룹의 2인자인 비서실장 이동훈과, 오늘 밤 10시에 힐튼 호텔 라운지 바Bar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는 거 말이다.
여기서 힐튼 호텔까지는 차로 40-50분 정도 걸렸다. 그러니 나로서는 지금 여길 나서야 했다.
그래도 10분 정도 쉴 시간은 있어서 물 좀 마시고 있는데 내 핸드폰이 울렸다.
확인하니 국제전화, 일본의 여배우 하시모토 나나미의 매니저 히로시의 전화였다. 나는 그 전화를 받지 않았다. 딱히 받을 이유가 없었으니까.
“자아. 이제 가 볼까.”
그리고 이동훈 비서실장을 만나러 파라다이스 호텔의 로얄스위트룸을 나섰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 갈 때 히로시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날아왔다.
지이이잉!
그걸 보고 나는 히로시의 번호에 착신 제한이라도 걸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그 놈이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 그랬더니....
“뭐? 나나미와 같이 내일 한국에 오겠다고?”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하자는 일본어 문자를 보고서, 내가 기가 차 할 때 엘리베이터가 지하층에 도착해서 문이 열렸다. 나는 일단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다음, 잠깐 서서 고민을 하다가 그냥 핸드폰을 호주머니 속에 넣었다.
“뭐 자기발로 오겠다는 걸 내가 어떻게 막아?”
내일 시간이 될지 모르겠지만, 하시모토 나나미가 한국까지 직접 찾아와서 보자는데 만나기는 해줘야하지 않을까 싶었다.
딱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는 주차해 둔 차로 가서 그 차를 몰고 파라다이스 호텔의 지하주차장을 나왔다. 그리고 약속 장소인 힐튼 호텔을 향해서 차를 몰아가는데, 그때 뒤늦게 견신 시스템의 목소리가 내 머리를 울려왔다.
-디링! 변태 홍익태로 부터 접대부 김성희를 구하시오. 김성희를 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보상으로 개지수 10포인트를 지급합니다.
그리고 운전 중임에도 불구하고 견신 시스템이 내 눈앞에 바뀐 상태창을 띄웠다.
“에이C...."
[이름: 백준열(Lv9)]
[나이: 27]
[보유 아이템: 「개눈깔」(3Up), 「개좆」(3Up)], 「개목걸이」(3Up), 「개코」(3Up), 「개방울」(3Up), 「개 알약」(일,3Up-1일 15회, 외상과 일부 내상(체내 2기 종양, 선천질환, 1일 2회) 한정), 「개불알」(2UP)
[보유 스킬: 「말하는 개」(일,3Up), 「충견」(일,3Up), 「개 끗발」(역,3Up), 「개호구」(역,3Up), 「만능 오프너」(일,3Up-모든 문(보이는 문에 한정)), 「개멋져」(일,3Up), 「개 짖는 소리」(일,2Up)
[인벤토리: 개톤백(In), 역 아이템 1회 이용권(2장), 역 스킬 1회 이용권(2장), 「1회용 개 물약-종양치료제」
[특성: 개(4차UP완료)]
*냄새를 잘 맡습니다.*
*소리가 잘 들립니다.*
*멀리 봅니다.*
*행동이 빠릅니다.*
*잘 짖습니다.*
*교미 합니다.*
*친화력이 뛰어납니다.*
[개지수: 90]
나는 바뀐 개지수만 빠르게 확인하고 눈앞에 상태창을 지웠다.
힐튼 호텔까지 40-50분 걸릴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30분 만에 그곳에 도착한 나는, 곧장 약속 장소인 라운지 바Bar로 올라갔다. 그랬더니 이동훈 실장도 약속 시간보다 빨리 오면서, 우리는 10시도되기 전에 만났다.
“도련님은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
“이 실장님은 많이 변하셨고요.”
“어떻게 말입니까?”
“전에는 날카로워 보였는데 지금은 중후한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뭐 마음대로....”
막상 이동훈 실장을 만나자, 백준열의 머릿속에서 이동훈 실장에 대한 기억들이 전부 다 새록새록 생각이 났다. 그래서 옛 얘기를 나누는 데 있어서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중요한 건 과거 얘기가 아닌 미래의 얘기였다.
“회장님께서 도련님을 후계자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이동훈 실장이 처음부터 훅 쑤시고 들어왔다.
“뭐, 그거야 그분 생각이고요.”
“그 말씀은 후계자가 되실 생각이 없으시다는 뜻입니까?”
내 대답에 이동훈 실장이 눈빛을 강렬히 빛내며 내게 따지듯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삼명그룹 회장은 되기 싫다. 하지만 삼명그룹의 힘은 필요했다.
그야말로 모순적이고 오만하며 이중적인 소리다.
그걸 알면서도 이 자리에 나와서, 내가 이동훈 실장과 이렇게 마주하고 있는 건, 다 내 자신의 일이기 때문이다.
“되긴 해야겠죠. 그런데 되기 싫네요.”
“....”
그게 무슨 개소리냐며 이동훈 실장이 눈살을 찌푸린 채 나를 쳐다봤다. 그런 그에게 내가 슬쩍 물었다.
“혹시 삼명그룹 회장 자리에, 전문 경영인을 앉히면 안 될까요?”
그랬더니 이동훈 실장이 피식 거리더니, 내게 되물었다.
“도련님이 생각하시기에, 그게 될 거 같습니까?”
“아뇨!”
이동훈 실장의 물음에 넙죽 대답하고는, 나는 내가 그에게 얼마나 어이없는 질문을 했는지 바로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