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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404화 (404/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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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꾸루루루룩!

이건 뭐 더 기다릴 것도 없었다. 나는 후다닥 빈 방에 있는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고, 바지를 내리고 변기에 앉았다. 그리고....

“으으으으....”

시원하게 쾌변을 봤다. 진정한 배설의 쾌락이랄까? 남자가 정액을 배설 할 때의 쾌락만큼이나 크나큰 쾌락을 나는 지금 그걸 보면서 느꼈다.

“우와아....”

그 뒤 변기에 물을 내리기 전, 내 배설의 흔적을 봤는데 그 양이 상당했다. 그리고 끝에 변의 색깔이 살짝 검었는데, 그게 내 대장에 있던 기질질환을 치료하면서 괴사한 조직세포들이라는 걸, 나는 지금 그걸 보면서 깨닫고 있다. 견신 시스템의 정보가 뒤늦게 내 머릿속에 전달되면서 말이다.

“으음....”

그리고 내 코에서 코피가 주르르 흘렀다. 그 양은 콧물 수준으로 비록 많지는 않았는데 그 색깔이 검었다. 이 역시 견신 시스템의 정보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나의 뇌 속에 기질질환이 치료 되면서, 뇌에서 괴사한 조직세포들이 검은 코피로 배출이 된 거다. 나는 간단히 화장실의 세면기에서 코피의 흔적을 씻어냈다.

“좋군.”

그리고 거울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백준열에게 있었던,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었던, 고질적인 유전적 기질질환을, 이번 기회에 말끔히 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 내가 느끼는 기분은 뭐라 이루어 말할 수 없이 상쾌하고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하긴 27년 동안, 나도 모르고 있었던 뇌와 대장에서 나를 불편 하게 만들었던 기질질환이 치료 되었으니, 그런 기분이 드는 건 당연했다.

그로 인해 나의 컨디션은 급격히 좋아졌고, 몸 상태도 최상이 됐다. 원래는 내 요트에서 그 짓을 한 연놈과 베네치아 리조트 총괄 지배인까지, 싹 다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 버릴 생각이었던 내 결심도 바뀌었다.

‘죽일 필요까지는 없겠지.’

하지만 그들에게 지금까지 취해 놓은 조치들을 도로 거둬들일 생각은 없었다. 그게 인과응보니까.

노력하면 성과를 거두는 게 맞듯이, 그들이 저지른 짓에 대한 죄값 역시, 그들이 받아야 하는 게 맞았다.

“자아. 이제 나가 볼까?”

나는 시간을 확인하고는 곧장 빈방을 나섰다. 그리고 그때까지 내 걱정 중인 유혜라에게 말했다.

“뭐해? 빨리 외출 준비하지 않고.”

“외출이요?”

“요트 타러 가야지. 그러려고 여기 온 거 아냐?”

“네. 맞아요. 빨리 타러 가요.”

내 말에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유혜라가, 자기가 쓰는 방으로 후다닥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10여분 뒤, 그 방을 나온 유혜라는 그냥 여신이었다.

‘진짜 아름답다.’

유혜라의 미모는 지금이 전성기였다. 그러니 그녀가 꾸미고 나왔을 때 얼마나 아름답겠나.

내가 그녀를 보고 괜히 여신이라고 한 게 아니었다. 그 만큼 만개한 유혜라의 미모는 너무 눈부셔서, 내 눈을 멀게 만들 지경이었다.

“가, 가지.”

“네. 앞장서세요. 선장님.”

유혜라는 내가 배를 몰 줄 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와 동거 당시 내가 요트면허증을 땄거든. 당

시가 기억이 나면서 동시에 유혜라와 내가, 그 당시 어떤 식으로 빠구리를 했는지도 생생히 생각이 났다.

‘아우 야....’

그때의 유혜라는 지금 보다 풋풋하고 청순했었는데, 당시도 몸매 하나는 끝장이었다.

‘지저스! 진짜?’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보지가 명기란 점이었다. 덕분에 백준열은 유혜라에게 삽입 후 빠구리를 10분 이상 해 본 적이 없었다. 근데 그 점이 백준열을 위축 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그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결국 빠구리 시간은 10분의 벽을 넘지 못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걱정은 할 필요도 없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견신 시스템의 능력이 있으니까. 특히 「개좆」아이템을 사용하면 유혜라를 뿅 가게 만들고, 떡 실신까지 시킬 수 있을 거다.

‘이거 벌써 기대가 되는데?’

요트에서 데이트 이후, 제주도의 호텔에서 오늘 밤 그녀와 갖게 될 뜨거운 시간들이, 나를 극도로 흥분되게 만들었다. 벌써부터 척추를 타고 찌릿한 전율감이, 내 뇌의 그쪽으로 신경을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 * *

유혜라와 같이 리조트를 나와서 선착장으로 향했다. 그곳에 아직 시운전도 하지 않은 내 신상 요트가 정박 되어 있었다.

물론 바퀴 벌레 한 쌍으로 인해, 요트 안이 오염 된 건 꺼림칙했지만, 내 뇌의 기질질환이 치료 되어서 그런지, 그렇게 울컥 화가 치밀어 오르지는 않았다.

베네치아 리조트 쪽에서 온, 청소 용역 직원들이 깨끗하게 내부를 청소했다니, 그걸로 됐다 싶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때 견신 시스템에서 내 뇌의 기질질환이 치료가 됐지만, 그걸 완치 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견해와 함께, 앞으로 분노의 감정을 느낄 때에 마음 챙김, 명상, 복식호흡 등과 같은 방법으로 감정을 해소하고, 긴장을 이완하는 게 도움이 될 거라는 정보를 전해 왔다.

‘그러니까 명상, 마음 챙김 등을 생활 속에서 연습하는 게 좋겠군.’

완치 판정을 받아도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게 질병이 아니던가? 그러니 이후 관리를 잘 해 나가는 건 순전히 내 몫이라 볼 수 있었다.

‘가급적이면 분노를 일으킬 만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는 게 좋겠지.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자기 건강 관리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오랫동안 살려면 건강을 챙기는 건 필수였다. 나는 속으로 내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쓰자는 생각을 하면서 드디어 내 신상 요트에 올랐다. 그로부터 10여분 뒤.

부아아아아앙!

바퀴가 없는 바다 위의 슈퍼 카, 람보르기니 요트가 무려 3,945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며 굉음과 함께 수면 위를 날듯이 질주했다.

“이야아아....”

그 어마어마한 속도감에 조종석 옆의 유혜라가, 연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우와아....우와....”

아무래도 이런 경험이 처음인 유혜라. 그녀가 내가 틀어 놓은 신난 음악에 몸을 흔들며, 확실히 즐기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대로 제주도로 간다고요?”

그때 내 옆 유혜라가 내게 물었다. 나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고 그녀가 이어서 물어왔다.

“제주까지 얼마나 걸려요?”

“빠르면 1시간, 천천히 가면 2시간?”

“그러면....천천히 가요.”

유혜라가 남해 바다가 꽤나 마음에 든 거 같았다. 나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배의 속도를 조금씩 줄여나갔다. 그렇게 항로를 제주도 성산포에 위치한 선착장으로 잡은 나는, 유혜라처럼 틀어 놓은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겼다.

근데 그런 내 모습이 그녀에게는 이상하게 보였던 모양이었다.

“대표님도 변했네요.”

“뭐?”

“예전에는 음악 같은 거 별로 좋아하지 않았잖아요.”

그 말에 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직업병이야. 엔터 대표를 하다보니까. 그러는 너도 음악 별로라고 하지 않았었나?”

백준열의 기억에 따르면 동거 당시 유혜라도 음악이 시끄럽다며 잘 듣지 않았었다.

“기억하시네요.”

내가 그걸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 유혜라는 기뻤던 모양이었다. 희미하게 웃는 게 말이다. 하지만 이어진 그녀의 말이 내게는 꽤나 충격이었다.

“사실 저는 음악을 진짜 좋아해요.”

“뭐? 그럼....”

“맞아요. 당시 대표님이 싫어하기에 싫은 척 한 거뿐이에요. 그 때문인가? 내가 좋아하는 걸 싫어하고, 싫어하는 걸 좋아하는 척 하면서 연기가 늘더라고요. 웃기죠?”

웃기긴. 하나도 안 웃긴다. 백준열 이 새끼는 확실히 사람 보는 눈이 없었다.

이렇게 자신을 사랑해 주는 여자는 못 알아보고, 엉뚱한 곳에 정력을 낭비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뭐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

그래도 아직 늦지는 않았다. 나는 유혜라를 내 여자로 내 곁에 두기고 마음먹었다. 그때 유혜라가 나를 보고 말했다.

“대표님. 혹시 여기서 낚시도 할 수 있어요?”

“물론이지.”

낚시 장비는 물론 다 구비해서 왔다. 선상에서 간단히 파티도 즐길 수 있게 주류와 안주도 챙겨 왔고.

“저 배타고 바다 낚시하는 게 버킷 리스트 중 하나거든요.”

유혜라가 살면서 꼭 해봐야 할 인생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선상 낚시라는 데 그걸 못 들어 주겠나?

“그래. 낚시 하자.”

제주도 가는 시간이 아무래도 두어 시간 더 지체 될 거 같았다.

* * *

내 직감 상 물고기가 많이 있다 싶은 곳에 요트를 멈춰 세웠다. 그러자 같이 요트에 타고 있던 경호팀원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그래서 그들에게 말했다.

“여기서 낚시 좀 하다가 가자고.”

백준열은 요트는 타도 낚시에 별 관심이 없었다. 이전 삶의 나도 낚시를 즐기는 수준은 아니었고. 해서 나는 자칭 낚시 광이라는 내 경호팀원을 유혜라에게 붙여주었다.

“우선 낚시 바늘 묶는 것부터....”

유혜라는 제법 집중해서 경호 팀원에게서 낚시 바늘 묶는 법을 배웠다. 그걸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는데, 내 바지 속에서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꺼내 보내 김 비서의 전화다.

나는 요트 선실로 들어가며 그 전화를 받았다.

“어.”

-시티 은행이에요. 계좌 확인했고....엄청나게 돈이 많네요.

“얼마야?”

-30억 달러요.

우리 돈으로 3조 5천억이 넘는 돈이다. 완전 대박인 거지. 나는 요트를 타기 전에 블랙 머니 박 비서에게 전달 받은 비밀 계좌 번호를 김 비서에게 알려주었다.

“거기로 다 넣어. 그리고 하루 푹 쉬고 와.”

-네. 이체가 끝나면 다시 연락드릴까요?

“아니. 그럴 거 없어. 그냥 문자 메시지나 보내.”

-알겠어요.

그렇게 김 비서와 통화 후 내 비밀 계좌로 돈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돈들은 빠르게 세탁 되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로 보내지게 될 것이다.

“이로써 서진그룹과 싸울 자금력도 충분히 확보가 된 셈이군.”

지금 국내에 있는 내 자금은 TVM과 문성일보, QH엔터랑 더블 더블유(WW)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데, 거의 다 쏟아 붓고 있는 실정이었다.

거기다가 서진그룹과도 한 판 떠야 할 상황에 직면해서, 자금 경색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우주그룹이 해외에 숨겨 놓은 비자금을, 내가 탈탈 털어 먹으면서 숨통이 트이는 정도가 아니라, 자금적으로 확실하게 여유가 생겼다.

“잘하면 서진그룹도 집어 삼킬 수 있을지 모르지.”

원래 싸움은 상대의 숨통을 확실히 끊어 놓아야 끝나는 법이다.

만약 서진그룹과 싸움이 시작 된다면, 김명진 회장은 자기 모든 걸 다 걸어야 할 거다.

거기에는 서진그룹과 함께, 그의 목숨까지도. 아마 이런 내 결심을 김명진 회장이 안다면 그는 나와 싸움을 시작하지 못할 텐데.

하지만 김명진 회장은 그걸 알 리 없었다. 그가 아는 백준열은 지금의 내가 아니니까.

그래서 나와 싸움을 시작해도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는 확신이 있겠지. 그러나 나는 그와 싸우면 그가 멈추려 해도 멈춰 줄 생각이 없다. 오히려 그때를 노려서 방심한 그의 목줄을 물어뜯어, 그의 숨통을 끊어 버릴 거다.

“서진그룹이라....”

아무래도 서진그룹에 대해 좀 더 알아 둘 필요가 있을 거 같았다.

* * *

“호호호호호....”

김 비서와 통화 후 선실에서 나오자, 제일 먼저 유혜라의 청량한 웃음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낚시 바늘을 이렇게 잘 묶는 여성분은 처음 봤습니다. 자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서 낚시대에 대해서....”

보아하니 낚시광 경호팀원이 유혜라를 꽤나 많이 칭찬해 준 거 같았다. 그 칭찬에 유혜라의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저거 저러다가 유혜라까지 낚는 거 아냐?’

내가 우려 섞인 눈으로 그쪽을 쳐다보자, 언제 왔는지 내 옆에 다가 온 문대식 팀장이 말했다.

“유부남에 애가 둘이나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됩니다.”

나하고 지낸 세월만큼이나 나를 대해 잘 아는 문 팀장. 그런 그에게 내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누가 뭐래? 문 팀장도 낚시 좋아하지 않아?”

“좋아는 하는 데, 바다낚시는 그다지....”

멀미가 심한 편인 문 팀장이었다. 그래서 이 요트 타기 전에, 멀미약 먹고 귀에 뭘 붙이고 난리도 아니었다.

“근데 여기 얼마나 있을 겁니까?”

그래선지 요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게, 문 팀장은 불만인 모양이었다.

“한 시간 배우고 적응하고, 한 시간은 낚시하려면 두 시간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두 시간이요?”

문 팀장은 바로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내게 말했다.

“그때는 날이 저물 땐데요?”

“뭐 일몰까지 확실히 즐기고 제주도로 가지 뭐. 밤에 타는 요트도 나름 정취가 있거든.”

“....”

내 그 말에 갑자기 말이 없어진 문 팀장. 그렇게 시무룩해진 그에게 내가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여기서 선상 파티나 즐기자고.”

낚시하는 사람은 낚시하고 파티 즐길 사람은 즐기고 말이다. 파티란 말에 그제야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는 문 팀장. 그가 내가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밑에 경호팀원들을 시켜서 선상 파티를 준비했다. 특히 먹는 데 관심이 많은 그는, 안주 만드는 데 아주 혈안이 됐다.

“야아. 좀 더 튀겨. 이거 봐. 겉만 익었잖아. 어이. 그렇게 내어 가면 어떡해? 전자레인지에 5분은 돌려야지.”

저번 주에 선상 파티를 해 본 문 팀장과 경호팀원들과 달리, 이번에 처음 선상 파티를 해 보는 경호팀원들은 아무래도 준비가 서툴렀다. 하지만 문대식의 잔소리에 먹을 만한 안주들이 속속 파티에 나오면서, 선상 파티의 분위기도 급격히 좋아졌다.

“브라보!”

“에이. 요새 누가 그렇게 해. 자아. 오바마!”

“오바마? 그게 뭔데?”

“그것도 몰라? 오직 바라는 대로 마음먹을 대로잖아.”

“아아. 들어 봤어. 맞다. 단무지도 있어. 단순 무식하게 지금 즐기자.”

10년 전의 건배사가 참 유치하다는 생각과 함께, 나는 문 팀장과 잔을 부딪치며 샴페인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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