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하고 싶으면 해-397화 (397/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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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김훈은 자신의 힘으로도 충분히 신비 에이전시를 합병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 정도 역량은 갖추고 있었고, 또 자금 적으로도 이제 여유가 있었으니까.

한데 그가 처리자 부하들을 시켜서 잡아 오게 한 신비 에이전시 소속 처리자, 금명훈을 통해 알게 된 사실 때문에 합병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명의 장로들이라....”

그 장로라는 작자들이야 신비 에이전시라는 처리자 조직에 소속 되어 있으니, 얼마나 든든하겠나? 필요하면 정적들을 제거해 줘, 눈에 거슬리는 자들이 있으면 조용히 묻어 줘.

그런 좋은 조직에서 그들이 순순히 손을 털고 나갈 리 만무했다. 그렇다고 권력자나 재벌을 덜컥 죽여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레벨이 다르니....”

결국 김훈의 머릿속에 떠오른 대책은 하나로 귀결 되었다.

“백 대표에게 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나?”

아무래도 김훈 혼자 힘으로는 신비 에이전시를 합병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그는 내일 백준열 대표에게 할 말이 있으니 시간 좀 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뭐? 내일 또 남해에 내려 가?”

백준열 대표가 주말 동안 남해에 가 있을 예정이라 내일 시간을 낼 수 없다는 답장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지금 엄청 바쁘니 내일 아침 일찍 연락하라나?

“지금 바쁠 일이....아아....”

백준열이 여자 좋아하는 거야,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 사실. 보나마나 백준열은 여자와 그 짓 하느라 바쁜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지금 백준열에게 전화하는 건, 괜히 그의 성질만 건드려서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할 뿐이었다. 따라서 그가 시킨 대로, 내일 아침에 그와 통화하는 게 맞았다.

지이이잉!

그때 그의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또 날아왔다. 김훈은 그게 백준열이 보낸 메시지인줄 알고 봤는데....

“어? 이건....”

백준열이 아니라 오늘 그가 힘들게 포섭한 신비 에이전시의 처리자, 금명훈이 보내 온 메시지였다. 그 내용을 쭉 살핀 김훈. 그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아니. 내일 아침까지 무슨 수로 상한가 칠 주가 정보를 알아 내? 내가 무슨 증권사 대표라도 되는 줄 아나?”

근데 또 그게 가능한 사람을 김훈은 알고 있었다. 바로 좀 전에 그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백준열 대표 말이다.

백준열이 JYB엔터라는 연예 기획사 말고도 투자사를 운영 중이었다. 그걸 알기에 김훈은 바로 백준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그 짓 중일 텐데 전화 건다고 받을 백준열도 아니고 말이다. 해서 문자를 보내 놓고 기다리길 25분쯤 지났을 때였다.

지이이잉!

다행히도 백준열에게서 답장 메시지가 왔다. 바로 확인에 들어간 김훈.

“오케이!”

백준열 대표가 핸드폰 번호 하나를 문자로 보내며, 거기에 내일 아침에 문의해 보라는 답장 메시지를 김훈에게 보내 온 것.

그걸 보고 김훈은 크게 기뻐하며 곧장 금명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채 1분도 안 되어 금명훈이 답장 메시지를 보내왔다.

[고맙습니다. 내일 지도부 처리자를 XXX으로 유인할 예정이니, 거기서 보도록 하지요.]

김훈은 금명훈이 내일 바로 신비 에이전시의 지도부 처리자를, 밖으로 끌어 내 주겠다는 답장 메시지를 보내자, 흡족하게 웃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좋았어. 까짓것 해 보자.”

김훈은 거듭 다짐했다. 신비 에이전시를 합병해서, 자신의 처리자 에이전시를 국내 최고의 처리자 에이전시로, 반드시 키워 내고 말거라고 말이다.

* * *

추진호 대표가 죽었다는 얘기를 듣고 분하다며 울었던 다희.

“이제 가 볼게요.”

그녀가 언제 울었냐는 듯 생글거리고 웃으며 내게 말했다.

“어. 그래. 가 봐.”

그렇게 아침 일찍 본가에 가봐야 한다는 다희를, 나는 객실 입구까지만 배웅을 했다.

그렇게 다희를 내 보내고 나서 나는 다시 위층, 그러니까 강지영과 안지은이 있는 VVIP룸으로 올라갈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다희가 잤던 침대에 드러누웠다.

그때 바지 호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더 핸드폰이 빠져 나왔고, 그걸 챙겨 침대 옆 협탁 위에 올리려다가, 문득 생각 난 게 있어서 그 핸드폰에 들어 와 있는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쭉 확인했다.

“김훈 대표가 오늘 아침에 상한가 주가 정보를 좀 알려 달라고 했었고, 또 우희의 할머니 뇌수술이 잘 돼서 오늘 오전에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을 거 같다니까, 병원을 아예 XX병원으로 옮겨줘야겠네. 김 비서의 몰도바 도착 시간은 오늘 오후 2시쯤이고, 문 팀장한테 내가 VVIP룸이 아닌 여기 있다고 알려줘야겠구나.”

해서 나는 많이 이른 시간이지만, 블랙 머니 박 비서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김훈 대표로부터 연락이 오면, 오늘 예상 상한가 주가 정보를 알려 주라고 말이다.

이어서 XX병원장에게도, MP4 우희의 조모를 서진병원에서 XX병원으로 이원 시킬 테니, 병실 준비해 줄 것을 문자 메시지로 부탁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 팀장에게 자신이 쉐링턴 호텔 VVIP룸이 아닌, 1407호 객실에 묵고 있으니, 아침에 이리로 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낸 뒤, 나는 내 핸드폰을 침대 옆 협탁에 올리고 눈을 감았다. 그랬더니 그 길로 바로 잠이 들었고,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깼다.

♫♩♪♫♩♪~, 지이이잉!

나는 초인종 소리와 핸드폰 진동소리의 불협화음에 인상을 찌푸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당장 핸드폰 진동소리부터 없애려고, 협탁 위에서 징징거리며 울고 있는 핸드폰을 챙겨서 확인하니 문대식 팀장의 전화였다.

“어어....”

나는 갈라진 목소리로 일단 그 전화를 받았다.

-1407호 앞입니다. 문 여시죠?

“알았으니까 초인종 좀 그만 눌러.”

나는 신경질적으로 그렇게 외치며 몸을 일으켜서는 인터폰으로 가서, 화면에 문대식과 경호팀원들을 확인하고는 문을 열었다. 그러자 문대식과 경호팀원들이 우르르 객실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 넓은 로얄스위트룸은 어쩌시고, 이 좁은 방에서 주무셨데요?”

문대식이 나를 보자마자 그걸 물어왔다. 인사는 건너뛰고 말이다. 아무리 매일 보는 사이지만 그래도 아침에 만나면 인사 정도는 해야지 말이다.

“아이고. 일찍 오셨네요. 문 팀장님?”

그래서 내가 문 팀장을 보고 꾸벅 인사를 하며 말했다. 그러자 문대식도 무안한지 날 보고 고개를 꾸벅이더니 투덜거렸다.

“언제는 아침부터 시끄럽게 인사한다고 난리더니....”

그거야 백준열이 아침에 빠구리 중인데, 문대식이 거기 기어 들어와서 시끄럽게 인사를 해 대니, 백준열이 열 받아서 그렇게 한 거고.

물론 그렇게 한 당사자는 지금의 내가 아닌, 나 이전의 백준열이었다.

당시의 기억이 나면서 동시에, 그때 백준열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지금 내 속도 천불이 일었다. 하지만 나는 이전의 그 백준열이 아니잖은가? 나는 속에 화를 삭이며 문 팀장에게 말했다.

“그냥 여기서 아침 먹고 움직일게.”

“그러실래요?”

“어.”

내 말에 문 팀장은 이곳 객실을 지킬 두 명의 경호팀원을 제외한 나머지 경호팀원들과 같이, 쉐링턴 호텔 1층에 있는 뷔페로 내려갔다.

그 사이 나는 룸서비스로 한식을 주문했다. 그리고 룸서비스가 오기 전에 씻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내 취향의 옷을 챙겨 입었다.

그러자 호텔 룸서비스로 아침 식사로 주문한 한식이 도착했다. 육개장이 얼큰하니 내 입맛에 맞아서 뚝딱 밥 한 공기를 비운 나는, 경호팀원들에게 둘러싸인 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거기 대기 중인 차에 탑승했다.

“유혜라 배우 집으로 가면 되죠?”

“어.”

오늘 내 일정은 경호팀장인 문대식이 다 꿰고 있었다. 나를 태운 차는 유혜라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녀 집으로 향했고, 거기 도착하자마자 나는 유혜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대표님.

“집 앞이야. 나와.”

-네. 가요.

그렇게 유혜라와 통화를 끝냈을 때, 내가 탄 차 밖에서 누군가가 차창에 노크를 했다.

툭! 툭!

그래서 차창을 내렸더니, 정민지가 차 밖에서 날 보고 인사를 하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아아. 맞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에 정민지가 남해 가는 일정에 참가하기로 했었다.

그 사실이야 문 팀장에게도 얘기를 해 뒀으니, 당장 여기서 문제 될 건 없었다.

“어머! 민지야. 너 왜 여기 있어?”

하지만 유혜라가 개입 되면 문제 될 수 있었다. 유혜라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차 문을 열고 내렸다.

“대표님!”

그랬더니 유혜라의 시선이 정민지에게서 내게로 옮겨왔다. 그런 그녀에게 내가 말했다.

“정민지 요원이 수영을 잘한다고 해서. 내가 불렀어.”

“네?”

그게 무슨 소리냐며 나를 빤히 쳐다보는 유혜라. 그런 그녀에게 내가 계속 이어서 말했다.

“오늘 보트 탈 건데 혹시 혜라가 물에 빠지면 어떡해? 혜라. 수영 잘해?”

“아, 아뇨.”

“그러니까 보트 타고 나면, 정 요원이 혜라 옆에 꼭 붙어있으라고. 알았지?”

내가 정민지에게로 시선을 옮기며 말하자 그녀가 바로 대답했다.

“네. 대표님.”

“됐어. 가 봐.”

그렇게 정민지를 유혜라의 눈에서 치워 버린 나는, 유혜라가 탈 수 있게 직접 차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빨리 타. 빨리 가게.”

“네. 뭐....”

이렇게 우당탕탕 유혜라 정신없게 만들어서, 어물쩍 정민지 문제를 해결해 버린 나는, 유혜라와 같이 차를 타고 남해를 향해 출발했다. 주중에 저 먼 나라에서 특송 되어 온 새로운 내 보트와 첫 조우를 위해서.

* * *

“에구에구....”

어젯밤에도 일손이 부족해서 한 탕 뛴 김훈 대표. 그는 침대에서 피곤한 몸을 억지로 일으켰다. 생각 같아서는 더 뻗어 자고 싶었지만, 오늘도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 터라 그럴 수는 없었다.

김훈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서 비틀거리며 욕실을 향해 걸어갔다. 그 모습이 흡사 좀비 같았는데 어떻게 욕실까지 왔는지 기억이 희미한 김훈. 그가 기계처럼 옷을 벗고 샤워기 앞에 섰다.

쏴아아아아!

찬물이 나오고 거기에 머리부터 디밀은 김훈.

“으으으으....”

찬물의 시원함과 청량함이 그의 잠을 확 깨웠다. 처음에는 머리부터 시작해서 그 다음은 그의 몸의 세포들을 일깨웠다.

“아아아아....”

잠시 뒤 찬물을 온몸으로 맞는 김훈의 입에서 묘한 신음 소리 같은 게 흘러 나왔다. 김훈은 그렇게 샤워를 끝내고, 옷을 챙겨 입은 뒤 집을 나와서 출근길에 올랐다.

당연히 그가 가는 곳은 김훈 에이전시의 아지트 중 한 곳이었다. 김훈은 그의 직업 특성 상 수시로 아지트를 바꿔서 사용했다.

그러니까 지금 그가 출근하는 아지트는, 어제 그가 있었던 아지트와는 다른 곳이었다.

김훈은 출근하자마자 몇 가지 중요 보고를 받고 나서, 곧장 어제 백준열 대표가 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네. 블랙머니 자산운용사 박대범 대립니다.

역시나 백준열 대표는 김훈이 예상한대로 자신의 투자사 직원과 자신을 연결해 주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훈이라고 합니다.”

-아네. 대표님께 들었습니다. 오늘 상한가 칠 주가 정보를 원하신다고요?

“네. 바로 좀 받아 봤으면 하는데....

김훈이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벌써 아침 10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빨리 상한가 주가 정보를 금명훈에게 보내야 했다.

-네. 지금 바로 상한가 칠 주가 정보 리스트를 메일로 보내 드리겠습니다.

“잠깐만. 그 양이 많지는 앉죠?”

-당연하죠. 상한가 칠 주가가 많다면야 주식하는 사람들 다 부자가 되게요.

“그렇다면 그 정보 문자 메시지로 보내 주십시오. 가능하죠?”

-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가능합니다.

“얼마나요?”

-20분 정도?

“그 정도는 괜찮습니다. 문자 메시지로 보내 주십시오.”

백준열이 소개해 준 블랙머니의 박 비서는, 김훈과 통화 후 정확하게 20분 뒤에 김훈의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훈은 시간 관계상 문자 메시지의 내용만 대충 확인한 후 그 문자 메시지를, 그대로 금명훈에게로 보냈다.

그리고 나서 10여분 쯤 지났을까? 금명훈에게 답장 메시지가 날아왔다.

[잘 봤습니다. 이 정보로 은 팀장 낚시해서 거기로 데리고 나가겠습니다.]

금명훈이 말한 거기란, 어제 금명훈이 보내 준 그 약속 장소인 XXX을 말했다.

김훈은 어제 금명훈을 납치한 두 처리자들을 일선에 바로 복귀 시키지 않고 남겨 두었다.

바로 금명훈이 유인해 올 신비 에이전시 지도부 처리자를 제대로 납치하기 위해서 말이다.

“장비는 다 챙겼지?”

“네. 대표님.”

김훈은 금명훈과 정한 약속 장소로 가기 전에, 장비부터 시작해서 그곳 주위 동선까지 전부 다 파악했다.

“이제 가자.”

그렇게 김훈이 자신의 처리자 부하 둘을 데리고, 금명훈이 신비 에이전시 지도부 처리자를 유인해 오기로 한 약속 장소 XXX으로 향할 때, 금명훈은 블랙머니 박 비서가 작성한 오늘자, 상한가를 칠 주가 정보 리스트를 다시 한 번 살피며 회사 이름을 빠르게 외웠다.

그 중에서도 금명훈은 블랙머니 박 비서가 특별히 별표 해둔 회사 두 개는, 직접 인터넷에 들어가서 그 회사에 대해 찾아보기까지 했다.

“팀장님!”

그때 금명훈의 눈에 그가 오늘 설득시켜서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할 대상이 보였다. 쪼르르 자신의 상관인 은병세 팀장에게 다가간 금명훈이 그에게 조용히 말했다.

“팀장님. 어제 명성제약 주가가 1만 2,000원선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가를 기록 한 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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