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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문대식은 보안 상황실 말고 경호실에 별도로 설치되어 있는 CCTV 생중계 화면을 통해서, 안내 데스크 주위에 있는 조폭들을 이미 보고 있었다. 그때 그가 있는 경호실로 안내 데스크의 직원이 전화를 걸어왔다.
“팀장님. 외사촌 형님이 안내 데스크에 와 계시다고 나와 보라는 데요?”
그 전화를 받은 경호 팀원의 말에 문대식이 피식거리며 웃었다.
“나한데 외사촌 같은 거 없어.”
“네?”
“그냥 내가 그쪽으로 간다고 해.”
문대식이 지금 보고 있는 화면에 나오는 11명의 남자들 중, 그가 아는 얼굴은 하나도 없었다.
“딱 봐도 조폭 새끼들이네.”
양태석 때문인지 조폭 감별에 특화가 되어 버린 문대식. 그는 저 조폭들이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모르지만, 누가 보내서 왔을지 대충 감은 잡혔다.
해서 문대식은 저들을 만나러 나가기 전에, 백준열 대표에게 전화부터 걸었다. 그랬더니....
-회사에 있으면서, 할 말 있으면 와서 할 것이지 뭔 전화질이야?
백준열이 그의 전화를 받으며 한 소리 했다. 그런 그에게 문대식이 바로 자신이 전화건 용건을 밝혔다.
“대표님. 아무래도 그쪽에서 움직인 거 같습니다.”
-그쪽?“
“서진그룹 말입니다.”
-우리가 뭘 했다고 벌써 서진그룹이 움직여? 그건 아닐 거야. 서진의료재단의 김명수나, 아니면 XX요양병원 쪽에서 손 쓴 걸 테지. 뭐 끝에 가서는 서진그룹이 나설 테지만. 그래서 어쩔 거야?
“어쩔지는 만나보고 나서 결정하려고요.”
-혼자 해결하려 들지 말고. 내가 널 괜히 팀장 만들어 놓은 거 아니다. 밑에 팀원들에게도 기회를 주라고.
몸도 좀 사리고, 경호 팀장의 능력을 이럴 때 쓰라는, 백준열의 말에 문대식이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자기가 해결 할 수 있으면 혼자 해결할 생각인 문대식.
물론 만약을 위해서 경호팀원들 중에서, 실전 싸움 능력이 가장 뛰어난 팀원 다섯을, 문대식이 이미 경호실로 불러 놓은 상황.
“가자.”
그가 그 팀원들을 데리고, 경호실을 나와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 그리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로 내려갔는데, 거기서 문대식이 갑자기 지하 2층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너희들은 이대로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가, 계단 타고 천천히 1층 안내 데스크로 와.”
그 말 후 문대식은 혼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그와 같이 움직이던 5명의 경호팀원들은, 문대식의 지시대로 엘리베이터에 남아서 지하 2층까지 내려갔다.
* * *
문대식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곧장 로비를 가로 질러 안내 데스크가 있는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 그의 눈에 안내 데스크 주위에 모여 있는 조폭 11명이 보였다.
문대식은 그들 중에서 자신의 외사촌이라며, 안내 데스크에 신분증을 제시한 놈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다른 조폭들에 비해서 여유 있는 표정이며 서 있는 자세가, 녀석이 저들 조폭들의 우두머리란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체격이 좋군.’
키도 문대식 만하고 체구도 딴딴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상대에 대해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 주먹이 상당히 컸고 눈매가 매서웠다.
‘복싱한 녀석인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문대식은 그 조폭 우두머리에게로 직진했고, 안내 데스크에 다다르자 데스크 안에 직원이 문대식을 발견하고 말했다.
“문대식 팀장님 오셨네요.”
그 말에 조폭들이 일제히 문대식을 쳐다봤다. 하지만 문대식은 그런 그들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곧장 안내 데스크로 다가가서 거기 직원에게 물었다.
“제 외사촌 형이 어디 있는데요?”
“네? 저, 저분이....”
그때 조폭들의 우두머리가 대뜸 문대식의 어깨에 자기 팔을 두르며 말했다.
“대식아. 너 이 형님을 몰라보면 어쩌니?”
그러면서 문대식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바짝 갖다 대면서, 살벌하게 웃는 조폭 우두머리.
보통 사람이라면 당연히 겁을 집어 먹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대식은 그런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문대식은 불과 10센티 가까이, 들이댄 조폭 우두머리의 얼굴을 같이 빤히 쳐다보면서 자기 어깨에 한팔 두른, 조폭 우두머리의 팔을 치워내며 말했다.
“형님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나는 너 같은 조폭 새끼 형님 없거든.”
문대식의 그 말에 갑자기 주변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조폭보고 조폭이라고 하는 게 뭐 잘못 된 일인가 싶겠지만, 조폭들 앞에서 문대식처럼 조폭 새끼라는 말을 내 뱉을, 간 큰 사람이 과연 몇 이나 되겠나?
아무튼 문대식의 그 말이 듣는 조폭들 제대로 빡 치게 만든 모양이었다.
“좋게 말할 때 따라 나와.”
그렇게 말하며 조폭 우두머리가 먼저 JYB엔터 사옥 출구 쪽으로 움직였는데, 그런 그를 보고 문대식이 말했다.
“미쳤냐? 내가 너희들 따라 나가게.”
“뭐?”
조폭 우두머리는 당연히 자신이 그렇게 말하면, 싸움에 자신 있는 문대식이 남자답게 그를 따라 JYB엔터 사옥 밖으로 나올 거라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여기 경찰 불러요.”
문대식이 안내 데스크의 직원을 보고 그렇게 말하자, 조폭 우두머리가 기가 차 하다가, 전화 수화기를 드는 안내 데스크의 직원을 향해 외쳤다.
“그 수화기 내려 놔라.”
조폭 우두머리의 그 경고에 안내 데스크의 직원이 움찔하며, 들고 있던 수화기를 도로 내려놨다. 그걸 확인 한 후 조폭 우두머리가 몸을 돌려 문대식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
“말로는 안 될 놈이네.”
“오오. 덤비게? 와 봐! 어서!”
그러자 문대식이 두 손을 내밀어서, 자기 쪽으로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조폭 우두머리를 도발했다.
* * *
춘천 동일파의 2인자이자, 지금은 JYB엔터 안내 데스크에서 밑에 애들 10명을 이끌고, 여기 경호원이라는 문천식의 아들, 문대식을 찾아와 있는 성수길.
그는 자신이 좋게 말하고 있는데도, 기어코 자기 말을 듣지 않는 문대식을 가능한 빨리 제압해서, 여길 빠져 나갈 생각이었다.
파파팟!
그래서 잽싸게 스텝을 밟아 문대식과 거리를 좁힌 다음, 녀석의 얼굴에 정확히 주먹을 날렸다.
슈욱!
전광석화처럼 빠르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동작에서 나온 그 주먹을, 문대식은 움직이지도 않고 고개만 살짝 비틀어 피했다.
슥! 슥!
성수길은 그 정도는 예상하고 있다는 듯이, 연속으로 얼굴과 가슴, 배를 노리고 주먹을 날렸다.
휙! 휙! 휙! 휙!
그러자 문대식의 몸이 슬쩍슬쩍 흔들린다 싶더니 그가 날린 주먹을, 전부 다 피해 버리는 게 아닌가?
복싱에서 위빙(Weaving)이나 더킹(Ducking)에 이은 슬리핑(Slipping) 동작을, 어째 다 섞어 쓰는 거 같은데, 그 동작에 있어서 건더더기를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허어....”
지근거리에서 뻗어내는 자신의 주먹을 문대식이 너무 쉽게 피해 버리자, 성수길은 당황해 하며 변칙적으로 발을 들어 상대의 턱을 가격하려 했다.
그때 문대식의 허리가 뒤로 굽혀지면서 뭔가 눈앞이 번쩍했고, 동시에 그의 몸이 공중에 붕 떠올랐다.
자신보다 문대식이 먼저 발차기로 그의 턱을 먼저 걷어 차 버린 것.
성수길은 낙법을 충격을 흡수하며 떨어지기는 했지만, 턱이 떨어져 나가는 거 같은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휘릭! 척!
그 사이 벌떡 일어나 문대식을 쳐다보니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그 자리에 처음모습 그대로 서 있었다.
“으아아아!”
성수길은 악이 받쳐 다시 문대식에게 달려들었는데, 갑자기 문대식의 머리가 땅을 향하는 것 같더니, 몸이 풍차처럼 돌아 달려오는 그의 양쪽 어깨를 가격했다.
퍽! 퍽!
“크으으윽!”
이걸 공중 회전차기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풍차차기라고 해야 하나?
성수길은 어깨에 전해지는 충격에 뒤로 밀려나며, 쩌릿한 고통에 대 놓고 신음성을 흘렸다.
“크으으으윽....”
그때 다시금 문대식의 몸이 유령처럼 자신에게 접근해서는, 주먹으로 배를 때려오는데, 이건 도저히 피할 수 있는 빠르기가 아니었다.
뻐억!
맞는 순간 성수길의 배속에 들어있는 오장육보가 모두 흔들리고, 뱃가죽이 찢어져 나가는 것 같아 허리가 절로 굽혀졌다.
붕!
그때 문대식의 주먹이 밑에서부터 다시 올라오더니 그대로 성수길의 턱을 후려 쳤고, 그의 몸이 다시금 허공으로 부웅 떠올랐다.
철퍼덕!
이번에는 머리에 너무 큰 데미지를 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성수길은 제대로 된 낙법을 펼치지도 못하고 그대로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성수길은 머리가 멍하긴 했지만 바로 몸을 일으킬 수 있을 거 같았다. 하지만 그건 그의 생각일 뿐이었다.
그의 배와 턱에 남아 있는 데미지의 여파로 인해 성수길은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고 일어나려다가 도로 주저 앉아버렸다. 그런 그를 보고 문대식이 말했다.
“그만해. 넌 내 상대가 아냐.”
“헉헉....아직 이다....난 더 싸울 수 있어.”
그렇게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난 성수길은 상대 얼굴을 향해 다시 주먹을 날렸다.
“고집하곤.”
문대식은 날아오는 주먹을 다리를 굽혀 피한 다음, 달려오는 성수길의 배, 가슴, 목, 턱을 손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치고 그를 스쳐 지나갔다.
그러자 성수길은 두어 걸음, 발을 내 딛다가 두 눈에 흰자위를 드러내더니, 그대로 모로 쓰러졌다.
털썩!
그런 성수길의 모습에 주변 춘천 동일파 조폭들의 눈이 다들 휘둥그레졌다.
* * *
조폭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을 가볍게 해 치운 뒤, 그에게 다가간 문대식. 그가 발로 기절한 성수길의 얼굴을 툭툭 차자....
“야이. X새끼야. 그 발 못 치우나?”
버럭 소리치며 덩치가 큰 조폭 녀석이 앞으로 나섰다.
정형적인 깍두기 머리에 떡 벌어진 어깨가, 녀석이 문대식과 마주보고 서니 키는 몰라도, 체구는 얼추 한 배 반은 됨직했다.
문대식 보다 키가 좀 작았지만 130Kg은 족히 넘어 나갈 거 같은 거구의 조폭이, 가슴을 부풀리자 제법 위압감이 들었다.
보통 이정도 위협만 해도 보통 사람은 기가 죽고 눈치를 보기 마련인데, 문대식은 그런 거 하나 없이 거구의 조폭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다 불쑥 말을 내 뱉는 문대식.
“뭔 돼지?”
문대식이 자신을 비하해서 돼지라고 말하자, 화가 치밀어 올라 폭발한 덩치 큰 조폭.
안 그래도 자신이 제일 존경하는 조직의 부 두목인 성수길을 쓰러트리고, 발로 얼굴을 차며 모욕한 문대식을 가만 안 둘 생각이었는데, 도발까지 하니 참지 못하고 그대로 문대식을 향해 덤벼, 아니 덮쳤다.
“으아아앗!”
덩치 큰 조폭이 다짜고짜 문대식의 허리를 잡아 비틀어버릴 심산으로 문대식에게 달려오는데, 문대식이 되레 자세를 낮춰서는,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자신에게 달려오는 덩치의 밑을 파고들어, 그 덩치의 힘을 역이용해서 가볍게 뒤로 넘겨 버렸다.
쿠웅!
거구의 조폭이 공중으로 날아 바닥에 둔탁하게 떨어졌다.
하지만 데미지가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덩치 큰 조폭은 벌떡 일어나 머리를 몇 번 흔들더니, 다시 정신을 차리고, 또 문대식을 향해 달려들었다.
“우워어어어.”
입에서도 무슨 짐승 같은 소리를 내면서 말이다.
이때 문대식은 손가락을 살짝 접에 잡아 중지를 뾰쪽 튀어 나오게 했다. 그리고 그걸로 덩치 큰 조폭의 목젖을 정확히 가격했다.
퍽!
그러자 급소를 제대로 맞은 그 거구의 조폭이 입에 거품을 내 물더니, 매가리 없이 앞으로 픽 꼬꾸라졌다.
철퍼덕!
성수길에 이어서 남은 10명의 춘천 동일파 조폭들 중에서, 덩치도 가장 크고 힘도 센 녀석까지 맥없이 쓰러지자, 남은 9명의 조폭들이 급격히 흔들리며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 녀석들을 문대식이 오만한 얼굴로 쳐다보며 말했다.
“하나씩 상대하려니까 시시하네. 다 덤벼라. 이 조폭새끼들아.”
“이 씨부럴....”
“저 새끼가 뒈지려고....”
문대식의 그런 도발은 조폭들을 울컥하게 만드는 뭔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 사이 그의 도발에 낚인 조폭들이, 문대식의 모욕적인 말에 분을 참지 못하고 나섰다. 그것도 4명이 한꺼번에 말이다.
그들은 문대식을 순식간에 포위했고, 문대식은 그 어떤 방어 동작도 없이 자신의 팔을 늘어트리고 가만히 서 있었다. 약점을 그대로 노출 시키고 말이다.
하지만 막상 4명의 조폭들은 문대식이 싸움을 잘한다는 걸 알기에, 섣불리 덤비지 못하고 포위 한 채 기회만 엿봤다.
딱 봐도 넷 중 누가 먼저 문대식에게 덤비면, 그때 나머지가 우르르 같이 덤벼서 문대식을 다구리 치려는 속셈이었다.
“이야앗! 죽어!”
그때 성질 급한 놈이 더 참지 못하고, 문대식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려 왔고, 동시에 나머지 셋도 문대식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문대식은 한 마리 미꾸라지 마냥, 그들 공격을 요리조리 잘도 피하다, 이내 몸을 솟구쳐 올렸다.
파앗!
이어서 문대식의 양 다리가 일자로 벌어지며, 그의 양쪽 두 조폭의 안면을 정확히 가격했다. 이때 지면에 두 다리가 닿자마자, 머리를 밑으로 숙이며 정면의 조폭 주먹을 피한 문대식은, 그 조폭의 얼굴 한 복판에 자신의 주먹을 꽂아 넣었다.
그리곤 몸을 틀어서 자신을 덮쳐 오는 뒤쪽의 조폭의 얼굴에 옆 차기를 가했다.
퍽!
그 발차기에 맞고 뒤로 자빠진 조폭. 그 조폭이 바로 몸을 일으키려 하자, 문대식이 몸을 날려서는 발꿈치로 녀석의 관자놀이를 찍어버렸다.
‘뻑’ 소리와 함께 맞은 순간 기절해 버린 조폭은,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져서, 더는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