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하고 싶으면 해
=내 도움?
“네. 제 여동생이 어제 문제의 그 이태원 클럽에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연락이 안 되고요.”
=그런 일이라면 경찰에....
“경찰이 전두철이 편이었지 제 편은 아니었잖아요? 아시면서.”
=....
박혜지의 입에서 전두철의 이름이 거론 되자, 양태석도 더는 경찰을 입에 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전두철의 뒤에는, 그 아버지인 서울시의원이자 경일건설 대표였던 전경일이 있었다.
그런 든든한 뒷배를 두지 않은 사람은, 경찰의 비호를 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뒷배를 둘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과연 얼마나 되겠나?
그러니 웬만하면 경찰을 믿어도 된다는 말을, 세세히 하려니 양태석은 그냥 귀찮았다. 해서 박혜지에게 그냥 말하지 않았다.
요즘 양태석은 잠잘 시간도 없었다. 그만큼 바빴다.
하긴 사라진 조직 하나를 새로 재건하는 일이 쉬울 리 있겠나? 어젯밤도 사실상 꼬박 샜다.
이런 생활이 며칠 지속 되다보니 몸도, 정신도 다 지쳐 가고 있었던 양태석이었다.
그런 그가 그래도 박혜지의 전화를 받어 준 것은, 어찌 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왜냐하면 좀 전에 걸려 온 서울의 다른 조폭 조직 두목의 전화를 양태석은 씹었으니까.
아쉬우면 그쪽에서 또 전화 하겠지 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여동생 좀 찾아주세요.”
=허얼....
박혜지의 이런 요청은 그냥 생떼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에서 벌어진 총기 사고라면, 양태석도 간밤에 이태원 쪽 중간간부의 보고를 듣고 알고 있었고, 그쪽으로 조직원들도 보내 놓은 상황.
=알았어. 동생 사진이나 내 핸드폰으로 보네.
“고마워요. 이 은혜 잊지 않을 게요.”
박혜지가 신세를 갚겠다고 전화상으로 거듭 말했지만, 양태석은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다. 지금 그는 박혜지 같은, 조직과 전혀 상관없는 여자와 노닥거릴 시간 없었다.
그럴 시간 있으면 뭘 더 먹고, 한숨이라도 더 자지.
=그래. 여동생 찾거든 바로 연락 줄게.
그렇게 대답하고 양태석은 먼저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박혜지는 양태석이 전화를 끊고 나서, 여전히 상기 된 얼굴로 핸드폰을 들고 있다가, 흥분이 가시자 그제야 핸드폰을 내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하아....”
그나마 양태석이 나서 주니 안심이 되는 박혜지. 그녀는 뒤이어서, 소속사 쪽에도 전화를 걸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를 맡고 있는 차은석 부문장에게는, 이 사실을 알려야 할 거 같아서 말이다.
=어. 혜지야.
“언니. 지금 어디야?
=나 지금 본가에 왔어. 왜? 무슨 일 있어?
혜지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른 걸, 또 차은석이 귀신같이 알아들었다.
“실은....
=뭐? 그러니까 어젯밤에 총기 사고가 있은, 그 이태원 클럽 현장에 너의 여동생이 있었다고?
“네. 그래서 말인데. 제가 지금 그 이태원 클럽에 가 볼까 하는데....”
=안 돼. 거기가 어디라고 네가 가. 가만있어 봐. 내가 경찰 쪽에 알아 볼 테니까.
차은석은 혜지가 최근 경찰 혐오증에 걸려 있는 걸 알았다.
그래서 자신이 대신 경찰 쪽에 알아봐 주겠다고 했고.
비록 경찰대를 자퇴했지만, 그래도 아는 동기들을 통하면, 혜지의 동생이 지금 경찰 쪽에 보호를 받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 낼 수 있었다.
“언니가요?”
=어. 아무래도 너보다 내가 낫겠지. 일단 기다려. 내가 알아보고 바로 전화 줄 테니까.
“알았어요.”
양태석에 이어서 차은석도 나서 준다니, 혜지로서는 고마움을 넘어선 감정이 들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역시 JYB엔터에 들어가길 잘한 거 같아.’
* * *
제주도 성산 항에 내가 무사히 요트를 대자, 그제야 긴장을 푸는 송 부 팀장과 경호팀원들. 그래도 앞으로 내가 요트를 몰 때 지금보다 덜 긴장하겠지. 적어도 내가 요트를 잘 운전한다는 건 알게 됐을 테니 말이다.
미리 성산호텔 측에 연락을 해 둔 터라, 요트 정박에 관한 일처리는 그쪽 직원이 나와서 다 처리했고, 우리는 성산호텔에서 제공한 렌터카를 타고 바로 항구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향한 곳은 바로 횟집. 특히 다금바리 회와 돌돔구이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왔는데, 유명세만큼이나 맛집이었다.
돌돔, 참돔, 다금바리 회가, 요트 타고 오는 동안 굳었던 경호팀원들의 얼굴을 단박에 풀어주었다. 커다란 돌돔 구이 맛도 꽤나 인상적이었고.
“왈왈....왈왈왈왈....멍멍멍멍....(여기 죽인다. 빨리 회 더 가지고 와. 식욕이 팍팍 당긴다....)”
엘베도 그 비싼 회를 개 사료 퍼 먹듯 먹어치웠다.
어째 회를 나보다 더 많이 먹는 것 같았다.
그렇게 점심을 거하게 먹고, 우리는 일단 숙소인 성산호텔로 향했다.
“왈왈왈왈왈....(나 피곤하니 좀 잔다.)”
배타고 제주도에 오느라 피곤했던지, 엘베가 성산호텔 스위트 룸의 거실 소파에 엎드려 잠들었다.
그 사이 나는 제주도에 볼일을 보러 나섰다. 바로 엘베가 내게 말해 준 제주 애월 별장 지하실에 있다는, 금괴를 수거하기 위해서 말이다.
엘베가 금괴 양이 제법 된다고 했으니까, 노가다 좀 해야 할 거 같았다.
뭐 세상에서 가장 비싼 노가다가 되겠지만. 무려 금괴를 챙기는 일이다.
그거 한두 시간 한다고 지칠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애월읍에 아버지 별장으로 가요.”
원래는 할머니 소유였지만, 그분이 돌아가시고 거기를 물려받은 사람은 아버지, 백승렬 회장이었다.
그 아들인 내가 거기 좀 쓰겠다는 데, 문제 될 건 없었다.
곧장 삼명그룹 비서실을 통해서 거기 관리인에게 연락을 하게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나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뭐라고요? 누가 죽었다고요?”
=오규동 비서실장님께서 피살, 아니....공식적으로는 과로인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습니다.
“허얼....”
그 때문에 비서실이 발칵 뒤집어졌다는 말을 들으며 나는 물었다.
“후임 인선은요?”
다른 자리도 아니고 백승렬 회장을 바로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이다.
하루도 비워 둘 수 없는 중책인 그곳을, 백승렬 회장이 그냥 놔 둘리 없었다. 하지만....
“아직 아무 말씀이 없다고요? 으음. 알았어요. 그럼 별장 쪽은 잘 얘기 해 주세요.”
그렇게 삼명그룹 비서실의 이 과장과 통화를 끝낸 뒤, 나는 일단 가기로 한 애월읍에 위치한 할머니 별장으로 가기 위해서 성산호텔을 나섰다.
“아이고. 백 대표님!”
그때 귀찮은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이곳 성산 호텔 사장인 임규식.
내가 가진 성산호텔 지분 12%를 팔라고 벌써 1년 째 나를 귀찮게 하고 있는 인물. 그런데 기가 찬 것은, 그 주식을 현 시세에 팔라는 게 아니란 점이었다.
매번 죽는 소리를 하면서 20% DC를 해 달란다.
주식이 무슨 시장에서 파는 물건도 아니고 말이다. 그 이유가 더 웃기다.
내가 재벌 3세니까 깎아줘도 되지 않냐는 거다. 그래서 임규식에 대해 알아 봤더니, 자기는 여태 살아오면서, 십 원 하나 손해 본적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래놓고 나보고는 손해를 감수하라니?
“임 사장님. 저 지금 급하게 가야 할 곳이 있어서....얘기는 갔다 와서 합시다.”
임규식의 그 개수작을 상대해 줄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엘베하고 같이 자겠다.
나는 내 할 말만 재빨리 하고 임규식을 피해서, 호텔 출구 쪽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아니. 백 대표님....”
그런 나를 임규식이 끝까지 쫓아왔다. 진짜 징한 인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임규식이 여기 사장인 건 맞으니, 어느 정도 면을 세워줄 필요가 있었다.
“이따 밤에 한 잔 합시다.”
“아네. 뭐....”
차에 타기 전 내 그 말에 임규식이 그제야 주위를 살피고 어색하게 웃었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사장으로서의 체통은 지켜야지. 안 그런 가?
* * *
제주도는 이때 부동산 투자 이민 제를 시행한 이후, 중국인 투자 유치의 물꼬를 트이면서 제주 땅이, 몽땅 중국인들의 손에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월읍에서 가장 돋보이는 별장이 있었으니 지은 지 100년이 넘은, 내 할머니 별장 되시겠다.
물론 그 사이 개보수도 하고 시설 교체 공사도 여러 차례 했다. 이용하는 사람이 불편하면 그건 별장이 아니니까.
최근에 중국인이 여기를 사고 싶다며 100억을 제시했는데 아버지가 거절했다.
제주도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 중이었기 때문에 말이다.
아니었으면 백승렬 회장은 이 별장을 팔았을지 몰랐다. 만약 이 별장을 중국인에게 팔았다면 노 난 건 그 중국인이었겠지.
그 중국인은 이 별장을 허물고, 여기에다가 호텔을 짓고 싶어 했으니까.
실제 백준열의 기억에 따르면, 이 근방의 땅을 그 중국인이 꽤 많이 사들인 걸로 알려져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도련님.”
별장에서 70살은 족히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 나를 반겼다.
어르신은 나를 아는 눈친 데, 나는 그에 대해 기억나는 게 없었다.
“어릴 때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어른이 되셨군요?”
그러니까 이곳 별장 관리인인 어르신은, 내가 어릴 때 조부모님과 같이 피서 왔을 때 보고, 지금 처음 보는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당시 찍었던 사진도 꺼내서 보여줬다.
그때 내 나이는 대략 4-5살 정도 되어 보였다. 그러니 어르신을 기억 못하는 게 당연했다.
“며칠이나 묵었다가 가실 겁니까?”
며칠은 무슨, 금괴 챙기는 대로 바로 남해로 가야지.
남해 리조트에서 헬기타고 서울로 가고 말이다. 내일 아침에 출근해야 하니까.
대신 엘베는 여기 둘 생각이었다. 내가 엘베 얘기를 하자, 어르신도 녀석을 안다고 했다.
“엘베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해서 여기서 살다가 보내고 싶은 데....”
살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내 말에 어르신이 씁쓸해 했다.
왜냐하면 어르신도 노년으로, 엘베 같은 신세였으니 말이다.
나는 엘베 보러 자주 제주도에 오겠다고 하면서, 어르신에게도 부탁을 했다.
엘베가 계속 짖으면 나한테 전화를 해 달라고 말이다.
그러면서 내 핸드폰 번호도, 어르신에게 따로 알려 드렸다.
그 후 어르신이 잔디 깎으러 나간 사이, 나는 미리 어르신에게 물어서 알아 둔. 지하실로 향했다.
철컥!
지하실 문을 열고 안에 스위치를 켜자, 어두웠던 지하실 안이 훤히 밝혀졌다.
어르신은 여기 지하실을 전 주인, 그러니까 할머니가 쓰셨던 물건들을 잘 정리해서 쌓아 뒀다고 했다.
과연 지하실 안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곰팡이 같은 건 하나도 볼 수 없었다.
더불어 쌓여 있는 물건들에도 먼지를 찾아 볼 수 없었고.
그만큼 어르신이 여기 관리를 잘 해 온 것이다.
내가 원하는 건 할머니가 옛날에 쓰셨던 물건이 아니다.
하지만 어르신은 내가 할머니 유품 중에, 필요한 것을 찾으러 온 줄 알았다.
나는 지하실 문부터 잠그고 나서 견신 시스템의 개 특성 중 *냄새를 잘 맡습니다.*를 사용해서 금 냄새를 찾아 나섰다.
“킁킁킁....킁킁....킁? 어?”
금에 무슨 특정 냄새가 있겠나? 단지 금괴를 그냥 땅에 묻지는 않았을 테고, 당시 궤짝이라고 해 봐야 나무로 만들어 진 것일 테니, 지하에 묻힌 썩은 나무 냄새를 찾았는데, 금방 거기가 어딘지 알 수 있었다.
할머니 유품을 좀 치우고 나서, 바닥의 타일을 깨고 그 안에 흙을 파냈다.
지하실 안 창고에는, 다양한 공구들이 있어서 그걸 이용하니, 일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 깊게 파지 않아 썩은 나무 궤짝 뚜껑이 나왔고, 그 뚜껑을 열자 그 안에 반짝이는 10Kg금괴가 꽉 들어 찬 궤짝이 나왔다.
나는 견신 시스템의 인벤토리에서 개톤백을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 금괴를 던져 넣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당연히 금괴 개수를 세면서 말이다. 그렇게 궤짝 하나에 들어 있는 금괴의 수는 딱 250개였다.
10Kg 금괴는 약 2,666돈이고, 요즘 금 시세가 한 돈에 24만원 정도하니까, 곱하면 6억 4천만원 정도 한다.
그 6억 4천만 원짜리가 250개니까, 1,600억 원을 지금 내가 챙긴 셈이다.
“횡재했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은 뒤, 나는 개톤백을 다시 견신 시스템의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곤 바닥을 파헤친 흙과 깨진 타일로 덮고, 창고에 있던 시멘트 한포를 꺼내서 그 위에 들이부었다.
그 다음 거기 물을 뿌린 후, 대충 미장 칼로 몇 번 슥슥 바닥을 문질렀다.
그리곤 여태 내가 꺼낸 도구들을 창고 안에 정리하고, 창고에서 나오는 벌써 두 시간이 후딱 지나 있었다.
그 사이 잔디 깎기를 끝낸 어르신이 날 불렀다.
“도련님. 와서 수박 드십시오.”
나는 어르신과 같이 마당에서 시원한 수박을 먹었다.
쾅쾅쾅!
그때였다. 웬 짱깨들이 나타나서 별장 대문을 두드렸다.
그들이 짱깨란 걸 어떻게 알았냐고?
짱깨들은 원래 둘 이상 모이면 시끄럽다. 대문을 두드리기 전에도 하도 시끄럽게 떠들어서, 내 귀에 중국말이 다 들리는데, 그걸 모르는 게 더 이상한 거지.
* * *
지금도 제주도에 중국인들이 제법 많았지만, 중국인들이 대량으로 제주도 땅을 사들이는 시기는 앞으로 4년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직후였다.
그 뒤 중국인들은 제주도 땅을 사들일 때, 아예 가격흥정이 거의 없이 부르는 대로 사들였고, 그렇게 얼마 안가 일부 중국 사람들은, 아예 제주도를 중국에 넘기라고 떠들기까지 했다.
그런 것으로 봐서 제주도에 대한 중국인의 묻지 마 식 투자는, 중국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었다.
물론 중국 측에서는 그걸 강력히 부인했지만
일단 중국은 땅 욕심이 끝이 없는 나라였고, 그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해진 걸로 미뤄서, 내가 볼 때도 아마, 이때 중국에서 이니 제주도를 넘보고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니까 지금 제주도에는 중국 간첩들이 득실거릴 때란 얘기다.
이때 대한민국 무능한 정권은, 아마 그걸 알고 있었을 테지만, 어쩌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