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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QH엔터 홍대복 대표는 한 시간 전에 TVM 백준기 대표와 통화를 하고 남산 타워 근처에 있는, 그의 소유 다세대 주택에 도착했다.
말이 주택이지 이곳은 최신식으로 유흥시설이 갖춘, 최고급 룸빵이라고 봐야 했다.
이걸 생각해 낸 자신을, 여기 올 때마다 칭찬하던 홍대복.
그는 오늘도 예외 없이 자기 자신을 극찬했다.
“아무리 봐도 잘 한 결정이야.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저 안이 사실은 강남 최신 룸빵 뺨칠 곳이란 걸 말이야. 이게 다 내가 생각해 낸 거야. 어때 대단하지 않아?”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표님.”
홍대복의 운전기사가 홍대복의 말을 받아 주기 위해, 일부러 차에서 내린 상태로 있다가 그가 자아자찬을 하자, 바로 호응해서 엄지를 펼쳐 보였다.
그걸 보고 흡족해 하며 홍대복은 자기 소유의 다세대 주택인 남산 파라다이스 입구로 향했다. 그리곤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 바로 문이 열렸다.
“어서 오십시오. 형님.”
문 안에서 나온 딱 봐도 조폭스럽게 우락부락하게 생긴 젊은 남자가 홍대복을 보자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했다.
그런 그의 옆을 스쳐 지나며 주택 안으로 들어간 홍대복이 물었다.
“손님 한 명 왔지?”
“아뇨. 안 왔는데요.”
“뭐? 여기 먼저 가 있겠다고 하더니....”
홍대복은 호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TVM 백준기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홍 사장.
“대표님. 어디십니까?”
=남산 타워 근처야. 30분 전부터.
“네?”
어처구니없게도 백준기 대표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도 알고 보니 길치였다.
그렇다보니 QH엔터의 성상납 장소인, 이곳을 찾지 못했고 벌써 30분을 헤매고 있단다.
“거기 계십시오. 제 차를 보내겠습니다.”
홍대복은 백준기 대표를 태운 차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 본 뒤, 그쪽으로 자신의 차량을 보냈다.
그러자 10분 뒤 백준기 대표가 남산 파라다이스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단단히 화가 난 듯 보였다.
“내가 그 새끼 가만 두나 봐라.”
뭣 때문인지 계속 씩씩대는 백준기.
“왜 그러시는데요?”
홍대복이 그 이유를 묻자 기다렸다는 듯 백준기 대표가 속사포같이 떠들었다.
“아니 글쎄. 내 수행비서 놈이 내가 불렀는데 여기 안 온 거 있지? 그 새끼는 여기 위치를 잘 알거든.”
“그래요? 그럼 내일 바로 자르십시오.”
“벌써 잘랐지.”
“네?”
“아니. 아까 잘랐거든.”
“그, 그러니까 잘라 놓고 여기로 불렀단 말입니까?”
“어어. 나 물 좀.”
홍대복은 백준기 대표의 말에 기가 찼다. 자기도 자른 직원을, 단지 길 모르겠다고 다시 부르진 않는다.
전에도 봤지만 백준기는 자기 밖에 몰랐다. 타인의 감정 따윈 눈곱만큼도 고려치 않았다.
하지만 재벌 3세라는 타이틀이 백준기의 그 지랄 맞은 성격을 다 이해하게끔 만들었다. 그건 홍대복도 마찬가지였다.
“여기....”
홍대복이 직접 생수를 따서 백준기에게 건넸다.
백준기는 그 생수를 한 모금 마신 뒤 내려 놓으며 홍대복을 보고 말했다.
“홍 사장. 오늘 여기서 아예 파티를 하는 게 어때?”
“파, 파티요?”
“그래. 오늘 거하게 한 번 놀아보자고. 왜? 안 돼?”
“안되기는 요. 대표님께서 하자는데 당연히 해야지요.”
“부를 수 있는 사람들 다 불러. 저번에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기분이 나지 않더라고.”
“알겠습니다.”
홍대복은 부랴부랴 자신이 아는 유명 인사들에게 연락을 했다. 그 결과 대략 15명 정도가 홍대복의 파티에 참석하겠다고 했다.
그 정도 인원이 나온 건 다 홍대복이 오늘 파티의 주최자가 TVM의 백준기라고 어필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남은 건 그들과 광란의 파티를 함께 할 여자들인데....”
홍대복이 거느리고 있는, 성 상납이 가능한 여자 연예인은 10명 정도였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5명을 더 수급해야 했다.
“여진이하고 지수, 그리고 지영이 불러.”
홍대복은 그 5명 중 3명을 자신과 채무관계에 엮여 있는 여자들로 채우려 들었다.
그때 이곳 관리를 맡고 있었던 QH엔터의 직원이 홍대복에게 조심스럽게 말 했다.
“저....지영이는 오늘 생리라서 접대가 어려울 거 같습니다.”
“뭐? 하필....아냐. 불러.”
“네?”
“오늘 파티에 초대 받은 15명 중에 떡볶이 좋아하는 놈도 있을 수 있잖아?”
“알겠습니다.”
QH엔터의 직원은 생리 중인 여자까지 불러내는, 홍대복의 지독함에 치를 떨었다. 그러면서 자기는 절대 사채 빚은 지지 말아야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 * *
길을 못 찾아 헤매면서 길바닥에서 30-40분을 허비한 백준기.
하지만 목적지인 남산 파라다이스에 도착한 뒤, 그는 QH엔터 홍대복으로부터 최고의 대접을 받았다.
“한 잔 받으십시오.”
쪼르륵!
백준기는 홍대복이 따라 주는 양주를 받아서, 한 모금 마신 뒤 홍대복에게 말했다.
“이리 줘. 나도 한 잔 따라 줄 테니까.”
“아이고. 고맙습니다. 대표님.”
홍대복은 백준기 앞에서 철저히 을의 입장에서, 최대한 백준기의 비위를 맞춰주려 했다.
그 노력 덕분일까? 백준기는 홍대복이 따라 주는 양주를 넙죽넙죽 받아 마셨다.
그렇게 얼추 혼자 한 병 쯤 비우자, 취했는지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진 백준기.
그가 홍대복에게 양주병을 받아서, 그에게 술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
“여자들은 언제 오는 건데?”
“지금 오고 있습니다.”
“그 소리 30분 전에도 했거든.”
그때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백준기가 기다리던 여자들이 드디어 남산 파라다이스에 나타났다.
홍대복의 재촉에 황치열이 직접 승합차를 끌고 나가서, QH엔터 소속 여자 연예인들 중에서 성 상납이 가능한 연예인들을 실어 온 것이다.
홍대복은 그 자기 회사 소속 여자 연예인들을 백준기 앞에 늘어서게 만들었다.
그리곤 그녀들에게 먼저 백준기를 소개했다.
“인사드려라. TVM 백준기 대표님이시다.”
백준기가 방송사인 TVM의 대표란 말에, 소속 여자 연예인들 중 몇 명의 눈이 반짝 빛났다. 그걸 보고 홍대복은 한시름 놓은 듯 말했다.
“누가 백 대표님 모실래?”
“저요!”
“아니. 제가 할게요.”
오로지 성공을 위해서 성 상납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여자 연예인들이었다.
그렇다보니 다들 방송사 대표인 백준기를 잡으면, 성공할 거란 생각들이 든 모양이었다.
그렇다보니 백준기 하나를 두고 여자 연예인들끼리 쟁탈전이 벌어졌다.
“대표님은 내가 모실거야.”
“무슨 소리. 내가 먼저 손들었거든.”
“웃기지 마. 대표님이 너 같이 뚱뚱한 애를 좋아할 거 같아?”
“뭐? 뚱뚱? 나 50Kg도 안 나가거든.”
“그럼 뭐해? 키가 작은 데.”
“아니 이런 년이 다 있어?”
“년? 너 지금 나보고 년이라고 했어?”
“그래. 했다. 뭐?”
“너 몇 살이야?”
“그런 너는 몇 살인데?”
내버려 두면 머리끄덩이 잡고 싸울 기세라 홍대복이 나서서 말릴 때였다.
“이년들아. 누가 대표팀 모실지 정하랬지. 누가 너희들보고 싸우랬어?”
“크하하하하. 좋아. 아주 좋아.”
자기를 두고 여자 연예인들이 서로 싸우는 걸 지켜보며 백준기의 기분이 한껏 고무되었다.
“너, 그리고 너. 이리 와.”
그리고 최종 그의 간택을 받은 여자 연예인들이 희희낙락거리며, 그가 앉은 상석 양쪽 자리에 앉자 백준기가 두 팔로 그녀들을 어깨를 감싸고는 거만한 자세로 홍대복을 향해 말했다.
“홍사장. 이제 파티 하자.”
그렇게 오늘 주인공인 백준기를 위한 파티가 시작 되었고, 그 파티를 빛내 줄 손님들이 그때부터 하나 둘씩 파티 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파티의 열기가 점점 더 고조 되어 갔고 파티장의 분위기도 그에 따라 점점 더 농익어 가면서, 곳곳에서 성 접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 * *
백준기도 마냥 술만 퍼 마신 게 아니었다. 자기 옆에 두 여자 중 하나를 데리고 화장실에 가서 급하게 한 번 정액을 뺐다.
원래는 입으로 사까시 시켜서 그 여자 입에 사정을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하필 화장실 데려간 여자의 입이 작아서, 백준기의 자지를 입에 다 담지 못했다. 억지로 넣다보니 그 여자 이빨에, 그의 자지가 깨물려 식겁한 후, 백준기는 그 여자를 일으켜서 치마 속 팬티를 벗겨냈다.
그 다음 자기가 먼저 바지를 내리고 변기 위에 앉고 그 여자를 자기 위에 태웠다.
그렇게 몇 분 뒤 백준기 위에서 난리를 치던 여자의 보지 속에 자신의 정액을 토해 낸 백준기.
그가 만족해하며 자기 자리로 돌아오고 얼마 뒤 거길 닦고 왔는지, 씻고 왔는지 모를 여자가 원래 백준기 옆, 자기 자리에 앉으면서 아직 백준기의 성은을 입지 못한, 백준기 옆의 다른 여자를 보며 말했다.
“그 술병 이리 줘.”
“뭐?”
“대표님. 제가 한 잔 따라 드릴게요.”
“어어. 그래.”
좀 전 자기 정액을 받아 준 여자다. 당연히 백준기의 총애가 그쪽으로 향할 밖에.
“이이....”
그걸 느낀 다른 여자는 질투의 화신으로 돌변했고 옆에서 노골적으로 백준기의 자지를 만졌다. 그러니 백준기가 더 못 버티고 그녀와도 같이 화장실로 향했고, 비교적 입이 컸던 그녀는 백준기가 처음 원했던 사까시를 제대로 해줬다.
“으으으으....으윽....”
그래서 첫 번째 사정에 이어서, 두 번째로 자기 옆에 또 다른 여자의 입에 정액을 토해 낸 백준기는, 아주 흡족한 얼굴로 자기 자리로 돌아왔고, 이제 자신도 백준기의 성은을 입은 여자는 당당하게, 아까 그녀에게서 술병을 뺏어 갔던 옆에 그 여자에게서 술병을 도로 뺏어왔다.
백준기로서는 이전 그의 정액을 받아 준 옆에 여자보다, 지금 막 입으로 자기 정액을 받아 준 옆에 여자가 더 좋았다.
그렇게 기분 좋게 술을 마시며, 여자 연예인들과 위 아래로 즐기기까지 한 백준기.
“좋아. 마시자. 마셔. 하하하하.”
그는 완전 흥분 했는데 주위 분위기가 그런 그를 더 들뜨게 만들었다. 그럴 것이 곳곳에서 오늘 파티에 참가한 자들이 여자 연예인들과 뒤엉켜서 에로틱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서 말이다.
“하아. 씨발. 백준열이 그 새끼를 여기로 데려 올 수만 있으면....광고문제 바로 해결할 수 있을 텐데 말이지.”
여자라면 환장하는 백준열이었다. 근데 여기는 백준열이 좋아할 만한 여자 연예인들이 득실거렸다.
자기처럼 그런 여자 연예인 둘을 녀석 양옆에 붙여 주고 살살 달랜다면, 녀석도 별 수 없이 기분이 좋아져서, 자신에게 쌓인 감정이 눈 녹듯 싹 풀릴지 몰랐다.
“그래. 한 번 더 전화 걸어보자.”
어차피 안 받을 전화지만 백준기는 그냥 한 번 더 해보기로 했다. 여기로 오는 동안 그가 백준열에게 건, 전화 만 100통은 됐을 거다. 하지만 백준열은 끝끝내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백준기는 그냥 자기 핸드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가 마지막에 건 전화도 백준열에게 였으니, 그냥 통화버튼을 누르면 백준열에게 전화가 가게 되어 있었다.
“으음....”
역시나 통화 연결음이 10번을 넘기고 있는데도 백준열은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래서 막, 백준기가 더는 백준열에게 전화 거는 걸 포기하려 할 때였다.
=여보세요?
‘씨발! 좆도....’
백준열이 백준기의 전화를 받았다.
* * *
백준열이 자신의 전화를 받을 거라 생각지도 않고 있었던 백준기. 그래서 백준열이 전화를 받자 처음에는 어리바리하게 굴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린 백준기가 백준열에게 말했다.
“야. 우리 좀 만나자. 만나서 남자대 남자로 풀자.”
=풀기는 뭘 풀어요. 그냥 이대로 살아요.
‘이 개새끼가 진짜....’
백준기가 큰 마음먹고 이렇게 먼저 숙이고 들어가는 대도 백준열이 꿈쩍도 않자 그의 속은 점점 더 타들어갔다.
“그러지 말고. 아아. 맞다. 너 여기 안 올래?”
=하아. 거기가 어딘지나 말하고 올지 말지 물어 볼래요? 형. 혹시 술 마셨어요?
“아, 아니. 술은 무슨....”
말 할 때 혀가 다 꼬이고 있으면서도 백준기는 자기는 절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잡아뗐다.
혹시나 자기가 술 마셨다고 하면, 그 핑계로 백준열이 또 전화를 끊어 버리고 ,그의 전화를 받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러니까 여기는....”
백준기는 자기가 있는 여기가 어딘지 백준열에게 10분은 더 설명했다. 그리고 여기 여자 연예인들이 많다는 얘기를 계속해서 했다.
=알았어요. 지금 거기로 갈게요.
‘그렇지. 좋아.’
그래서 기어코 백준열이 여기 오게끔 만들었다. 백준기는 속으로 쾌재를 외치며 백준열에게 말했다.
“여기 오면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야.”
그렇게 호언장담하고 나서 백준열과 통화를 끝낸 뒤 백준기가 QH엔터 홍대복 대표를 급히 찾았다.
그때 홍대복은 찾아 온 손님들과 어울리다 보니 꽤 취한 상태였다. 하지만 오늘 파티의 주인공이나 마찬가지인 백준기가 찾는다는 데 어쩌겠나?
“또 무슨 헛소리를 늘어놓으려고....”
그러면서 그를 만나는 게 걱정스러운 홍대복. 한데 막상 그를 만나자 그 우려가 현실이 됐다.
“네? 지금 탑 스타급 여배우 둘을 여기로 부르라고요?”
홍대복은 생각 같아서는 이 말을 백준기 면전에서 하고 싶었다.
‘니가 불러 봐라. 탑 스타급 여배우가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여기 올지.’
홍대복은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백준기 때문에 골머리가 아파왔다. 그런 그에게 백준기가 한술 더 떠서 말했다.
“그 새끼 무조건 뿅 가게 만들어야 돼. 펠라 해 달라면 해주고 똥꼬 빨라면 빨아주란 말이야.”
‘미친....’
탑 스타급 여배우가, 미치지 않고서야 그게 가능한 소린가? 아무리 재벌 3세라도 바랄 걸 바래야지.
“홍 사장. 가능하지?”
‘당연히 안 되지. 이 개자식아.’
홍대복은 그 말이 입 안에 맴돌았지만 결국 내뱉지 못했다. 대신 술에 취해 보이는 백준기에게 말을 살짝 꼬아서 했다.
“당연히 가능하죠. ....여배우 둘을 준비해 두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것도 성 접대가 가능한....여배우로 말입니다.”
“그, 그렇지. 역시 홍 사장. 될 줄 알았어. 하하하하.”
술에 취한 백준기는 홍대복의 여배우란 말이 그의 귀에는 탑 스타급 여배우로 들린 모양이었다.
하긴 사람은 자기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고 했던가? 그걸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하고 말이다.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는, 파티의 참석자들이 시끄러운 주변 소음이 있는 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자와의 이야기를 선택적으로 집중하여 잘 받아들이는 현상에서 유래한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