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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으면 해
그건 삼명그룹 미전실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역시 큰 형과 둘째 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가, 대세가 내 쪽으로 기운다 싶으면, 바로 나에게 손을 내밀어 오겠지.
‘그러고 보니 비서실장 오규동도 만나야 하는데....’
백승렬 회장만큼이나 바쁘다는 오규동 비서실장이다.
오늘 그에게 연락한다고 그를 만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건 지금 나와 통화 중인 미전실장도 마찬가지 일 것이고.
‘뭐,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저야 미전실장님께서 도와주신다면 황송할 따름이지요. 그래서 말인데 혹시 오늘 시간 되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선약이 있어서. 하지만 조만간 시간 내서, 약속 잡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예상대로다. 그 시간을 언제 낼지는 순전히 미전실장 마음대로겠지만.
어째든 미전실장이 나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해 온 것을 좋게 받아드려야 할지, 아니면 우려해야 할 일이지를 두고 내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 갈 때, 미전실장도 바쁜지 알아서 나와의 통화를 마무리 지었다.
=제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그러죠.”
=그럼 전 이만....
그렇게 미전실장과 통화 후, 여전히 내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김 비서가 말했다.
“팬티하고 바지 입으세요.”
그 말에 별 생각없이 밑을 내려다 봤더니, 내가 아랫도리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뻘쭘하게 서 있는 게 아닌가?
나는 서둘러 김 비서가 건네는 팬티와 바지를 챙겨 입었다.
그때 비서실 전화가 또 울렸다.
김 비서는 휑하니 자기 자리로 돌아갔고, 잠시 뒤 조용한 것이 그 전화를 받은 모양이었다.
삐이이이이이!
잠시 뒤 내 책상 위 인터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왜?”
=CH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뭐래?”
=통화 좀 하자고요.
“바쁘다고 해.”
=네.
내가 바쁘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를 김 비서가 아니었다.
알아서 잘 둘러 돼 줄 것이니, 그쪽은 전혀 신경 쓸 거 없었다.
김 비서에게 들어 보니, 부대표인 박인호가 상당히 일 처리를 잘해주고 있단다.
뭐 워낙 뛰어난 인재니까, JYB엔터 정도 경영하는 건 일도 아니겠지.
하지만 일이란 것이 원래 잘 되다보면, 새끼를 치는 법이었다.
지금은 쉬워도 JYB엔터가 성장해 나갈 테니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때를 잘 극복해 낸다면 내가 따로 한 번 불러서, 칭찬을 해주고 격려해 주면 됐다.
삐이이이이!
그때 김 비서가 또 인터폰을 눌렀다.
“또 왜?”
=이번에는 TVM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거긴 또 뭐?”
=편성국장이 한 번만 살려 달라는데요?
대표로 안 되니까 그 밑에 따까리가 설치는 격이었다. 근데 대표도 안 되는데 따까리가 설친다고 될 리 있나?
“그냥 죽으라고 해.”
사실 그게 내 본심이었다. TVM은 혁신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의 대주주인 CH그룹이 손 털고 나가는 게 옳았다.
‘가만....’
그러고 보니 CH그룹이 나가면 TVM은....
‘이거 TVM의 지배구조부터 살펴봐야겠는데?’
갑자기 TVM이 욕심났다. 엔터사가 방송사를 인수 합병하는 건,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일이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말이다. 그럴 것이 슈퍼 갑인 방송사를 엔터테인먼트사가 인수한다?
누구도 상상치 못한 일이지만, 나는 가능하다고 봤다.
왜냐하면 CH그룹의 보유 지분을, 잘만하면 내가 다 가져 올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다. 여태 CH그룹은 삼명그룹의 그늘 밑에서 잘 커 왔다. 이제 그 값을 일부라도 계산할 때가 됐다.
“오오?”
거기다가 백준열이가 무슨 생각인지, 이미 TVM 지분 5.7%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백준열도 TVM의 백준기 대표가, 사사건건 그에게 시비를 거는 게 탐탁찮았던 것이다.
여차하면 5%가 넘는 지분으로 그의 멱살을 잡을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던 것.
그게 내가 TVM을 손에 넣는데, 큰 도움이 될 거 같았다.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인터폰을 눌렀다.
=네. 대표님.
“TVM 지분 구조 현황 좀 알아봐.”
=네. 알겠습니다.
김 비서라면 한 30분쯤이면....
똑똑똑!
노크 후 김 비서가 서류를 들고 대표실로 들어왔다. 그리곤 내 책상 위에 TVM 지분 구조라고 적힌 보고서 양식의 서류를 내 놨다.
“이, 이건....”
“전에 알아 봐 놓으라고 하셨잖아요?”
“내가 그랬나?”
이건 백준열의 기억에 없었다. 그 만큼 신경 안 쓴 거겠지.
김 비서에게 이런 식으로 일 시켜 놓고, 챙겨 보지 않은 게 꽤 많은 거 같았다.
김 비서 입장에서야, 헛일 한 거 같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을 터.
하지만 또 안 할 수도 없는 게, 개새끼 백준열이 언제 또 그걸 기억해 내서 찾을지 몰랐으니까.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 * *
나는 김 비서를 내 보내고, 바로 그 TVM 지분 구조에 관한 보고서를 살폈다.
“으음. 백준기의 지분은 3.7% 밖에 안 되는 군. 근데 백준모의 지분이 10.5%?”
참고로 백준모는 CH그룹 백승호 회장의 장남이다. 이러면 백준기는 그냥 바지사장이나 다를 게 없었다.
“장남에게 다 몰아주고 있다더니....”
그 말이 맞는 모양이었다. 그 외 백승호 회장이 보유 중인 지분이 5.5%였다.
아마도 백승호 회장은 그 5.5%의 지분으로, 백준기에게 희망고문을 가하고 있는 거 같았다.
그러니까 백준기가 잘 하면 그 5.5%를 그에게 양도하겠다는 식의, 미끼를 던져 놓고 백준기로 하여금 TVM의 경영에만 집중하게끔 말이다.
‘하지만....’
딱 봐도 알 거 같았다. 백승호 회장은 그 5.5%의 지분을, 절대 백준기에게 넘기지 않을 거란 걸 말이다.
‘장남인 백준모에게 넘기지.’
그래야 후계자 백준모의 그룹 지배구조가 더 탄탄해질 테니까.
아마 다른 계열사를 맡은 백승호 회장의 다른 자식들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었다.
뭐 어째든 내가 궁금해 하는 CH그룹의 보유 지분은 19.7%였다.
그 외 친족 지분이 4.4%에 인하학원 3.8%, 일성재단 4.2%, 정석물류 3.7% 등 특수 관계인을 더 하면, CH그룹의 우호 지분은 총 35.8%였다.
“근데 여기에 알파항공과 코코아가 백승호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단 말이지.”
알파항공이 9.5%, 코코아가 2%의 TVM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47.3%네. 거기에 국민연금이 4.8%니까. 52.1%로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니, CH그룹에서 TVM을 사실상 사유화 한 거고.”
일단 CH그룹의 지분은 내가 다 가져 올 자신이 있었다.
거기에 내 지분을 얹고, 또 국민연금과 알파항공 코코아의 지지를 얻어 내는 건 쉬웠다.
삼명그룹을 움직이면 되니까.
뭐 그 정도만 해도, 비록 우호지분이 50%에 못 미치지만, 경영권은 가져 올 수 있었다.
“CH그룹의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그 친족과 특수 관계인의 지분까지 가져 올 수 있을 테니까 잘만하면....”
우호지분률 50%를 넘길 수도 있었고.
여기서 중요한 건 실탄이었다. 즉 CH그룹 우호지분을 전부 사들일 수 있는 돈 말이다.
“대략 2천억 정도면 될 거 같은데....”
그 정도 돈이 당장 나한테 있을 리 없다. 내 부동산을 급매로 급 처분 한다면 또 모를까.
물론 며칠 뒤에는 그 돈이 생긴다. 내 예상대로라면 그 보다 훨씬 많은 7-8천억의 돈이 말이다.
이미 내 투자사 블랙머니 박 비서를 통해 ‘콘벨트 선물 옵션투자’는 진행 중에 있었다.
그 결과물은 아마 다음 주중에 나올 거고.
어차피 TVM을 하루아침에 내가 인수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CH그룹의 우호지분은 챙길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곧 나의 사냥이 시작 될 것이고, 그 사냥이 끝난 후 남은 사냥감을 그대로 뒀다가는, 다른 맹수나 하이에나들이 그 사냥감을 놀릴 수 있었으니까.
거기다가 그대로 방치해도 문제였다.
그냥 두면 어째든 사냥감이 썩을 테고, 먹지 못하게 되면 그 사냥감은, 그냥 버릴 수밖에 없을 테니까.
“좋아. 결정했어.”
나는 경일건설에 이어서 TVM도 이번에 인수하기로 마음먹었다. 방송사를 인수할 이런 절호의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까.
* * *
강남경찰서의 서장인 강주엽 총경. 그는 출근하자마자 자신의 최 측근인 형사과장을 불렀다.
“찾으셨습니까?”
“새벽에 일은 어떻게 됐어?”
“아아. 그 클럽 말씀이시죠?”
“그래.”
“지시하신대로 클럽 주위에 인력 배치만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클럽에서 알아서 뒤처리를 하더라고요.”
“그럼 문제 될 건 없겠군?”
“그렇죠. 신고는 됐지만 그로 인한 민원은 없으니까요.”
“기자들은?”
“그게 신기하게, 그쪽으로는 파리들도 안 오더라고요.”
“하긴. 태천파 2인자가 거기 나타났었다며?”
“네. 근데 혹시 얘기 들으셨습니까?”
“무슨 얘기?”
“태천파 치는 거 말입니다. 오늘 오전에 검경 합동수사부가 차려졌다던데.”
“알아. 근데 금방 정리 될 거야.”
“네?”
“용두사미 몰라? 몇 놈 처넣고 흐지부지 될 거라고.”
“아아....”
“그보다 오 경감은 어때?”
“형사 2팀 오재수 경감 말씀이시죠?”
“그래. 뭐하는지 잘 살펴.”
“안 그래도 좀 전에 보니까, 어디 압수수색이라도 나갈 모양이던데요? 밑에 애들 닦달하는 걸 보니 말입니다.”
“영장은?”
“영장 없이 갈 모양이던데요?”
“뭐?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영장도 없이 압수수색을 나가?”
화난 얼굴로 벌떡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강주엽 총경.
그는 형사과장을 대동하고 형사 2팀으로 향했다. 그때 형사 2팀의 형사들은 출동 준비를 다 끝내 놓고, 팀장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갈 곳은 학동역 인근 일반 주택으로, 거기서 마약을 제조하고 있다는 제보가 왔기 때문이다. 1조는 지금 바로 출발해서 잠복하고, 나머지 2조는 나와 같이 그 주택에 침투....”
“뭐? 지금 어딜 침투하겠다는 거야?”
“헉! 서, 서장님!”
“마약 제조? 제보 확실한 거야?”
“네? 네. 뭐....”
“그 제보 출처 나 한데 따로 보고하고, 영장은?”
“네? 그, 그게....일단 수색부터하고 증거가 나오면 영장을 청구해도....”
짝!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오재수의 고개가 홱 옆으로 돌아갔고, 그 앞에 씩씩 거리며 강주엽 총경이 서 있었다. 그러니까 경찰서장이 자기 밑에 형사 팀장의 뺨을 날린 것이다.
“이런 미친 새끼를 봤나? 너 누가 영장도 없이 수색하라고 했어. 형사과장. 너야?”
“아, 아뇨. 전 그런 지시 내린 적도, 영장 없이 수색을 허락한 적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네 독단으로 이 짓을 하고 있단 거네? 맞아?”
강주엽 총경이 위화감을 조성하자 오재수는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는지 그의 입에서 대답이 나왔다.
“네. 하지만 제보가....”
하지만 강주엽 총경은 오재수의 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말을 시작하기 무섭게 바로 끊고 자기 말을 계속 했다.
“그러니까 그 제보 출처를 나한테 보고 하라고. 지금 즉시. 알았나?”
“네. 서장님.”
“뭣들 해? 일들 안 해? 왜 일이 없어? 일 만들어 줘?”
“아, 아닙니다.”
경찰이 일이 없을 리 있겠나? 일에 치여 집에도 못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말이다.
하지만 팀장이 하도 성화라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뺀 형사 2팀 형사들.
그들은 경찰서장이 안 그래도 많은 일을 더 만들어 주겠다고 하자, 기겁해서 자기 일들을 처리하러 움직였다.
그러면서 좀 전까지 형사들도 들어 차 있던 형사 2팀에, 달랑 팀장인 오재수만 남았다.
“빨리 가져 와.”
그런 오재수 경감도 당장 서장에게 제보자 출처를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 자리에서 급하게 보고서부터 만들어야했다.
* * *
어제 오재수는 정재욱 서울경찰청 형사과장과 저녁을 먹고 가볍게 술 한 잔을 같이 하면서, 차은석을 어떻게 파멸 시킬지 그 구체적인 계획을 같이 짰다.
“그년 연예기획사에 다닌다니까, 마약과 연루시키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거 좋은 생각이로군. 마약사범이라....하하하하.”
“그래서 내일 그년 집을 뒤져 볼까 합니다.”
“수색을 하겠다고?”
“네. 제보를 받았다고 말입니다. 그 다음....”
“그년 집에서 마약이 나와야겠군?”
“그렇죠.”
“마약은?”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필로폰 1g. 출처는 제가 알아서 만들겠습니다.”
“좋았어. 그 일로 수사를 받는 다는 게 알려지는 순간....”
“회사에서 짤리겠지요. 그 다음은....”
“우리가 준비해 둔대로 흘러 갈 것이고, 그년은 좆 되는 거지. 크하하하하.”
정재욱은 오재수의 계획에 흡족해 하며, 자기 힘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하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일을 시작도 해보기 전에, 경찰서장에게 가로 막힌 오재수.
“일단 보고는 하겠지만....”
오늘도 봤겠지만 경찰서장인 강주엽 총경은 오재수를 싫어했다.
그랬기에 형사 2팀 부하들 보는 앞에서, 팀장인 그의 뺨을 때린 것이고. 그렇다면 오재수가 제보자에 대해 보고를 해도, 이번 수색을 허락해 주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안된다면....어쩔 수 없지.”
서울경찰청의 형사 과장인 정재욱 경무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말이다.
오재수는 서둘러 보고서를 작성해서 그걸 들고 경찰서장실로 향했다.
똑똑!
“들어 와!”
오재수가 노크하자마자 서장실 안에서 강주엽 총경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들려왔다.
오재수는 서장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강주엽 총경은 자기 자리에서 다른 서류를 보고 있었다.
그쪽으로 다가간 오재수가 잠시 기다리자, 그 서류를 처리한 후 강주엽 총경이 말했다.
“그거야?”
“네.”
“이리 줘 봐.”
강주엽 총경은 오재수 경감이 가져 온 보고서를 받아서 살폈다. 그리곤 오재수의 생각대로 말했다.
“이런 허술한 제보에 경찰서 형사 2팀이 다 움직이려고 했다고? 오 팀장. 2팀 그렇게 할 일 없어?”
“아, 아닙니다.”
오재수가 바로 손사래를 쳤다. 경찰서에서 형사가 안 바쁠 리 있겠는가?
그가 아무리 형사 2팀의 팀장이라고는 하지만, 없는 일거리를 만들어서 오면 팀원들이 좋아할 리 없었다.
아니 팀원들이 그를 대놓고 보이콧 해버릴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좋아 할 사람이 강남경찰서에 있었다. 아니 지금 그의 눈앞에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즉시 강남경찰서장 강주엽이, 그를 딴 곳으로 전출 시켜 버릴 테니까.
“근데 이런 제보에 팀장이나 팀원들이 다 움직여? 먼저 팀원 하나 보내서 알아보고 나서 움직여도 될 일 아냐?”
“그, 그럴 경우 마약 조직을 뿌리 뽑지 못할 거란 생각에....”
“일반 가정집이라며? 그런 곳에 무슨 조직이야? 끽해서 하나 둘이지. 아무튼 이 제보는 무시 해.”
강주엽 총경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그 보고서를 덮어 버렸다.
“하지만....”
“하지만이고 저지만이고. 하지 말라고. 알았어?”
“네.”
경찰 서장이 하지 말라는 데 여기서 더 토를 달아봐야, 그의 심기만 더 건드릴 뿐이었다.
해서 오재수는 할 말이 많았지만 꾸욱 참고 서장실을 나오자마자, 바로 서울경찰청의 형사과장인 정재욱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