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0화 (249/259)

거의 앨버트 혼자 상대하고 있었다.

흉포하게 움직이는 놈의 꼬리에 찰스가 얻어맞고 날아갔다.

「크억!!」

찰스는 동굴 벽에 부딪혀 그대로 쓰러져 기절했다.

「찰스 형님!!」

기절한 찰스를 보고 앨버트가 놀라 소리쳤지만, 몬스터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움직일 수는 없었다.

『찰스: 경상.』

'오늘 이놈들 송장 치르는 건가?'

슬쩍 기대감이 차오른다.

이젠 앨버트와 에일리언 몬스터.

일 대 일이다.

앨버트는 다리를 다쳤다.

그런데 몬스터는 쌩쌩했다.

누가 봐도 가망이 없었다.

거칠게 움직이는 괴물의 칼날을 막은 앨버트가 다리를 휘청이며 자세가 흐트러졌다.

「윽!」

역시 다친 다리가 문제였다.

에일리언 몬스터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놈의 팔에 붙어있는 칼날이 자세가 무너진 앨버트의 머리를 향해 쇄도한다.

'허....이렇게 제자를 잃는구나….'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이건 엄격한 제자 시험.

앨버트는 올곧은 청년이다.

위험하다고 도와주는 그런 상황을 그도 바라지 않을 거다.

나는 제자의 의지를 존중해 주기로 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안타까움에 입꼬리가 움직이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았다.

앨버트....편히 쉬거라.

에일린은 내가 잘 보살펴 주마.

그때였다.

앨버트가 도저히 놈의 능력으론 할 수 없는 움직임을 보였다.

몬스터의 칼날이 앨버트의 머리 위로 스치고 지나간다.

"왓?!"

나는 놀라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괴물을 품으로 파고드는 앨버트.

녀석의 검이 괴물의 턱을 뚫고 정수리로 튀어나왔다.

평범한 인간은 낼 수 없는 스피드였다.

"뻑!"

각성이었다.

녀석은 타이밍 좋게 각성했다.

재능은 둘째치고 역시 30퍼센트나 쳐 가져갔던 경험치 덕분일 거다.

생기를 잃고 바닥에 쓰러지는 몬스터.

앨버트 녀석은 희열을 느끼는 듯 괴물을 사체를 보며 기분 나쁘게 부르르 떨고 있었다.

남자 놈이 사정하듯 부르르 떠는 광경은 상당히 흉한 모습이었다.

앨버트는 감격에 찬 눈빛으로 손을 몇 번 움켜줬다 펴더니 다리를 절뚝이며 잘 퍼질러 자는 찰스에게 향했다.

녀석은 찰스가 별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고 안심한다.

"쯧!"

뒤는 볼 것도 없다.

시스템 화면을 치웠다.

나는 수니에게 돌아오라고 지시하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괜한 기대를 했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었을 텐데….

녀석은 각성했다.

안타깝지만 임무를 달성할 가능성이 한층 더 올라갔다.

아니.....인정해야 했다.

이젠 녀석이 찰스 놈과 제자 시험에 성공해 돌아왔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쩝…."

어느샌가 나타난 수니가 내 허벅지에 걸터앉는다.

"주인님...기운 내세요."

수니가 나를 위로하듯 포근히 끌어안는다.

예쁘고 새하얀 가슴이 내 얼굴을 압박한다.

그 끝에 달린 분홍색 돌기가 보였다.

홀린 듯이 그걸 입안으로 빨아들였다.

-쭙쭙.

"아응…."

수니의 말랑한 가슴을 빨자 가라앉았던 기분이 한층 나아졌다.

*

*

*

슬러버는 대륙을 통틀어 그 어떤 도시보다 많은 모험가가 모이는 도시다.

그렇게 많은 모험가가 모이는데 집단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골드핸즈, 카림, 트라이.

세 개의 길드와 다크 블러드 클랜은 가장 규모가 큰 4개의 모험가 집단으로 슬러버의 모험가들을 쥐락펴락하고 있었다.

미궁 안은 무법지대나 다름없다.

그리고 모험가는 미궁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슬러버의 영주가 미궁 안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엄벌을 처한다고 엄포를 놓긴 했다.

엄포만 놓았을 뿐이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미궁만큼 사람을 묻기 좋은 곳도 없다.

그냥 몬스터에 당했다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거대 길드가 눈에 거슬리는 작은 길드나 파티를 미궁 안에서 지우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그런 상황이니 모험가들은 거대 길드들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관리하는 미궁 요새가 초토화됐다. 미궁 11층으로 진입하는 동굴 입구에 세워 놓은 요새다.

미궁 안에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4개의 모험가 단체는 합심해 요새 건설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그것을 부쉈다는 것은 그들에 대한 도전이었다.

길드의 수장들은 처음엔 영주를 의심했다.

영주도 11층 요새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그곳을 놓고 은근히 대립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귀족과 그런 줄다리기가 될 리가 없었지만, 길드와 클랜의 뒷배에는 고위 귀족들은 물론 거상들과도 연결이 되어 있다.

그런 상황이니 영주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해럴드 백작의 힘이 수도 쪽에 거의 없다는 것도 컸다.

그런데 조사할수록 영주 쪽에서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뚜렷해졌다.

익스플로전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저 그런 익스플로전이 아니다.

조사 결과 고위 마법사가 사용한 익스플로전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고위 마법사는 귀하다.

영주의 마법사조차 중위 마법사에 불과했다.

수도의 마탑에 가도 한번 볼까 말까다.

그나마 가장 유명한 고위 마법사는 알렉스 후작이다. 그가 미궁까지 와서 그런 짓을 가서 할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범인은 미궁 11층으로 간 흔적도 없었다.

요새를 부수고 그냥 떠났다는 거다.

사건은 미궁 속에 빠지는 듯했다.

그때 길드의 수장들은 다크 블러드 클랜으로부터 범인이 알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슬러버의 모험가들을 지배하는 길드와 클랜의 수장들이 모였다.

모인 그들의 분위기는 당연히 무거웠다.

"범인은 확인됐다."

다크 블러드 클랜의 수장.

검은 머리와 붉은 눈동자를 가진 중년의 사내, 제롬이 입을 열었다.

세 길드 수장들의 눈이 그에게로 쏠린다.

제롬의 붉은 눈이 은은하게 불길한 빛을 뿜어낸다.

"내 동생이 그 연놈들을 쫓아가고 나서 행방이 묘연하더군. 으득."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면 죽었을 거다.

범인들은 10층 미궁의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용했다. 

마법사의 체구가 워낙 크기도 하고 워낙 특이한 구성원들이었기에 인물을 특정하기는 쉬웠다.

"최소 6서클 고위 마법사로 보인다. 주거지역에 있는 그 유령 저택을 구매해 그곳에서 지낸다고 하더군."

고위 마법사라는 이야기에 세 길드의 수장들이 침음성을 삼켰다.

중위 마법사는 모를까….

고위 마법사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고위 마법사.

7서클쯤 되면 소드 마스터와도 대등하게 싸우는 존재들이다.

게다가 기사보다 더 상대하기 까다로운 것이 마법사다.

무슨 짓을 할지 감을 잡기가 힘들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건드리기가 꺼려진다.

"특별한 뒷배경은 없어 보였다. 어딘가에 처박혀서 연구나 하던 마법사가 아닐까 생각한다."

제롬의 말에도 수장들의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보복하고 싶은데 리스크가 너무 크다.

차라리 집단이라도 꾸리고 있으면 주변을 건드려 화풀이라도 해볼 만한데….

없으면 없는 대로 까다롭다.

잃을 것이 크게 없다는 소리다.

혹시 놓치기라도 한다면....고위 마법사의 은밀한 보복?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역시...미궁을 들어갈 때를 노려야 하나?"

골드핸즈 길드의 수장.

벤자민이 턱을 문지르며 슬쩍 의견을 내본다.

"지금 거의 3주가 넘게 저택 안에 처박혀있다."

"흠...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이야기군…."

마법사들은 괴짜가 많다.

한번 연구에 몰두하면 연 단위로 처박혀있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그렇다고 저택으로 쳐들어가기도 꺼려진다.

온갖 마법으로 도배가 돼 있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가만히 있어도 된다. 이 일은 내가 처리하지."

동생의 복수라도 하려는 것일까?

"....괜찮겠나?"

벤자민이 걱정하듯 물어봤지만, 당연히 진짜 걱정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수장들 사이가 그런 감정이 싹틀 정도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끄러울 수 있으니 영주가 눈치채지 못하게끔만 신경을 써주면 좋겠군."

"그 정도야…."

제롬의 말에 다들 안심하는 기색이었다.

아무래도 고위 마법사를 상대하는 건 부담된다. 그리고 다크 블러드 클랜만 움직인다면 혹시나 잘못되더라도 자신들에게까지 피해가 올 가능성은 낮았다.

*

*

*

한참 연구에 몰두하던 릴리아나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의자에 몸을 기대 목을 풀었다.

'지금 몇 시지?'

벽 한쪽에 걸려있는 시계를 봤다.

이미 자정이 넘어있었다.

뭔가가 생각난 듯 릴리아나는 눈을 데구루루 굴렸다.

'지, 지금쯤….'

릴리아나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았다.

그녀의 손이 허공을 휘젓자 앞에 반투명한 영상이 나타났다.

그 화면은 침대에서 커다란 체구의 사내가 가냘픈 여자를 깔고 그 위에서 연신 엉덩이를 움직이고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은 마리인가….'

역시 운호는 오늘도 어김없이 성교를 하고 있었다.

-꿀꺽….

릴리아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이 저택은 자신의 마법으로 도배 되어 있다.

운호를 이 저택에 끌어들인 이유도 그를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이, 이런 식으로 쓸 생각은 아니었는데….'

처음은 우연이었다.

그렇게 한번 무심코 본 운호의 섹스 영상.

그 후로 왜인지 끊을 수가 없었다.

그의 커다란 등부터 시작해 하반신으로 이어지는 잘 쪼개진 근육은 남성미를 넘어 예술작품으로까지 느껴지게 한다.

그리고 그 사타구니 사이에 달린 거대한 대물….

그 굵고 기다란 살덩어리가 여린 속살을 한껏 벌리고 번들거리며 들락인다.

-꿀꺽.

입안에 침이 자꾸 마른다.

자신도 모르게 치마 속으로 손이 들어간다.

가늘고 긴 손가락이 은밀한 속살을 문지른다.

그리고 이미 축축이 젖은 작은 구멍으로 익숙한 듯 미끄러지듯 들어가 질안을 휘젓는다.

'어떻게 저런 작은 구멍으로........내, 내 안에도 들어올 수 있을까?'

도저히 들어올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래도 그런 생각을 하자 하복부가 짜릿한 느낌이 들면서 애액이 울컥 뿜어져 나왔다.

"흐읏!"

손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팬티가 거슬렸다.

검은색 팬티를 끌어 내린 릴리아나는 의자의 팔걸이에 팔이 아닌 다리를 걸고 영상을 보면서 본격적인 자위를 시작했다.

-찌걱. 찌걱.

자위에 무아지경으로 빠지는 릴리아나.

발목에 걸린 그녀의 검은색 팬티가 덜렁이며 흔들린다.

영상 속 운호의 엉덩이가 움직이는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릴리아나는 운호의 수많은 섹스 영상을 섭렵한 경험으로 그것이 정사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마리에게 엉덩이를 깊숙이 밀어붙이며 몸을 부르르 떠는 운호.

그와 동시에 릴리아나도 절정에 올랐다.

'가...간닷!!'

-푸슛! 푸슛!

음부에서 애액이 분수처럼 튀어나오면서 앞에 있던 책상까지 튀었다.

"하아…."

상쾌하면서도 나른한 느낌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남의 섹스하는 모습을 보고 자위를 한 자신에게 왠지 모를 자괴감이 엄습했다.

운호는 정액과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신의 물건을 마리의 입 안에 넣고 쓱쓱 문질러 닦더니 슬쩍 이쪽을 바라본다.

눈이 마주쳤다.

"헉…! 보, 본건 아니겠지?"

차, 착각일 거다.

운호는 마법에 무지하다.

자신이 몰래 보고 있다는 사실은 모를 거다.

몰라야 한다.

운호는 평소와 같이 마리를 끌어안고 잠을 청한다.

우연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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