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9화 (228/259)

캐리의 자궁에 정액을 한 아름 쏟아내고, 그녀의 몸에서 떨어졌다.

-쯔으걱~

내 기다란 대물이 빠져나오며 질척한 소리를 낸다.

그녀의 벌어진 다리 사이.

음부의 구멍이 벌름이며 하얀 정액을 꿀렁이며 내보내고 있었다.

-찰싹!

"하응~"

탐스러운 엉덩이를 가볍게 때려주고 그녀의 옆에 몸을 뉘었다.

한동안 두 남녀의 조용한 숨소리만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힘없이 몸을 일으킨 캐리의 얼굴이 내 사타구니로 향했다.

"운호...이거 좋아하지? 하음."

그녀는 내 물건을 입으로 삼켰다.

청소 펠라였다.

-쭙쭙.

"으음…."

내 물건을 입에 물고 고개를 위아래로 흔드는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줬다.

-쪽!

귀두에 가벼운 키스로 마무리한 캐리가 내 품에 안겨 왔다.

"하아...너무좋다. 섹스가 이렇게 좋은 건지 몰랐어....이렇게 좋은 섹스를 그동안 나만 못하고 있었다니 억울한데…."

캐리가 내 물건을 움켜쥐고 조몰락거린다. 그녀는 새로운 놀이를 찾은 어린아이와 같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왠지......그레이스에게 죄짓는 기분이야."

"....?"

"친구의 남자를 뺏은 거 같아서."

미안해할 건 없다.

어차피 그레이스도….

물론, 지금은 내 음흉한 생각을 캐리에게 내보일 수는 없었다.

이럴 땐 조용히 있는 것이 답이다.

"운호, 레이첼도 운호에게 관심이 있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긴…."

이미 그녀와는 질펀한 관계였다.

어떻게 귀신같이 아는지 레이첼은 캐리와 있는 날에는 찾아오지 않는다.

필립은 아직 나와 레이첼의 관계에 대해 말하진 않은 거 같았다.

의리가 있다기보다….

캐리에게 괜한 오해를 살 거 같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요즘 신입 에드워드와 자주 어울리던데.

그것 때문인가?

뭐....그 덕분에 무난하게 캐리와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됐다.

"운호...설마?"

이게 여자의 촉이라는 걸까?

레이첼과 나와의 사이에 뭔가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모양새다.

난 빠르게 그녀의 위로 올라타 언제나 준비 완료인 내 대물을 그녀에게 깊숙이 집어넣었다.

"하악! 이, 이런 식으로…."

-철퍽! 철퍽!

"하앙. 앙. 하앙~"

*

*

*

"운호. 일어나! 큰일났어!"

캐리가 거칠게 내 몸을 흔들어 깨웠다.

눈을 떠 주변을 살펴봤다.

'아직 어두운데….'

날이 밝지는 않은듯했다.

"무슨 일?"

"불났어."

"불?"

불이라니….

갑자기 웬 불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니 바깥이 왠지 소란스럽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대충 옷을 입고 캐리와 함께 바깥으로 나갔다.

커다란 목재 건물이 불에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저긴....내가 알기로는 식량창고였다.

사람들은 뛰어다니면서 건물에 양동이로 물을 뿌리고 있었다.

별 의미 없는 짓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절실하다는 말이기도 했다.

이곳에 불이 날 건덕지가 있나?

사람들이 열심히 움직여 불길을 제압하려 했지만, 이미 새카맣게 탄 창고의 식량은 대부분이 손실됐다.

식량창고를 화재로 날려 먹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허탈함과 불안함이 섞여 있었다. 

그걸 보는 그레이스와 필립도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경비도 세우지 않은 거로 알고 있다.

"불이 날 요소는 없었습니다. 이건 누군가의 소행이 분명합니다."

필립의 말을 들은 사람들의 얼굴에 분노가 떠오른다.

"혹시 수상한 사람을 보신 분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놈이 그러면서 왜 나를 보는 건데.

"어떻게 생각해?"

옆에 있던 캐리가 물었다.

"간단하지."

내 자신감 있는 대답에 캐리가 깜짝 놀란다.

"정말? 범인을 알겠어?"

나는 손을 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웅성웅성.

"박운호…? 네가.......범인을 알고 있는 건가?"

필립이 눈을 번득이며 물었다.

"그래."

"누구지?"

나는 턱으로 필립 옆에 있는 에드워드를 가리켰다.

"뭐?!"

"예?! 저, 전 결백합니다!!!"

가만히 있다가 뜬금없이 내게 범인으로 지목당한 에드워드가 깜짝 놀라 부인했다.

"박운호....그 근거가 뭐지?"

필립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녀석이 이곳에 온 다음에 생긴 일이니 그렇지."

"하......그걸 추리라고 하는 건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하는 필립.

"심플 이즈 베스트."

단순하게 생각했을 때.

범인은 나 아니면 에드워드다.

나머지 사람들은 오랜 시간 함께한 이들이다.

만약에 그들 중에 범인이 있다면 불은 훨씬 전에 났어야 했다.

그리고 나는 범인이 아니니….

남는 건 에드워드다.

"그렇게 따지면 박운호,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난 알리바이가 있다."

"알리바이?"

혼자 사는 인간들은 알리바이가 있을 리가 없다.

필립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나는 시선을 가볍게 캐리에게 향했다.

캐리는 얼굴을 붉히고 머리카락을 배배 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마을 남정네 몇이 실망의 한숨을 쉬는 것이 보였다.

그 의미를 알아챈 필립이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뻐끔거린다.

그레이스는 아무렇지도 않은듯했지만, 나한테는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개자식이! 기어코!!"

역시나 발작해 내게 달려들려는 필립을 리처드와 그레이스가 저지한다.

"지, 진정해. 필립!!"

"이, 이걸! 진정하라고!! 놔. 노라고!!"

둘 다 각성자였기에 무난하게 필립이 내게 달려들다 두들겨 맞지 않게 막아줬다.

"필립. 그만해. 내가 선택한 남자야."

캐리가 필립의 지독한 시스콘질에 질린다는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했다.

"후욱! 후욱!"

한동안 발작하다 겨우 진정한 필립.

"박운호........겨우 그따위 허접한 추리만으로 에드워드가 범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없다."

"필립. 왜 그렇게 그를 두둔하지?"

"두둔하다니.....어처구니없군. 그러면 네 말만 듣고 에드워드를 범인이라고 할 줄 알았나?"

필립이 코웃음을 친다.

나도 애초에 기대하지는 않았다.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그러고 보니…."

"...또 뭐냐…."

필립은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는지 나를 향한 적대감이 가득했다.

"설마.....애인이라고 두둔하는 건가?"

"뭔...개…."

내 폭탄 발언에 나를 제외한 모두가 충격에 빠졌다.

"발뺌하지 마라. 필립. 난 그동안 네가 에드워드와 데이트하는 것을 몇 차례나 목격했어."

"아, 아니야!!"

필립은 잘못하다가는 좆된다는 것을 직감한 건지 발작하듯 소리쳤다.

"아니긴....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목격했을걸?"

나는 동의를 구하듯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그렇다.

필립은 그동안 꼬봉이 생겨서 신이 난 건지 온종일 에드워드를 이리저리 데리고 다녔다.

같이 낚시하고.

수영도 하고.

보급도 같이 다니고.

......내 험담도 하고.

-웅성웅성.

(그러고 보니 나도 봤어...둘이 함께 낚시하는걸.)

(어머....어쩐지....내가 그렇게 유혹해도 안 넘어오더라니….)

(피, 필립이 게이였군.)

(......충격이긴 하지만...우리가 이해해줘야 해.)

"최근.....두, 둘이 자주 다닌 건 사실이지만....애, 애인은 아니다!"

"필립,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나는 게이한테 편견이 있지 않다. 오히려 응원하지."

게이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애인이 없는 여자들이 늘어나는 법이다.

"시, 시발! 아니라니까! 에드워드! 너도 뭐라고 말을 좀 해봐!"

"피, 필립 님. 말이 맞습니다. 저, 저희는 애인 사이가 아닙니다."

얼굴을 붉히고 부정하는 에드워드.

그러나 곱상하게 생긴 얼굴을 붉히면서 말하니, 긴가민가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확신으로 변해갔다.

"필립, 너도 참 나쁜 남자로군. 게이가 뭐 어때서. 커밍아웃하기 싫어서 애인을 버릴 셈인가?"

"시, 시발!! 아니라고!!"

내 폭탄 발언에 잠시 충격에 빠져있던 캐리가 정신을 차리고 나섰다.

"여러분! 필립은 게이가 아니에요!"

"캐, 캐리!"

필립은 든든한 구원군을 얻은 듯 얼굴이 밝아졌다.

"필립은 양성애자예요! 예전에 여자친구도 사귄 적 있다고요!"

캐리의 정정에 필립은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필립.....네가 어떤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더라도 우린 친구야."

그레이스가 해탈한 필립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필립, 걱정하지 마. 운호의 말만으로 네 애인, 에드워드를 범인으로 단정 지을 생각은 없어. 그러니 진정해."

"그, 그레이스....그게 아니라니까…."

후....이걸로 일타이피.

당연히 이 순둥이 집단이 내가 범인이라고 한다고 해서 바로 에드워드를 잡아들일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내가 리더였으면 일단 잡아 주리를 틀고 봤을 테지만, 나는 이 그룹의 일개 구성원일 뿐이다.

초능력자라고는 하지만,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발언권이 약하다.

그래도 해탈한 필립의 얼굴을 보니 나름 뿌듯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나저나 큰일 났네. 모아놓은 식량을 다 날렸으니...바로 보급 나가야 할 거 같은데...운호 함께 갈 거지?"

옆에 있던 캐리가 내게 속삭였다.

"그럼."

나는 흔쾌히 캐리의 엉덩이를 두들겨 주며 대답했다.

*

*

*

결국 범인은 잡지 못하고 사람들은 해산했다.

목격자가 없으니 마녀사냥이라도 하지 않는 한 잡을 방도가 없다.

그리고 나와 캐리는 그레이스의 거처를 찾았다.

"어쩐 일이야."

문을 열어준 그레이스가 미소를 지으며 우리를 맞이해 줬다. 

하지만 그 미소는 조금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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