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놈들 그러게 진작 처리했어야지.
내 기분까지 더러워지게 생겼다.
그때였다.
남편 놈이 의자를 높이 든 채 벌을 서듯 멈추어 섰다.
"뭐, 뭐야!!"
레이첼이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의자에 맞은 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레이철에게서 뿜어나온 마력이 그녀의 남편 놈을 얽매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각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뒤늦은 각성이다.
그녀의 얼굴은 허탈한....그리고 분노와 죄책감으로 물들어있었다.
"레, 레이첼. 네 짓이냐!! 이, 이거 빨리 풀어라. 지금이라면 용서해주마."
레이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레이첼 빨리 안 풀어? 죽고 싶어?"
놈은 험악하게 협박한다.
손에 쥐고 있던 의자가 떨어지고 놈의 몸이 점점 위로 들린다.
발버둥 치던 놈의 몸이 공중에 떠 대자로 고정된다.
"윽!! 레, 레이첼 그만해!"
놈의 한쪽 팔이 덜덜 떨린다.
"그, 그만!!"
-찌직!
"으아아악!!"
살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놈이 죽을 듯이 비명을 질렀다.
-우드득!
놈의 팔이 말 그대로 떨어져 나갔다.
"으악!! 내 팔!!"
팔이 떨어진 부위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레이첼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코에서는 코피가 흘러나왔다. 무리한 초능력 사용으로 몸에 부하가 걸린 것 같았다.
"레이첼!! 그, 그만!!"
하지만 레이첼은 그만둘 생각이 없어 보였다.
-으지직!
이어 한쪽 다리가 찢어져 나갔다.
쌍코피를 흘리면서도 레이첼의 눈은 무심했다.
차가운 분노가 느껴졌다.
조금 전 소심하고 공포에 절어있던 그 여자가 맞나 싶었다.
"커컥!! 내, 내가 잘못했어! 레이첼! 그, 그만"
"......"
놈이 아무리 애원하고 소리쳐도 사지는 하나씩 차근차근 찢겨 나갔다.
레이첼의 남편은 머리만 달린 몸통만 남자, 더는 소리칠 힘도 없는지 쉐엑 쉐엑 숨만 내쉬고 있었다.
뜯긴 사지에서 나온 피가 바닥에 웅덩이를 이뤘다.
-우득!
남편 놈은 머리가 180도로 돌아가며 숨이 끊어졌다.
-철퍽!
공중에 떠 있던 놈의 몸통이 피 웅덩이에 떨어졌다.
그와 동시에 레이첼도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허억! 허억!"
그녀의 코에서 떨어진 코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레이첼은 그 상태로 힘없이 기어 딸에게 향했다. 그리고 아이를 끌어안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레이첼의 복수를 지켜본 나는 문을 열고 그녀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집안은 사방이 피로 물들어 처참한 상태였다.
내가 들어갔음에도 레이첼은 딸을 끌어안고 그저 멍하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도로시.....아가......엄마가 미안해....미안해. 정말 미안해…."
멍하니 딸의 귀에 같은 말만 반복해 중얼거릴 뿐이었다.
나는 그녀 앞에 앉으며 말했다.
"비켜봐."
내 말에 레이첼의 텅 빈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죽어있는 눈을 보니 도저히 말이 통하는 상태로 보이지 않았다.
그녀를 밀어 숨이 멎어있는 꼬맹이를 뺏어 내 무릎 위에 올렸다.
꼬맹이의 얼굴엔 구타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아.....안돼…."
그녀가 초능력을 발휘해 딸을 되찾으려 했지만, 그녀의 남편 놈과 다르게 나한텐 의미 없는 짓이었다.
꼬맹이의 목에 손을 대봤지만 역시 맥박이 뛰지 않았다.
마력으로 칼날을 만들어 내 손바닥을 그었다.
갈라진 살 틈새로 피가 새어 나왔다.
꼬맹이의 입을 벌리고 내 손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입안에 흘려 넣었다.
"뭐, 뭘…."
레이첼이 떠듬거리며 물었다.
나는 의사가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었다.
솔직히 이걸로 꼬맹이를 살릴 수 있을지 어떨지 모른다.
나도 반신반의였다.
전에 릴리아나에게 들은 말이 떠올랐을 뿐이다. 그녀는 내 피에 치유 능력이 있다고 했다.
피가 꼬맹이의 입에 흘러 들어가자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얼굴뿐만 아니라 뒤통수의 상처도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꼬맹이의 심장이 뛰었다.
나는 꼬맹이를 레이첼에게 건네줬다.
"이, 이게 무슨…."
레이첼은 손을 벌벌 떨면서 내게서 딸을 받았다.
"으..으음....어, 엄마?"
정신을 차린 꼬맹이가 눈을 끔뻑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아....아아아.....도로시..내 아기…."
그녀가 살아난 딸을 꼭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미쳤네....죽은 지 얼마 안 됐다고는 해도….'
내가 의사는 아니니 숨만 잠깐 멎었을 뿐, 진짜 죽은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시간이 돌아가듯 깔끔하게 치유되던 상처.....마치 죽은 이가 살아난 듯한 놀라운 광경임은 분명했다.
릴리아나에게 피를 뽑힐 때보다 더욱 강화된 육체니 그 효과가 강해졌을 수도 있다.
어느 정도 기대하고 본 나도 놀라운데 그런 광경을 목격한 레이첼은 어떨까.
기적을 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레이첼은 딸을 안고 연신 내게 감사의 말을 했다.
"감사 인사는 됐고, 그보다 이거 처리해야지."
"예?"
내 말에 그제야 주변을 둘러보는 레이첼.
남편의 사지가 뜯긴 시체가 사방에 흩어져있고 온 집안이 피투성이였다.
누가 봐도 잔혹한 토막살인의 현장이었다.
그녀는 깜짝 놀라 안고 있던 딸의 눈을 가렸다.
나는 일단 레이첼의 남편 놈 시체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눈앞에서 시체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놀란다.
'수니 이놈 시체는 청주 거미 괴물들 밥으로 던져줘.'
「알았어요. 주인님.」
수니에게 지시하고 이어서 레이첼에게 말했다.
"피가 묻은 물건은 한쪽에 모아놔라. 내가 처리할 테니. 피는 네가 닦아라. 집 자체가 목재로 돼 있으니 대충 사포 같은 걸로 문지르던 다른 물건으로 덮든지 해서 흔적을 지워."
"네, 네."
내 말을 알아는 들은 걸까.....조금은 맹한 얼굴로 내 지시에 연신 굽신거리며 대답하는 레이첼이었다.
*
*
*
밤새 내리던 폭우는 날이 밝을 때 그쳤다.
그리고 다시 밤이 찾아왔다.
역시 하루 정도로 레이첼의 남편 놈이 사라진 것을 알아차리는 인간은 없었다.
그러나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놈의 모습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도.
그놈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수단은 없었다.
놈의 시체는 코리아의 청주라는 도시에 몬스터 밥이 되었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CCTV도 없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 생존자 캠프에서 그렇게 중요한 인물도 아닌 거 같고 그냥 모른척하다 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콩. 콩.
문에서 들리는 미약한 노크 소리.
그렇게 해서 들리겠나.
나 아니면 듣지도 못할 노크 소리였다.
감각을 퍼트려 누군가 살펴보니….
연갈색 머리와 눈동자를 지닌 미녀가 내 거처의 문 앞에 서 있었다.
레이첼이었다.
앞에 세워둘 수는 없으니 문을 열어 그녀를 맞이했다.
레이첼은 잘빠진 몸매가 약간은 비쳐 보이는 얇고 긴 잠옷을 입고 있었다.
"......음....무슨 일이지?"
"저, 저기 감사해서…."
말끝을 흐리며 우물쭈물하는 그녀.
이건....조금 기대해도 되는 건가?
"들어올 텐가?"
고개를 조용히 끄덕인 그녀가 쭈뼛쭈뼛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 무슨 일로 왔지?"
대충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예의상 물어봤다.
그때 레이첼이 바닥에 덥석 엎드리며 말했다.
내가 그녀의 딸을 살려주긴 했지만 외국인답지 않게 왜인지 굉장히 저자세였다.
"제발. 제가 운호 님께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해주세요!"
"은혜를 갚는다고?"
"예!"
"어떻게?"
분위기를 보면 그게 맞는 거 같지만 혹시 모르니 한번 물어봤다.
"그, 그건…."
말을 꺼내려 하니 부끄러운지 얼굴을 살포시 붉힌 레이첼이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제, 제가 이 몸뚱이로 운호 님을 기쁘게 해 드릴 것밖에는 보답할 길이 없어요. 이렇게 해서라도 제발 은혜를 갚게 해주세요."
엎드린 그녀가 살짝 고개를 들고 나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나답지 않게 그 당시에는 이런 걸 바라고 그녀의 딸을 살리진 않았다.
바라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간절히 원하는데 굳이 거절해야 할까?
이걸 거절한다면 사내가 아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얼굴이 확 밝아진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무릎걸음으로 다가왔다.
"시, 실례하겠습니다."
레이첼이 공손하게 내 바지를 내렸다.
그러자 굵고 길쭉한 살덩이가 그녀의 얼굴 위에 터억하고 걸쳐진다.
"허억!"
자신의 얼굴에 걸쳐진 거대한 페니스를 보고 눈을 부릅뜨고 놀라는 레이첼.
"이, 이게....꿀꺽…."
그녀는 잠시 놀란듯했지만 이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자기 얼굴에 놓여있는 내 하물을 조심스럽게 두 손으로 감싸 쥔다.
"그, 그럼…."
레이첼이 정중하게 내 커다란 페니스를 입을 크게 벌려 집어삼키고는 빨아당겼다.
-쮸읍. 쭈으읍.
내 육봉을 입에 물고 머리를 천천히 앞뒤로 흔드는 레이첼.
"으음…."
오래간만에 느껴지는 쾌감.
나도 모르게 그녀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그 짜릿함에 허리가 움찔움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