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초대는 생각만으로 가능했다.
‘거리에 제한이 있나?’
릴리아나를 떠올려본다.
.......별 반응은 없었다.
시야에 안보여서 그런가?아니면 거리가 안 돼서 그런가.
이번에는 아일라를 선택했다.
<그 존재를 파티로 초대하시겠습니까?>
내가 초대한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아일라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이거 뭐야? 파티 요청을 수락하시겠습니까? 라는 문자가 허공에 보이는데?”
“내 마법이다.”
“이게.....마법이라고?”
“그렇지.”
“수락하면 되는 거야?”
“한 번 해봐.”
<아일라 님이 파티원이 되었습니다.>
〖파티 관리〗
「아일라: 건강 상태 양호.」
간단하게 파티원의 상태도 보여줬다.
“뭐 변한 거 있어?”
“.....별로? 파티원이 되었다는 문자 같은 게 떠오른 거 빼고는….”
파티원이 되었다고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도 이상하긴 했다.
내게도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았다.
마력이 좀 빠진 거 같긴 한데 미미했다.
몇 명까지 가능하지?
시스템에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무한은 아니겠지?
되는대로 다 파티에 집어넣어 봐야 하나?
어차피 파티원을 늘리다 보면 결국 알 일이었다.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면 된다.
일단 지금 시험해볼 건 파티 지원이다.
〖파티 지원〗
<파티원에게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지원이 가능합니다.>
<지원된 능력은 언제든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인벤토리 지원』
『아이템 전송』 (인벤토리가 있는 파티원으로 한정합니다.)
『메시지 전송 능력 지원』
『일시적인 마력 지원』
『파티원 위치 정보 지원』
『경험치 분배』
꽤 많은 능력을 지원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아일라에게 확실하게 눈에 띄는 능력을 지원해 보기로 했다.
<파티원 아일라에게 인벤토리 권한을 부여하시겠습니까?>
아일라에게 가로세로 1M 정도 되는 박스 크기의 인벤토리 권한을 줬다.
그러자 내 인벤토리의 용량이 그만큼 줄어들었다.
“어? 뭐지? 인벤토리가 뭐야? 인벤토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데?”
“한번 사용해봐라. 아공간이다.”
금화 하나를 인벤토리에서 꺼내 그녀에게 건네줬다.
“아, 아공간?! 네가 나한테 아공간 마법을 쓸 수 있게 한 거야?”
“그래.”
“어, 어떻게 하는 거야?”
“생각으로 하면 된다.”
“새, 생각만 하면 된다고?”
아일라는 생각만으로 고위 마법사나 사용하는 아공간을 쓸 수 있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듯했다.
그녀의 손에 있던 금화가 사라졌다.
“인벤토리에 넣는다고 생각했더니.....사, 사라졌어!”
“사라진 게 아니고 인벤토리에 들어간 거다. 다시 꺼내 봐.”
“으, 응….”
아일라의 시선이 허공을 헤맨다.
시스템 인벤토리를 보고 있는 거 같았다.
아일라는 조금 헤매는 듯하더니 금화를 손바닥 위로 다시 꺼냈다.
“이, 이거.....대단해….”
그 외에도 파티원의 경험치 분배 설정도 할 수 있었다.
기본은 30퍼센트로 설정이 되어있었고.
최대 70퍼센트까지 파티원이 얻는 경험치를 끌어올 수 있었다.
자동 사냥 특화 능력인 거 같은데.
좀비 세계 죄수 놈들을 파티원으로 들인다면?
내가 최대한 경험치를 끌어 온다고 해도 30퍼센트는 녀석들이 먹는다.
말이 경험치지 마력을 흡수하는 거다.
그 말은 사냥만 해도 능력이 오른다는 걸 이야기한다.
어쩌면 일반인도 각성할 수 있을지 모른다.
100퍼센트까지 빨아먹을 수 있으면 모르겠지만.
‘죄수 놈들에게는 너무 과분한 능력 같은데.’
이건 조금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다.
*
*
*
슬러버 미궁.
이 도시에 들어설 때 예상했지만 새로운 퀘스트가 생겼다.
퀘스트를 하려면 꼼짝없이 이곳에서 자리 잡아야 한다.
이 상황이 되니 전에 다른 도시에서 사고를 친 게 마음에 조금 걸린다.
‘좀 참을 걸 그랬나?’
후에 귀찮은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가 없었다.
뭐.....그때 가서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정 너무 귀찮게 한다 싶으면 이곳을 떠나면 된다.
아득바득 이곳에 붙어 있을 이유가 없다.
파티 생성 스킬을 얻은 것만 해도 이곳에 온 보람은 있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난다고 해서 파티 생성 스킬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비슷한 퀘스트 할 곳은 좀비 세계도 있었다.
이 세계는 아일라나 연두를 만나는 장소로 놔두고 좀 동떨어진 조용한 곳에서 살아도 아쉬울 건 없었다.
“오늘은 호텔에서 좀 쉬도록. 난 오늘 볼일이 있어서.”
브런치를 먹으면서 일행들에게 말했다.
오늘은 미뤄 뒀던 세이브 포인트 설치할 생각이었다.그러려면 설치 장소를 찾아야 한다.
“마스터 모시겠습니다.”
마리가 날 따라나섰다.
혼자 갈까도 생각했지만, 걸어 다니는 거보다 마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 편하긴 할 거 같아 말리지 않았다.
“마스터, 어디로 모셔야 합니까.”
당연히 나도 모른다.
시스템의 화살표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지시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예, 알겠습니다.”
시스템 내비게이션을 띄우고 그녀의 옆에 앉아 방향을 지시했다.
내비게이션 화살표를 보면서 움직이다 보니 고급 저택 지역이 나타났다.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인 듯 경계에 가드가 있었지만, 내가 마법사라는 걸 보여주자 별 말없이 통과시켜줬다.
그리고 우리는 언덕 위에 있는 한 커다란 저택 앞 도로에 멈추어 섰다.
내비게이션 화살표는 그 저택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팝니다.〛
커다란 철문 앞에 붙어 있는 팻말.
‘내놓은 집인가?’
긴 담장과 거대한 철창문으로 막힌 그 건너편에 음침한 저택이 하나 서 있었다.
저택 부지의 크기는 상당해 보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는지 정원이 엉망진창 있었다.
이 안쪽에 세이브 포인트 설치 장소가 있는 것 같았다.
‘담 넘어갈까….’
슬쩍 주변을 둘러보니 많진 않지만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넘어갔다가는 누가 봐도 수상한 인간으로 신고당할 판이었다.
수니도 없느니 투명화도 못 한다.
릴리아나를 데려와야 하나?
그때 시선에 집을 판다고 하는 팻말이 보였다.
‘팝니다라......판다고 했으니….’
정석대로 가면 된다.
“마리, 집을 파는 중개 상인 같은 것이 있나?”
“네. 알고 있습니다. 그쪽으로 가시겠습니까?”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냥 한 번 물어봤는데 마리는 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마부 일하면서 돌아다닌 데가 많아서 그런가.
“부탁하지.”
“네, 마스터. 모시겠습니다.”
*
*
*
“그....그 집을 보고 싶으시다고요.”
인상 좋은 40대 남자가 당황한 듯 말했다.
원래 세계로 말하자면 부동산 업자라고 해야 하나?
당연히 지금 집을 살 생각은 없었다.
일단 세이프 포인트를 설치 장소가 있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
“그래. 뭔가 문제라도 있나? 알겠지만 참고로 나는 마법사다.”
그러면서 허공에서 지팡이를 꺼냈다.
그 모습을 본 부동산 업자가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걸 봤다.
혹시나 안 된다고 할까 봐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릴리아나에게 들었다.일반인은 마법사를 두려워한다고.“역시! 마, 마법사님...이셨군요. 그 멋들어진 로브를 보고 당연히 짐작은 했습니다.”
뭔가 볼 줄 아는 놈이었다.
“꿀꺽. 그, 그런데 그 집은.....다시생각해 보시는 게.”
부동산 중개인은 조금은 창백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왜지?”
“유, 유령이 나옵니다.”
“유령?”
“주인이 몇 번 바뀌었습니다만....그 유령들 때문에 전부 집을 내놨습니다….”
“사제가 있지 않나?”
“사제님들도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악령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는 거 같다고….”
“구경은 할 수 있지 않나?”
“구, 구경이요?”
“그래 집구경. 안 되나?’
“안 되는 건 아닙니다만….”
부동산 중개 상인은 꺼림직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지? 지금은 대낮이지 않나.”
“그 저택의 유령은 대낮에도 나옵니다.”
“........그건 신기하군. 너도 본 적 있나?”
“어휴, 당연하죠. 제가 본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커다란 무언가가 덮쳐오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들어서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가봐야 알 거 같았다.
“그럼 문이라도 열어줘라. 같이 들어가자고 안 할 테니. 나 혼자 들어가서라도 보고 오지.”
어차피 목표는 세이브 포인트를 설치하는 거였다.
“정 그러시다면….”
중개인은 밖에서 기다려도 된다고 하자 그제야 안심한듯했다.
......판타지 세계니까 귀신 한둘은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이왕이면 예쁜 처녀 귀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