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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아저씨의 로그인 생활-149화 (149/259)

결국 엘프를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서기로 했다.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카일 크라우가 들러붙었다.

나이 차이가 있는 둘이었지만, 사교활동에서 종종 만나 친해졌다.

카일은 크라우가의 둘째다.

카일은 서른의 나이에 왕국의 다섯 번째 소드 마스터에 오르며 백작의 작위를 받은 천재 검사였다.

그의 형과 함께 두 명의 소드 마스터를 보유한 크라우가의 위세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였다.

카일의 봄은 색을 밝힌다는 거다.

남자가 색을 밝히는 건 흠도 아니었지만, 그는 그 정도가 심했다.

카일은 예쁜 여자라면 귀족, 평민 가리지 않았고 한번은 고위 귀족의 유부녀도 건드려서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그렇게 색을 밝히는 카일도 안타깝게 엘프를 한 번도 안은 적이 없다.

크라우 가문에도 엘프 하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엘프는 카일의 형인 사무엘의 것이다.

문제는 형인 사무엘이 얼마나 엘프를 감싸고 도는지 얼굴 한번 보기도 힘들 정도였다.

형수가 불쌍할 지경이다.

그러니 형과 칼부림할 게 아니라면 건들 수도 없었다.

"더러워서 내가 직접 구하고 만다.”

그렇게 엘프를 가지고 싶던 카일은 알렉스 후작이 엘프를 사냥하러 간다는 말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형인 사무엘이 엘프를 사냥하기 위해 기사를 동원하는 일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형은 엘프를 가지고 있으니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거야."

그렇다. 가진 자의 배부른 소리였다.

“그럼 형 엘프를 주던가.”

카일은 그 한마디로 형 사무엘을 입 다물게 하고, 가문의 사병 열다섯과 기사 네 명을 데리고 알렉스 후작의 엘프 사냥 파티에 합류했다.

덕분에 알렉스 후작은 용병 구할 돈을 줄일 수 있었다.

당연히 목표는 엘프 둘이었다.

둘이서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 가질 생각이었다.

7서클 고위 마법사와 소드 마스터.

5서클 제자 2명.

기사는 오러 유저 3명과 익스퍼트 1명.

알렉스 후작은 이 정도 병력으로 엘프 둘을 못 잡는다는 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148화 > 엠버

알렉스 후작은 엘프의 숲에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쉬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야영하며 이렇게 깊은 숲으로 들어갈 줄은 몰랐다.

다행인 건 몬스터가 얼마 없다는 거다.

기껏해야 고블린 정도였다.

“몬스터가 많은 환경은 엘프에게도 살기 썩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거죠.”

제임스.

나름 엘프 사냥을 3번이나 성공했다는 타이틀을 가진 베테랑 엘프 사냥꾼이라고 해 고용했다.

빵빵한 전력에 쉽게 생각하고 왔지만.

숲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며 하루 이틀 야영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마법사인 알렉스 후작은 쉽지 않은 사냥이 될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숲으로 들어선 지 3일째가 되는 날 제임스가 병력을 멈춰 세웠다.

"왜 그러지?"

알렉스 후작은 제임스의 행동에 의문을 품고 물었다.

“이 이상은 위험합니다.”

"위험?"

“더 이상 들어가면 엘프 레인저들의 정찰범위에 들어갑니다.”

“그 엘프들을 잡는 게 아닌가?"

카일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예? 무슨 큰일 날 말씀을. 초보 엘프 사냥꾼들이 자주 하는 실수죠.”

“무슨 소리지? 우리 병력을 보고도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건가?"

“어휴. 나리분들의 전력이 대단한 건 알겠습니다. 저도 이런 대단한 병력으로 엘프 사냥에 나선 적은 없을 정도입니다.”

"그럼 왜?"

“그년들은 절대 정면 대결하지 않습니다. 잠깐 물리친다고 해도 엘프들은 점점 늘어나고 끊임없이 몰려들 겁니다. 나리들은 이 숲에서 끊임없이 몰려드는 엘프들을 감당 하실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엘프에도 강자는 있습니다. 그녀들이 합류라도 한다면….”

엘프들은 오랜 세월을 산다.

그런 존재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됐다.

".....그럼 이곳에서 어떻게 엘프를 잡는단 말인가.”

“어린 엘프를 잡을 겁니다. 물론 어리다고는 해도 우리보다는 나이가 많을 겁니다. 하하."

“어린 엘프?"

"아시지 않습니까. 어리고 혈기 왕성한 녀석들의 객기를....어른들이 하지 말라고 가지 말라고 해도 굳이 하는 녀석들이 있죠. 그건 엘프도 다르지 않습니다.”

“설마 언제 올지도 모르는 그 사춘기 어린 엘프 놈들을 여기서 기다린다는 건가?"

“네. 물론 한곳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는 것도 위험합니다."

"......."

알렉스 후작은 미덥지 않았지만 일단 경험자인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임스의 말은 증명됐다.

하루 만에 어디서 날아온 줄 모르는 엘프의 화살에 짐꾼 노예 둘의 머리가 뚫려 죽었다.

“오... 단 하루 만에.....행운이 따라 주는군요.”

“이게...그...어린 엘프들의 짓이라는 건가? 레인저가 아니고?"

“엘프 레인저들이었으면 화살 비가 쏟아졌을 겁니다."

이게....무서운 걸 모르는 어린 엘프들의 객기란다.

대부분 잡히는 엘프는 이런 어린 엘프라고.

은밀히 화살을 날리는 엘프는 둘이었다.

그 장난? 에 데리고 온 짐꾼 노예나 병사가 한둘 죽어 나갔지만.

7서클 마법사와 소드 마스터가 있다는 걸 모르니 할 수 있는 겁 없는 짓이었다.

알렉스 후작은 노예를 미끼로 함정을 팠다.

제임스의 아이디어였다.

노예 목숨과 엘프.

비교할 가치도 없었다.

그렇게 함정을 파 두 엘프 중 하나를 잡고 아쉽게도 하나는 놓쳤다.

오러 유저 수준이었지만 숲에서 엘프의 민첩성은 명불허전이었다.

끝까지 쫓아간다면 잡을 수도 있었겠지만….

제임스가 극구 말리는 통에 결국 놓치고 말았다.

그가 말한 엘프 레인저의 존재가 걸렸다.

잡은 엘프는 갈색 단발의 아름다운 엘프였다.

"오....형이 그렇게 감싸고 도는 이유를 조금 알 거 같아.... 이 아름다움이 바래지 않는다니….”

카일은 잡힌 엘프를 홀린 듯이 바라봤다.

“빨리 숲을 벗어나야 합니다. 도망친 엘프가 레인저들을 데려오기 전에요. 지체한다면....벗어나기 힘들 겁니다."

제임스가 재촉했다.

“인질극은 어떤가."

“엘프에게 인질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당한 것이 있다 보니….”

제임스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카일은 하나 더 잡았으면 하는 표정이었지만, 알렉스 후작은 카일을 달래며 일단 에르푸까지 후퇴를 결정했다.

도망친 엘프를 보고 숲에서의 엘프를 상대하는 건 생각보다 까다로울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숲은 엘프들의 영역이다.

알렉스 후작은 마법사다.

자신의 영역이 가지는 이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제임스의 말처럼 강력한 엘프가 합류라도 한다면 일이 힘들어질 거로 생각했다.

알렉스 후작은 빠르게 숲을 벗어나기 위해 강행군을 했다.

그런데도 숲의 끝자락에서 엘프 레인저들의 습격을 받았다.

사방에서 화살이 쏟아졌다.

그 공격에 병사는 아홉만이 살아남았고 노예 짐꾼들은 전멸했다.

7서클 마법사인 자신과 제자들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없었으면 병사들도 전멸했을 거다.

다행히 엘프의 숲을 벗어나자 추적이 끊겼다.

그런데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자신들을 원한에 찬 눈으로 끝까지 노려보던 엘프 하나가 있었다.

두 마리의 엘프 중 놓친 한 마리였다.

그 엘프의 살벌한 눈빛에서 한 번의 실수로 친구를 잃은 그 분노와 슬픔을 절절히 느낄 수 있었다.

*

*

*

“그 엘프가 올 거라 생각하십니까?”

카일이 물었다.

알렉스 후작은 카일의 물음에 자신들이 숲을 벗어날 때 원한에 가득 찬 엘프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그 엘프의 눈빛을 보지 않았나. 난 그런 눈빛을 잘 알고 있지. 그녀는 포기하지 않을 거야. 결국 우리 앞에 나타날 테지. 우리는 계획대로 엘프 한 마리씩 나눠 갖게 될 테고.”

“그래도 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합니까….”

카일의 말에는 엘프를 한 마리밖에 잡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있었다.

“만약에 오지 않는다면...실험이 끝나는 대로 엘프를 자네에게 양도하겠네.”

“역시 후작님, 배포가 크십니다. 그렇다면 저도 안심입니다. 드디어 엘프 맛을 보겠군요.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꼴사나웠는데. 내가 그런 인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하."

알렉스 후작은 숲에서 쏟아지던 화살이 생각났다.

카일이 분을 못 이겨 달려들어도 봤지만, 귀신같이 도망갔다.

시간을 끌려는 수작이 너무 보였기에 추적도 하지 못했다.

실드로 화살을 막기만 하는 답답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제임스 말대로였다.

어린 엘프들과 격이 달랐다.

엘프 사냥 성공률이 왜 낮은지 알 거 같았다.

그래도 사냥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병사 몇이 죽긴 했지만, 결국 엘프를 잡았으니 싸게 먹혔다.

"아마도 우리가 도시를 벗어나야 오겠지요?"

“머리라는 게 있다면 그렇겠지."

“친구라도 더 끌고 오면 좋겠는데….”

*

*

*

“그러면 더할 나위 없겠군. 당하기만 했더니 준비된 마법사가 어떤 존재인지 엘프들에게 톡톡히 알려줄 생각이야."

여관에서 쉬면서 엘프 사냥꾼들의 동태를 파악했다.

내가 하지는 않았고 루나와 아일라가 그동안 열심히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다.

정보를 수집하는 그녀들의 얼굴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졌다.

후작과 백작.

높으신 분들이 행차했다.

웬 사냥꾼들이 통일된 복장을 하고 있나 했더니 크라우 가문의 기사들과 사병들이었다.

크라우가는 지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귀족 가문이었다.

그 가문의 차남인 카일 백작은 소드 마스터다.

그리고 7서클 마법사인 알렉스 후작과 그 제자들.

둘 다 영지가 없는 능력으로 받은 단순 작위였다.

하나둘 들어오는 정보가 썩 좋은 소식은 아니었으니 그녀들의 얼굴에 그늘이 질 만했다.

그렇게 밖에서 정보수집차 돌아다니던 둘이 한 녹색 단발의 소녀를 데리고 들어왔다.

소녀의 귀에 뾰족한 귀를 감춰주는 익숙한 귀걸이가 보였다.

그녀도 엘프인 거 같았다.

"루나 님!! 아일라 님!! 왜 인간이 여기에?!"

소녀는 객실에 들어오자마자 나를 보고 분노를 드러냈다.

그 모습은 어딘가 익숙했다.

나와 처음 대면했을 때의 아일라의 모습과 비슷했다.

엘프들은 생각보다 다혈질이 많은 거 같았다.

이제 보니 이쪽이 정상이고 루나와 프리실라가 조금 별종이었던 건가?

“멤버... 이분은 인간이 아니에요."

소녀의 추궁에도 루나는 차분히 대꾸했다.

“그,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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