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커다란 불알주머니가 움찔움찔 떤다.
그녀들은 그것을 보고 그가 무엇을 하는지는 유추할 수 있었다.
“후우….”
나무 정령을 끌어안고 사정을 마친 사내가 후련한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가 일어서니 비로소 아름답다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완벽한 근육을 가진 사내의 거대한 몸과 대물이 온전히 드러났다.
사내가 그녀들보고 눈에 이채를 띠며 다가왔다.
두 엘프는 떨리는 눈동자로 다가오는 사내를 바라보고 있었다.
*
*
*
“이, 이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 목소리였다.
숲의 미녀들은 말을 하지 못한다.
‘외부인인가?’
일단 하던 행위는 마무리하고.
숲의 미녀 안에 정액을 쏟아내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나무 공동의 입구를 바라봤다.
이곳에는 어울리지 않게 옷을 입고 있는 여자 둘이 서 있었다.
뾰족한 귀….
‘엘픈가?’
아름다운 청발과 은발을 가진 엘프로 추정되는 이들이었다.
물건을 덜렁이며 그녀들에게 다가갔다.
두 엘프는 벌거벗은 채 다가가는 내게 움찔했지만 물러서지는 않았다.
“무슨 일이지?”
여자들은 눈에 띄게 긴장하고 있었다.
“아일라.....도, 동료를 찾아왔어요.”
“동료?”
이곳에 있는 엘프라고는 하나밖에 없다.
미친년처럼 나를 죽이려고 하던 그 말이 통하지 않는 야만 엘프를 말하는 거 같았다.
다른 엘프들도 미친년이 아닐까 조금 걱정했는데 야만 엘프와 달리 이 여자 엘프들은 말이 통하는 거 같았다.
야만 엘프는 이미 안을 만큼 안았다.
이제 큰 관심은 없었다.
별미 느낌이었지.
냉정하게 따지면 숲의 미녀들이 압도적으로 섹스를 위한 육체 스펙이 좋았다.
“그냥은 안 되지.”
“그, 그냥 말입니까.”
내 말에 그녀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돼.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혹시 어비스 침식 미궁이라는 곳을 알고 있나?”
“어, 어비스 침식 미궁?”
“그래.”
“처음 듣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건가? 아니면 모르는 건가….”
“모르는 겁니다. 저희는 바깥과 교류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흠...그러면 인간이 많이 있는 곳은 알고 있나?”
내 인간이라는 말에 그녀들의 얼굴에 미세한 혐오감이 떠오른다. 반응을 보면 역시 인간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은 거 같았다.
“이, 인간 말인가요. 인간은 왜….”
“왜긴 너희들이 모르니까 인간 놈들한테 물어봐야지.”
“그, 그렇군요. 인간은 이 숲을 벗어나면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숲을 벗어나는 곳까지 안내해주면 그 엘프를 돌려주지….”
그녀들의 말을 들어보면 숲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았다.
굳이 안내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야만 엘프가 아닌 정상적인 엘프를 관찰할 좋은 기회다.
예쁜 엘프라면 잠시 동행할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아, 알았어요. 안내뿐이라면….”
그녀의 승낙을 받았으니 나도 약속을 지킬 차례다.
“잠깐 기다려.”
나무 공동안에 널브러진 여자들 사이에서 그 개념 없는 야만 엘프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 어디쯤이었던 거 같은데….”
뒤엉켜 있는 여체들 사이에서 엉덩이나 가슴을 들추며 주섬주섬 야만 엘프를 찾았다.
“찾았군.”
야만 엘프의 발목을 잡아 들어 올렸다.
벌거벗은 금발의 엘프가 뒤엉켜 있던 여체들 속에서 뽑혀 나왔다.
반쯤 벌리고 있는 입.
그 사이로 삐져나온 축 늘어진 혀.
정신줄을 놓은 그녀의 눈자위는 반쯤 뒤집혀 위로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발목을 잡혀 거꾸로 힘없이 매달려 벌어진 사타구니에서는 하얀 액체가 스멀스멀 흘러나왔다.
그녀의 처참한 모습을 본 두 엘프가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뻐끔거리며 아연실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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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도대체 무슨 짓을!!”
그녀들의 얼굴에 분노가 서렸다.
슬쩍 내가 들고 있는 금발 엘프를 바라봤다.
꼴사나운 모습으로 내 손에 매달려있는 모습이 확실히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었다.
“죽진 않았으니까 그렇게 놀라지 않아도 돼. 오히려 전보다 더 건강해졌을걸.”
그런 내 해명에도 그녀들의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풀리지 않았다.
“크흠. 너무 좋아서 이런 거니까….”
“........”
막무가내로 나에게 달려드는 무개념 엘프를 살려둔 것만 해도 나는 충분히 자비를 베풀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만족을 못 하는 그녀들의 적대 어린 표정은 슬슬 내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이 미친 엘프는 별 이유 없이 내 목숨을 노렸다. 그녀를 죽이는 게 더 나았다고 생각하나?”
“그, 그건!!”
“루, 루나. 진정해요.....죄, 죄송합니다.”
발작하려는 은발 엘프를 청발의 엘프가 말리며 사과했다.
좋게 좋게 대해주면 왜 못 알아먹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탐탁지 않았지만, 얼굴은 예쁘니까 용서해 주기로 했다.
그녀들은 내가 건네준 무개념 금발 엘프를 조심스레 안아 들었다.
“나는 여기 있을 테니까 준비가 되면 찾아오도록.”
“아, 알겠습니다.”
지금의 적대적인 태도를 보면 그녀들이 약속을 지킬지 지키지 않을지는 모른다.
뭐....지키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들이 싫다고 하는데 굳이 끌고 다닐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굳이 그녀들을 찾아서 응징할 생각도 아니었다. 이제 거의 숲의 끝에 다다랐다는 정보만으로 충분했다.
그녀들에게 안내를 요구한 건 그냥 미녀와 함께하고 싶은 수컷의 본능이다.
그녀들이 떠나고 연두가 그 부드러운 몸으로 내 품에 안겨 왔다.
‘일단...그녀들이 올 때까지.....조금만 더 즐겨도 되겠지….’
*
*
*
프리실라와 루나는 아일라를 구출해 빠르게 고대 정령의 숲을 벗어났다.
처음에 사내가 정령들 사이에서 아일라를 꺼냈을 때는 그녀가 죽은 줄만 알았다.
프리실라는 그 처참한 아일라의 모습에 화가 났지만, 정령술이 먹통인 그곳에서 그 사내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설사 정령술이 가능하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사내가 아니었다. 게다가 나무의 정령들도 그에게 호의적이다.
그곳에서는 살아있는 아일라를 데리고 빠져나오는 것이 최선이었다.
“프리실라 님. 그 사내는 도대체 정체가 뭐였을까요? 생긴 건 인간처럼 생겼는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돌아가서 고문서를 찾아봐야겠어요.”
두 엘프의 얼굴은 동료를 구했다는 기쁨보다는 그 괴이한 거구의 사내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우리에게 큰 적대감은 없어 보였는데.....아일라는 어쩌다 그 사내와 싸우게 된 걸까요.”
프리실라가 루나에게 물었다.
“제가 본 전투 흔적과 사내의 말을 들어보면 아마도 그의 말이 맞지 않을까 생각돼요. 하아...그렇다고 해도 아일라를 이렇게….”
루나는 자기 등에 업혀있는 아일라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마...아일라가 그를 인간으로 착각하고 죽이려 한 것은….”
“그랬을 가능성이 커요. 외관상으로 그는 거의 인간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에게 제압당해….”
별 이유 없이 목숨을 노렸다는 그 사내의 말이 사실이라면 아일라는 그 사내에게 죽었어도 할 말이 없었다.
하물며 그녀보다 월등히 강한 사내다.
살아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하아....아일라가 인간이라면 너무 물불 가리지 않아서 경비대에서 뺐는데....이런 사태가 일어날 줄은 몰랐네요.”
“프리실라 님 잘못이 아니에요.”
“음.....서, 설마….”
“그의 정체를 알아내셨나요? 뭔가 단서가 있나요?”
“인간과 비슷하지만, 인간과는 궤를 달리하는 존재....혹시.....드래곤….”
“드, 드래곤이요? 그건 인간들이 지어낸 이야기 아닌가요?”
인간들은 이야기를 지어내기 좋아한다.
엘프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던가.
엘프의 피를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던가.
그중에 드래곤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마법의 조종이라거나.
생사가 불분명한 오래된 영웅이 폴리모프를 한 드래곤이였다는 이야기도 그중 하나였다.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고문서에 존재한다.
엘프의 고문서에도 드래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프리실라는 꽤 흥미로운 이야기였기에 고문서에서 본 드래곤에 대한 내용을 기억하고 있었다.
인간들이 말하는 마법의 조종인지는 모르겠지만 초월적인 존재였던 것은 확실했던 거 같다. 그리고 인간들의 이야기와 비슷한 유희라는 것을 했다는 이야기도 실려있었다.
그렇기에 인간들에게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 거다.
그녀들도 꽤 오랜 세월을 살았지만, 드래곤은 본적도 없고 말 그대로 전설 속의 존재일 뿐이다.
‘고문서에 있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인간처럼 보이는 외모.
도저히 그 힘을 가늠할 수 없는 존재.
프리실라가 그에게서 받는 느낌은 도저히 인간이라고 볼 수 없었다. 그녀는 정령을 다루기에 그의 이질적인 느낌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프리실라는 대부분의 지성 종족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그와 같은 느낌을 준 존재는 없었다.
“엘프들의 고문서에도 드래곤이 인간의 모습으로 유희를 했다는 이야기는 실려있어요.”
“그, 그럼….”
“물론, 그가 드래곤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어디까지 가능성의 이야기죠. 좀 더 조사해볼 필요가 있어요.”
*
*
*
아일라는 정신을 차렸다.
-끔뻑. 끔뻑.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그녀는 주변을 둘러봤다.
익숙한 실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트리아에 있는 자신의 침실이었다.
‘꿈?’
인간 사내에게 잡혀 더럽혀지고….
고대 정령의 숲으로 끌려갔다.
그다음부터는 도대체 현실성이 없었다.
고대 정령의 숲이 어떤 곳인지 아일라도 잘 알고 있다.
“고대 나무의 정령이여!! 왜 인간에게!!”
아일라는 정령들에게 호소했지만 어처구니없게도 호소는커녕 그녀들과 사이좋게 뒤엉켜 인간 사내에게 정신없이 범해졌다.
중간에 정신을 잃었지만.
정신을 차리면 범해지고, 그렇게 혼절을 반복해가며 셀 수 없이 범해졌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자신의 침실이라니….
게다가 그렇게 무자비하게 범해졌다고 하기에는 몸에 활력이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