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신혜선의 가냘픈 몸은 내 거대한 체구 밑에 깔려 있었다.
“하앙! 아앙!”
그녀의 입에선 연신 쾌락이 섞인 신음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잘 빠진 그 하얀 다리는 내 허리에 단단히 감겨 있었다.
내 엉덩이가 위아래로 연신 움직일 때마다, 그녀의 거친 숨소리와 신음은 높아져만 갔다.
“흐아앙!! 하악하악.”
한껏 벌어진 그녀의 입에 내 혀를 집어넣자 게걸스럽게 빨아댄다.
-츄릅. 츕. 쯉.
키스하며 귀두로 연신 그녀의 자궁 입구를 두드렸다.
-푸적. 푸적.
내 거칠게 흔들리는 허리에 방안에 질펀한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대낮부터 남자를 방으로 끌어들이다니.”
“하응! 하악! 워, 원래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아닌 것 치고는 밑에서 찻물이 줄줄 나오던데….”
“그, 그건.....하응..모, 몰라요.”
허리의 움직임이 점점 격해지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아아아악!!”
“나온다.”
“아, 안에는.....안돼는데….”
그녀는 말만 그렇게 할 뿐 내 허리에 감은 다리를 풀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더 조여왔다.
그런 신혜선의 풍만한 엉덩이를 움켜쥐고, 깊은 곳에 거침없이 찐득한 정액을 뿌려댔다.
“하아악!! 아, 안 되는데!!”
입으로는 안 된다면서 자지를 감싸고 있는 질이 열심히 정액을 쥐어짜 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쾌감 섞인 한숨이 새어 나왔다.
“후우….”
그렇게 한동안 서로를 끌어안고 오르가즘의 여운을 즐겼다.
“하아. 하아….”
고양되어 있던 흥분이 적당히 가라앉자, 그녀의 옆에 몸을 뉘었다.
신혜선이 옆에 누운 나를 자연스레 끌어안았다.
그리고 부드러운 손으로 내 탄탄한 가슴을 쓸었다.
그런 그녀에게 팔베개를 해줬다.
그녀의 얼굴에는 나른하면서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라있었다.
알몸으로 서로 나란히 누워 가벼운 스킨쉽을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신혜선과 이야기하면서 재밌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길드에서 내 서포터를 하기 위해 경쟁이 꽤 치열했다는 이야기.
그리고….
“길드에서 그런 얘길 했다고?”
“네, 운호 님을 모실 때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고….”
“그런데 못 참고 날 유혹했군.”
기특한 생각을 한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그...그건....하응.”
“설마…. 이곳에 있는 여직원들 전부?!”
“아, 아마도요?”
허...내가 아주 큰 실수를 했군.
갑자기 화가 났다.
나는 그동안 제주도에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곽상현 이놈이 눈치 없게 그런 건 직접적으로 이야기해 줘야지.
내 마음속 높게 올라가 있던 곽상현에 대한 평가가 조금 떨어졌다.
*
*
*
이만수는 오주연과의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엔 당연히 그녀가 꽃뱀이 아닌가도 의심했다.
하지만 그녀와 만남을 지속하며 그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그저 순수한? 관계를 이어가길 바랄 뿐이었다.
그저 반했다고 했다.
그것 때문에 술집도 그만뒀단다.
오주연에 대한 의심은 만남을 거듭할수록 점점 희미해져 이젠 남아있지 않았다.
이만수는 자신에게 헌신적으로 봉사? 해주는 오주연에게 끌릴 수밖에 없었다.
“허억!! 주연아 나, 나온다!!”
자지에서 오는 견딜 수 없는 쾌감에 그녀의 입안에 정액을 토해냈다.
-울컥. 울컥.
-꿀꺽. 꿀꺽.
이만수는 정액을 거리낌 없이 삼키는 오주연의 모습이 그렇게 이뻐 보일 수가 없었다.
“하아. 하아.”
늦은 나이 알게 된 섹스의 즐거움.
그녀는 늪과 같았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오주연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한 발 빼고 나니, 기분 좋은 나른함이 느껴졌다.
오주연이 애교 섞인 미소와 함께 안겨 왔다.
살갗에 그녀의 매끈한 여체가 여실히 느껴졌다.
“오빠~”
이만수는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오주연의 귀 간지러운 오빠 소리가 싫지만은 않았다.
“응?”
“저기....나 할 말이 있는데….”
그녀가 왠지 눈치를 본다.
“할 말? 주연이 뭐 가지고 싶은 거라도 있어?”
이만수는 그녀답지 않게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귀여워 흐뭇하게 웃으며 물었다.
그동안 그녀에게 받기만 했을 뿐, 뭐 하나 해준 게 없었다.
이참에 여자들이 좋아한다는 명품 가방이라도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가지고 싶은 건 없고.....오빠한테 나 이미 좋은 선물을 받은 거 같은데?”
“........내가? 언제?”
오주연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배를 쓰다듬는다.
이만수는 그녀의 그 행위에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불안감을 느꼈다.
이어서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는 게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오빠..나 임신했어….”
“뭐!?”
이만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에 이만수는 손발이 벌벌 떨렸다.
이만수의 극적인 그 반응에 오주연의 표정이 시무룩해졌다.
“오빠, 화났어? 나 지울까? 오빠, 아긴데....귀찮게 안 할게....나 혼자 키워도 되니까 낳으면 안 될까.”
“주연아.....그게...아, 아니.....너, 너무 노, 놀라서….”
사채 때문에 쪼들렸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하늘이 노래진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 거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만수는 차마 자신의 아이를 지우라고 할 만큼 모진 성격이 아니었다.
“진짜? 나, 낳아도 될까?”
“억! 그.....어.....어….”
“오빠 고마워 잘 키울게. 헤헤. 이름 뭐로 짓지?”
아직 부르지도 않은 배를 쓰다듬는 천진난만한 오주연.
이만수는 그저 넋이 빠진 표정으로 그녀가 쓰다듬는 매끈한 배를 바라볼 뿐이었다.
*
*
*
긴가민가했던 게 현실이 됐다.
오주연은 스마트폰 요정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요정은 약속을 지켰다.
그녀를 그 지옥에서 꺼내줬다.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에게 잘살라고 하던 사장의 어색한 미소를 잊지 못했다.
요정은 오주연에게 생활비와 자그마한 아파트도 하나 구해줬다.
이만수와 1년 이상 사귄다면 거금과 함께 지금 사는 집도 준단다.
그 뒤는 그녀의 자유라고 했다.
그녀가 이만수와 관계를 1년만 유지하면 그 후에는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존중해주겠다는 요정.
오주연은 이제는 스마트폰 요정이 하늘에서 내려준 천사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사실 악마라도 상관없었다.
그다음부터는 그녀가 더 적극적이었다.
반했다고 하며 그에게 들러붙었다.
처음에는 의심하던 이만수도 헌신적으로 대쉬하는 오주연의 모습에 마음을 열었다.
“오빠 나 안전 일이니까.”
당연히 안전 일이 아니었다.
스마트폰 요정도 거기까지는 바라지 않은 거 같았다.
하지만 오주연은 이만수와 떨어지면 이 생활도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와 끊어질 수 없는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었다.
그 정도로 절실했다.
오주연의 생각을 듣고 요정은 성공한다면, 양육비 지원까지 해준다고 했다.
물론, 처음에는 임신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
이만수가 비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생각도 하지 않았겠지만, 그는 생각보다 괜찮은 인간이었다.
얼굴도 괜찮았고 자주 만나다 보니 그의 순진한 모습이 마음에 들기도 했다.
오주연은 이만수에게서 가끔은 기억도 희미한 아빠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밤일이 시원찮았지만 그건 상관이 없었다.
섹스에 관해서는 자신도 이미 질릴 만큼 질렸으니.
느껴 본 적은 없지만 섹스할 때 남자를 만족시켜주는 연기는 가게에서부터 숙달이 되어있었다.
그 덕에 그를 유혹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으니, 아이러니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이만수는 좋은 사람이었다.
자신이 임신한다 해도 버리지 않을 만큼.
*
*
*
김경숙은 남편의 셔츠에서 립스틱 자국을 발견했다.
남편이 사업상의 접대로 술집을 가는 건 알고 있었다.
립스틱 자국이 나 있는 것을 본 적도 당연히 있다.
하지만 그건 겉옷의 이야기다.
셔츠에서는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 위치가 이상했다.
‘등?’
너무 노골적이었다.
마치 자신에게 보여주려고 한 듯한 선명한 립스틱 자국.
여자의 직감이 이건 그저 접대로 생긴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왔다.
‘물어볼까?’
왠지 꺼려졌다.
예전에는 겉옷에 묻은 립스틱을 장난스럽게 묻기도 했다.
그걸로 남편의 곤란스러워하는 얼굴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일은 한번이 아니고 지속해서 일어났다.
김경숙은 결국 고민 끝에 흥신소에 의뢰했다.
그리고 자신의 예상은 맞았다.
남편과 여자가 다정하게 데이트하는 장면이나 모텔에서 나오는 장면이 찍힌 사진들을 받아볼 수 있었다.
같은 여자였다.
결정적인 건 아침에 낯선 아파트에서 다정하게 그 여자와 있는 장면이었다.
마치 젊은 아내가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는듯한 모습.
그냥 한순간의 일시적인 외도가 아니란 이야기였다.
날짜도 외박한 날짜와 맞아떨어졌다.
‘두, 두 집 살림….’
김경숙은 멍했다.
그렇게 충격을 받지 않았다.
남편의 외도사실을 알았지만, 화가 난다기보다 안도가 먼저 됐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가슴속에 죄책감이라는 큰 돌이 하나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박운호가 생각이 났다.
하지만 이미 자신이 먼저 그와의 관계를 끊었다.
김경숙은 멍하니 자신도 모르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