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아저씨의 로그인 생활-97화 (97/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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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옥상은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파랬다.

다리를 굽히고 힘을 줘 그대로 그곳을 향해 뛰어올랐다.

-쿵.

몸이 위로 쏘아지며 순식간에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그 와중에 마력은 빠르게 내 몸을 휘감으며 검은 갑옷을 만들어냈다.

옷 다 날리고 홀딱 벗기 싫으면 해야 하는 일이었다.

“수니.”

인벤토리에서 B급 차원 균열 코어를 꺼냈다.

내 마력을 쓸 수도 있지만.

A급으로 예상되는 몬스터를 상대하러 가는 거다.

역시 마력 절약을 할 필요가 있었다.

내 생각을 읽은 수니가 코어를 이용해 등 뒤로 둥그런 검은 마력의 헤일로를 만들어냈다.

처음보다 빠르고 매끈하게 만들어내는 게 숙련도가 좀 올라간 모양이었다.

-웅. 웅.

코어에서 빨려 나온 어마어마한 마력이 헤일로의 중앙에 응축됐다.

순간 주변의 공기가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헤일로에서 그대로 마력을 분출했다.

폭발적인 순간의 가속.

평범한 인간이라면 견딜 수가 없는 압력이 몸에 가해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음속을 돌파하고 초음속으로 진입하며 생성되는 충격파.

그 충격파에 이어서 커다란 굉음이 터져 나왔다.

-콰앙!

소닉붐이었다.

-쉐엑!!!

맑고 푸른 하늘에 검은 선을 그리며 초음속으로 빠르게 하늘을 가로질렀다.

그 모습은 마치 검은색 로켓이나 미사일처럼 보이기도 할 거 같았다.

‘얼마나 걸리지?’

[부산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면 길어야 5분 정도로 예상됩니다.]

수니의 말을 듣고 지상을 바라봤다.

이미 인간을 초월한 육체는 지면을 기어가는 개미마저 찾아낼 수가 있었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하늘을 보고 손가락질하는 게 보였다.

생각보다 내가 잘 보이는 모양이었다.

‘여기서 속도를 더 올릴 수도 있나?’

[있습니다. 하지만 효율이 높지 않습니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주변의 풍경을 느끼며 순식간에 대한민국의 상공을 가로질러 부산으로 향했다.

수니의 말대로 얼마 안 가 이미 부산에 도착해 주변을 초토화하고 있는 거대한 검붉은 용의 동체가 보였다.

지금의 속도를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내 생각을 읽은 수니가 그대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가속하며 포물선을 그리며 그대로 놈을 향해 낙하했다.

대검을 꺼내 마력으로 검을 감쌌다.

몸에서 끓어오르는 마력이 흘러 들어가자 대검은 더욱더 커졌다.

마력으로 끝을 뾰족하게 만들고 그 끝을 앞세워 어마어마한 속도로 그대로 용을 향해 내리꽂혔다.

목표는 놈의 머리였다.

역시 A급 몬스터라고 빠르게 날아오는 나를 인식한 듯했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놈의 거대한 눈을 향해 돌진했다.

-쿵!

그 어마어마한 충격에 충격파가 퍼져나갔다.

-쩌엉!

그 충격파가 퍼져나가며 주변의 빌딩과 상점 건물들의 유리창이 깨져나가고 주변의 버려져 있던 자동차가 나뒹굴었다.

놈의 거대한 눈 한 치 앞에서 마력 방어에 막히는 듯 강한 저항을 느꼈다.

-쩌저적.

하지만 터무니없는 속도로 부딪힌 파괴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순간 마력 방어를 부서뜨리며 용의 거대한 왼쪽 눈에 그대로 꽂혔다.

-푸확!

눈이 터지면서 덩치만큼이나 상당량의 피가 튀었다.

-끄에엑!!

검붉은 용이 고통을 느낀 건지 괴성을 지른다.

충격을 받은 듯은 했지만, 역시나 A급이라고 일격에 죽이는 건 욕심이었나 보다.

예리한 감각이 나를 향해 짓쳐오는 공격을 경고했다.

재빠르게 검을 뽑고는 아래로 몸을 피했다.

용의 긴 촉수와 같은 꼬리가 내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대로 다시 마력으로 대검을 키워 그 두꺼운 다리를 향해 휘둘렀다.

-후웅!

-쾅!

제대로 들어갔지만 견고한 마력 방어에 잘리지는 않았다

처음의 그 파괴력을 낼 수는 없으니 결국 놈의 마력 방어를 깎아 본체에 피해를 줄 수 있을 만큼 약하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마력으로 키운 거검으로 검붉은 용의 공격을 피하며 연신 두들겼다.

놈이 브레스를 쏘아 댔지만 내 능력으로 그런 노골적인 공격을 맞는 게 이상했다.

블레스로 인한 폭발의 여파 정도는 온몸을 감싸고 있는 마력 갑옷이 가볍게 막아냈다.

-쾅! 쾅! 퍼엉!

한동안 놈의 공격을 피하며 어느 정도 두들겨주니 마력 방어가 약해지는 게 느껴졌다.

슬슬 마무리를 지을 때였다.

안 그래도 거대한 검이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력을 좀 더 세밀하게 제어해 절삭력을 높였다.

-부왕!

옆에 있는 건물 하나가 거검에 걸려 긁혀 박살이 났다.

내가 부수지 않았어도 어차피 이놈에 의해 부서졌을 건물이었을 거다. 그리고 이런걸 일일이 신경써가며 싸울수도 없었다.

거대한 검이 거침없이 놈의 굵은 왼쪽 다리에 틀어박혔다.

-퍼억!

하지만 거검은 용의 다리에 반쯤 박혀 들다 멈췄다.

자를 생각으로 휘둘렀는데 그래도 등급 때문인지 아니면 용이라 그런지 피부가 단단했다.

-크에엑!

놈이 고통의 괴성을 지르며 거대한 꼬리 공격을 해왔다.

피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대로 진각을 밟아 몸을 고정하고 마력으로 주먹을 키워 마주 내질렀다.

-쿠앙!

괴물의 꼬리가 그대로 다시 튕겨 나갔다.

그 거대한 꼬리를 맞받아쳤지만, 몸에 별다른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역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육체다.

터무니없이 마력을 쏟아부어 육체를 강화한 보람이 있었다.

‘출력을 더 높여야 하겠군.’

놈이 주춤거리는 걸 보고 한 차례 더 강하게 마력을 불어넣어 놈의 상처 입은 다리를 향해 다시 한번 거검을 휘둘렀다.

-스걱!

결국 그 굵은 다리가 잘렸다.

한쪽 다리를 잃은 그 거체가 기우뚱 기운다.

놈이 넘어지지 않으려는 듯 그 거대한 날개를 펄럭였다.

강한 광풍이 일었다.

그 바람에 나도 모르게 주춤거렸다. 그리고 놈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달아나려는 건가?’

보통 차원 균열에서 나온 침식체는 죽을 때까지 오로지 공격 일변도다.

저러는 모습을 보니 신선하긴 했다.

A급쯤 되면 생존본능이라도 있는 건가?

그렇다고 당연히 이대로 놓칠 수는 없었다.

발로 땅을 힘껏 박찼다.

-쿵!

몸이 빠르게 솟구쳐 올라 날아가려는 놈을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거대한 날개가 눈에 들어왔다.

마력으로 검을 크게 만들고 그대로 휘둘러 왼쪽 날개를 반쯤 잘라냈다.

-끄에엑!

날개가 잘리자 놈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땅으로 추락했다.

“후읍!”

그대로 용과 함께 떨어지며 거검을 힘껏 휘둘러 놈의 머리를 잘라냈다.

머리를 잃은 용이 어마어마한 피분수를 내뿜으며 바닥에 처박혔다.

-쿠웅!

막대한 양의 경험치가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보상은 역시 짜게 느껴졌다.

<레벨이 상승했습니다.>

【 운호 9레벨 】

<스킬포인트 1을 획득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와 드래곤의 싸움으로 주변은 초토화가 되어 있었다.

안타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핵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괴물을 이 정도 피해로 막은 거면 싸게 먹힌 거다.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고 챙길 건 챙겨야 했다.

‘마석은?’

[심장 쪽에 있습니다.]

생긴 게 용처럼 생겨서 그런지 마석도 귀찮게 심장 쪽에 있었다.

마력으로 검의 날을 세워 가슴을 가르고 마석을 꺼냈다.

마석은 생각보다 작았다.

B급 마석보다 오히려 작았다.

하지만 색깔은 좀 더 진하고 영롱했다.

A급 마석은 원래 이런 건가?

뭐 본적이 있어야 알지.

한나에게 연락했다.

“보고 있었지?”

어디 건지 몰라도 수십 대의 드론이 멀리서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는 열심히 중계하는 방송국 드론도 있을 거다.

“네? 네!”

“이거 사체 처리 좀 할 수 있겠어?”

진짜 드래곤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용처럼 생겼다.

피부도 단단해 보이는 게 상당한 돈이 될 거 같았다.

전에 B급 몬스터와는 상황이 다르다.

일단 능력을 드러내기로 했으니 챙길 건 챙겨야 했다.

“마, 맡겨주세요!”

대답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게 한나는 왠지 군기가 바짝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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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과한 데뷔무대이긴 했다.

그건 서울에서 부산까지 순식간에 하늘을 가르고 지나가 거대한 용에게 부딪치는 검은 유성과도 같이 보였다.

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촬영된 화면을 보니 생각보다 상당히 화려하게 저질러버렸다.

기가 막히게 편집한 영상이라서 그럴지도 몰랐다.

문제는 텔레비전 채널뿐만 아니라 너튜브 전체가 내 얘기로 도배가 되어버렸다는 거다.

한국은 지금 나로 인해 국뽕치사량이 한계에 치달아 있었다.

거제도와 부산이 초토화된 게 어느 정도 묻힐 정도였다.

제주도의 공략은 일단 중단이 된 상태였다.

전멸한 줄 알았던 제주도 쪽은 의외로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사태에 책임은 회피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내가 아니었으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뻔했으니 당연했다.

나도 갑옷으로 전신을 감싸 얼굴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정체를 특정하는 게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다.

애초에 한국에 2미터가 넘는 거구의 각성자가 그렇게 흔치는 않을 테고.

무엇보다 한나를 시켜서 사체를 챙겼으니 정체를 특정하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게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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