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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아저씨의 로그인 생활-88화 (88/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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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은 흑랑 놈이 주로 했다.

중급 괴물 개 놈들은 나를 포위만 한 상태에서 확실한 타이밍이 아니면 공격을 하지 않았다.

내 신경을 분산시키려는 수작이겠지만,

나도 수니가 있느니 문제는 없었다.

「낭군님, 진입합니다.」

설화의 통신과 함께 천부문이 공격을 시작했다.

“지아는 최대한 무리하지 말고 몸조심해. 설화하고 너무 떨어지지 말고.”

「아, 알았어요.」

「지아 님은 천부문이 목숨을 걸고 지키겠습니다.」

내 걱정이 뭔지를 알고 있는 설화가 안심하라는 듯 말했다.

지아를 이 사냥에 포함할까 말까는 상당히 망설였다.

그녀의 염력은 공격력이 약할지 몰라도 몬스터의 움직임을 막아주는 속박은 상당히 유용한 스킬이다.

지아가 거부했다면 나도 강요할 생각은 없었지만, 예상외로 그녀는 꽤 적극적이었다.

천부문은 흑랑이 없더라도 수적으로 열세다.

지아가 지원을 조금만 해줘도 상당히 숨통이 트일 테니 결국 참여시켰다.

그녀가 직접 싸우는 것도 아니고 슈트도 있으니, 그냥 처박아 두기에는 아까운 인재이긴 했다.

이제 놈은 어떤 선택을 할까.

중급 괴물 놈들과 합공을 유지한다고 해도 나는 문제가 없었다.

하급 괴물 개들만으로는 천부문을 상대할 수 없다.

이대로 둔다면 하급 괴물 개들은 천부문의 공격에 순식간에 갈려 나갈 거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놈의 눈이 슬쩍 천부문 쪽으로 돌아간다.

-크엉!

흑랑이 짖자 나를 에워싸고 있던 중급 괴물 개들이 일제히 천부문 무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천부문 덕에 결국 녀석과 일대일 상황이 만들어졌다.

-크르릉.

흑랑 놈은 뭐가 맘에 들지 않는지, 내게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렸다.

그때 놈 앞발의 양옆으로 뭔가가 튀어나오며 커지기 시작했다.

‘........뼈?’

거대한 칼을 앞발에 하나씩 역수로 쥐고 있는 모양새였다.

“이게...뭔….”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천부문 놈들하고 싸우면서 검법이라도 익혔나?

-컹!

놈이 자리를 박차고 내게 뛰어들었다.

‘이 새끼 빠르다!!’

그리고 짓쳐오는 놈의 거대한 뼈 칼에는 은은한 검기가 맺혀있었다.

놈의 뼈 칼과 내 대검이 맞부딪쳤다.

-쾅!!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세상 망해가는 소리가 들렸다.

개새끼가 검기도 쓰고, 말세는 말세인 모양이었다.

놈은 앞발 양쪽에 솟아난 뼈칼 뿐만 아니라 이빨도 이용해 빠르게 공격해 들어왔다.

-쾅. 쾅.

서로 빠르게 공수를 교환했다.

개새끼라 그런지.

스피드도 그렇고 티라노 몬스터 놈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훨씬 강했다.

피지컬은 비슷했지만,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활용 능력이 남달랐다.

그렇다고 쫄리는 건 아니다.

문제는 영악한 놈이라 싸움이 꽤 길어질 거 같다는 거다.

시간은 나의 편이었지만,

천부문의 편은 아니다.

싸우면서 천부문 쪽을 슬쩍 보니 아직까진 잘 싸우고 있었다.

지아도 잘하는 거 같고.

‘내가 싸우는 동안 버틸 수 있으려나….’

천부문이 뚫리면 채원이랑 아이들도 위험하다.

나와 싸우던 흑랑 놈의 눈빛이 변했다.

놈도 자신의 뼈칼이 나름대로 회심의 공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잘 통하지 않자 내가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낀 거 같았다.

갑자기 흑랑 놈이 공격적인 모습에서 수세적인 모습을 보였다.

“니미….”

내가 천부문 쪽을 신경 쓰고 있다는 걸 눈치챈 거 같았다.

‘새끼가 눈치는 빨라서는’

그리고 나와 거리를 벌리더니 놈이 갑자기 하울링을 한다.

-아우우~!

왠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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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원은 아파트의 옥상에서 전장을 보고 있었다.

-펑! 쿵! 쿵!

운호와 괴물이 싸우는 묵직한 폭음은 이곳까지 울려 퍼졌다.

주위에는 채원 말고도 동생과 하나 그리고 많은 천부문의 사람들이 올라와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도하는 아줌마도 보였다.

‘가족이라도 싸우고 있는 걸까.’

채원은 도움이 되지 않는 자신이 슈트를 입고 있는 게 조금 민망했지만, 운호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말고 입고 있으라고 했다.

대신이라고 하긴 뭐 했지만,

괴물의 감지 범위를 최대한 높이고 전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운호가 빈집털이를 조심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거검을 들고 거대한 괴물 늑대와 싸우는 그의 모습은 신화 속의 한 장면 같았다.

-쿵. 쿵.

운호의 거검과 거대한 늑대가 부딪칠 때마다 나오는 둔중한 폭음.

채원은 운호의 능력이 특별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저 전장에는 설화와 지아 언니도 있었다.

“하아….”

채원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그녀는 좀비 한 마리에도 벌벌 떨던 이지아마저, 저 밑에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를 무력감을 느꼈다.

“땅 꺼지겠다.”

한수지였다.

그녀는 혹시 모를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남아있었다.

“언니….”

“뭐.....나도 그 마음 이해 안 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저게 말이 되냐….”

한수지도 운호의 터무니없는 전투 능력을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된 느낌이었다.

저 터무니없는 괴물을 상대로 운호는 밀리기는커녕 약간 우세한 느낌조차 들었다.

한동안 운호와 싸우던 흑랑이라는 거대 늑대가 갑자기 거리를 벌리더니 갑자기 하울링을 했다.

-아우우~!

그리고 채원은 슈트에서 듣지 않았으면 하는 소리를 들었다.

[몬스터 감지.]

슈트 음성 인공지능이 건조한 목소리로 경고를 해왔다.

“아, 아저씨! 중급 괴물 한 마리하고 하급 여덟 마리가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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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저씨! 중급 괴물 한 마리하고 하급 여덟 마리가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채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통신으로 들려왔다.

‘이 새끼.....병력을 숨겨놨었군.’

저 가죽을 벗겨보면 사람이라도 기어 나오는 거 아닌가 싶어질 정도였다.

흑랑 놈의 표정은 의기양양하게 보였다.

놈은 하울링을 한 이후부터는 내 눈치를 보며 공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시간을 끌고 있었다.

지원 병력의 방향을 보니 천부문 무인들과 괴물 개 무리가 한창 싸우는 쪽이었다.

네 동료가 다 죽을 수도 있는데 어쩔 거냐고 묻는 거 같기도 했다.

‘빨리 처리하고 싶어도.....이놈이 도망가면 잡을 수 있나?’

잡으려면 압도적으로 빨라야 한다.

네발 달린 짐승이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내가 놈이 부른 지원 병력을 처리하러 가면 놈은 분명히 천부문 쪽으로 달려들게 뻔했다.

“수니야 뭐 방법 없냐.”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아 수니에게 물어봤다.

최악의 순간엔 천부문 인간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아이들을 챙겨야 했다.

[로켓입니다.]

‘로켓?’

[주인님. B등급 코어를 꺼내주십시오.]

‘B, B급 코어?!’

수니의 말에 나는 흠칫했다.

[주인님은 상급 침식체 몬스터를 적당히 상대하시며, 제가 하는 지시를 들어 주시면 됩니다.]

‘B급 코어를 이렇게 태우는 건가?’

세계에 아직 얼마 없는 B등급 차원 균열 코어다.

가격은 어마어마했다.

충전은 가능하겠지만 그것도 무한이 아니니 조금 아깝기는 했다.

[주인님의 마력을 사용한다면 심한 소모가 예상되니, 코어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아직 흑랑 놈을 처리한 것도 아닌데 내 마력을 뽑아 쓸 순 없었다.

‘그, 그래. 까짓거 플렉스 한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아낄 때는 아니었지만 속이 쓰렸다.

인벤토리에서 B급 균열 코어를 꺼냈다.

수니가 마력 간섭으로 코어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우웅.

내 등 뒤로 검은 마력의 원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검은 마력의 헤일로에 코어에서 뽑혀 나온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흑랑 놈이 내가 뭔가를 하는 게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달려들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하는 게 아니었다.

일을 하는 건 수니였다.

놈을 상대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등 뒤에서 어마어마한 마력의 응축을 느꼈다.

터지기라도 할까 봐 조금 쫄렸다.

‘이, 이거 괜찮은 거 맞지?’

[마력 갑옷도 있고, 주인님이시라면 큰 충격은 없을 겁니다.]

‘있긴 있다는 거군.’

중급 괴물 개 무리가 천부문 무인들 쪽으로 거의 접근하고 있었다.

천부문 무인들의 동요가 여기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상대할 인간은 전부 다 중급 괴물 개들에게 발이 묶여있으니.

‘빠, 빨리해야 할 거 같은데.’

[시간은 충분합니다.]

수니의 말은 여유로웠다.

‘애초에 얘가 급한 적이 있었나?’

내가 위험할 때 빼곤 없었던 거 같다.

[지금입니다. 몸을 돌려주십시오.]

흑랑 놈에게 등을 보이라는 거다.

전투 중에 상대에게 등을 보이는 건 위험한 행위였지만, 수니의 말을 믿고 몸을 돌렸다.

[궤도를 설정합니다.]

수니가 내 눈앞에 예상 궤도를 표시해 줬다.

지금 달려오고 있는 중급 괴물 개의 속도를 계산해 만나는 랑데부 지점을 표시한 듯싶었다.

등 뒤로 덮쳐오는 흑랑 놈의 공격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콰앙!!!

마력의 헤일로에서 어마어마한 폭발이 터져 나왔다.

얼마나 큰 충격인지 그 충격파에 흑랑 놈이 멀리 튕겨 나가 뒹굴었다.

그리고 나도 순식간에 앞으로 튀어 나갔다.

미칠듯한 가속에 순간적으로 어마어마한 압박이 몸에 가해졌다.

내 강인한 육체가 아니었으면 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수니의 말처럼 나는 로켓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그 경로에 있던 하급 괴물 개들이 내 몸과 부딪치며 터져나갔다.

<하급 침식체 처치: 4 / 10 >

<하급 침식체 처치: 6 / 10 >

<하급 침식체 처치: 9 / 10 >

<스킬포인트 1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가 갱신됩니다.>

<하급 침식체 처치: 1 / 10 >

마력 갑옷과 튼튼한 육체로 그걸 문제없이 버텨냈다.

그리고 순식간에 천부문 무인들을 덮쳐가는 중급 괴물 개에 가까워졌다.

대검을 세우고 그대로 돌진했다.

마력이 검을 감싸며 끝에 날카롭게 날이 섰다.

‘일격에 죽인다.’

어떻게 반응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접근한 내게 놀란 놈의 눈이 커지는 게 보였다.

-콰직!

눈 깜짝할 사이에 놈을 꿰뚫으며 지나쳤다.

중급 괴물 개의 몸이 터져나가며 피보라가 몰아쳤다.

나도 내 검으로 분쇄를 한 건지 몸으로 한 건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중급 침식체를 처리했습니다.>

<스킬포인트 1을 획득했습니다.>

<퀘스트를 갱신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땅에 처박혔다.

-쿵! 드드드득!

내가 처박힌 땅에 굵고 깊은 고랑이 생기며 커다란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 속에서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뻐근했다.

내가 아니었으면 온몸의 뼈가 작살나고 뭉개져 피떡이 됐을 거다.

[죄송합니다. 중급 침식체의 내구성을 계산하지 못해 방향 조절에 실패했습니다.]

수니는 조금 풀이 죽어있었다.

‘그, 그래?’

수니의 귀여운? 실수는 잘 풀렸으니 상관이 없었다.

어영부영 육체 강화를 위한 스킬포인트가 다 모였다.

이제 흑랑 놈에게 세상의 쓴맛을 보여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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