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아저씨의 로그인 생활-74화 (7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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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여섯이 침입했습니다.]

수니의 경고에 눈을 떴다.

은은한 달빛이 실내를 비추고 있었다.

‘누구지?’

이 근처의 인간들이라면 천부문밖에 없다.

하지만 천부문이었다면 이런 밤늦게 찾아올 이유가 없다.

‘천부문은 아닐 테고….’

어디서 흘러들어온 인간이나 약탈자라는 놈들인가?

각성자가 여섯.

등급은 높지 않았다.

원래 세계로 치면 C급 하나와 그에 좀 모자란 놈들이었다.

이쪽 세계에서는 그래도 상당한 전력이다.

내 위에 엎어져 자는 지아의 통통한 엉덩이를 두드려 깨웠다.

“으응?? 오빠?”

자다 깬 지아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드는 게 꽤 귀여워 보였다.

“습격이다.”

“스, 습격이요?”

지아가 화들짝 놀라 내 가슴을 짚고 몸을 일으키자 그녀의 예쁜 가슴이 멋지게 흔들린다.

그 끝에 매달려 움직이는 분홍색 돌기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쏠린다.

“아흐응….”

지아는 안에 아직 단단히 박혀있던 내 물건을 느끼고는 작은 신음을 토해냈다.

“내가 가볼 테니까 아이들 방에 가서 함께 있어.”

“도, 도와 드리지 않아도….”

“채원이랑 수지하고 같이 아이들을 지켜.”

놈들을 아이들이 있는 곳까지 보낼 생각은 없었지만 사람 일은 모르니 적당한 긴장은 하는 게 좋았다.

“알겠어요. 조심하세요.”

지아는 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서둘러 옷을 입은 후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나는 침실을 나서 정적에 휩싸인 복도를 걸었다.

벌거벗은 몸을 마력이 휘감으며 심플한 검은색 슈트를 만들어 낸다.

달빛이 상당히 밝아 시야 확보에는 문제가 없었다.

나야 그런 것에 구애받지는 않았지만, 침입자 입장에서는 꽤 좋은 환경이지 않을까 싶었다.

위치는 마력 감지를 통해 파악하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니.

복도에서 슬금슬금 움직이며 1층을 수색하던 놈들을 볼 수 있었다.

어디서 굴러다니다 흘러들어온 놈들 일 줄 알았는데 내 예상을 벗어나 천부문 놈들이었다.

‘이런 짓을 할 놈들은 아니라고 봤는데 말이지.’

정체를 숨길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너무나 당당하게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왔다.

무리를 이끄는 놈의 얼굴이 익숙해 보였다.

전에 나한테 처맞은 백설화의 사형 천수호라는 놈이었다.

나를 발견한 놈들이 흠칫하더니 발걸음을 멈췄다.

“뭐.....안부 인사를 하러 온 건 아닌 거 같고….”

“찾으러 다니는 수고가 덜었군.”

천수호의 날 바라보는 눈은 증오와 살기로 번들거렸다.

이놈이 왜 날 이렇게 보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의지는 또렷하게 전해졌다.

“날 죽이러 왔군.”

“.........”

놈은 침묵으로 대답했다.

“문주 노인네의 지시인가?”

“아니다!! 사부님을 모욕하지 마라!! 그러실 분이 아니다!!”

발작하는 걸 보니 천부문주 노인네의 명령으로 온 건 아닌 거 같았다.

그렇다면 독단이라는 이야긴데.

‘아니, 설마 그거 두들겨 맞았다고 복수하러 온 건가?’

쪼잔한 놈이었다.

자비를 베풀어 줬더니 은혜도 모르는 놈이다.

목숨을 살려줬으면 고맙게 생각하고 조용히 찌그러져 있을 것이지.

“당장 아녀자들을 놓아줘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줄 수도 있다.”

뒤에 똘마니 중 하나가 말했다.

이건 또 무슨 뜬금없는 개소린지.

그들은 탁한 천수호와는 다른 맑고 신념에 찬 순수한 눈을 하고 있었다.

대충 들어만 봐도 천수호 놈이 뭐로 꾀어 데려왔는지 알 거 같았다.

“이 멍청한 놈들도 알고 있나?”

“다짜고짜 모욕이라니 못 배워 먹은 놈이군.”

천수호에게 물어본 말이지만 똘마니들이 발끈한다.

“사제들 저놈은 말이 통하지 않는 놈이다.”

천수호 놈은 괜히 사제들과 대화를 나눠 내가 빠져나갈 구멍이 생기는 걸 바라지 않는 거 같았다.

‘저놈은 내가 목숨 구걸이라도 할 거라 생각한 건가?’

하긴 내가 목숨 구걸한다면,

호구의 기운이 느껴지는 뒤에 놈들은 날 살려줄 거 같기도 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날 죽이려 하는 천수호 입장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확실히......말이 통하는 놈이었으면 아녀자들을 탐하지도 않았을 테지요.”

이 멍청한 놈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지?

죽이는 건 문제가 아니었다.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특히 저놈.

살려준 은혜도 모르는 저 천수호란 놈은 괘씸죄가 추가됐다.

“흠. 확실히 몸은 좋아 보인다만 그것만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칠 거다.”

“친절하기도 하군.”

-뚜두둑. 뚜둑.

가볍게 목을 풀어줬다.

나는 거점이 망가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애용하는 거대한 무기들은 사용할 생각은 없었다.

사실 그럴 가치도 없는 놈들이다.

그냥 주먹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스릉.

내 전투의지를 읽은 건지 놈들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들었다.

서로 대치했다.

침묵이 흘렀다.

놈들은 먼저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

‘뭐 하는 건지.’

뭐 내가 가면 됐다.

빠르게 접근해 주먹을 내질렀다.

-쿵!

선두에 있던 천수호의 검이 내 주먹을 막았다.

“......?”

‘막아?’

내 주먹을 막아낸 천수호의 얼굴엔 희열이 떠올랐다.

할만하다고 생각한 거 같았다.

도저히 그들 경지로서는 막을 수 없는 일격을 막아냈다.

-휘익!

그 틈을 노리고 검기에 휩싸인 검이 사방에서 들이닥쳤다.

가볍게 그것들을 피하며 몸을 뒤로 물렀다.

천수호 빼고는 C급에 달하지 못했을 텐데 무난하게 검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아래 단계로 마력 발현을 하다니.

[무슨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서로의 마력이 공명하고 있습니다.]

수니가 마력의 흐름을 파악했는지 내게 보고를 해왔다.

‘공명?’

신기한 짓을 하는 놈들이었다.

-쾅! 쾅!

-챙! 챙!

서로 공수를 교환했다.

천수호를 중심으로 여섯 개의 검이 빈틈없이 공격해 들어왔다.

나는 그걸 손으로 가볍게 막고 피해냈다.

[서로의 마력이 공명하며 유연하게 공격과 방어에 마력을 보태줍니다.]

‘약점은?’

[전방위의 공격에는 취약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니의 말은 다구리를 치면 장점은 사라진다는 이야기 같았다.

아니면 광역공격이거나.

무슨 짓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상한 현상을 일으키는 게 참신하기는 했다.

하지만 내 공격을 막으려면 6명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어디까지 견디나 점점 파괴력을 높여 가며 공격했다.

처음에는 검으로 반격을 조금씩 해오더니.

내 공격에 점점 파괴력이 더해지자 이제는 막기 급급한 모습뿐 이었다.

점점 강해지는 공격을 받을 때마다, 점점 얼굴이 창백해지고 놈들의 당황한 얼굴이 보였다.

특히 천수호의 얼굴은 가관이었다.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를 악물고 괴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결국 사달이 났다.

“우웩!!”

똘똘 뭉쳐 나를 공격하던 천수호의 사제 중 한 놈이 피를 토했다.

하지만 나머지 놈들도 안색이 그렇게 좋진 않았다.

이것도 약점 아닌 약점인 거 같다.

감당할 수 없는 공격을 막으면 여섯 명이 전부다 타격을 받는다.

마무리할까.

“이것도 막아보라고.”

대충 재밌는 건 다 봤고 천수호를 향해 감당할 수 있을까 싶은 파괴력이 담긴 주먹을 내질렀다.

내 주먹에 담긴 파괴력을 느낀 걸까.

천수호와 똘마니들의 눈동자에는 공포와 긴장, 오기 복잡한 감정이 떠올라있었다.

“으아아아!!!”

천수호는 그것을 극복이라도 하려는 듯 괴성을 지르며 검으로 내 주먹을 막았다.

솔직히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죽어도 어쩔 수 없고.

뭐 죽으면 그 정도인 놈일 뿐이다.

-꽈앙!!

그 충격에 복도의 바닥과 창문이 깨져나갔다.

신경은 썼지만 결국 시설이 파손됐다.

안 쓰는 생활공간이긴 했지만 나름 소유욕이란 게 있었는지 은근히 화가 났다.

별 이상한 놈들 때문에,

내가 지내는 건물이 손상을 입었다.

내 공격을 막은 놈들은 심한 내상을 입은 듯 피를 토하며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크어...크헉..쿨럭!”

“어, 어떻게 이런….”

거의 빈사 상태인 거 같긴 하지만.

한 놈 정도는 죽을 줄 알았는데 이놈들의 능력은 내 예상보다 대단해 죽은 놈들은 없었다.

천수호는 피를 토하면서도 기죽지 않고 나를 향한 분노의 눈빛을 쏟아냈다.

“너 같은 놈이! 왜!! 왜!!!”

도대체 뭐가 억울한지 모르겠지만.

패배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듯했다.

그게 천수호는 상당히 억울하고 분한 모양이었다.

일단 불순한 눈빛을 보내는 이놈 면상이 마음에 안 들었다.

-퍽!

천수호의 안면에 주먹을 먹여줬다.

“크헉!!”

-후두둑.

이빨이 부러지고 쌍코피를 흘리는 모습이 이제 좀 볼만했다.

내가 이놈들에게 뭘 잘못했나.

그것도 아니었다.

특히 천수호 이놈은 주동자였다.

용서할 수가 없었다.

두 번이나 내 목숨을 노렸다.

다른 놈들은 몰라도 이놈은 목을 쳐야 했다.

하지만 그냥 죽이기엔 뭔가 부족했다.

괜찮은 생각이 났다.

로프로 놈들의 손발을 묶고 굴비 꿰듯 엮었다.

“뭐, 뭐 하는 거냐. 그냥 죽여라!!!”

내상이 심해 내공도 지금은 못 쓰는 모양이니 튼튼한 로프로도 충분했다.

놈들을 천부문으로 끌고 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놈의 목을 친다.

과연 천부문은 어떻게 나올까.

이놈들을 버릴까.

아니면 나를 공격할까.

어느 쪽이든 상관은 없었다.

“크악!”

그들이 바닥을 구르든 말든 거칠게 질질 끌었다.

내상에 손발이 꽁꽁 묶여있으니 죽을 맛일 거다.

성인 남자 여섯 명이다.

상당한 무게였지만 그건 내게 큰 문제가 아니었다.

거침없이 끌리던 녀석들이 내가 천부문으로 끌고 간다는 걸 눈치챘는지 격렬하게 꿈틀거리며 반항했다.

“크아악!! 그, 그냥 죽여라!!”

하지만 내 힘에는 의미 없는 행동일 뿐이었다.

특히 천수호의 의미 없는 반항은 유독 심했다.

눈빛을 보니 뭔 잘못을 했는지 천부문 쪽으로 가는 게 두려운 모양이었다.

놈의 상태를 보고 좋은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밤.

거리에 사내놈들의 고통 어린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렇다고 배려해줄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뭐 어쩌겠는가.

자기들이 한 짓이 있는데.

울부짖는 놈들은 신경 쓰지 않고.

그들을 바닥에 질질 끌면서 천부문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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