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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는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에 기분이 날아갈 거 같았다.
“후…. 이게 얼마만의 샤워인지….”
지아가 데려온 곳은 학교로 보이는 이 부지 안에 있는 수영장 건물의 샤워실이었다.
향긋한 보디클렌저와 깨끗하고 시원한 물줄기.
만약에 천국이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수지는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자신이 좀비에 쫓기던 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근처에 좀비도 안 보이고…. 뭐 하는 데지?’
한참 동안 샤워하고 나오자 지아가 다가왔다.
“언니 이 옷 입어요.”
“어? 새 옷? 새 속옷까지…. 이건 뭐야?”
“언니 입고 있던 옷은 너무 더러워서 다 버렸어요. 괜찮죠?”
“어? 어….”
다 닳아서 해질 때까지 입은 옷이었다.
특히 팬티는 구멍이 나서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었다.
깨끗한 새 옷을 준다면 좋으면 좋았지,
기분 나빠할 이유는 없었다.
“스포츠 웨어 좋아하죠? 언니한테 어울릴만한 걸로 가져왔어요.”
“어. 고마워….”
수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깔끔하게 차려입고 지아와 함께 이동했다.
“너. 괜찮은 거지?”
보기에는 괜찮아 보였지만 그래도 수지는 지아의 표정을 한 번 더 살피며 물었다.
수지의 자신을 걱정하는 표정을 본 지아는 마음이 포근해졌다.
“언니~ 여기까지 찾아와주고…. 정말...고마워요.”
지아는 자신을 찾기 위해 고생했을 수지를 생각하자 미안한 마음과 함께 그녀를 끌어안았다.
자신이 걱정돼 여기까지 찾으러 온 수지에게 감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수지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끼며 그녀의 등을 두드려 줬다.
지아는 그 전 생존자그룹에 있을 때 보다 훨씬 밝았고 편안해 보였다.
“언니 이제 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예전의 제가 아니에요. 보실래요?”
“응?”
지아가 갑자기 호주머니에서 작은 조약돌 하나를 꺼냈다.
수지는 뜬금없이 조약돌을 꺼낸 지아의 행동에 갸웃했다.
그 순간 그 조약돌이 공중에 뜨더니 수지와 지아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어??? 어? 너. 너?”
“헤헤. 언니 놀랐어요? 염력이에요. 저 초능력자 됐어요.”
수지 자신도 남과 다른 뛰어난 육체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지아는 진짜 초능력다운 초능력으로 보였다.
“모질이 지, 지아가 초능력…….”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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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걸 그 아재가 한 거라고???”
테이블과 의자는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바닥에 깔끔하게 깔린 카펫과 냉장고, 선반을 가득 채운 통조림, 컵라면, 인스턴트식품들.
꼬마 여자아이 둘은 소파에 앉아 커다란 대형 텔레비전으로 무슨 다즈니 애니메이션을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수지는 다른 세상에 와있는 듯한 괴리감을 느꼈다.
“이, 이게….”
“헤헤. 인테리어는 제가 했어요. 괜찮죠?”
지아가 냉장고에서 시원한 콜라를 꺼내 줬다.
금속 캔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
“코. 콜라! 거기다 시원해!”
수지는 눈물이 나올 거 같은 그리움과 목을 톡 쏘는 그 기막힌 맛을 음미했다.
“난 이미 죽어있고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군.”
“언니도 참~”
“그래서 이분은 누구죠?”
채원이 차갑게 수지를 보며 물었다.
“운호 오빠와 만나기 전에 날 돌봐주던 언니야.”
지아가 수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렇게 의심스럽게 보지 마......난 그냥 지아를 찾아왔을 뿐이야.”
수지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
“지아야. 그….”
수지는 눈치로 지아와 운호와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게 궁금했지만,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네? 뭐에요?”
순진한 얼굴로 되묻는 천진한 표정.
그녀의 얼굴에 어두운 그늘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아저씨와….”
“아! 운호 오빠요? 어머! 설마 언니도 우리 오빠한테 반한 거예요?”
“아, 아니야! 니, 니가 좋으면 됐지 뭐….”
수지는 지아의 말에 당황하면서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다행인 건 지아의 얼굴엔 꾸밈이 없이 좋아 보인다는 거다.
그제야 수지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어떻게 만난 거야?”
“나쁜 놈들에게 끌려가던 걸 구해줬어요. 오빠는 제 구세주였어요.”
그때를 회상하는 듯 지아의 눈이 몽롱하게 변했다.
지아는 위기에서 구해준 운호에게 상당한 호감을 느끼게 된 모양이었다.
“아 그거….”
수지도 본 적이 있었다.
찌그러진 밴과 머리 없는 시체 셋을.
그리고 그 밴 안에서 동료들의 백 팩을 발견했다.
그걸 보고 지아가 누군가에게 구해졌거나 탈출했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다른 놈들이 잡아갔거나.
그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그녀를 찾는 걸 그만둘 수도 있었지만,
지아의 멀쩡한 모습을 봐야 마음이 편할 거 같아 포기할 수 없었다.
“저기…. 오빠들은 어때요?”
“오빠들? 아 그놈들…. 알아서 잘 살지 않을까?”
지아를 구하러 약탈자한테 간다는 말에 꼬리를 말던 놈들이었다.
어찌 됐든 상관이 없었다.
-덜컹.
덩치가 큰 사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운호 오빠~”
“아저씨~”
지아를 필두로 꼬마 아이들이 다리 한 짝 식을 붙잡고 끌어안았다.
운호는 그런 지아와 아이들의 환영이 익숙한 듯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말했다.
“밥이나 먹지.”
“피자! 치킨!”
수지는 어린 꼬마 여자아이가 무슨 소리를 하는가 했다.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을 텐데.
운호에게 붙어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꼬마 아이들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오늘은 손님이 왔으니 짜장면이나 먹자.”
“와~ 짜장면.”
그리고 따끈한 짜장면과 탕수육이 테이블 위로 튀어나왔다.
“아니…. 미친! 이게 도대체 뭐야?!”
수지는 아무것도 없는 테이블에 차려지는 따끈한 진수성찬에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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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가 보기에 운호는 좀비들을 쓸어버리던 그 강함도 그렇고 미스테리한 사내였다.
운호에 대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잘 시간이 되자 지아와 운호가 같이 동거? 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은 그냥 바닥에서 자도 충분히 좋은 잠자리였지만 채원이 자신의 침대를 양보해 줬다.
채원 처음엔 조금 차가운 느낌이 있었지만, 은근히 무심한 척하면서 잘 챙겨 줬다.
“도대체 그 능력들은 뭐지?? 그것도 초능력인가?”
“초능력.......이겠죠….”
“세상 불공평하군. 누군 쥐꼬리만 한 힘밖에 없는데….”
“누군 그 쥐꼬리만 한 힘도 없어요….”
채원이 핀잔을 줬다.
“아.....미안….”
“괜찮아요.”
“운호 아재는 어떤 사람이야?”
“좋은 사람이에요.”
채원이 보기에 예전 같으면 그냥 평범한 선의를 베푸는 사람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빵 한 쪽 물 한 모금이 귀한 세상이다.
그런 삭막한 세상에서 짐밖에 되지 않는 일행들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
여자를 좀 밝히는 거 같긴 했지만 좋은 사람이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었다.
채원은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운호와의 동행을 선택했다.
운호의 능력도 봤고 동생과 함께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호화로운 생활을 할지는 채원 자신도 몰랐다.
“지, 지아를 강제로 어떻게 한 건 아니고?”
수지는 운호가 지아의 몸을 요구했다고 해도 뭐라 할 생각은 없었다.
지아의 미모는 남자라면 덮치고도 남을만한 외모였다.
그따위 몸뚱이보다는 목숨이 중요했다.
지아가 불행해 보였다면 이야기는 달랐겠지만, 그것도 아닌 거 같았다.
그런 지아의 외모로 인해 여태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컸다.
“강제로요? 아니요. 오히려 지아 언니가….”
“지, 지아가?”
“은근히 콧대가 높아서 그럴 애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아는 전부터 봐왔지만, 남자들에게 친절하면서도 은근히 거리를 잘 뒀다.
그게 남자들이 그녀에게 미치게 하는 것도 같았다.
“그 정도로 절실했다는 거겠죠….”
“절실?”
“아시잖아요….”
“.........”
지금이야 초능력자가 되었지만, 그전에는 얼굴도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만 그 외에는 쓸모가 없었다.
-흐앙. 앙. 아. 아.
희미하게 들리는 여자의 앓는 소리….
“저, 저거….”
“하아…. 아저씨와 지아 언니가 섹스하는 소리죠. 뭐겠어요.”
채원이 짜증이 난다는 듯이 말했다.
“세, 섹스!”
-꿀꺽.
“언니도 관심 있으면 가보시던가요. 아저씨라면 거절은 안 할걸요.”
“무무무무슨소리! 그럴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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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르륵.
수지는 간만에 침대 위에서 편하게 자다 깨서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소변을 봤다.
“후…. 이제 좀 사람 사는 거 같네….”
항상 긴장 속에 살다가 이렇게 안락한 기분은 오랜만이었다.
-아아아앙.
화장실에서 나오자 복도를 작게 울리는 지아의 울음소리.
“아, 아직도….”
-꿀꺽.
지아가 있는 곳의 문이 살짝 열려 은은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 빛에 이끌려 갔다.
‘조, 조금만.’
문틈으로 보니 뒤엉켜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지아는 운호의 위에 올라가 엉덩이를 흔들며 그의 입술을 정신없이 빨고 있었다.
-으음. 츕. 츄릅. 츕.
운호는 그런 지아의 둥근 엉덩이를 기특한 듯 가볍게 쓰다듬고 있었다.
누가 봐도 강제로 하는 기색은커녕 오히려 지아가 운호를 범하는 것처럼 보였다.
‘저저저저게........뭐야….’
터무니없이 굵은 기둥이 지아의 엉덩이 사이의 음부를 한껏 벌리고 박혀 들락날락하고 있었다.
‘저런 게 들어간다고???’
그 음란한 광경에 수지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꿀꺽.
-찌걱. 찌걱. 찌걱.
침실 안은 질척한 마찰 소리가 요란했다.
지아 엉덩이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오, 오빠 나...............하악!!”
지아가 갑자기 운호의 몸을 부둥켜안고 떨었다.
그리고 지아의 보지에 박혀있는 굵은 기둥이 꿀렁이며 안으로 뭔가를 주입하는 게 보였다.
‘헉!!! 지, 질내사정!!! 지아야!! 애, 애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수지는 그 광경에 속으로 경악하며 지아를 불렀다.
지아는 기운이 빠진 듯 운호의 몸 위에 늘어져 있었다.
아직 보지를 파고들어 굵은 관처럼 단단히 박혀 있는 자지가 눈에 선명히 들어왔다.
-축축….
수지는 자신도 모르게 속옷이 젖어있다는 걸 그제야 느꼈다.
‘이...이게….’
그때 누워있던 운호와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히이익!!’
-후다닥.
수지는 민망함에 빠르게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