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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 자는 지아의 부드러운 몸을 품에 안고 쓰다듬으며 섹스로 인해 지아의 몸에 일어난 마력 반응을 생각했다.
그녀와 몸을 겹치면서 확인한 거는 내 체액에 그녀의 마력 반응을 일으키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었다.
지아에게 내 정액뿐만이 아니라 타액에서도 어느 정도 마력 반응이 일어나는 걸 확인했다.
그리고 이 마력 반응은 여자에게 꽤 격렬한 성적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았다.
‘각성하면서부터 생겼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지.’
육체 강화 스킬과 관계가 있진 않을까?
체액에 무슨 페로몬? 미약? 같은 성분이 생긴 건가?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스킬이라면 육체 강화 스킬밖에 없긴 했다.
하긴 유나도 첫 경험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흥분이 잘되긴 했다.
나와 섹스하는 여자가 나로 인해 흥분을 느낀다.
그걸 싫어하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육체강화 Lv 3: 육체를 강화합니다.>
육체 강화의 설명은 간단했다.
육체를 강화한다.
거기에 수컷으로서의 능력 또한 육체 능력에 속한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각성하고 처음에 몽정으로 한동안 고생한 적이 있다.
그것을 생각하면 이런 내 가정이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으음…. 오빠...나 버리면 안 돼요….”
지아가 나를 끌어안으며 잠꼬대했다.
나와 같이 가지 못할까 봐 어지간히 불안한 모양이었다.
그런 그녀의 부드러운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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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
수지의 날카롭게 깎은 쇠 파이프가 좀비의 머리를 꿰뚫었다.
수지는 한참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세 명이 걱정돼 지아가 가기로 한 마트를 찾아왔다.
전에 한번 와서 정리해 그렇게 위험한 곳은 아니었다.
이렇게 늦을 이유가 없었다.
‘시발. 이 새끼들 설마! 못 참고 덮친 건가?’
선은 넘지 않는 놈들이라고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늦으니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불에 타 죽은 좀비들이 보였다.
불을 질렀나?
수지는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보면서 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마트 안에 있던 좀비 둘이 순식간에 덮쳐왔다.
위기감을 느끼자 시간이 느려진 듯 그 장면이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수지는 그런 현상이 익숙한 듯 슬쩍 뒤로 물러나며 옆에서 달려드는 좀비의 팔을 잡고 당겼다.
앞에서 달려드는 좀비와 좀비가 부딪히며 바닥을 구른다.
그런 좀비들의 머리를 쇠 파이프가 빠르게 관통했다.
‘확실히 뭔가 변했어.’
얼마 전부터 조금씩은 느끼고 있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육체 능력이 전반적으로 강해졌다.
육상선수 출신이었으니 당연히 그전부터 운동신경은 뛰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잘 먹지도 못하는데도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육체 능력이 향상됐음을 느꼈다.
마트 안을 조용히 돌아다니며 주위를 살폈다.
머리가 부서진 익숙한 남자 얼굴 두 명이 보였다.
“어휴..병신새끼들….”
죽음은 익숙했다.
그다지 감정이 좋지 않던 그들의 죽음은 수지에게는 큰 감흥은 없었다.
‘지아는?’
지아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약탈자.’
수지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약탈자가 맞다면 지아는 지금쯤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닐 거다.
지아는 여자인 자기가 봐도 예쁘다.
약탈자 놈들이 눈이 돌아갈 만한 미인인 지아를 어떻게 대할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후…. 시발.”
괜한 질투심에 순진한 아이를 지옥으로 떨어뜨린 게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었다.
수지는 자신도 모르게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기기긱.
쥐고 있던 쇠 파이프가 우그러들었다.
수지는 쇠 파이프를 우그러뜨린 자기 손바닥을 멍하니 바라봤다.
보통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힘이다.
“그래 이 힘이라면….”
지옥에 떨어졌더라도 다시 끌어올리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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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저 어때요?”
지아가 자신의 긴 생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어 머리를 찰랑이며 물어본다.
미소를 짓고 있는 게 컨디션이 꽤 좋아 보였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
지아의 얼굴은 빈말이라도 못생겼다고 할 수 없었다.
얘는 삭발만 아니면 무슨 머리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괜찮은 거 같은데.”
내 대답에 지아의 얼굴이 밝아졌다.
“헤헤.”
내 말 한마디에 표정이 밝아지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그리고 확실히 지아의 마력 흐름이 확실히 활발해진 게 보였다.
같은 일반인인 채원 자매들과는 조금 마력의 흐름이 달랐다.
어제같이 살을 맞대면서 보인 마력 반응이 평범하진 않았으니 그것에 영향을 받은 건가?
그녀의 몸에 나쁘지 않은 영향을 주는 거 같았다.
그리고 나와의 관계가 이런 현상을 불러일으킨다는 게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다고 특별히 이 아이에게 그 외 다른 요인은 없어 보였다.
그럼 유나는 어떨까.
원래 세계로 돌아갔을 때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았다.
그리고 지아와는 지속적으로 살을 맞대면서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지아와 눈이 마주쳤다.
생각에 잠겨 나도 모르게 그녀를 빤히 바라본 모양이었다.
지아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얼굴을 붉히며 내 팔을 끌어안으며 미소를 지었다.
내 힘을 보고 능력을 봤으니 나와 함께 있는 게 생존에 유리하다는 걸 알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내게 친근하게 굴었다.
내게 호감이 있는 건가?
아니면 그저 생존을 위한 행동일까.
아직은 잘 모르겠군.
그런 우리를 채원이 피곤한 눈으로 째려보며 눈치를 줬다.
어젯밤이 조용하진 않았으니 이해는 했다.
그렇다고 미안하지는 않았다.
채원은 조금 눈가가 거뭇한 게 꽤 지쳐 보였다.
밤새 고민을 한 건지 나와 지아 때문에 못 잔 건지 설마 진짜 불침번을 선 건가?
불안한 건 이해하지만 사서 고생하는 스타일이었다.
“따라오고 싶다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자 채원은 결국 나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불안하긴 하겠지만 내 능력을 봤고 딱히 별다른 수도 없었을 거다.
“네. 혹시…. 폐가 안된다면….”
폐가 되긴 한다.
솔직히 짐이었다.
물론 이 생각을 그대로 말하지 않을 배려심은 있었다.
하지만 짐은 이미 둘이나 있었다.
옆을 보자 내 팔을 끌어안고 편안한 얼굴로 미소 짓는 지아가 보였다.
이 아이는 의견을 물어볼 필요도 없을 거 같았다.
누가 보면 데이트하러 가는 줄 알 거 같은 얼굴이다.
여기서 둘이 더 추가된다고 뭐가 달라질까.
서울로 가는 긴 여정을 생각했었다면 조금은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가까운 세종시 쪽에 거점을 만들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꼬마 보모역할도 필요하고 솔직히 지아가 애를 잘 돌볼 거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채원이는 동생이 있으니 좀 낫지 않을까?
“세종시로 가신다고요?”
“그래. 그쪽에 뭐라도 있나?”
거대 멧돼지 같은 괴물 같은 게 있으면 골치가 아파진다.
“제가 있던 생존자 캠프가 있어요.”
“네가 있던 곳?”
“네….”
생존자 캠프가 있다면 생존자들은 그곳에서 나오기가 쉽지 않다.
무조건 그 안에 있는 게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었다.
집단상태가 별로 상태가 좋지 않았었나?
아니면.
“거기서 무슨 사고라도 쳤나?”
“아. 아니에요. 거기 리더가 로리콘이었어요. 그래서 나왔어요.”
그말에 채원의 동생 채영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간다.
내 시선이 무서운지 꼬마는 언니 뒤로 몸을 숨긴다.
채원을 닮아 귀엽게 생기긴 했다.
동생 때문에 나온 건가?
“막장 같은 곳이었나?”
너무 막장이라면 결국 언젠가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아니에요. 리더의 그 취향만 빼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곳이에요. 그리고 거기 사람들은 거기 리더가 그런 놈인지 몰라요. 애들을 좋아하는 좋은 놈인 거로만 알지.”
로리콘 리더에 나름대로 규칙은 있는 집단이라는 건가?
살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동생 때문에 빠져나왔다는 소리다.
마냥 이 아이의 말을 믿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안 믿을 이유도 없다.
그건 나중에 보고 판단해도 된다.
그래도 대전의 그 괴물 같은 거대 멧돼지와 부딪치는 것보단 생존자 집단이 나았다.
“하나에요.”
“.....?”
“이. 아이 이름이요. 강하나.”
꼬마의 이름을 말하는 거 같았다.
“어떻게?”
채원이 이름을 지어주진 않았을 거 같았다.
“글을 쓸 줄 알더라고요.”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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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첫인상은 아파트단지가 많다는 거였다.
그리고 짐은 적을수록 좋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 능력을 과신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켜야 할 짐이 많으니 침식체와의 전투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침식체하고만 싸우면 모르겠는데 좀비들도 있으니 아이들을 데리고 싸울 수가 없었다.
애들이 좀비 하나조차 버거워하는 게 문제였다.
애들 4명을 다 들고 다닐 수도 없으니 침식체는커녕 좀비가 몰리는 것도 위험했다.
그 덕에 좀비조차 조심하며 조용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침식체 사냥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우선 해야 할 일은 세이브 포인트를 설치할만한 거점 확보였다.
아이들도 있고 하니 처음엔 좀비가 그렇게 많지 않은 외곽을 돌며 탐색하겠다는 그럴듯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그 계획은 생각처럼 풀리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