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만……! 처…… 박아……! 학……!”
우월한 체격으로 자신의 몸을 찍어누르는 페르젠이 자궁 안으로 흉물을 틀어 박고도 그 체중을 모조리 실어 오자 리지는 상체를 비스듬히 돌려 페르젠의 가슴팍을 밀어내려 들었다.
꽈악!
하지만 꼴사나운 신음을 내뱉는 그는 자신의 두 팔을 거칠게 낚아 채고는 침대의 벽쪽으로 밀어 붙여 옴짝달싹도 못하게 만든 뒤, 남은 한손으로 허리춤을 휘감으며 발정난 짐승처럼 허리를 움직였다.
자궁 안, 그 너머를 묽은 쿠퍼액이 가득 흘러내리고 있는 귀두로 마킹을 해나가는 감촉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아 리지는 자그마한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찌붑!
쭙!
찔꺽!
특히나 벽에 몸이 밀착해 자연스레 엉덩이가 뒤쪽으로 빠져나오는 터라, 훨씬 깊게 들어차는 그의 흉물을 따라 볼록 솟았다 꺼지기를 반복하는 아랫배가 더할나위 없이 리드미컬하다.
“흣……!”
이윽고 체위를 바꾸려는 것일까.
벽쪽으로 자신을 밀어 붙이던 탄탄한 가슴팍을 떼어내고, 침대 위에 주저 앉는 그가 자신을 끌어안는다.
“아……”
그에 리지는 어렵지 않게, 이것이 교미의 연장선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이어진 교접의 끝임을 알았다.
자신을 품안에 가두고, 달아나지 못하도록 만든 뒤.
가득 흘러내린 땀냄새와 수컷의 냄새를 진득하게 묻히며, 자궁 안으로 걸쭉한 씨를 배설하는 피날레.
울컥!
아니나 다를까 볼록 솟아오른 아랫배, 그 안에 들어찬 흉물이 꿈틀거리더니 뜨겁고 끈적한 정액을 자신의 자궁안에 수없이 싸지른다.
본능적인 불쾌함 탓에 리지의 몸은 들썩거렸지만, 페르젠의 두터운 팔뚝은 그런 그녀를 품안에 가둔 채 놓아주지 않았다.
그렇게 기나긴 사정이 끝이 나고, 식어가는 열기만이 맴도는 여운이 찾아왔을 때……
스륵.
페르젠은 구석에 놓인 깨끗한 천을 쥐어 리지의 몸을 부드럽게 닦아주기 시작했다.
“웃기지 않아?”
“……”
“이제 고작 두번 몸을 섞었을 뿐인데, 당신이 보여주는 반응이란 참으로 경이롭네.”
섹스를 통해 남자가 여자에게 품는 애착심이 이리도 깊은 것인지.
“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 당신에게 다리를 벌리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어.”
리지의 한마디 한마디는 명백한 비웃음과 조롱을 일삼고 있었으나, 페르젠은 그것을 무시하며 리지의 몸을 닦아나갔다.
“배려를 해줄 것이라면, 지금 내 자궁안에 쑤셔 박힌 당신 자지나 뽑아 주지 그래.”
아니면.
“소변이라도 마저 싸려고 그러나?”
킥.
고개를 뒤로 살짝 젖혀, 페르젠의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안는 리지가 그의 얼굴을 보면서 웃는다.
“재밌겠네.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것도.”
“글쎄.”
표정하나 바뀌지 않으며 무심하게 대답하는 페르젠이 그녀의 몸을 닦아주었던 천을 침대 위로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몸을 살짝 일으켜 리지의 몸을 숙이게 만든 뒤, 깊숙하게 쑤셔 박혀 있던 자신의 성기를 조심스레 밖으로 뽑아낸다.
찔뿍!
그러자 음탕한 소리와 함께, 좌우로 벌어진 음부 너머.
배설한 정액을 하나도 흘리지 않고, 온전히 머금고 있는 자궁구가 그의 시야에 적나라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왜.”
“……”
“그렇게나 신기해?”
살랑살랑, 엉덩이를 흔들던 리지가 자세를 고쳐 잡은 뒤 페르젠을 향해 샐쭉 웃는다.
“그년들은 당신이 싸지른 정액을 칠칠맞게 흘리고 다니는데, 나는 그러지 않아서?”
“언행이 더럽구나.”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당신 보다는 나은게 아닌가?”
어떠한 한마디 조차 지지 않으며, 페르젠에게 기대어 앉는 리지가 손을 뻗어 아직도 껄떡거리는 흉물을 부드럽게 감싸안는다.
페르젠이 자신에게 느끼는 감정은, 생존본능과 비견되는 가장 원초적인 욕망.
그것을 통해 이끌림을 느끼고 형성되는 애착심은 사랑이라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은 휘발성이 강해도, 그러한 원초적인 욕망에 기한 따위는 없었다.
흔들다리 위에서 느끼는 긴장감을 상대방에 대한 호감으로 착각할 만큼 인간은 불완전한 생물이지 않은가.
그러니 끝끝내, 그가 그것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순간이 온다면 얼마나 재미가 있을까.
‘나를 통해 당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에 대한 아픔을 알았으면 좋겠어.’
또.
‘나 말고 다른 여인을 안는 과정에서 일말의 쾌락도 느끼지 못했으면 좋겠네.’
나아가 당신의 아이를 낳게 된다면.
그 아이로부터 평생 자식에게 원망을 받는 부친이 되었으면 해.
당신의 모든 슬픔, 괴로움, 그 눈물이.
부디 나를 통한 것이기를.
그렇게 염원하며, 손을 스윽 떼어낸 리지는 자신의 손바닥에 묻은 페르젠의 정액을 할짝이고서 고운 눈웃음을 지었다.
* * * * *
새벽 5시.
리지의 침실에서 잠을 자던 페르젠은 그녀가 깨지 않도록 몸을 일으켰다.
이제 출산일이 얼마 남지 않아 만삭이 된 유페미아였기에, 어지간해서는 모든 시간을 그녀에게 할애하는 중이었다.
실제로 당장 루에르그로 올라가지 않고, 브뤼테인의 별채에서 지내는 것 또한 유페미아의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
부스럭.
하지만 단정히 옷을 입기 무섭게, 몸을 옆으로 돌리는 리지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몸을 섞은 여자가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몰래 나가버리려 하는 건 정말 최악의 매너네.”
“……”
“농담이야. 당신에게 그 정도의 자상함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았으니까.”
하암.
짓궂은 웃음 뒤, 자그마한 하품을 하며 돌아 눕는 리지가 이불을 덮자 페르젠 또한 걸음을 내딛었다.
자신을 놀리기 위함인건지.
아니면 옅게 나마, 본심이 섞인 것인지.
사실, 어느 한쪽도 중요치 않았다.
그녀와 유페미아를 저울질 하라고 한다면,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후자였으니까.
그렇게 문을 열고 밑으로 내려가 유페미아의 침실로 들어선 페르젠은 새근새근 자고 있는 유페미아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는 젖냄새를 한가득 풍기고 있는 그녀를 조심스레 흔들어 비몽사몽한 정신을 일깨운 뒤, 상체를 일으켜 입고 있는 옷의 어깨끈을 붙잡아 내린다.
“어, 언제…… 왔어요?”
“조금전이다. 네가 자는 얼굴을 더 보고 싶었지만, 이러다가는 감기에라도 걸리겠어.”
가슴쪽에 넣어둔 새하얀 천들이 모유에 흥건히 젖어 제역할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있다.
“시, 시녀분들이 갈아준지 얼마 되지 않았을텐데……”
얼굴을 붉히는 유페미아를 뒤로하고, 밑에 놓인 자그마한 통을 들어 올린 페르젠은 부드러운 손길로 유페미아의 젖을 짜기 시작했다.
“앙……!”
모유가 수시로 가득차도, 매번 이렇게 짜주었던터라 뭉치는 일은 없어 아프지는 않았지만.
왠지 모르게 야릇한 느낌이 들어 신음이 터져나오는 건 불가항력이었다.
그렇게 페르젠의 손에 한가득 모유가 짜여진 유페미아는 가늘게 헐떡이며 그의 품에 등을 기댔다.
“이, 이상하지 않아요……?”
“무엇이 말이냐.”
“내 가슴……”
기존보다 둘레가 훨씬 커진 것도 커진것이지만.
유륜과 유두 또한 그것에 비례하였기에, 유페미아는 슬그머니 자신의 가슴을 가리며 페르젠에게 물었다.
“돌아와서도 가장 많은 시간을 네게 할애하고 있는데, 언제나 자존감이 적구나.”
“……”
“딱히, 너를 나무라는 것은 아니다. 내 입장에서는 충분하다 싶은 것들이, 네 입장에서는 부족할 수도 있는 것이니.”
“미안해요……”
“사과하지 말아라. 그럴 시간에, 차라리 내게 더 욕심을 부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상냥히 입맞춤을 하는 페르젠이 밑으로 손을 내려 풍만한 가슴을 움켜쥔다.
“무엇하나 흉측하지 않다. 내 눈에 보이는 너는 언제나 아름답고, 내 손에 닿는 네 몸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고마워요. 사실 자존감이 적어서 이러는 것이라기 보다는, 욕심이 많아서 그런 걸지도 몰라.”
“……”
“당신의 아내가, 당신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서도…… 나는 언제나 당신에게 여자로 보이고 싶은 걸.”
“그러면 태어난 아이는 유모에게 맡기면 되겠구나. 그렇게 하면 아이에게 시간을 뺏기지 않고 내 곁에 있을 수 있어.”
“그,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페르젠의 대답이 황당하면서도, 내심 웃겨 말을 더듬은 유페미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한테 질투를 하는 남편이라니.
하지만 내 아이를 위한 좋은 아빠가 되어 달라고, 그 말을 자주하지 않는 자신 또한.
내심 태내에 품고 있는 아이를 향해 질투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자신의 자식에게 시간을 더욱 많이 할애하는 페르젠과, 자신에게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페르젠.
그것을 두고 저울질을 하는 것부터가, 적잖은 죄책감이 들어 유페미아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한 남편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한 남자의 여자이고 싶은.
좀처럼 공존되지 못할 세 가지의 욕망.
그러나 이것을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 적어도 유페미아라는 여인에게 주어진──페르젠이라는 사내에게 어울리는 여성의 길이 아닐까.
“아……”
“어디가 아픈가.”
“그게 아니라…… 화,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만삭이 된 만큼, 방광을 짓누르는 자궁의 압박 또한 한층 커져 배뇨감은 자주 찾아왔다.
“가지. 굳이 시녀를 부를 필요는 없다. 내가 부축하도록 하마.”
만삭의 몸은 걷는 것 조차 힘이 들고, 발밑의 시야가 보이지 않아 위험했기에 페르젠은 침대에서 일어나 유페미아를 천천히 일으켰다.
그리고는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서로 발을 맞추어 복도를 걷는다.
“귀…… 꼭, 막아요.”
그렇게 화장실에 들어서서 변기에 앉은 유페미아는 페르젠을 향해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하며, 참고 있던 배뇨감을 해소시켰다.
그러나 쪼르륵 울려퍼지는 그 소리보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만삭이 되어버린 탓에 스스로 음부를 닦아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완전히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허술하게 닦았다가는 염증이 발생하리라.
끼익.
그에 볼일을 마친 유페미아가 수줍게 문을 열어주자, 안쪽으로 페르젠이 들어선다.
그것이 너무나도 부끄러워 황급히 두 손을 올려 얼굴을 가리는 유페미아였지만……
“하윽……!”
그 탓에 자신의 음부를 닦아주는 그의 손길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져, 유페미아는 손가락을 비스듬히 벌린 채 페르젠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자신의 상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진중한 페르젠의 표정과 거기에 깃들어 있는 진득한 애정이 와닿아 유페미아는 두 손을 슬그머니 내렸다.
왠지 이 상황 자체를 자신이 부끄러워 하는 것 자체가 실례 같았기에.
“가지.”
“응……”
이윽고 마무리를 마친 페르젠이 자신의 손을 붙잡아 일으켜주자, 유페미아는 그 상냥함에 기대어 다시금 왔던 길을 함께 되돌아갔다.
그리고 단 둘이 걷는 그 복도에서, 약간의 머뭇거림을 보이던 페르젠이 입을 연다.
“나는 참으로 의외였다.”
“뭐가요……?”
“리지와 라우라를 받아들였을 때 보여준 네 반응이 말이다.”
“아……”
유페미아가 자신의 사망 소식을 “진실”로 접했었다면, 상대적으로 충격의 크기가 작은 리지와 라우라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전략의 일환으로 전해 들었고, 실제로 그렇게 알고 있었다.
“로젠베르크의 아가씨는 솔직히, 충격이 있었어요.”
“……”
“가식을 떠는 답변을 해주자면 당신을 쫓아 전쟁터에까지 간 그녀가 대단하다고 느꼈고, 그 만큼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였죠.”
그리고.
“제 본심을 말해주자면, 불임이라는 말은 들은 시점에서 충격이 무색하리만큼 아무런 관심이 들지 않았어요.”
페르젠은 쉽사리 공감을 하지 못하리라.
그러나 여인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사내의 아이를 품어줄 수 있고, 그럴 수 없음의 차이는 “신분의 격차”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었다.
“젊고, 아름답고, 가문이 강해도. 결국 페르젠이라는 남자의 곁에 있는 저희는, 당신의 아내로 있는 거니까.”
물론, 때로는 그녀가 자신보다 더 우위에 설 수도 있으리라.
유페미아 엘 로렌느 루에르그보다, 라우라 드 샤를 로젠베르크가 페르젠에게 훨씬 도움이 될 테니.
하지만 결국 라우라 드 샤를 루에르그는 유페미아 엘 로렌느 루에르그를 이길 수 없었다.
그것 하나로 유페미아는 라우라에게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동정심을 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인의 몸으로 태어나 불임이라는 것은.
그녀를 굉장히 슬프게 만들 테니.
“그러면 리지는 어째서 그런 반응을 보여주었느냐.”
“그녀는 당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니까요. 당신도 마찬가지고.”
첫 만남때는 당연히 경계를 했었다.
그러나 리지가 자신을 비롯한 유리엘에게 했던 말은 아직도 뇌리에 선명히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 그 남자에게 받은 고통과 아픔으로 만들어진 족쇄를 각자의 발목에 차고, 누구의 것이 더 좋은 가를 자랑하고 다니는 주제에 왜 나를 견제하는 것일까. 」
「 고작 강제적인 정략혼 하나로 당신이 모든 슬픔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
「 나는 그 남자에게 인생을, 가문을, 가족을 전부 잃었어. 」
「 한 남자만을 위해 키워지고, 길러지고. 그것이 잠시 동안 부정당한 인생? 」
「 리지 폴 리아나 클로디아로 살아가야만 했던 인생을, 줄곧 그 남자의 피해자로만 살아가게 된 나보다는 낫잖아. 」
「 그 남자에게 받은 고통과 아픔으로 만들어진 족쇄가 이곳의 서열이라면, 당신들은 내 앞에서 나대지 마. 」
잔뜩 독기가 오른 목소리로, 또박또박 내뱉는 한 마디.
그것은 다른 의미로 유리엘과 유페미아의 정곡을 찌르기도 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었기에.
또, 유리엘과 다르게 뒤늦게나마 리지와 페르젠 사이에 얽힌 악연을 알게된 유페미아는 무어라 더 말을 하지도 못했다.
물론 해당 사실을 알고자 했다면 알 수 있었으나, 굳이 들추기로 하지 않았던 건 자신이 과거에 내린 선택이었으니 후회는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을 한다.
지금 리지라는 여인이 페르젠의 곁에서 지내는 이 생활 자체가, 범했던 원죄의 업보라면.
……불공평할만큼, 가볍다고 생각했으니까.
다만, 아무리 눈치가 서툰 유페미아라도.
지금까지 보여준 페르젠의 행보를 고려했을 때, 두 사람만의 어떤 비밀이 이 생활 자체를 강제로 형성한 것이라는 건 어렵지 않게 유추를 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것이 서로가 서로의 심장에 겨누고 있는 비수이자, 캐내서는 안될 역린.
“그녀가 당신의 곁에서 관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행복을 굳이 부수려는 게 아니라면…… 나는 당신의 선택을 지지해요.”
“……”
자신이 알던 그녀가 맞기는 한 건지.
진중하고, 성숙하게 자신의 물음에 대답을 해준 그녀는 어느새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고.
질문을 던진 자신은, 그 한마디 한마디에 위로를 받고 있었다.
딸깍.
이내 도착한 침실 앞에서, 손을 뻗어 문을 여는 유페미아가 자신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어때요. 이제는 조금, 당신에게 어울리는 아내가 되었을까?”
봄을 품을 듯한 싱그러운 녹색의 머리카락.
아름답게 빛이나는 금색의 눈동자.
미소를 머금는 붉은 입술.
그녀의 표정에 담긴 모든 것을 마주하며, 페르젠은 입을 열었다.
“무엇하나……”
내게는 충분하다 못해, 오히려 과분하구나.
유페미아.
사랑하는 나의 여인.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