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모리와 전투를 벌이는 괴이를 뒤로하고, 페르젠은 쓰러지는 레이몬드 황자를 품안으로 조심스레 안아들었다.
“……”
하관의 조직과 뼈가 모조리 녹아 기포가 일어나고 있었고.
기관지 뒤로 넘어간 맹독은 그의 숨을 가로 막은 채, 신체와 뇌를 연결하는 신경을 끊으려 든다.
머잖아 그에게는 영원한 안식이라 할 수 있는 죽음이 찾아오겠지.
하지만 여기서 신체의 결손과 상처를 수복시켜주고 치료해주는 괴이를 강림시켰다가는 전쟁의 결착을 짓지 못할 것이다.
무릎을 올려 오른쪽 안구를 터트린 그레모리가 시신경을 손상시킨 뒤 더욱 많은 양의 마력을 응집시켜 강림한 괴이와 대등하다 못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전투를 이어 나가고 있었으니까.
한 마디로 레이몬드 황자의 죽음을 외면 할 수만 있다면……
그래, 그렇기에 그는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뻔뻔해져도 괜찮다는 말을 내뱉은 것이리라.
브뤼테인이라는 가문에 얽매이지 말고, 페르젠이라는 한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추구하라는.
“전하.”
그것을 깨닫고, 페르젠은 의식을 잃은 채 간헐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기만 하는 레이몬드 황자를 꾸욱 끌어 안았다.
“황실에게 보내는 충성이, 당신들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제 모습이…… 정말 브뤼테인의 핏줄이기 때문에 그런 줄만 아셨습니까.”
지독한 강박 장애를 앓고 있었기에, 혼자 사는 것이 더 편하다는 생각은 유페미아와 유리엘을 만나 뒤바뀌었다.
그녀들에게 좋은 남편이 되어주고 싶었고,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싶어졌다.
혈연이라는 의미가 무색하리만큼 어색하게 지내왔던 형님──제레미아와의 관계 또한 뒤바뀌어.
그에게 한점 부끄럼없는 동생이 되어주고 싶었고, 명확하게 가족이라는 의미를 새기고 싶어졌다.
그리고 자신이 변화하는 그 과정동안, 꿋꿋이 페르젠이라는 인간을 위압적이고 프라이드 강한 귀족으로나마 붙잡아 두었던 건 다름 아닌 황실이었다.
지독한 강박 장애를 앓고 있어 가문의 오점에 불과해진 자신에게 보내오는 그들의 기대와 의지는, 정상대로라면 버틸 수 없는 부담감과 중압감을 선사했겠으나.
오히려 페르젠에게는 그것이 오랜 시간 유일한 삶의 목표가 되어주었다.
어쩌면 그렇기에 브뤼테인이라는 가문에 대한 애착심도 더더욱 강해졌을지도 모른다.
자신처럼 뒤틀린 사람이더라도, 누군가의 기대와 의지를 받게 만드는 이름이었으니.
그래, 한 마디로.
황실의 눈에 비추어지는 “페르젠 폰 슈바이크 브뤼테인” 이라는, 완전무결한 사내는.
아이러니하게도, 페르젠에게 있어서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과 결심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자랑스러운 제국의 기둥──그 또한 페르젠이라는 인간으로서 추구하는 행복에 자리잡고 있었으니까.
이 전쟁은 무언가를 더 가지고 싶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잃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악당의 피날레.
그러니 어찌, 눈앞에서 그의 죽음을 외면할 수 있겠나.
때문에 페르젠은 널브러진 단검을 주워들어, 자신의 목에 있는 동맥을 깊숙히 찔렀다.
푸화악!
그러자 화끈한 통증과 함께 대량의 피가 흘러 나오고.
쿠웅!
머잖아, 그의 뒤로 명계의 문이 다시 한 번 열린다.
이것으로 고유 능력의 횟수는 전부 소진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투둑.
쏴아아아아!
마른 하늘에서 갑작스러운 비가 거칠게 쏟아진다.
오랜 시간이 흘러 하늘에서 저무는 노을.
이 황혼의 시간대가 찾아오면 이승과 명계가 연결된다는 헛소문이 맴돌고 있는데, 그것이 거짓은 아니라는 듯.
허공에서는 망령들의 울부짖음이 스산한 분위기를 내려앉히며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엇을 슬퍼하는 것이고.
또, 무엇을 두려워 하는 것일까.
끼익.
이윽고 명계의 문 너머에서 걸어 나오는, 헝겊 따위를 잇달아 꿰맨 봉제 인형이 레이몬드 황자의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하고.
그레모리에게 짓눌려 망가진 페르젠의 손을 수복한다.
“……”
하지만 페르젠은 레이몬드 황자가 죽음에서 되돌아오고 있는 그 광경을 보고서도, 마치 넋나간 사람처럼 초점을 흐리고 있었다.
어딘가 깊숙한, 마치 혼에 자리 잡고 있던 자물쇠가 조금씩 풀려 드러나는 거대한 존재감.
그것은 페르젠이라는 인간의 자아를 우습게 짓누르며, 영겁의 시간──그 일부의 기억들을 바다처럼 토해낸다.
그리고 그 기억들이 뒤섞일 때면, 인간성과 감정이라는 것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메마르기 시작했다.
움찔!
하지만 유리엘과 유페미아를 만나 깨달은 사랑이.
제레미아와 관계를 개선해 얻어낸 가족애가.
황실의 기대와 의지에 보답하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한 시간들이.
광활한 우주에서 빛이나는 별들처럼, 그 영겁의 시간 속에 페르젠이라는 인간을 선명히 새겨 넣는다.
그 끝에, 페르젠은 정말 오랜만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상태창” 이라는 단어를 외쳤다.
그리고 시선을 내리니, 매번 「 ??? 」 로 표기 되어 있던 특수한 고유 능력이 「 ■■■■ ■■■■ ■■■ 」 라고 표시가 되어있다.
이 세계, 문명을 이룩한 그 어느곳을 뒤져보아도 존재하지 않는 문자였으나.
페르젠은 저것을 읽을 수 있었다.
「 베르트엠 엘퀴아 에뤼에. 」
이 세계의 언어로 치환하자면, 영면에 들지 않는 왕이시여.
그래, 그것은…… 이 영혼에 새겨진 진명(眞名)이었다.
* * * * *
“……”
조금씩 시간이 흐를수록 뇌리에 각인되는 영겁의 시간은, 페르젠의 자아와 급속도로 동화되어 나갔다.
그것을 바꾸어 말하자면 그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감히 인간의 육체로는 감당할 수 없는 격이 담기기 시작하니, 그릇이 붕괴되는 것은 당연지사.
파삭.
페르젠은 자신의 손끝부터 빠른 속도로 노화가 진행되더니, 마치 오래된 미라처럼 피부가 바스라지는 것을 보고 고개를 뒤로 돌렸다.
신체의 결손과 상처를 수복시켜주고 치료해주는 괴이가 안간힘을 써보나, 그 천외천의 능력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인듯 했다.
하지만 페르젠은 뇌리에 쌓여 나가는 영겁의 시간들을 읽어내며, 이 결과 자체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애초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이 고유 능력은 직면한 죽음을 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영겁의 시간을 살아온 기억들을 봉인 해두는 것.
정확히는 베르트엠 엘퀴아 에뤼에라는, 그 진명 자체를 자신이 인식할 수 없도록 해놓은 보호 장치였다.
그것이 지금까지 줄곧 밝혀지지 않은 고유 능력의 정체.
그래서 그런지 이 순간 페르젠은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자신이 무얼 하면 되는지 명료해졌고.
또, 이것이 이별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페르젠은 아직 바스라지지 않은 남은 손으로 자신의 제단을 쥐어들었다.
그 동시에 완전히 상처가 치유된 레이몬드 황자가 정신을 차리며 비틀비틀 상체를 일으킨다.
“백, 작……!”
그리고 그의 두 눈에 들어오는 페르젠의 모습은, 제단을 통해 흑마법사가 스스로를 제물로 바치려 하는 광경.
“백작──!”
당장이라도 뛰어가, 뛰어갈 수 없다면 기어가서라도 그 희생을 막아 보고 싶었으나.
죽음에서 귀환한지 얼마 되지 않는 그의 몸은 그 정도의 여력을 내지 못했다.
“전하.”
“백작……! 그러지 말게!”
“저는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페르젠은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것이었으나.
당연히 레이몬드 황자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말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필멸의 시간을 살아가는 인간이, 완연한 죽음을 맞이하고 이승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없었으니까.
“긴 여행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백작……! 제발……”
“그러니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이 짧은 여행이 끝나고 나면.
“웃는 얼굴로 저를 맞이해주십시오.”
그리고 그날 밤은.
“허심탄회하게, 술을 한잔 하도록 하지요.”
마지막을 앞두고 자신에게 전하는 페르젠의 말을 들으며, 레이몬드 황자는 처음으로 그를 원망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건 결코 지켜 질수가 없는 약속이었기에.
고작 해봐야 그의 무덤 앞에 주저 앉아 억지로 쓴웃음을 지은 뒤, 말동무 없는 술잔을 기울이는게 전부 아니던가.
“백작……”
때문에 자신에게 그런 가혹한 짓을 하게 하지 말아 달라고, 레이몬드 황자는 애원하듯 페르젠을 불러보았으나……
끼익.
어느덧 열리는 명계의 문은 그에게 매정하리만큼 차디찬 체념을 강요한다.
거래가 성사된 시점에서 그 영역은 명계의 법도.
이승에서 관여할 수 있는 여지는 하나도 존재 할 수가 없었다.
이내 썩은 나무 뿌리를 다리로 삼아 움직이는, 머리가 초승달처럼 기울어진 기이한 괴이가 페르젠에게 다가가 네개의 팔을 뻗어 조심스레 끌어안는다.
그 모습을 보고 허망한 표정을 지은 레이몬드 황자였지만……
“아……”
해당 괴이로부터 맹목적인 숭배심, 절대적인 굴복, 대가를 바라지 않는 아가페적 충성심 같은 게 느껴져 혹시나 하는 희미한 희망을 품게 되었다.
아.
아아……
흐아아아악!
그러나 그 품에 안겨 녹아들듯, 그대로 흡수가 되어버리는 페르젠을 보고서 레이몬드 황자는 추할만큼 얼굴을 찌푸리며 볼썽사나운 울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래, 에르네스 제국은 또 한번 그들의 피가 흐르는 희생 위에 서게 된 것이다.
너무나도 부끄럽고.
너무나도 수치스럽고.
너무나도 치욕스럽고.
너무나도 한탄스러운.
……그러한 역사의 반복이었다.
* * * * *
“전하!”
주저 앉아 있는 레이몬드 황자의 근처로 다가오는 가신들이 그의 몸을 황급히 일으켜 세운다.
“퇴각을 명령 하셔야 합니다!”
페르젠의 희생으로 강림한 괴이가 전장에 참여 했으나, 이미 처음 소환된 괴이는 전투 능력을 상실 하기 직전이었다.
그렇다고 페르젠의 희생으로 강림한 괴이가 그레모리의 숨통을 끊을 줄 수 있을지 또한 의문.
후자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 있는 에르네스 제국군은 몰살이었다.
다행히도 후미를 틀어 막은 물살의 수위는 많이 낮아진 상태였기에 후퇴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바.
때문에 충성스러운 가신들은 넋나간 레이몬드 황자에게 호통을 치듯 그의 의식을 일깨웠다.
“……”
그에 스며드는 허탈함, 공허함, 슬픔, 분노의 메아리에서 고개를 치켜든 레이몬드 황자는 떨리는 입술을 짓씹었다.
“……퇴각한다.”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들의 그늘에서 벗어나 대등한 관계로 자리 잡고 싶었다.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닌, 도움을 주는 돈독한 군신의 관계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욕심이었을까.
퇴각을 명령하면서도 레이몬드 황자는 좌절감으로부터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그를 움직이는 것은, 페르젠이 추구하고자 했던 행복들이 이 세상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제레미아를 지켜야 했고.
루에르그의 여인과, 그녀가 품고 있는 페르젠의 자식을 지켜야했고.
알프레드 가문의 여식을 지켜야했다.
또, 이 구차하리만큼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일말이나마 떳떳해지려면, 에르네스 제국의 몰락을 이루어 낼 수는 없었다.
페르젠이라면 자신의 무덤 옆에, 황손들이 같이 묻히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니까.
“……형님과 엘리자베스에게 사람을 보내거라. 빠르게 본국으로 회군 해야 한다고.”
“그렇다면 알프레드 가문의 어르신에게도?”
“아니, 그에게는 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는다.”
말의 고삐를 강하게 붙들며, 레이몬드 황자는 고개를 숙였다.
알프레드의 충성심이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는, 그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페르젠이 죽고.
승기가 많이 기울어진 지금.
콜레오네 웨인 바레타 알프레드, 그 노괴가 이 정보를 접했다간 곧바로 반기를 들 것이다.
몰락하는 제국을 위해 한 몸 바칠 충성심도 존재하지 않았고.
모든 역사가 바스라질 브뤼테인에게는 흥미 조차 없을 테니.
그러니 사력을 다한, 마지막 전선에.
그가 이끄는 군대는 오히려 없는 것이 나았다.
하지만 그 명령이 무색하리만큼, 뒤에서 의견을 주고 받던 몇몇 수뇌부들은 자신들 가문의 병사를 시켜 몰래 전선에서 이탈 시킨다.
……이 전쟁의 끝에서 도대체 누가 웃게 될지는, 저 하늘만이 알고 있으랴.
* * * * *
철퍼덕.
전장 한 가운데서, 뒤로 편안히 쓰러진 그레모리는 가파른 숨을 내쉬었다.
노을이 전부 저물고.
어둠이 내려앉은 밤.
결국, 마지막 승기를 잡아낸 것은 그녀였다.
이 순간을 위해 치루었던 희생은 두 팔과, 오른발, 청각과, 눈한쪽.
개병신도 이런 개병신이 없었으나, 결국 오르고자 했던 정상에 서게 된 쾌감은 나름 만족스러웠다.
“폐, 폐하……!”
환호성을 내지르는 병사들을 뒤로하고, 그레모리에게 다가오는 가신들이 새파래진 안색으로 그녀를 부른다.
하지만 손실된 청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그레모리는 상체를 일으켜 자신의 하체를 바라보았다.
좌우로 명확하게 찢어진 사지.
그래서인지 거기서부터 일어나는 출혈이 적지 않았다.
안그래도 비장을 관통당해 정상이 아닌 몸뚱이인데, 이 만큼의 출혈을 머금고도 살아 있는 목숨줄이 경이로울 뿐이다.
“달거리도 아닌데, 가랑이에서 참으로 많은 피가 흘러내리는 구나.”
“크, 크흠! 다, 당장 의무병을 폐하에게 데려오거라! 그리고 혈액형이 맞는 병사들을 전부 끌고 오도록!”
“예, 예!”
이 상황에서 참으로 웃기도 힘든 농담을 던지는 그레모리를 보며 어떤 반응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는 가신들이었으나, 오히려 그레모리는 그녀 나름대로 지속된 몸의 긴장을 푸는──전쟁의 종착지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제 남은 것은,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
승자가 누릴 수 있는 유린과 희열의 시간 뿐이겠지.
아쉬운 건, 그 과정을 모두 지켜 볼 페르젠이 이 세상에 없다는 것 뿐이었다.
‘마지막까지……’
참으로 재미없는 사내로구나.
혀를 차는 그레모리가 이내 다가온 의무병들에게 몸을 맡기며, 조용히 눈을 감는다.
* * * * *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는 것이 아니오라.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칠흑으로 점칠 된, 명계의 심층──그곳의 만신전 앞에서 고개를 조아린 최상위 괴이들은 저마다 파르르 몸을 떨고 있었다.
그리고 그 떨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더더욱 거세지며 그들이 명확한 두려움을 머금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아늑히 오랜 시간, 명계의 장부에 이름을 올리며 살아온 괴이들인데.
도대체 그 누가 그들에게 있어서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이야 말로 다른 존재들에게 있어서 불가해였고, 그로 인한 공포감을 선사하는 이들일 터.
또각.
하지만 머잖아 그 의문에 대한 정답을 알려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도저히 꿰뚫어 볼 수 없는 칠흑이 내려앉은 만신전 너머에서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명계의 심층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압도적인 존재감이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괴이들의 몸을 더욱 강하게 짓누른다.
“……”
그래, 그 만신전 앞에서 고고하게 서있는 한 명의 사내.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동작을 취하지도 않고.
이곳에 모여 있는 괴이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이다.
「 잡것들아. 」
「 너희들의 왕이 돌아왔다. 」
라고.
그러자 이곳에 모여 있는 괴이들을 그를 이렇게 불렀다.
베르트엠 엘퀴아 에뤼에.
영면에 들지 않는 우리들의 왕이시여.
그리고 이승에 있는 필멸자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페르젠 폰 슈바이크 브뤼테인.
또는, 페르젠 폰 슈바이크 루에르그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