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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을 강탈한 악당이 되었다-247화 (247/260)

리지에게 자신의 강박 증세를 들킨 다음으로, 가장 당황을 머금고 있는 페르젠은 지금 당장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분명 여지를 준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어떤 점에서 그레모리가 눈치를 챈 것일까.

자신의 재화 보유 상황에 대해서 심리전을 건적은 있어도, 죽음에 직면 했을 때 발동하는 고유 능력에 대해서는 낌새를 알게 해준 적이 없었을 터.

빠각──!

“큽!”

심지어 무릎을 순간적으로 치켜올리는 그레모리가 깜빡 한 것이 있다는 듯 자신의 턱뼈를 부수어 혀조차 깨물지 못하게 해버리자, 이 시점에서 페르젠은 자신의 고유 능력에 대한 정보를 그녀가 100% 확신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아니, 유추한 정보가 확실하지는 않더라도.

필시 비슷한 맥락이리라.

“컥……!”

나아가 두팔을 짓누르고 있는 다리에 힘을 주어 서서히 횡경막을 압박해오는 그레모리가 호흡을 힘들게 만들자, 페르젠은 당장 그녀가 노리고 있는 것이 자신의 기절임을 어렵지 않게 눈치를 챘다.

……어떻게 해야만 할까.

사실 턱뼈를 부수지 않았어도, 페르젠은 혀를 깨무는 짓거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죽음에 직면하는 상황과, 죽어가고 있는 상황.

전자와 후자는 고유 능력의 트리거를 만족시킨 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명확한 차이점도 존재했기에.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로벨리움 왕국에서 엘리자베스 황녀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죽음에 몰아넣어 입증을 하지 않았던가.

후자의 경우 강림하게 되는 건 매우 높은 확률로 신체의 결손과 상처를 치료하고 수복시켜주는 괴이일 터.

고작 2회 밖에 남지 않은 고유 능력의 귀중한 횟수를, 사실상 비전투 특화에 가까운 괴이를 불러내는데 사용할 수는 없었다.

“크……! 컥……!”

때문에 페르젠은 얼마 회복 되지 않은 자신의 마력을 소모해 근처에 널브러진 시신들을 일으켜세웠다.

하지만 손상도가 높고, 고작 일반 병사에 불과한 그들로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그레모리를 치워내는 건 불가능했다.

뿌득!

“크흡!”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내부에서 귓가로 선명히 울려 퍼진다.

동시에 그 뒤를 잇는 진득한 이명이 머잖아 정신을 잃을 것이라는 걸 암시하나, 마력 탈진 현상을 겪고 모든 재화까지 소모한 흑마법사가 극의에 오른 오러 나이트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저항이라고는 일말도 존재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럴 수 있었다면, 그것이 가능했다면.

이 세상의 순리에 대한 모독이리라.

“백작──!”

하지만 혼자서 제공하는 원인으로 바라는 결과를 도출 시킬 수 없다면, 타인의 도움을 받으면 되는 것이 아니던가.

그렇기에 인간은 인연을 쌓고, 관계를 형성하여,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었다.

히힝!

말의 고삐를 단단히 붙들고 적들을 뚫은, 레이몬드 황자를 필두로한 그의 호위대가 페르젠과 그레모리를 향해 빠른 속도로 거리를 좁혀든다.

그러나 적들 또한 그들을 뒤쫓으며 갑작스레 등을 내보인 행동에 대한 대가를 처절히 치르게 해주었다.

그 끝에 완전히 추적을 뿌리치고 가속이 붙는 건 레이몬드 황자와 기사 둘.

“하.”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그레모리는 명백한 비웃음을 머금으며 시선을 거두었다.

한낱 기사 둘과 일반인 한 명의 난입 정도야 신경을 쓸 만큼 대수롭지도 않은 변수였기에.

아니, 변수라 부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실제로 지척에 도달해 들이 박는 말의 몸통을 까닥 고개를 젓는 것으로 밀쳐내고.

착지한 기사들의 검은 그녀의 몸에 흠집 조차 내지 못했으니까.

“……”

그러다 문득, 자신의 코앞에서 결의에 가득찬 표정으로 검을 들어 올리는 레이몬드 황자를 보며 그레모리는 올곧게 시선을 맞추었다.

그냥 무시하려고는 했지만 내심 궁금했기 때문이다.

눈앞에서 무력하게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자신의 국가를 지탱하는 충신을 빼앗기게 되었을 때 저 표정이 어떤 식으로 일그러질까 싶어서.

동시에 붙잡힌 채 죽지도 못하고, 지속되는 전쟁 속에 처참히 망가져가는 나라와 유린 당하는 소중한 이들을 보게 될 페르젠은 어떤 표정을 보여줄까.

전쟁의 승리란 그녀에게 있어서 더이상 오를 산이 없는 목표감의 상실과 같았기에 강렬한 공허함과 무료함이 치밀어 오르겠으나.

승자가 패자로부터 누릴 수 있는 그 희열어린 시간은, 아주 짧을지라도 틀림없이 달콤하겠지.

꽈악!

그러나 높이 치켜들어 내려치는 레이몬드 황자의 검끝은 결코 그레모리를 향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끝이 향하는 건 밑에 내려 깔려 정신을 잃기 직전인 페르젠의 목.

아무리 사전에 자신을 믿어 달라고 페르젠이 언질을 주었어도, 그저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할 뿐인 거짓말이 아닐까 싶어 전투에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하고 줄곧 그를 지켜보고 있던 레이몬드 황자였다.

때문에 그는 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페르젠이 그레모리에게 제압당하기 직전, 단검을 꺼내들어 스스로의 심장을 겨냥하고 있었다는 걸.

좀처럼 의도를 알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페르젠이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자 사전에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면 진작 틈이 있었을 때 스스로를 제물로 바쳐 명계의 문을 열어 괴이를 강림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즉, 그 행위 자체가 최후의 보루로 향하는 조건이라는 뜻일 터.

물론, 누군가는 의아함을 품을 것이다.

그것을 눈치를 챘다면 따라온 기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게 훨씬 낫지 않느냐고.

일반인의 몸보다, 오러 나이트의 재능이 있는 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더 성공률이 높을 테니까.

하지만 레이몬드 황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극의에 오른 오러 나이트의 입장에서 한참 그 길을 걸어 가고 있는 자와 일반인은 사실상 동일선상이나 다를 바가 없으니, 평범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 자신이 나서는 게 허를 찌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으리라.

게다가 대상은 브뤼테인의 핏줄인 페르젠이다.

아무리 자신이 명령을 내린다고 한들, 기사들이 그것을 곧이 고대로 받아들여 수행을 해줄지도 의문.

퍽──!

촤악!

그러나 말그대로 평범한 자질을 지니고 있는 레이몬드 황자가 안간 힘을 써도, 그 행동 자체는 전부 그레모리가 반응을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때문에 순식간에 자신의 왼발을 위로 걷어 차올린 그레모리는 검을 쥐고 있는 레이몬드 황자의 오른팔을 송두리째 찢어 발겼다.

분명 그리 힘을 담지 않은 일격이었는데도.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 레이몬드 황자의 오른팔은 허망하리만큼 몸에서 떨어져나가 허공을 맴돈다.

“커……! 끄윽!”

그 과정에서 레이몬드 황자는 아픔보다도, 너무나도 무력할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과 환멸을 느꼈다.

뚝.

투둑.

이내 흉측하게 삐져 나와 있는 상완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선홍색 핏물이 정신을 잃기 직전인 페르젠의 얼굴 위로 빗방울처럼 떨어진다.

그에 흐릿하기만 했던 페르젠의 눈동자는 잠시간 초점을 잡아 앞으로 고꾸라지는 레이몬드 황자의 비참한 모습을 선명히 새겨 넣었다.

“전, 하……!”

충격을 머금고 동공이 확대대는 페르젠의 붉은 눈.

“아하하!”

그리고 자신의 밑에 내려 깔린 페르젠의 그러한 모습에 그레모리는 참을 수 없는 쾌락을 느꼈다.

자신을 이토록 밀어 붙이며 호적수처럼 굴던 사내의 비굴한 모습이 왜 이리도 즐거운지.

더군다나 거기서 끝나지 않고 왼팔의 소매에 감추고 있던 단검을 꺼내드는 레이몬드 황자를 보고서 그레모리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설마 자신이 저것을 눈치채지 못하리라 생각했을까.

바로 코앞에서 두 사람이 보여주고 있는 싸구려 신파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최고의 신파극이었다.

퍼억──!

이내 앞으로 몸이 고꾸라지는 레이몬드 황자의 왼팔 또한 어린 아이의 손에 망가지는 인형처럼 찢겨지더니 처량하게 허공을 맴돌다 뒤로 투욱 떨어진다.

하지만 순식간에 두팔을 잃으며 제자리에 주저 앉게 된 레이몬드 황자는 좌절을 머금지 않았다.

애초에 상황상 그레모리가 페르젠의 목숨을 끊지 않고 제압을 선택한 건,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가 가지고 있는 최후의 보루를 간파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그가 섬기고 있는 자신이 해당 비밀을 모르고 있다기 보다는 알고 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을 터.

그래서 어중간한 눈속임으로는 모든 발악이 가로 막힐 것이라는 걸 예상했다.

처음에 내지르던 검도.

그것이 막혀 소매에 감추고 있던 단검을 꺼내드는 것도.

오히려 정말 노리고 있었던 건, 그 눈에 띄는 발악이 전부 가로 막힌 이 순간이다.

“백작……”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거칠게 흔들리고 있는 페르젠의 눈동자를 무릎 꿇은 채 내려다보며, 레이몬드 황자는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자네는, 충분히 뻔뻔하게 굴어도 괜찮아……”

낮고 조용히 울려 퍼지는 레이몬드 황자의 그 한 마디는, 참으로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

이 전쟁이 발발하는데 있어서 간접적으로 원인을 제공한 페르젠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는 것이기도 했고.

곧 죽음을 맞이할 자신을 보고서, 모든 원인을 스스로에게 돌려 미련한 자책감을 가지지 말라는 것이기도 했다.

……오랜 세월, 과거부터 현재인 지금까지 그들에게 받은 은혜가 대해와도 같은데.

이 한번의 실수이자 일탈로, 어찌 원망을 품을 수 있겠나.

자신을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아버지는 황제였고, 어머니는 황후였어도.

사실상 자신들을 키워주고, 길러주고, 보호해주었던 건 브뤼테인이니.

피만 섞이지 않았을 뿐,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황실의 부모라 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그 충애(忠愛)에 대한 보답으로 자신들이 할 수 있었던 건 고작 호의를 권리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뿐이었다.

페르젠은 그러한 브뤼테인의 충애를 언젠가 갚아야 할 빚으로 여기지 말라고 했지만, 짐승이 아닌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어떻게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 갈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일까.

레이몬드 황자는 페르젠이 저지른 실수와 일탈이 오히려 반가웠다.

빚을 갚는다는 느낌도 느낌이지만, 그가 서서히 브뤼테인이라는 가문에 얽매이지 않는 것 같았기에.

그도 그럴 것이 한 가문과, 한 가족과, 한 소녀를 송두리째 짓밟은 악행에 아무리 이유가 있더라도.

곁에서 지켜본 페르젠이 괴로워하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브뤼테인의 역사와 명예를 실추시키고, 가문의 오점이 되었다는 것에 기반 하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조금씩 변해가고 있던 그는 그는 끝끝내 브뤼테인의 차남으로서가 아니라, 페르젠 폰 슈바이크 루에르그라는 인간으로서 괴로워하기 시작하였고.

브뤼테인의 핏줄로서가 아니라, 페르젠이라는 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려 들었다.

그래, 자식이 자라서 성인이 되고 가정을 꾸려 독립을 하게 되면.

그제야 부모는 자신들의 삶을 되찾듯, 이것은 기나긴 세월 끝에 찾아온 브뤼테인의 황혼일 터.

그러니 에르네스 제국의 황손으로서, 어떻게 그것을 보고도 끝까지 그들의 품에 안겨 있고자 하겠나.

자신들의 삶의 이유가 비단 브뤼테인 뿐만이 아니듯.

브뤼테인의 삶의 이유도, 꼭 자신들──황실이어야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으득!

끝내, 레이몬드 황자는 자신의 어금니로 입안에 감추어두고 있던 독주머니를 터트렸다.

주요 전력과 주요 인원이 붙잡혀 시신으로 사역당해 기밀이 발설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어진것이지만, 그 중에서도 반드시 교섭을 통해 되찾아 와야 할 인원에게는 배부를 하지 않는다.

만약 배부를 하고 해당 주요 인원이 인질로 붙잡혔다간, 적들 입장에서는 그들을 죽인 다음 머금고 있던 독으로 자결한 것이라 공표하면 그만이었으니.

하지만 레이몬드 황자는 이 전쟁에서 자신이 짐이 되는 경우를 원하지 않았기에, 남들 몰래 언제나 독주머니를 챙겨 전장에 나섰다.

‘그러고 보니……’

페르젠이 감추고 있던 최후의 보루가 죽음과 연관된 것이라 한다면, 그에게도 배부를 하는 편이 나았을 텐데.

물론, 페르젠은 배부를 받더라도 굳이 그것을 챙겨서 나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입안에서 해당 독주머니를 터트리는 경우 강림하게 될 괴이는, 신체의 결손과 상처를 수복 시켜주는 괴이일테니.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레이몬드 황자는, 브뤼테인이 자신들에게 감추는 비밀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어째서인지 마음이 편해졌다.

언제나 의지가 되고, 신뢰를 할 수 있는 그들이었지만……

지독한 완전무결함은 묘한 거리감을 만들어 항상 엄격한 아버지나 어머니를 연상케 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친숙한, 사람의 냄새가 난다.

이런 위기 없이 그와 술잔을 기울일 수 있었다면.

정말, 어색함 한점 없는 좋은 친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끄……! 커헉!”

살점과 만나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는──산(Acid)에 가까운 맹독이 곧이어 그의 피부와 하관을 녹여나가더니, 선홍색 핏물과 뒤섞여 형체를 잃어버린 입밖으로 나아가 페르젠의 목 위로 낙하한다.

바로 코앞의 거리였기에 두 눈을 뜨고 지켜보고 있던 그레모리 조차도 반응을 할수 없는 영역이었다.

쿠웅!

그렇게 열리는 명계의 문 너머로 튀어 나오는 괴이의 몸통 일부가 떨어지는 맹독을 치워내고.

“큿!”

페르젠의 배위에 앉아있는 그레모리를 순식간에 덮쳐 버린다.

아니, 그 공격은 닿지 않았다.

타앗!

직감이 알려주는 경종을 무시하지 않은 그레모리가 자진해서 몸을 일으켜 7m 가량을 물러났기에.

그러자 부르르 떨리는 거대한 촉수 뒤──열려있는 명계의 문으로 부터 울분을 토해내는 것 같은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청각이 손실된 그레모리는 다행이도 그것을 듣지 못했으나, 다른 병사들은 그 울음소리를 듣고 괴성을 지르더니 제자리에서 쓰러졌다.

그리고 발작하는 그들의 배가 서서히 부풀어 오르더니, 터져나가는 그 안에서 자그마한 흑산양들이 기어 나와 죽어가는 그들의 몸뚱이를 풀처럼 뜯어 먹는다.

콰직!

하지만 머잖아 그 흑산양들은 모조리 죽음을 맞이 했다.

누군가의 손에 죽임을 당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섭리가 그 간섭을 결코 허용 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페르젠의 뒤에 열려있는 명계의 문, 거기서도 연결된 층수를 나타내는 명패가 마치 고장이라도 난듯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었기에.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그레모리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며 덜덜 떨리는 몸을 바로 잡았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페르젠이 미리 3층의 괴이와 거래를 해두고 강림 할 상황이나 조건을 설정해두었다고 생각 했으니까.

끼긱!

하지만 다행히도 너머의 괴이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승으로 기어 나오지 못했고.

꿈틀!

오히려 삐져 나왔던 거대한 촉수까지 명계의 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광경이 펼쳐진다.

꾸득!

꾸물!

그러나 그 거대한 촉수는 그 강제력에 저항하며 제자리에서 기이한 괴이를 출산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명계의 문에서 층수를 나타내는 명패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더니 끝끝내 3층을 나타내고.

메에에에!

전혀 양의 울음소리와 어울리지 않는 흉측한 괴이 한마리를 내버려 둔 채, 문이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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