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을 강탈한 악당이 되었다-222화 (222/260)

철퍽!

교접된 고간이 세차게 맞닿을 때 마다, 리지의 몸은 힘없이 들썩이며 아랫배를 헤집는 흉물의 난폭한 폭력을 감내해야만 했다.

처음과 다르게 시간이 흐르니, 가녀린 몸이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묽은 애액을 분비했으나……

“흐윽! 끅……!”

그것은 오히려 자신의 아랫배를 난도질해대는 흉물을 붙잡아 두기 위한 속살의 몸부림을 무의미하게 만들 뿐이었다.

하지만 고삐 풀린 말처럼 그의 흉물이 자신의 질안에 폭군처럼 군림하고 있어도, 리지는 속이 더부룩할만큼의 묵직한 감각을 제외하면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가 않아 얌전히 허리를 흔드는 페르젠을 올려다보았다.

“흐……! 윽! 악! 하…… 아핫……!”

정말, 살아 생전 이 남자의 추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는데.

삐걱!

즈뿝!

철퍽!

굴러가는 챗바퀴처럼 허리를 움직이며 자신의 속살에 열심히 성기를 문지르는 페르젠의 모습은, 최대한 빨리 이 순간을 넘기기 위해 발악을 하는 것만 같았다.

“끄흑!”

관심도 없을, 비루한 자신의 몸뚱이에 얼굴을 묻고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을 거칠게 베어무는 건.

지금 몸을 섞고 있는 것이 겹쳐 보고 있을 유리엘이나 루에르그의 여인이 아니라, 오직 자신이라는 걸 또렷히 상기시키고 싶어서일까.

“아윽!”

조금의 배려도 없이 유두를 잘근잘근 짓씹는 그의 이빨 덕에 잠시 동안 체감하지 못했던 아릿한 통증이 일어나자, 리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허리를 들썩거렸다.

“흐끅!”

그러자 자신이 또 무얼 하려는 줄 알고, 다부진 체격과 거기에 깃든 체중으로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그가 뿌리 끝까지 성기를 쑤셔 박으며 자궁을 압박한다.

“아…… 으아……!”

턱하니 숨이 막히는 건 둘째치고, 자신의 자궁을 비집고 들어올 기세로 찍어 누르는 귀두의 촉감에 리지는 자연스레 골반을 더욱 벌인 채 두 다리를 늘어트렸다.

“끄윽……! 허끅!”

그리고 그의 아랫배와 자신의 아랫배가 맞닿아, 볼록 솟아오른 자궁 근처를 압박하니 숨을 쉬기만 해도 헛구역질이 나오는 것 같아 리지는 볼썽사나운 신음을 토해냈다.

철퍽!

하지만 페르젠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대로 자신을 옭아맨 채 허리를 움직이며 자신의 속살과 자궁을 학대해나갔다.

정말, 섹스 보다는 무자비한 강간에 가까운 교접의 형태.

일말의 고상함도 없고.

조금의 품격조차 없이 흐트러진 그의 모습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희열이 일어난다.

그래, 자신이 무얼 얻고자 하는 것은 없었다.

다만, 그가 무언가를 하나라도 잃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은 리지는……

“윽! 하윽! 학……!”

곧이어 두 손을 뻗어 페르젠의 목을 끌어 안고, 개구리처럼 천박하게 벌어져 있던 두 다리를 그의 허리에 상냥히 감싸 안았다.

움찔!

그러자 움직임을 멈추는 그가, 상체를 일으키며 일그러진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본다.

잔인하고.

잔혹한 폭력 밖에 남지 않은 이 섹스에서.

이러한 상냥함은, 그의 두 눈에 보다 선명히 유리엘이나 루에르그의 여인을 겹쳐 보게 만들겠지.

“키스라도…… 해줄까요?”

하지만 그런 의도로 펼친 행동은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미듯, 리지는 페르젠을 향해 조롱섞인 웃음을 머금었다.

삐걱!

“끄학──!”

도발이 아닌 도발이 먹혀 들기라도 한 것일까.

두터운 팔뚝에 핏줄이 선명히 드러날 만큼 힘을 주는 페르젠이 자신의 손목을 붙잡아 몸을 돌려 세운 뒤, 개처럼 엎드리게 만들고 무식할 만큼 커다란 흉물을 보다 깊숙히 쑤셔 박으며 자신의 아랫배를 난도질 하듯 헤집는다.

“학……! 끄……! 아악!”

철퍽 거리며 자신의 엉덩이에 그의 치골이 맞닿을 때 마다, 리지는 자궁 입구를 세차게 두드리는 흉물의 폭력에 입가에서 고인 침을 흘리며 벌벌 떨었다.

그러나 그의 움직임은 마치 바라는 대로 해주고 있으니, 제발 가만히 있어 달라고 목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것만 같아.

보다 움직임이 난폭해질수록, 리지는 괴로워하는 자신의 육체에 반비례하여 형용할 수 없는 정신적 쾌락을 느꼈다.

이 섹스의 주도권을, 고삐를 붙들고 있는 것은 겉으로 페르젠 같겠으나.

그 본질은, 결코 그러지 않았다.

“흐……! 끅……! 아……! 으하……! 악!”

사람도 아닌.

그저 인형을 다루듯, 자신의 엉덩이를 커다란 두 손으로 붙잡고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는 페르젠이 자신의 속살에 흉물을 끈덕지게 문지른다.

그럴 때 마다 간이 침대 위에서 힘없이 들썩거리는 리지의 몸은, 겨울을 맞이하려는 낙엽처럼 처량히 흔들렸다.

‘아……’

그 끝에, 리지는 머잖아 자신의 질안에서 2 ~ 3 배는 세차게 껄떡이는 흉물의 박동에 사정의 순간이 찾아왔음을 알아 차렸다.

그것을 깨닫자 마자 자신의 자궁은 입구를 꼬옥 오므리고, 내부의 속살은 쑤셔 박힌 흉물을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발악을 시작한다.

그 탓에 앙증맞은 항문이 천박하게 벌어지며 변색 되지 않은 주름진 분홍빛 입구가 뻐끔거리지만……

꾸욱!

리지는 그 모든 것을 무시하고, 힘을 주어 뿌리 끝까지 페르젠의 성기를 자신의 질 안에 붙잡아 세웠다.

뽁!

“끄……! 힉──!”

하지만 그 조임을 상쇄할만큼 억센 힘을 주어 페르젠이 성기를 밖으로 뽑아 내자, 차마 듣기 민망할 천박한 소리와 함께 붉게 충혈된 그녀의 음부가 가득 벌어진 채로 바르르 떤다.

동시에 페르젠은 자신의 손자국이 선명히 남은 엉덩이 골 사이에 껄떡거리는 흉물을 얹힌 뒤, 그대로 정액을 쏟아내며 가장 최악인 섹스의 여운을 맞이해야만 했다.

리지 또한, 그렇게나 자신의 아랫배를 난도질하던 흉물이 밖으로 빠져나갔으나.

한참을 개처럼 엎드린 채 아무런 미동을 보이지 않으며, 뜨거운 정액이 걸쭉하게 달라 붙어 자신의 몸뚱이를 더럽히는 순간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털썩!

그렇게 잠시 뒤, 높이 엉덩이를 치켜들고 있던 리지가 천천히 허리를 내리며 죽은 사람처럼 쓰러진 채 미약한 숨을 토해낸다.

“흐…… 으……”

분명, 화끈거리던 통증은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좀처럼 닫히지 않는 충혈된 음부가 물속에서 빠져나온 사람처럼 거칠게 숨을 들이키듯, 무식하게 벌어진 채로 뻐끔거리며 학대당한 자궁과 헤집어진 속살을 적나라하게 선보인다.

그 과정에서 다시금 욱씬거리는 통증이 살살 올라왔지만, 리지는 그 아픔을 갈무리 하지 않고 조금이나마 회복한 체력으로 몸을 일으켜 페르젠에게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리고는 얼굴을 쓸어내리고 있던 그의 어깨를 짚고 상체를 일으키며,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밖에 사정하라고…… 내가, 말을 했었던가요.”

“너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냐고요?”

“……”

“모를리가 없잖아요? 당신에게 다리가 분질러진 채 주저 앉아 엉엉 울던 그 때의 어린 내가 아니에요.”

즈뿍!

걸쭉한 정액, 자신의 체액, 파과의 혈흔으로 덕지덕지 칠해진 흉물을 붙잡아 스스로 음부에 가져다 댄 리지가 단숨에 허리를 내려 앉힌다.

“흐……!”

그러자 화끈 거리는 속살이 다시 한번 쓸리는 듯한 아픔에 가녀린 허리가 지끈거리지만, 처음과 다르게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처녀였던 자신의 음부를 얼마나 무식하게 헤집어 헐렁하게 만들어 놓은 건지, 이 커다랗고 뭉툭한 흉물이 대번에 틀어 박히는 걸까.

“아……”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뒤이어 자신의 자궁 입구와 맞닿은 페르젠의 흉물이 채 나오지 못했던 정액들을 찔끔찔끔 배설하자……

움찔!

리지는 허벅지를 덜덜 떨며 상상이상의 역겨움을 경험해야만 했다.

그의 걸쭉한 정액이 자신의 자궁 안으로 들어와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느낌은, 마치 피부 안으로 무수한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

살짝 고개를 내리면 움푹 파여 들어간 자신의 배꼽 부근이 볼록 솟아오른 게 보인다.

바로 저곳에서 그의 성기가 자신의 자궁에 정액을 꿀렁꿀렁 쏟아내고 있겠지.

그 사실을 선명히 인지하며 다시금 고개를 치켜든 리지는 페르젠의 뺨을 조막만한 손으로 만지작 거렸다.

“나는……”

“……”

“나는요…… 당신의 아이를 이 몸에 품고, 그것을 당신의 아내들에게 보여주고, 당신의 아이를 낳아, 그 아이를 당신의 품에 안겨다 줄거예요.”

“……”

“당신의 피가 뒤섞인 아이라도, 대칭이 맞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서 분명 죽임을 당하겠죠?”

당신에게 고통 받은 시간이 몇년이고.

당신에게 잃어 버린 시간이 몇년인데.

고작 이 하룻밤으로 내가 만족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페르젠은 리지의 그 한 마디에, 체념이라도 한듯 온 몸의 힘을 풀었다.

“……”

이것은 자포자기일까.

아니, 그렇지는 않겠지.

자신이 빌린 이 저주인형이라는 괴이의 능력은, 어차피 지불한 재화가 많지 않아 오랜 시간 지속 할 수가 없다.

그러니 그 때가 되면, 페르젠은 분명 자신을 죽이려 하리라.

유리엘이나 루에르그의 여인을 인질로 붙잡지만 않는다면, 자신이 무얼 하든 그의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겠지.

“하…… 아하핫……”

이제서야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손에 죽는 것이 두려운 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가 자신을 죽이는 방향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가 자신을 죽이는데 있어서 아무런 대가도 치루지 않는 건 용납할 수가 없었기에.

그것만큼은 반드시 피할 생각이었다.

“밤은…… 많이 길어요……”

페르젠의 입술에 어설픈 키스를 건네며, 리지가 허리를 움직인다.

* * * * *

잦아드는 빗소리와 함께, 가득 드리운 먹구름 사이로 희미한 새벽의 동이 투과되어 아침이 찾아오고 있다는 걸 알려주자……

페르젠의 품에 안겨 몽롱한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있던 리지는 초점을 바로 잡았다.

“하……”

왜 이리도 몸이 무겁나 했더니, 반쯤 정신을 잃은 그가 자신에게 기대어있다.

흑마법사 답지 않게 아무리 자신의 몸을 단련 했던 페르젠이라도, 전쟁의 피로와 라우라 때문에 밤을 지새고 쪽잠만을 잔 상태에서 작금의 상황을 온전한 정신으로 이어 나가는 건 무리가 있었던 것이다.

“……”

그에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던 페르젠을 바라보던 리지는, 자신의 아랫배가 더부룩할만큼 가득찬 포만감 외에는 아무런 느낌도 선사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의 정액을 도대체 몇번이나 자신의 자궁으로 꾸역꾸역 받아냈더라.

머금기 싫었던 원수의 씨이기 떄문인지, 역류하듯 흘러나온 그의 정액이 자신의 음부 근처에 희멀겋게 굳어 피딱지와 함께 자리 잡아 있다.

머잖아 모든 병사들이 온전히 활동을 할 테니, 그를 깨워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전장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겠으나……

“……”

리지는 일부러 그러지 않고,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는 페르젠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유리엘, 언니라면……’

이 남자를 어떻게 불렀을까.

친근하게 이름으로 부를까?

아니면, 격식을 차려 조금은 딱딱하게 부를까?

머리를 굴려도 그것에 관한 해답은 나오지 않았기에, 리지는 제멋대로 결론을 내린 뒤 입을 열었다.

“페르젠.”

최대한 간지러드는 듯한, 상냥한 목소리로.

“페르젠……”

그의 이름을 부른다.

이러면 얕은 잠결에 빠져 있는 그의 정신은, 과연 유리엘을 투영하게 될까?

모르겠다.

그것은 순전히 운에 맡긴다고 생각하며, 이내 리지는 그가 자신을 잔혹하게 괴롭혔던 기억의 일부──가면 무도회 때를 뇌리에 떠올린 채 마침표를 찍었다.

“쉬……”

밤 동안.

새벽 동안.

유리엘과 루에르그의 여인을 겹쳐보며, 자신을 도구 다루듯 학대에 가까운 섹스를 했던 그다.

그러니 거기에 더불어, 그의 정신이 온전하지 못할 때 완전히 유리엘을 겹쳐보게 만든 뒤 한낱 변기 따위로 사용했다는 기억은 얼마나 역겨운 환멸감을 선사할까.

꾸욱!

“아……”

그러나 밑바닥의 밑바닥까지는 경험하지 않겠다는 듯.

“끅……!”

그의 두 손이 자신의 몸을 붙들고, 제집처럼 자리 잡아 게걸스레 자궁을 훑고 있던 흉물을 단숨에 끄집어낸다.

삐걱!

동시에 자신을 간이 침대 위로 밀치는 그가 불쾌함이 가득 깃든 붉은 눈동자로 전신을 훑더니, 여전히 둥둥 떠있는 저주인형을 보고서는 그 해소할 수 없는 불쾌함에 주먹을 말아쥐며 입술을 까득 깨물기 시작했다.

“하…… 아하핫! 왜요? 왜 그런 표정을 해요?”

고작 남자와 한 번 몸을 섞은 여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이렇게나 자신의 음부를 헤집어 놓고는.

“겨우 소변을 누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구나.”

모르겠다면, 어디 한 번 자세히 보라는 듯.

리지는 두 손을 내려 상처입고 힘껏 벌어진 자신의 음순을 한층 더 벌려, 걸쭉한 정액이 덕지덕지 묻은 속살과 학대당한 자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렇게 도구처럼 다뤘으면…… 변기처럼 사용하는 것도, 당신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이잖아요?”

물론, 페르젠이 어떤 부분에서 불쾌함을 느꼈는지 리지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러 그를 비난하고 힐난하기 위해 그 점을 언급 하지 않고 말을 했다.

그에 페르젠이 보일 수 있는 유일한 반응은, 그녀의 목소리를 외면하며 비틀거리는 몸을 일으킨 채 널브러진 자신의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는 것이었다.

“……”

마음 같아서는 저 행동을 멈추게 만들고, 자신의 앞으로 그를 데려와 조금 더 물아 붙이고 싶었지만……

다가오는 아침은 더 이상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고.

얼마 남지 않은 저주인형의 지속시간 또한, 여유를 안겨다 주지 않았다.

그렇게 어느새 제복을 다시금 차려 입은 페르젠이 주름을 정돈한 채 자신의 움막을 나서자, 리지는 붙잡지 않고 얌전히 간이 침대 위에 쓰러진 채 그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아폴리온 등급의 흑마법사.

에르네스 황실의 제관.

브뤼테인의 핏줄.

분명, 그는 그런 남자일텐데.

“아하하……”

자신의 두 눈에 들어오는 그의 뒷모습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볼품이 없었고.

또, 형편이 없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