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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을 강탈한 악당이 되었다-216화 (216/260)

“아…… 앗! 흐아아……!”

밝아오는 새벽의 동을 따라, 차츰차츰 이성이 돌아오던 라우라는 앞이 보이지 않자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부끄럼쟁이의 장막은 본인이 펼쳐놓았음에도, 괴벽이 가져다주는 여운에 범벅이 된 그녀의 뇌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 당혹감에 한참 허우적 거리던 그녀의 몸은, 순간적으로 몰려드는 쾌락의 파도에 그대로 휩쓸리며……

뷰릇!

묵직한 성기를 그대로 머금은 채, 묽은 애액을 소변처럼 쏟아냈다.

그 과정에서 경련하듯 떨려오는 온 몸에 라우라는 어찌할줄을 몰라하며, 자신의 손가락을 꼬옥 깨문 채 짐승처럼 헐떡 거렸다.

“끄…… 흐끅……!”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몸은, 전신을 스치고 지나가는 차디찬 공기에도 벌벌 떨어댄다.

그렇게 한참을 움찔 거리던 라우라는 서서히 여운이 잦아들자, 일단은 아무런 위화감 없이 자신의 음부에 틀어 박힌 흉물을 뽑아내기 위해 옆으로 몸을 돌렸다.

“아……”

하지만 그 순간, 꼬옥 달라 붙은 자신의 질주름으로부터 선명히 전해져오는.

사정의 전조를 보이는 수컷의 박동에, 라우라는 자신도 모르게 반쯤 떠오른 엉덩이를 내려 다시금 깊숙히 밀착했다.

자신의 자궁으로 그의 귀두를 문지르며, 느슨하게 벌린 자궁 입구를 요도 끝으로 가져다댄다.

밤과 깊어지는 새벽 동안 분명 아무것도 먹은 것은 없을 텐데.

아랫배에서 더부룩하게 느껴지는 이 감각은 틀림없이 그의 정액들이 가득 들어찼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것으로도 부족하다는 듯, 자궁구를 뻐끔거리고 있는 자신은 틀림없이 탐욕을 부리고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유리엘도, 유페미아도.

전부 페르젠에게 어리광을 부리듯, 본인들 욕심을 채우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자신도 그리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스스로 선사하며, 라우라는 음부를 꼬옥 조여댔다.

꿀렁!

그 끝에,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적은 양의 정액이 흘러나왔지만, 라우라는 상관 없다는 듯 자신의 허리를 천천히 움직이며 그것들을 게걸스레 받아먹었다.

딱!

이후, 충분한 포만감을 느끼며 손가락을 팅기자 부끄럼쟁이의 장작이 거두어지고.

오랜 시간에 걸친 적나라한 교미의 흔적이 드러난다.

킁……

코끝으로 파고드는 굉장히 음란한 냄새.

발정기 암말의 소변은 수컷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던데.

남자를 모르는 여인과, 여자를 모르는 남자에게 이 냄새를 맡게 해준다면.

곧바로 서로가 짐승처럼 얽혀 들지 않을까.

스륵.

이윽고 고개를 숙여 교접부를 바라보던 라우라가 가느다란 손을 뻗어 페르젠의 고환을 만지작거린다.

약 한달 동안 가득 들어차 있던 정액들은, 마치 모조리 소진 되었다는 듯.

축 늘어진 몰골이 조금은 귀여우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동시에 여기에 있던, 자신이 사랑하는 사내의 씨가 지금 자신의 자궁에 머물러 있을 걸 생각하니.

라우라는 본인와 처지와 계급에 밀려 충족시키지 못했던, 추잡한 소유욕과 독점욕이 만족스레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즈뿍.

그 끝에, 방아를 찍는 듯한 자세 그대로 교접된 몸을 돌리자.

무척이나 피로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페르젠이 보인다.

오죽하면 이 남자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눈짓으로 내려오라는 말을 전달하고 있을까.

하지만 라우라는 자신의 밑에 내려 깔려, 음부를 꼬옥 조이며 힘을 줄 때 마다 미약하게 움찔거리는 페르젠을 보면서 은은한 희열을 느꼈다.

상처 가득한 그의 몸에 덕지덕지 덮어 씌어진, 자신이 새긴 흔적.

그것을 스윽 훑으며, 마치 간지르듯 손가락을 그어 내리던 라우라는 상체를 숙여 페르젠의 뺨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생각해보면 이 남자가 자신을 소유해주었으면 하는, 그러한 결과를 갈구할 게 아니라.

자신이 이 남자를 소유 해내는 쪽이, 이사벨 론 피에르 제노바 답지 않은가.

“쪽……”

이윽고 무척이나 농밀한 키스를 건네고, 반쯤 몸을 일으키는 라우라가 오랜 시간 쑤셔 박혀 있던 그의 흉물을 밖으로 뽑아낸다.

주륵.

그러자 닫히질 모르고 확장된 그녀의 분홍빛 속살은, 그 너머로 음탕한 애액을 가득 쏟은 후에.

자궁에 담지 못한, 덩어리에 가까운 걸쭉한 수컷의 씨를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라우라는 그것을 페르젠의 성기 위로 장식을 하듯 덕지덕지 쏟아 내고는, 털하나 없는 매끈한 자신의 음부로 껄떡이는 흉물을 밀어 눕힌 뒤 위아래로 아주 느릿하게 문질러댔다.

그 모습은 마치 당신을 범하고, 당신을 탐한 암컷이 누구 인지를 보라는 것 같아.

페르젠은 그녀로부터 새하얀 토끼가 아닌, 암표범의 모습을 겹쳐보고 말았다.

그래, 그녀는 지금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당신의 암컷이 아니라.

당신이 나의 수컷이라는 걸.

* * * * *

삐걱.

간이 침대 위에서 내려온 라우라는 자신의 시신을 사역해 주변 가득한 정사의 흔적을 조용히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피로한 한숨과 함께, 간이 침대에 걸터 앉아 앞머리를 쓸어 올리는 페르젠 곁으로 다가가 마력을 물로 형질 변환시켜 꼼꼼하게 그의 몸을 닦아 주었다.

평소 같았다면 자신이 하겠다고 말을 했을 텐데.

정말 극심하게 피곤한건지, 얌전한 아이처럼 고분고분 자신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있는 그를 보고 있자하니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가까이서 얼굴을 마주하니, 초점을 흐트린 눈동자로 끔뻑끔뻑 조는 그의 모습이 보인다.

이러다 이대로 잠이 드는 건 아닐까.

툭.

그러한 생각을 하기 무섭게, 페르젠이 고개를 떨어트리며 자신의 쇄골에 이마를 기대오자 라우라는 잠시 몸을 멈칫했다.

“……”

하지만 한참을 지나도 그 어떤 미동도 보이지 않는 그가, 조용히 숨소리를 내뱉자 라우라는 페르젠의 넓은 어깨를 여린 손으로 붙잡아 간이 침대로 조심히 눕혀 주었다.

하기야 전쟁의 피로로 가득 물든 그가, 오랜 시간 자신에게 시달리며 밤을 지새웠으니.

이만큼 힘들어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리라.

심지어 괴벽이 끝나고, 그 찾아오는 반동이 미약하다는 점을 보아.

그가 자신을 통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순순히 응해주기만 했다는 걸 어림짐작 할 수 있었다.

애당초 다른 날과 다르게, 유독 고간이 얼얼하지 않다.

그에 슬그머니 허공에 떠도는 물과 함께 밑으로 손을 내린 라우라는 페르젠의 성기를 움켜쥐고는 그것을 부드럽게 조물딱 거렸다.

울퉁불퉁한 혈관을 선보이며 흉측하게 껄떡거리던 흉기는 어디로가고, 탈진한 사람처럼 축 늘어져 자신의 여린 손가락에 힘없이 희롱당하는 광경을 보고 있으니 라우라는 자신도 모르게 귀엽다라는 감상을 품고 말았다.

이렇게 보고 있으면 목이 말라 작은 혀를 앙증맞게 내민 채 헐떡거리는 아기 강아지 같은데.

그 실상은 자신의 속살을 억지로 벌리며 파고들어와 자궁을 학대하는 난폭한 아이라니.

쫍.

쪽.

이내 여전히 비릿한 냄새가 감도는.

축 늘어진 성기의 귀두 부근에 조심조심 자신의 입술을 맞추며 그의 고간을 씻겨주는 라우라.

그 끝에 낑낑 거리며 전라가 된 상태로 잠들어 있는 페르젠에게 제복을 입혀주고는, 쪽잠을 자는 그를 방해하지 않도록 침상에서 일어난다.

“……”

아니, 그대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다.

라우라는 작은 욕심이 생겨 그의 곁에 꼼지락 거리며 파고 들었다.

이 공간에, 그가 있는 장소에.

자신의 향기를 가득 묻히고 싶다는 건, 여인으로서 당연한 욕심이 아닐까.

부스럭.

잠결에 달라 붙은 자신의 허리에 손을 얹히는 그가 몸을 끌어당긴다.

탄탄한 몸에 짓눌리는 자신의 부드러운 몸이 기분 좋은 걸까.

그에 만지작, 잠이든 페르젠의 얼굴을 더듬으며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은 라우라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푹…… 자, 자거라……”

애송아.

아니.

“페, 페르젠……”

어쩌면 처음으로 그의 이름을 이렇게 불러보는 것 같아, 라우라는 수줍게 얼굴을 붉혔다.

* * * * *

조금더 곁에 머무르고 싶었으나, 그랬다가는 병사들의 눈을 피할 수 없을 테기에.

괴이의 도움을 받아 페르젠의 움막을 빠져 나온 라우라는 자신의 움막 안으로 조용히 들어섰다.

자신들이 최전선에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하루.

아마도 오늘 정오가 되면 이곳을 떠나야 할 것이다.

그래야 다른 두 왕국으로 향한 군대로 보급을 가는 부대와 맞닥 트릴 테니까.

보급 부대 끼리 일차적으로 겹치는 동선을 짜두면, 혹여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서로가 서로의 지원 병력이 될 수 있었다.

자신들이 2차적으로 이곳에 올 때는, 각 왕국에서 돌아오는 보급 부대들이 에르네스 제국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지원 병력이 되어 주겠지.

그렇게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전선들의 상황을 본국에 알리는 것 또한 자신들이 해야 할 일 중에 하나.

때문에 라우라는 남아 있는 여운을 잔잔하게 떨쳐내며, 이곳을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 * * *

쏴아아아.

새벽내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칠지 모르는 비가 흙바닥을 적셔 나간다.

그리고 엘리알타 협곡의 입구, 그곳에 세워진 에르네스 제국의 진지 앞에서 집결을 마친 후방 보급 부대는 최전선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다.

“……”

그 도중 말의 고삐를 붙들고 있던 라우라는 슬그머니 옆에 있는 유리엘을 쳐다보았다.

뒤에는 따라오고 있는 병사들 덕분에, 잠시 보호를 위해 붙은 페르젠과 그의 부대원들이 보이지 않을 텐데.

유난히 초췌한 그의 얼굴이 눈에 밟혔던 것인지, 유리엘은 수시로 뒤를 향해 고개를 힐끔힐끔 돌려댔다.

안 그래도 전쟁의 피로가 있는 그와 몸을 섞어서 힘들 게 한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라우라는 그 잘못된 오해를 바로 잡아 주기 위해 해당 원인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차마 뒷감당을 할 수 없을 테기에, 라우라는 조용히 근질거리는 입술을 꾸욱 깨물 뿐이다.

“아……”

그러다 잠시, 라우라는 고삐를 붙들고 있는 여린손에 꾸욱 힘을 주었다.

말의 안장과 맞닿아 있는 고간 사이로 그의 정액이 슬금슬금 흘러 나오는 게 느껴진다.

쏟아지는 비를 막아 내기 위해 비옷을 걸치고 있는데, 정작 그녀의 가랑이는 눅눅하고 축축한 얼룩을 머금어 나갔다.

고개를 살짝 숙여 코끝을 씰룩이면, 비에 젖은 흙내음 사이로 수컷의 비릿한 냄새가 섞여든다.

말이 움직일 때 마다 팬티에 질척거리는 그의 정액이 음부에 살살 문질러지는 야릇한 촉감.

나중에 팬티를 벗어 보면 걸쭉한 그의 정액이 주욱 늘어지지 않을까.

“……”

그리고 아이를 가진 유페미아를 시기하고 질투해, 똑같이 그의 아이를 품고 싶어했던 유리엘 앞에서 페르젠의 정액을 이런 식으로 낭비하고 있으니 라우라는 추잡하더라도 오묘한 우월감이 드는 것 같아 아름다운 허리를 꼿꼿하게 폈다.

그렇게 라우라와 유리엘이 속한 후방 보급 부대가 일정 선을 넘어 나아가자, 후미에 붙어 뒤따르던 페르젠과 그의 부대원들은 말머리를 멈춰 세웠다.

마음 같아서는 조금더 뒤에 붙어 함께 해주고 싶으나, 그랬다가는 적군이 기습을 했을 때 발빠른 반응을 할 수 없게 되리라.

“돌아가지.”

“예.”

때문에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거두고, 고삐를 붙잡아 말머리를 돌리는 페르젠이 낮은 목소리로 부대원들을 통솔한다.

툭.

투두둑.

여전히 쏟아지고 있는 차디찬 겨울비.

그 먹먹하게 물들어 있는 어둑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페르젠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그녀들이 자신에게 남기고, 또 묻히고간 향기가 서서히 지워질테니까.

그리움에 시달리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의 정상이 멀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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