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유리엘이 의자 위에 걸쳐진 자신의 옷을 슬그머니 바라본다.
지금이라도 겉옷을 걸치는 게 좋을까.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당신을 유혹하겠다는 작금의 옷차림은 솔직히 유리엘 본인도 부끄럽기만 했다.
검은색 망사스타킹, 그리고 그것을 흘러내리지 않기 위해 찝어주는 팬티의 가터링.
특히, 가운데가 뚫려 있는 팬티는 유리엘이 다리를 조금만 벌려도 꼬옥 다물려 있는 음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상체에 걸치고 있는 네글리제 또한 유두 부근만을 가려주지 않아 그녀의 분홍빛 유륜과 유두를 감추지 않고 보여주고 있었다.
살면서 이 정도로 천박한 차림을 해본 건 처음이기에 유리엘은 거울 속의 자신을 보며 얼굴을 감싸 쥐고는 미약한 한숨을 흘렸다.
오늘이 페르젠과 있을 수 있는 마지막 밤이니, 적어도 가장 만족스러운 시간을 선물해주고 싶은데.
‘혹시……’
이것을 보고 그가 싫어하지는 않을지.
그렇게 망설임이 길어지던 찰나, 딸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더니 페르젠이 들어선다.
그에 유리엘은 자신도 모르게 침대의 이불을 끌어다 덮었다.
“밤 공기가 보기보다 차갑느냐.”
벌써부터 이불을 끌어 안고 있는 유리엘을 보며 걸음을 내딛는 페르젠이 의아하게 묻는다.
“그, 그런건…… 아니야……”
그에 유리엘은 자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하며, 어느덧 자신의 곁에 선 페르젠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이제와서 네 몸을 그리 꽁꽁 싸매는 건…… 하등 의미가 없을 텐데.”
자신이 도대체 몇 번이나 그 적나라한 나신을 눈에 새기고, 만지고, 안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어울리지 않게 수줍음을 머금고 있는 유리엘을 보고 있자하니 페르젠은 옅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이상하게…… 보, 보지 마……”
“유리엘.”
“으, 응……”
“대게 여인들이 꺼려하는 것들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것들이다.”
“……”
“그러니 걱정하지 말거라. 오히려 네가 이런 반응을 보여주는 것에 나는 기대가 되니.”
삐걱.
침대에 걸터 앉는 페르젠이 유리엘이 덮고 있는 이불을 천천히 끌어 내린다.
그러자 드러나는 것은 천성적으로 음란한 몸 위에 걸쳐진 음탕한 옷.
그에 페르젠은 한동안 아무런 말없이 눈앞의 유리엘의 자태를 조용히 감상했다.
움찔!
너무 저렇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하지만.
애초에 그러길 바랬다면 이런 옷차림을 하지도 않았을 테기에, 유리엘은 애써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과 고간을 가리려는 본능을 억눌렀다.
“유리엘.”
“응……”
“충분히 아름다운 모습이다.”
“거짓말……”
“가식인지 아닌지는,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그녀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고간 쪽으로 가져다대는 페르젠이 몸을 밀착한다.
그리고는 탐스러운 가슴을 주무르며, 네글리제 밖으로 드러난 그녀의 유륜을 간지르다 유두를 붙잡아 꾸욱 잡아 당겼다.
“흐응……!”
그 별거아닌 간단한 전희에도 기뻐하듯 발칙하게 발기를 하는 유두를 보며, 페르젠은 자신의 입안으로 그것을 머금고 이빨로 살살 깨물어댔다.
화사하게 풍겨오는 복숭아 체향 때문인지, 그녀의 가슴 자체가 달게만 느껴진다.
“으응……! 앗……!”
곧이어 그가 유두 뿐만이 아닌, 자신의 유륜 전체를 한 웅큼 베어물자 유리엘은 아픔 서린 신음과 함께 몸을 떨었다.
아직까지는 자신의 체향에 그가 짙게 취하지 않았을 텐데.
벌써부터 특유의 가학심이 나오는 걸 보아하면, 이 차림새가 효과는 있었던 것일까.
“하, 으……”
집요하게 자신의 가슴을 괴롭히던 그가 고개를 떼어내자, 희미하게 새겨진 이빨 자국을 자신의 손끝으로 더듬으며 유리엘은 페르젠을 쳐다보았다.
“아팠어……”
그래도.
“당신이 좋았다면……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아……”
입술을 움찔 거리고 있는 페르젠을 향해 살포시 웃으며 말하는 유리엘이 그의 어깨를 짚는다.
그리고는 뒤로 살살 밀어 등에 벽을 기대게 만들고, 두 다리를 편히 뻗게끔 한다.
이러고 있으니 영락없이 호색한 황제와, 그 황제의 밤시중을 위해 봉사하는 시녀 같았지만……
오히려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그의 다리 사이에 고개를 숙인 유리엘은 조심조심 페르젠의 바지춤을 벗겨 내렸다.
킁킁……
아직 팬티 밖으로 성기를 꺼내지도 않았는데, 어찌 그리 짙은 수컷의 냄새가 코끝으로 스며드는지.
쪼옥.
속옷 하나만을 덮고 흉측하게 꿈틀 거리고 있는 그 흉물에 자신의 뺨을 음란하게 비비적 거리며, 유리엘은 자그마한 입술을 맞추었다.
직후, 그 속옷마저 벗겨 내린 유리엘은 자신의 엉덩이를 음탕하게 치켜들고 페르젠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할짝.
곧바로 입에 삼키기기 보다는, 그의 밑둥과 고환 근처를 정성스레 핥으며 두 손을 이용해 귀두 부근을 부드럽게 문지른다.
“하아……”
적어도 아직 까지는, 기교에 있어서 유리엘이 가장 우수하다고 할 수 있었기에.
페르젠은 그녀의 머리를 커다란 손으로 짚으며 달뜬 숨을 내쉬었다.
“응……”
그 희미한 만족감이 배어나오는 페르젠의 목소리를 들으며, 귀두를 문지르던 손을 멈춘 유리엘은 가만히 그의 성기를 콧대 위에 올렸다.
그러자 세차게 껄떡이는 흉물이 툭툭 자신의 얼굴을 내려치더니, 요도 끝에서 흘러나오는 쿠퍼액으로 질척한 영역 표시를 해나간다.
그다지 오랜 시간 애태우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터질것처럼 부풀어 올라 특유의 난폭함을 과시하고 있는 흉물.
그에 유리엘은 자신의 자그마한 입을 열어 귀두 부근만을 머금고 양 볼을 홀쭉하게 오므렸다.
쫍.
쪼옥.
움찔!
가장 많은 신경이 밀집된, 남자에게 있어서 최고로 민감한 부위라 그런지.
편하게 뻗은 두 다리를 움찔하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거칠게 움켜쥐는 그의 손이 느껴진다.
조금 아프기는 했지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기에.
유리엘은 놀고 있던 손으로 그의 기둥과 고환을 살살 훑으며, 붉게 달구어진 귀두를 정성스레 핥고 빨아주었다.
“끅……! 끄…… 끄붑……!”
그리고는 아주 느릿하게, 게으른 뱀이 자신의 굴로 들어가듯.
페르젠의 성기를 목구멍 너머로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목젖을 스치는 순간 본능적으로 온 몸이 거부감을 내보였으나, 그것을 애써 참아내자……
어느새 자신의 눈가에 보이는 건 그의 음모 뿐이었고.
느껴지는 건, 자신의 목구멍을 가득 드리운 채 세차게 껄떡이는 커다란 성기였다.
“크흡……! 끅…… 꾸극……!”
그와 이런 경험을 몇차례 가지다 보니, 아프지는 않았어도.
괴로운 건 어쩔 도리가 없었던 터라 자연스레 눈가에 찔끔 눈물이 고인다.
스륵.
가능하면 볼썽사납게 일그러진 표정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가 않아 최대한 얼굴을 묻어 보나, 그는 그것이 싫은 것인지.
굳이 손을 뻗어 자신의 턱을 붙잡아 얼굴을 살짝 치켜들게 만든다.
이 흉측스런 흉물을 이토록 추잡스레 입에 무는 것은 한 두번이 아닐 텐데.
‘당신은……’
나의 이러한 모습을 볼 때 마다 즐거운 걸까.
쪼옵……
페르젠의 붉은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한 채, 창피함을 무릅쓰는 유리엘이 천박한 소리를 내며 입술을 꾸욱 오므린다.
그에 페르젠은 유리엘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는 손을 천천히 움직여 그녀의 목구멍에 자신의 성기를 질척하게 문질러댔다.
“끄…… 끅……!”
그러자 바르르 몸을 떨며, 쉴 새 없이 울먹이면서도, 저 자그마한 입술은 자신의 성기를 꼿꼿이 집어 삼킨 채 게걸스레 빨아 나갔다.
오직 자신만이 볼 수 있는 사랑하는 여인의 음탕하고 천박한 모습.
……그것이 어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 자신의 다리 사이에서 끊이지 않고 울려 퍼지던 유리엘의 짐승 같은 소리를 듣던 페르젠은, 엇박자로 자신의 허리를 거칠게 치켜 들었다.
“끄흡……!”
그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당황하여 괴로워하는 유리엘의 몸부림이 선명히 느껴진다.
자신의 고간에 완전히 얼굴을 묻은 채, 바르르 떨던 몸조차 빳빳이 굳히고 있는 모습.
동시에 조금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거세게 옥죄이는 그녀의 목구멍이 자신의 성기에 꼬옥 달라 붙어오자, 페르젠은 그녀의 머리 위에 얹히고 있는 자신의 손에 조금더 힘을 주어 그 쾌락을 음미해나갔다.
아무리 가학적인 기질이 있는 페르젠이라 해도, 이정도로 그녀를 배려하지 않을 만큼 난폭하지는 않으나……
본디 사람의 체향은 새어 나오는 체액에 의해 더욱 짙어지는 법이다.
그래, 그녀의 새하얀 몸에 배어 나오고 있는 땀.
허벅지를 타고 희미하게 흐르고 있는 음탕한 애액은, 어느덧 페르젠이 처음 이 방에 들어왔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진해진 체향을 퍼트리고 있었다.
도화꽃들이 만발한 도화곡이라 해도, 이 만큼이나 짙은 복숭아 향을 뿜어낼 수 있으련지 의심이 들 만큼.
유리엘의 온 몸에서 솔솔 풍겨져 나오는 도화향은 순식간에 가랑비에 옷이 젖듯, 페르젠이라는 사내의 육욕을 커다랗게 키워나갔다.
그에게 아내로서 대접 받는 게 아니라, 한 마리의 암컷으로서 다루어지게끔 만든 장본인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리엘 본인인 것이다.
“큭……! 흐븝……!”
곧이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유리엘이 자신의 목구멍 뒤로 배설되는 그의 정액을 느끼고서는 발가락을 꼬옥 오므린다.
점도가 무척이나 높았기에 좀처럼 잘 넘어가지가 않아, 겉으로만 봐도 세차게 꿀렁이는 그녀의 목구멍이 무척이나 애달파 보였다.
“콜록! 콜록……!”
하지만 끝끝내 그것을 모두 받아낸 유리엘은 입 밖으로 페르젠의 성기를 황급히 토해내며 기침을 했다.
“하…… 하윽……! 콜록……!”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붉게 달아 올랐던 그녀의 얼굴이 기도를 타고 들어오는 공기에 의해 조금씩 본래의 혈색을 찾아 나간다.
이미 저녁 식사를 마친 유리엘이었기에, 그녀의 위 안으로 얹혀진 정액들은 더부룩한 느낌마저 들게 만드는 것 같았다.
“아……”
하지만 이런 자신이 여유를 되찾을 새도 없게끔, 두 손을 뻗어오는 페르젠이 자신의 가슴을 난폭하게 주무르며 침대에 눕히려 들자 유리엘은 그의 어깨를 간신히 붙들었다.
삐걱!
“읏!”
그러나 그 완력을 이길 수는 없었기에, 개처럼 침대 위에 엎어진 유리엘은 자신의 둔덕 사이로 와닿는 흉물의 후끈거리는 열기를 느끼며 흠칫 몸을 떨었다.
“나, 나…… 오늘…… 가임기야……”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그는 틀림없이 자신의 음부를 헤집고 거칠게 자궁을 학대하고 말겠지.
그래서 유리엘은 페르젠에게 족쇄 아닌 족쇄를 채웠다.
그 대신에 자신의 왼손을 뒤로 뻗어, 음탕한 실이 길게 늘어지는 음부 위에 위치한──분홍빛으로 물들어 앙증맞게 벌름고 있는 항문에 스스로 손가락을 집어 넣는다.
쯔뿍!
“흐끅……!”
사전에 관장을 끝마쳐 깔끔하게 비워진 자그마한 구멍이 그녀의 중지를 머금고 꼬옥 오므려진다.
그러나 유리엘은 그곳에 자신의 검지를 힘겹게 추가적으로 밀어 넣고는, 아주 어설프게 확장을 해나갔다.
즈꺽!
느릿하게 움직이는 두 손가락을 따라 강하게 수축하려드는 항문이 적나라하게 꿈틀 거린다.
명문가의 여인이 개처럼 엎드려 자신의 엉덩이를 사내에게 들이민 채, 암컷의 냄새를 폴폴 흘리며 스스로 항문을 쑤시고 있는 광경은……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음탕했다.
음란하다는 것에 이상향 적인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작금의 유리엘이리라.
“으…… 흐끅……!”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루어 말할 수 없는 음란함은 유리엘 본인이 그 누구보다 부끄러워하고 있기 때문에 연출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완연한 나신보다, 어설프게 가리고 있는 것이 사내의 눈길을 잡아 끌듯.
페르젠의 눈에 비추어지고 있을 자신의 추태에 유리엘이 일말의 부끄러움과 민망함도 느끼지 못했다면, 그저 더럽고 천박하다라는 인식만 심어줬으리라.
찔꺽!
쁘쯕!
그리고 그 어느 때 보다 붉게 달아 오른 얼굴로 거친 숨을 내쉬고 있는 유리엘은, 스스로 항문을 쑤실 때 마다 울려 퍼지는 추잡한 소리에 귀를 막고 싶어졌다.
하지만 오늘, 이 마지막 밤.
자신은 그에게 여인으로서 안기길 원했고.
동시에 배 안에 자라나고 있을 아이의 어머니로서의 역할도 포기하고 싶지가 않았기에.
생각해낸 가장 최적의 타협안을 꾸역꾸역 이어 나갔다.
쯔적……!
그 끝에, 어설프게 자신의 항문을 쑤시던 손가락을 밖으로 빼낸 유리엘은……
꾸욱!
두 손으로 자신의 엉덩이를 붙잡아 좌우로 천천히 벌린 뒤, 살짝 느슨해진 채로 천박하게 벌름거리고 있는 그곳에 페르젠의 귀두를 가져다대고는 말했다.
“너, 넣어도…… 괜찮아……”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