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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을 강탈한 악당이 되었다-158화 (158/260)

< 19화 > 19

인간에게는 누구나 특정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유발시키는 트리거가 존재한다.

태어날 때 부터 새겨진, 생존 본능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것을 후천적으로, 훈련을 통해 페르젠이 라우라에게 새겨 넣은 트리거는……

“샤를.”

괴벽에 잠식된 그녀가, 자신에게 복종할 수 있도록 하게끔 만드는 또 다른 이름을 부르는 것.

“흐…… 브……!”

재갈을 입에 문 채, 제자리에 주저 앉는 그녀가 오줌마려운 강아지처럼 애처로운 목소리로 낑낑 거린다.

인간보다 지능이 낮은 동물 조차 훈련을 통해 학습이 되는데.

하물며, 이성이 없는 본능만이 남은 인간이 그것보다 못할까.

탁.

이내 자신의 말을 올곧게 잘 듣는 그녀를 보고서 몸이 맞닿을 수 있는 거리 내로 들어간 페르젠은 의자를 두고서 태연히 앉았다.

“브흐……!”

그러자 입가에 고인 침을 뚝뚝 흘리며, 자신의 무릎 위로 올라타는 라우라.

이제는 어느때처럼 그녀의 두 손을 자신의 목 부근으로 옮기면 되는 거겠으나……

“……”

“흐, 흐브……”

라우라는 예상과 다르게, 자신을 질식시키려 드는 행동을 취하지 않고.

수컷을 유혹하려는 한 마리의 암컷처럼 어설프게 허리를 앞 뒤로 흔들어댔다.

그러다 갑작스레 고간 쪽으로 파고드는 그녀의 두 손을 페르젠이 거칠게 붙잡자……

“브……! 흐!”

아무런 훈련도 시키지 않았던 초기의 모습을 되비치듯, 엄청난 반발을 선보인다.

그 모습을 무표정으로 가만히 응시하던 페르젠은 결국 라우라를 내버려둔 채 뒤쪽으로 천천히 거리를 벌렸다.

처음에는 자신이 훈련시킨 특정 트리거가 희미해진건가 싶었으나, 그것은 아니라는 듯 순식간에 말을 잘듣는 강아지처럼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자신의 배를 내보인다.

명백히 자신에게 완전히 복종을 하고 있으니, 얼른 가까이 다가오라는 애원.

“……”

그에 페르젠은 짧은 시간 동안 머리를 굴려 가설에 불과하지만, 나름대로 하나의 답을 도출해냈다.

그녀가 자신으로부터 괴벽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형태가, 어쩌면 변화를 머금은 게 아닐까 하는……

그도 그럴 게 복상사도 엄연히 죽음의 한 가지 모습이 아닌가.

여기서 의문점이 든다면, 어째서 이런 변화가 그녀에게 일어났느냐다.

질식을 시키는 죽음의 형태에 질려버렸다 하기에는, 그 동안 그런 전조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뚜둑!

“……정말, 참을 성 없는 아이구나.”

왼손, 자신의 중지를 스스로 부러트린 라우라가 거칠게 숨을 헐떡인다.

어느 방식으로든 괴벽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스스로를 자해해 죽음까지 몰고가는 만월의 저주.

결국 더 시간을 끄는 건 안되겠다 싶어, 라우라에게 가까이 다가간 페르젠은 그녀의 오른손을 붙들었다.

“나를 원망하지 말아라.”

뚜둑!

그녀를 이성을 잠식한 괴벽 못지 않게.

페르젠 또한, 완벽한 좌우대칭을 추구하는 자신의 저주스런 몸뚱이를 거스르지 못하고.

라우라의 오른손 중지를 그대로 꺾어버렸다.

“흐…… 으…… 브!”

그러나 조금도 아픈 기색이 없다는 듯, 당장이라도 몸을 일으키려 드는 라우라.

그 애처로운 발버둥을 보며 페르젠은 그녀의 입가를 틀어막고 있는 재갈을 살포시 풀어주었다.

정말로 라우라, 아니 작금의 샤를이 질식을 시킨다는 죽음의 형태에 질려버린 것이라면.

입이 자유로워진 작금의 상황에서, 굳이 자신을 복상사를 시킨다는 선택지를 고르지 않겠지.

“아우…… 으…… 아으……!”

하지만 라우라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어깨를 거칠게 밀친 뒤 자신의 음부를 고간 쪽에 밀착시킨 채 음탕하게 허리를 흔들어왔다.

괴벽에 잠식 당한 그녀의 몸뚱아리는 오직 본능이 이끄는 대로 대상의 죽음을 쫓을 뿐.

그렇다면 본능에 영향을 주는 그녀의 무의식에, 그동안 도대체 어떠한 변화가 있었단 말인가.

‘인간에게 사춘기가 있다면……’

짐승에게는 발정기가 있는 법이라지만.

이미 그녀는 사춘기를 겪을 나이 따위는 오래전에 지나치지 않았나.

찌익!

입고 있는 옷의 치맛단을 들춰 올린 후, 거슬린다는 듯 자신의 볼품없는 허름한 속옷을 찢어 버리는 라우라.

각 손의 중지가 부러진 상태에서, 어찌 저 여린 손으로부터 저만한 완력이 나오는 건지.

“으…… 아으……!”

괴벽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동안, 몸뚱이는 극상의 쾌락을 선물 받기에.

이미 그녀의 매끈하고 도톰한 음부는 끈적거리는 애액을 과할 만큼 쏟아내고 있었다.

“……후회할지도 모를 것이다.”

이 말을 알아 듣기나 하련지 모르겠으나.

페르젠은 라우라에게 경고하며 그녀의 얼굴을 자신의 목덜미 쪽으로 가져다댔다.

쓸데없는 미련은 버리고, 다른 죽음의 형태를 쫓으라는 마지막 선택지를 쥐어주는 거였으나.

“흐…… 아…… 하으……”

라우라는 뜨거운 숨결을 뱉어내기만 할 뿐, 자신의 목덜미를 물어 뜯는 짓은 조금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래사장에 파묻힌 보석을 찾듯, 두 손을 내려 자신의 바지춤을 붙잡고 억지로 끌어내리려 들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바지가 내려가지 않게끔 허리춤을 고정시키는 단추가 터져나가고, 스스럼 없이 벗겨지는 옷 너머.

팬티 안에 숨겨겨 볼록 솟아 올라와 있는, 반쯤 발기한 성기를 보며 라우라가 고개를 숙인다.

꽈악!

처음에는 물어 뜯으려는 행동인 줄 알고, 기나긴 백발을 거칠게 붙잡아 목을 강제로 젖히게 만든 페르젠이었으나.

라우라는 그 손길에 자신의 머리카락이 몇가닥 뽑혀져 나간다는 건 신경도 쓰지 않는다는 듯, 허벅지 근처에 뺨을 비비며……

킁킁……

이것이 자신이 찾는 게 맞는 것인지를 확인 하기 위해, 얌전히 냄새를 맡아 왔다.

“하……”

영락없이, 사람의 탈을 쓴 개의 모습에 페르젠은 실소를 흘렸다.

이윽고 눈앞의 이것이 자신이 찾는 게 맞았다는 듯, 손을 뻗어 팬티를 벗겨 내린 라우라가 껄떡이는 성기를 거세게 움켜쥐고 한 동안 침묵을 유지한다.

“어찌, 이것을 비틀거나 물어 뜯는 것이 더 고통스레 상대방을 죽일 수 있지 않느냐.”

침묵을 머금는 그녀에게 정론적인 말을 내뱉은 페르젠이었으나.

그딴 정론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보다 가까이 몸을 밀착한 라우라가 개구리처럼 주저 앉아 자신의 새하얀 두 다리를 음란하게 벌려온다.

그에 페르젠은 이대로 흘러가는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보다, 손을 뻗어 그녀의 질척거리는 음부를 가볍게 훑었다.

단순히 육욕을 쫓는 것 뿐이라면, 섹스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충족시킬 수 있었기에.

찔꺽!

찌붑!

“으…… 아, 으?”

하지만 라우라는 자신의 음부를 매만지고, 안쪽을 긁으며 쑤셔대는 그의 굵직한 손가락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본능에 속삭이는 괴벽을 따라 충실히 몸을 맡기면, 이보다 우월한 쾌락이 선물로 주어지는데.

고작 음부를 쑤셔대는 그의 손가락이 전해주는 감각에 흥미가 동할까.

타악!

이내 페르젠의 행동에 의아함을 머금던 라우라가 기다리는 것도 지쳤다는 듯, 자신의 음부를 희롱하는 그의 손을 거칠게 쳐내고 껄떡거리는 성기를 붙잡은 다음 자신의 음부쪽으로 천천히 가져다댄다.

꽈악!

그 모습을 보며, 페르젠은 라우라의 새하얀 엉덩이를 커다란 손으로 움켜쥐어 밑으로 주저 앉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얼마나 여린 피부인지, 그 짧은 시간의 접촉만으로도.

라우라의 새하얀 엉덩이에는 그의 손자국이 선명히 새겨졌다.

“……나는, 오늘 밤을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라우라.”

매정하리만큼 차가운 음색이 묻어 나오는 페르젠의 한 마디였으나.

꽈극……!

라우라는 그 한 마디에 대한 대답을, 자신의 팔뚝을 물어 뜯는 자해로 대신하였다.

주륵.

깊숙히 박혀드는 송곳니로 인해 흘러 내리는 붉은 선혈.

작금의 그녀의 의지가 그러하다면, 페르젠 또한 라우라를 죽이지 않기 위해선 별다른 방안이 없었기에.

얌전히 엉덩이를 붙들고 있던 손을 치워주었다.

꾸극……!

“으…… 아……”

그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단숨에 그 흉측한 거근을 자신의 음부에 쑤셔 꽂으며 주저 앉는 라우라.

찌뿍……!

남성을 받아들인 경험이라고는, 단 한번도 존재하지 않는 도톰한 음부가 억지로 확장되어 그의 흉물을 조금씩 집어 삼킨다.

입구 쪽에서 옅은 저항감을 선보이던 막은 처절하게 찢겨 나가나……

찌걱!

눈썹하나 찌푸리지 않는 라우라는, 오히려 자신의 속살을 꼬옥 조이며 페르젠의 성기에 자신의 끈적한 점액과 뒤섞인 피를 가득 묻혔다.

쿵……

“하으…… 아……”

이내 자신의 아랫배에서 조용히 울려 퍼지는, 자궁 입구에 맞닿은 그의 성기가 자그마한 울림을 선보이자 라우라는 개구리처럼 벌리고 있는 두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다.

분명 섹스 자체는 이것이 처음일텐데.

힘을 주면 당장이라도 부러질것만 같은 라우라의 자그마한 몸뚱이는, 그의 성기를 생각보다 수월하게 받아냈다.

자궁 쪽에 맞닿은 그의 성기 때문에 볼록 솟아 오른 아랫배가 확연한 증거이리라.

“라우라……”

“하으…… 아……”

“아침에 정신을 차렸을 때, 혹여나 나를 원망한다면…… 혼을 내겠다.”

듣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페르젠은 그리 말을 하며, 라우라의 반대쪽 팔을 쥐어들어 입가로 가져가 거세게 깨물었다.

그러자 반대편 팔처럼, 선명한 이빨자국이 새겨지며 붉은 선혈이 뚝뚝 떨어진다.

……각자가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추어 두고 있던 광기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며 추잡하게 뒤섞이는 광경.

……이것은 마치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어, 추악한 면모를 적나라하게 비추어 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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