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을 강탈한 악당이 되었다-104화 (104/260)

EP.104 104─늑대의 목장

타악.

복도를 나온 페르젠은 흐트러진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조금 뒤에 다시 흐트러질 옷임을 알고는 있는데, 기어코 손을 뻗어 그것을 정돈하는 자신의 행동에 쓴웃음이 흘러나온다.

딸칵.

곧이어 유리엘의 침실 앞.

문을 열고 들어간 페르젠은, 곤히 잠들어 있는 그녀를 볼 수 있었다.

“……”

자고 있는 연기를 하고 있는 걸까.

삐걱.

일부러 침대가 흔들릴 만큼 그녀의 곁에 앉은 페르젠은 손을 뻗어 이불을 들추었다.

“……”

야릇하기 그지 없는, 검은색 팬티 하나 만을 입고 잠들어 있는 유리엘의 천박한 나신이 드러난다.

힐끔 고개를 돌리니 책상 위에 단정히 개어져 있는 그녀의 옷가지가 보였다.

“유리엘.”

이름을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다.

정말로 잠이든 걸까.

내뱉고 들이키는 숨은 상당히 규칙적이고 안정적이다.

또, 자면서 뒤척인 탓에 기다란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었고.

그러는 동안 새겨진 침대 시트의 자연스러운 주름이 눈에 들어온다.

그제야 페르젠은 유리엘이 정말로 깊게 잠들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인형을 안는 취미는 없는데……”

곤란하다는 듯, 페르젠은 손을 뻗어 유리엘의 뺨을 어루만졌다.

코끝으로 달콤한 복숭아 향기가 스며든다.

발칙하게도.

향유와 향수, 어느 하나 쓰지 않은 것이다.

수컷을 유혹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으나, 정작 잠이 들어버린 음탕한 암컷 한 마리를 내려다보며 페르젠은 웃었다.

“너를…… 어찌 해야만 할까……”

툭.

투욱.

조심스레 탈의를 마친 페르젠은, 그녀의 두 손을 치운 뒤 몸을 겹쳤다.

삐걱.

침대가 흔들린다.

특유의 커다란 가슴이 탄탄한 가슴팍에 짓눌리고, 좌우로 벌려진 다리 가운데로 들어선 페르젠의 성기는 걸치고 있는 속옷 위로 유리엘의 음부를 툭툭 때렸다.

“아…… 응…… 흑……!”

그에 곤히 잠을 자고 있던 유리엘은, 숨이 막히는 듯한 불편함에 힘겨운 신음을 흘리며 고운 눈썹을 파르르 떨었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페르젠의 품을 달아나려 애를 써보지만, 의미 없는 저항에 불과했다.

“아……”

기어코 두 눈을 뜬 유리엘.

초점이 맞지 않는 흑요석 같은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간다.

더군다나 아직 수마의 기운이 짙게 남아 있어, 제대로 된 사고조차 할 수 없었기에……

“힉──!”

놀라 크게 숨을 들이킨 유리엘은, 자신을 범하려 드는 누군가의 모습에 허우적허우적 꼴사나운 몸부림을 쳤다.

하지만 그 안간힘을 쓰는 듯한 경직된 몸부림은, 너무나도 간단히 페르젠에게 제압되었다.

“하아…… 하아…… 흑……!”

깍지를 끼듯, 커다란 손이 가녀린 손을 붙잡고.

깔아뭉개듯, 배와 배가 맞닿으며.

잡아먹듯, 흉물스러운 성기가 유리엘의 음부를 꾸욱 누른다.

“아, 아……”

팬티를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명히 느껴지는 그 소름 끼치는 감각에, 유리엘은 울먹였다.

“하, 하, 하…… 하디 마……”

어린 아이처럼 어눌한 발음이 애처롭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을 현실 보다는 꿈에 가깝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녀는 흐리멍덩한 눈을 질끈 감았다.

꿈이라면.

악몽이라면.

얼른 깨어나기 위해서.

“유리엘……”

그에 페르젠은 꿈 따위가 아니라는 듯, 그녀의 귓가에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경직된 몸을 풀어주기 위해, 상냥하게 귓불을 핥는다.

“흑……! 으, 응……!”

효과는 확실했는지, 유리엘의 경직된 두 다리가 옆으로 스르륵 내려앉았다.

자신을 범하려드는 수컷에게 순응하는 올바른 암컷의 자세였다.

더불어 그 짧은 시간 사이에 흘러내린 식은땀이, 두 사람의 몸을 야릇하게 뒤섞는다.

짓눌린 가슴 속, 피어오른 분홍색 유두가 페르젠의 가슴팍을 음탕하게 더듬었다.

그 느낌이 좋은 건지, 유사 성행위를 하듯 천천히 움직이는 페르젠이 그녀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흐응……! 응!”

삐그덕 거리는 침대의 소음이 야릇함을 더한다.

고작 땀 때문에 미끈거리는 서로의 몸을 문지르고 있을 뿐인데도, 두 사람은 충실하게 쾌락을 음미했다.

특히 자신을 범하려드는 이가 페르젠이라는 걸 알고 난 뒤부터, 유리엘은 붙잡혔던 자신의 손을 빼낸 뒤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페르젠의 듬직하고, 또 탄탄한 몸 밑에 깔려.

씨를 받기 위할 뿐일지라도, 그의 암컷으로 다뤄지고 있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육체적 쾌락을 떠나, 정서적으로 채워지는 만족감은 말로 이룰 수가 없으리라.

“응! 흑……! 악…… 취미야……”

안정된 정신으로, 조금 전의 일로 투정을 부리며 유리엘은 페르젠의 넓은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하지만 그 순간, 코로 스며드는 그의 체취에 뒤섞인 낯선 여인의 향기.

굳이 누구냐고 물을 필요도 없이, 그의 옷이 아닌 맨 몸에 새겨진 것이라면…… 유페미아 밖에 없으리라.

‘하고, 온 거구나……’

먼저 잠이 들어서 혼을 내는 줄 알았더니.

그저 앞서 달아오른 몸이 자신의 체취를 맡고 한층 격앙되었을 뿐인 것이다.

일종의 뒤처리를 맡은 듯한 상황이라 추한 질투심이 고개를 빼꼼 내민다.

하지만 그것을 페르젠에게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래, 그러고 싶지는 않았기에……

“……”

아니다.

거짓말이다.

사실, 자신은 욕심쟁이였다.

유페미아를 우선하되, 차별하지 말아달라는.

그 울타리를 보장 받았음에도, 유페미아로부터 페르젠의 지분을 야금야금 뺏어오고 싶었으니까.

“기분이 상했나……”

그가 자신의 쇄골을 부드럽게 훑으며, 낮은 어조의 목소리로 속삭인다.

눈치를 챈 걸까.

하기야 티를 냈으니, 눈썰미가 좋은 그라면 알아채지 못하는 게 이상한거리라.

“별로…… 그런 건, 아니야……”

마음과는 반대로, 페르젠을 배려하는 한 마디를 내뱉으며 유리엘은 보기 좋게 웃었다.

그런 자신의 뺨을 쓰다듬는 페르젠이 이마에 애정 어린 키스를 건네 온다.

‘이걸로……’

조금은, 당신의 마음속에 부채감이 생겼을까.

유리엘 웨인 데이나 알프레드.

그녀는 보기보다 영악한 여인이었다.

애초에 유페미아를 우선하되 차별하지 말아 달라는, 이 요구조차 페르젠이 그녀를 신경 써줄 때 마다 자신을 연결 지어 떠올리게 만들기 위함이었으니까.

다음.

두 번째.

후 순위.

이런 것에 익숙해진 아이가 가여워, 가끔은 먼저 챙겨주려는 경우가 반드시 있다.

‘당신 눈에는……’

내가 이해심 깊은 여자로 보일까.

자신의 뺨에 얹힌 페르젠의 손에 얼굴을 비비다, 유리엘은 수줍게 키스했다.

페르젠, 아니 이서진이 살던 현대에는 뻐꾸기라는 새가 있다.

탁란을 통해 부화한 다음, 다른 새끼들을 둥지에서 밀어 트리고 해당 어미의 보살핌을 받는.

그런 점에서, 유리엘은 뻐꾸기 같은 여인이라 할 수도 있으리라.

“계속…… 해……”

“……”

힘이 없지만, 다정하기 그지 없는 목소리로 유리엘은 페르젠의 성욕 해소를 유도했다.

“아니다……”

그러다 잠깐, 조금 전의 일을 기억하며 그녀는 말을 덧붙였다.

“나를…… 강간하듯 안고 싶은 거라면…… 그래도 괜찮아……”

“……”

“은근한 가학심으로 피어난 당신의 섹스 판타지가 그러하다면…… 기꺼이 받아줄 수 있어……”

“……”

“나를…… 얼마든지, 울려도 괜찮아……”

“유리엘……”

그녀의 말에 페르젠은 깊은 숨을 한 번 토해냈다.

의도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이러는 것인지.

마음 속 깊은 곳, 오직 욕망으로 점칠 된 무언가를 끄집어내려는 유리엘을 볼 때 마다 페르젠은 입술이 마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 정도로 욕망에 몸을 맡긴 짐승처럼 추태를 부릴 수 없다는 생각에 제동이 걸린 페르젠을 보며 유리엘은 몸을 일으켰다.

‘앞으로도,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모든 추악한 면을 자신에게는 쏟아내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주면 되는 거리라.

“키스, 한 번만…… 더 해줘……”

“……”

대답 없이, 상체를 일으킨 자신에게 얼굴을 가까이 들이미는 페르젠이 눈을 감고 입맞춤을 건넨다.

그 짧은 설육의 뒤섞임 끝에, 먼저 고개를 뒤로 물린 유리엘은 배시시 웃었다.

“이것도, 내가 당신의…… 처음이겠지……?”

스륵.

부드럽고, 윤기 있는 기다란 흑발로 페르젠의 성기를 감싸 쥐고 유리엘은 어수룩하게 손을 움직였다.

“그거, 알아……?”

“무얼 말이냐……”

“머리카락은, 기억을 먹고 자란다는 속설이 있어.”

그러니, 지금 이건……

“내가 살아 왔던 23년의 시간을……”

오직 당신의 성욕 해소에 사용하고 있는 거야.

유리엘은 그리 말을 마친 뒤, 고개를 숙였다.

쪼옵……

페르젠의 귀두 부분만을 입에 머금고, 천박한 소리와 함께 정성어린 봉사를 한다.

분명 서투르지만, 그 서투름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자극하는 요소가 너무나도 확실했기에.

“켁……!”

페르젠은 일순간, 더욱 짙어지는 유리엘의 체향을 맡고 그녀의 머리를 한 손으로 꾸욱 눌렀다.

턱이 빠질 듯, 세차게 껄떡이는 흉물스런 성기가 자신의 목젖을 건들이자 유리엘은 발작하듯 몸을 움찔했다.

그에 스스로를 자책하듯, 얼굴을 한 번 쓸어내린 페르젠이 손을 떼어내지만……

“흑…… 끄……! 켁……! 쪼옵……”

유리엘은 여전히, 자신의 머리카락에 휘감긴 페르젠의 성기를 깊숙이 머금고 천박하게 빨아댔다.

“유리엘……”

이 정도로 하지는 않아도 괜찮다고.

살포시 어깨를 붙잡는 페르젠이나, 그럴 때 마다 유리엘은 더욱 힘겹게 페르젠의 성기를 자신의 목구멍으로 밀어 넣으려 애를 썼다.

“하……”

그 저항 아닌 저항에, 결국 얌전히 포기를 한 페르젠은 그녀가 전해주는 쾌락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아……’

그렇게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턱이 너무나도 아려올 때쯤, 유리엘은 자신의 입 안에서 조금 더 부풀어 오르는 페르젠의 성기를 느끼고 조심히 입을 떼어냈다.

“콜록……! 하, 흐……”

자신의 타액으로 반들거리는 페르젠의 성기가 세차게 껄떡인다.

그것을 달래주듯 손으로 부드럽게 훑자, 곧이어 시작되는 사정에 유리엘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귀두 부분에 조심스레 덮었다.

울컥!

비릿한 냄새를 뿜는, 그의 끈적한 정액이 자신의 윤기 있는 흑발을 더럽히기 위해 가득 쏟아진다.

머리카락이 기억을 머금고 자라나는 속설이 만약 진실이라면, 이것으로 자신은 23년의 삶을 그에게 범해진 것이겠지.

찔끅!

이내 아주 천천히 머리카락을 떼어내니, 그의 성기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이 걸쭉한 정액에 뒤섞여 추잡하게 늘어진다.

그것을 페르젠에게 고스란히 보여주며, 유리엘은 색정적인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몸 구석구석이, 당신에게 이 만큼이나 귀속 되었다는 걸 자랑하는 듯한 광경.

“여전…… 하네……”

그러다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더욱 짙은 수컷의 냄새를 풍기는 그의 성기를 보며 유리엘은 자신의 검지를 뻗었다.

툭, 건드려 보지만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딱딱하다거나, 단단하다는 수식어로는 부족할 지경.

이런 것으로 자신의 내부를 쑤시고 휘저으니, 다음날 아침에 눈을 뜨면 하복부가 얼얼한 거겠지.

“……어때?”

“……”

자신의 머리카락을 보고 감상이라도 내뱉어 달라는 건가.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으나, 페르젠은 속으로 잠시 당황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유리엘은……

스륵.

자신의 팬티를 벗어 내린 뒤, 잘 정돈되어 있는 음모 아래──꼬옥 다물려 있는 음부를 벌려 음탕한 속살을 페르젠에게 여실 없이 보여주었다.

“……섹스, 하는 거…… 지금이라도…… 나를 강간하듯 범하고 싶은 거라면…… 그래도 돼……”

“……”

“그게 아니라면…… 내가 원하는 대로, 당신하고 몸을 섞고 싶은데……”

말을 마친 유리엘이 수줍게 다리를 오므린다.

“그리 하지…… 애초에 가학적인 성향이 있다는 걸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너를 학대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다.”

페르젠의 진중한 대답에, 유리엘은 너스레웃음을 터트리며 그의 성기를 조심스레 움켜쥐었다.

“이런 자지를, 내 안에 쑤셔 박으려는 것 자체가…… 일종의 학대인 걸……”

“유리엘.”

경박한 단어 사용에 그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에 유리엘은 괜한 잔소리가 나오기 전에,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페르젠의 손을 붙잡고, 창가 앞에 위치한 흔들의자로 그를 데려가 앉힌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위로 올라타더니, 페르젠의 어깨를 짚었다.

엉덩이를 뒤로 살짝 내빼고, 엉거주춤 허공에 앉게 된 천박한 자세를 취한다.

“허리, 잡아 줘……”

느릿하게 흔들리는 의자 때문에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가 애처로워 보였기에, 페르젠은 유리엘의 말대로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붙들어주었다.

그러자 조금씩 허리를 내리는 유리엘은……

페르젠의 귀두에 자신의 음부를 밀착 시키고, 약간 밑의 질구멍으로 유도하기 위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찔꺽!

“흣……!”

그 끝에 무척이나 자연스레 페르젠의 귀두가 자신의 질 안쪽으로 파고들자, 유리엘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보기, 싫어……?”

“……”

“그래도…… 창녀 같다는, 생각은 하지 마……”

“……”

“당신이 아니면, 이러지도 않으니까……”

수치스럽고, 부끄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유페미아는 분명 이러지 않겠지.

그저 페르젠이 먼저 자신과 몸을 섞어준다는 사실에 희미한 우월감을 느끼고만 있을 터.

게다가 자신과 비교했을 때, 일종의 열등감을 가지고 있을 그녀가 잠자리에서 천박해지는 길을 선택할 수나 있을까.

그러한 점에서, 이건 오직 자신만의 무기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페르젠은 해당 질문에 굳이 대답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듯, 붙들고 있는 유리엘의 허리를 억지로 내렸다.

쯔붑!

“힉……!”

남성을 받아들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끝마치기는 했어도, 여전히 버거운 그의 성기가 거침없이 파고들자 유리엘은 헛숨을 들이켰다.

아랫배에 따로 힘을 주지 않아도, 그녀의 속살은 빈틈없이 페르젠의 성기를 꼬옥 조여 들었다.

“응……! 흑……! 으응……!”

힘겨운 신음과 함께, 파르르 떨리는 유리엘의 다리에 힘이 들어가더니 페르젠의 손길에 저항한다.

말을 할 여유가 없었기에.

조금만 천천히 삽입을 해달라는.

몸으로 전하는 간절한 애원.

“다 받아줄 것처럼 굴더니, 이럴 때만 배려를 바라는 게…… 참 나쁜 아내구나.”

그에 페르젠은 진득한 욕망을 절제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끈적한 숨을 내쉬며 손을 떼어냈다.

그러자 유리엘은 자신의 교접부와 페르젠을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갈등하는 아이처럼 울상을 지었다.

“농담이다.”

그 귀여운 모습에, 반사적으로 웃음을 머금은 페르젠은 다시금 유리엘의 허리를 붙잡고 무척이나 천천히 질내를 넓혀 나갔다.

그 오랜 시간 끝에, 너무나도 선명히 페르젠의 귀두가 자신의 자궁구를 두드리자……

“아…… 아……”

유리엘은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휘감으며, 편하게 주저앉았다.

끼익.

삐걱.

끼익.

삐걱.

서로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터라, 의자는 규칙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무척이나 느릿하고, 또 부드럽게.

페르젠의 귀두가 자신의 자궁 입구를 문지르자, 유리엘은 간헐적으로 몸을 떨며 그의 품에 꼬옥 안겨 들었다.

‘유페미아는……’

자신을 아이처럼 다루려던 모습을 보이더니.

유리엘은, 자신에게 아이처럼 다뤄지고 싶은 모습을 보인다.

문득 비교되는 두 여자의 상반된 반응에, 페르젠은 속으로만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애정 어린 밤을 만끽했다.

* * * * *

어둑한 새벽.

늑대가 주인으로 있는 목장.

길러지고 있는, 두 마리의 양들은 울지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죄송합니다.

어제 올리겠다고 했는데…… 진짜 조금 억울한 사정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19금 집필이다 보니, 새벽 6시 쯤에 PC방을 가서 작업을 시작했는데.

열심히 글을 쓰다가 10시 쯤에 밥을 시켰습니다.

밥을 먹고 흡엽실에 가서 불을 붙였는데.

흡연실 구석에서 뭐가 기어 다리더라고요.

좀 컸습니다……

거미 같았어요.

하필이면 이 놈이 흡연실 입구에 홀드를 박는 바람에 어쩌지도 못하고 서있었는데

문 아래에 그 틈새로 빠져나가더라고요?

생각 해보면 정말 거미였다면, 어째서 바닥에만 기어 다니고 벽은 타지 않았는지 이때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아무튼 제가 흡엽실 라인 쪽에 자리를 잡은 터라.

설마 이 놈이 내 자리 근처로 가지는 않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담배를 태우며 지켜보는데…… 일단 근처로는 가지 않고, 문 바로 앞의 자리 밑으로 쏙 들어가더군요.

흡엽실 라인 쪽에서 구석진 곳에 위치한 게 저의 자리라

그래도 잊고 지낼 수 있겠지

그런 마음으로 집필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왠지 모르게 시선이 자꾸 갔어요.

그러다 딱 고개를 뒤로 돌린 순간, 바로 제 옆자리에 그 거미…… 아니 곱등이가 있더라고요.

정말 놀라서 크게 소리를 지르니까 알바분이 무슨 일이냐고 뛰쳐 오시길래

옆자리 밑을 휴대폰 후레시 켜서 보여주니까

그 알바분도 "아……" 하는 말과 함께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라구요.

일단 쓰레바퀴와 빗자루를 가지고는 오시는데

그 분도 저처럼 벌레 같은거 무서워 하시는지 어찌하지 못하시길래 그냥 자리를 옮길까 싶었는데……

문득, 지금 이 곱등이를 안죽이고 살려두면

혹시 다음날 내가 왔을 때 또 마주치는 건 아닐까.

언제 내 자리 밑에서 갑툭튀를 하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과 생각이 앞서 정말 이기적이지만…… 알바분을 몰아 붙였습니다.

지금 죽여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 죽여야 해요.

지금 죽여야 할거 같아요

라고……

결국 등쌀에 떠밀려 알바분이 플라스틱 빗자루, 그 넓고 단단한 부분으로 퍽 터트리시는데

찍! 하며 몸이 으스러지며 체액이 터지는? 그 소리가 너무나도 선명히 귀에 남더군요……

정리된 후에도, 괜히 곱등이가 더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에 힐끔 힐끔 밑을 바라보며 집중이 하나도 안되어서 결국 그날 포기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가서 어제 그 알바분 하고…… 괜히 멋쩍게 웃다가 맛있는거 사드리고 훈훈히 담배피면서 마무리를 지었고요……

제가 집에 커다란 바퀴벌레가 나타나면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한 에프킬라를 엄청 뿌려서 죽여만 놓고 집을 포기하고 밖으로 나가는 편이라……

정말 어제는 어쩔 수가 없었어요 죄송합니다 ㅠㅠ

다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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