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을 강탈한 악당이 되었다-103화 (103/260)

EP.103 103─늑대의 목장

밤 12시 32분.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유페미아는 침대가 아닌 창가 앞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이를 품고 있는 몸이라 그런지, 꾸벅꾸벅 고개가 기울어지며 졸음이 쏟아진다.

그리고 그 때……

“아……”

창밖으로, 정문을 지나서 들어서는 수수한 마차 한 대를 보고 유페미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고, 방문 앞으로 다가선다.

연회를 끝마친 페르젠이 조금 있으면 이 문을 열겠지.

이 시각까지 잠들지 않고 기다린 자신의 모습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아이와 함께 남편을 맞이하는 아내가 이상한 건 아닐 테니, 유페미아는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아랫배를 살살 쓸어 내렸다.

……또각.

문 너머, 복도에서 울려 퍼지는 그의 희미한 걸음소리가 들려온다.

또각.

곧이어 문 바로 앞에서 멈춰서는 그의 발소리.

두근.

심장이 떨린다.

……또각.

“……”

하지만 그의 걸음은, 문 앞에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문 너머로 등을 돌린 페르젠의 환영이 망막 너머로 비추어지는 듯 했다.

그 사실을 자각한 유페미아는 손끝을 파르르 떨었다.

당신 아내와 당신 아이는 이곳에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냐고.

겁쟁이 같은, 소심한 독점욕이 목소리를 뱉을 수 없는 마음을 빌려 속으로 읊조린다.

물론, 머리로는 조금 이해가 갔다.

아직은 유리엘이 가임기고.

또, 자신을 배려해서.

자고 있을 거라 생각한 이 늦은 시간에 그녀의 침실로 가는 거리라.

그러나 유페미아는 그런 페르젠의 배려가 싫었다.

동시에 얼마든지 「 욕심을 부려도 괜찮다. 」 라고 했던, 그의 말이 뇌리에 떠오르자……

딸칵.

유페미아는 문고리를 붙잡아 돌렸다.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또각.

“……”

그러자 달빛만이 내려 비추는, 어둑한 복도에서 걸음을 멈춰선 페르젠이 몸을 돌린다.

조금 놀란 듯한 얼굴.

특유의 붉은 눈동자가 자신을 쳐다본다.

“우리 침실은…… 여기에요……”

“……”

자그마한 목소리지만, 고요한 복도였기에 유페미아의 한 마디는 무리없이 페르젠에게 전달 되었다.

또각.

그에 페르젠은 멈춰선 걸음을 내딛어 천천히 유페미아에게 다가갔다.

듬직한 체격.

고압적인 붉은 눈.

뻗어져 오는 커다란 손.

그 모든 것들이, 언제나 두려움의 요소였는데.

……이제는 아니었다.

포옥.

먼저, 유페미아가 페르젠의 품 안으로 안겨든다.

그의 가슴팍에 뺨을 비비며,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을 느낀다.

“내일, 해요……”

“무얼 말이냐.”

“유리엘…… 그 여자하고, 섹스 하는 거…… 내일로 미뤄……”

이미 12시가 지났다.

그러니 그가 수긍을 해준다면, 자신이 말한 내일은 아침이 밝은 오늘이 아니라.

말 그대로, 하루가 지난 내일이었다고 투정을 부려 볼 생각이었다.

“……약속을 했다.”

하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 목소리가 듣기 싫어 유페미아는 얼굴을 더 깊게 묻었다.

사실 알프레드 가문과 어떤 거래가 오고 갔는지 알고 있었기에, 지나친 간섭을 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았지만……

욕심을 부려도 괜찮다고 알려준 건, 그였지 않은가.

꾸욱.

때문에 유페미아는 페르젠의 커다란 손을 붙잡고 방 안으로 끌어 들였다.

타악.

문을 닫고, 벽쪽으로 붙은 뒤 그를 끌어안는다.

페르젠의 손이 벽을 짚었다.

커다란 체격이 자신의 자그마한 몸을 가두어버린다.

그 묘한 안도감에 유페미아는 자신의 몸을 어눌하게 비볐다.

“나하고도…… 약속해요……”

“……”

“그 여자하고, 하고 나면 내 곁으로 돌아오겠다고……”

“알겠다.”

“또……”

“……”

자그마한 손을 들어 올린 유페미아가 페르젠의 얼굴을 붙잡고, 시계쪽으로 돌린다.

“아, 앞으로…… 한 시간 동안…… 1시 37분까지, 내 말만 들어요……”

“그러지.”

“약속, 했어요……”

“그래.”

재차 확답을 받아 내고서, 유페미아는 입고 있는 네글리제의 한쪽 어깨끈을 붙잡아 내렸다.

풍만하고 새하얀 가슴, 그 가운데 수줍게 앉아 있는 분홍빛 유두.

그 곳으로 페르젠의 목덜미를 끌어당긴다.

“으, 응……”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페르젠의 뜨거운 숨결이 퍼져 나가자 유페미아는 야릇한 신음을 흘렸다.

이윽고 아이를 다루듯, 그녀는 자신의 가슴 밑동을 손바닥 위에 조심스레 얹힌 채 페르젠의 입술로 가져다댔다.

그러자 그의 입술 너머로, 수줍은 유두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듯 귀엽게 문질러진다.

그에 페르젠은 자신을 아이 취급하지 말라는 듯, 유페미아의 가슴을 한웅큼 베어물었다.

“으응!”

분홍빛 유륜을 훑는 그의 혀와.

“앙……!”

유두를 상당히 거칠게 깨무는 이빨의 감촉에, 유페미아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하며 까치발을 살짝 들어 올렸다.

가녀린 다리가 바들바들 떨린다.

그 사이로 페르젠의 다리가 들어와 유페미아의 음부를 지그시 눌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있었던 주도권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

“그래서…… 이 다음은, 어떻게 하면 되나.”

미약한 웃음 소리가 베여든, 그의 상냥한 목소리가 귓가로 스며든다.

그리고 그 물음에 유페미아는 잔뜩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그, 거……”

“……”

페르젠이 침묵을 머금는다.

앞뒤가 전부 잘린 말이기는 했어도, 알고는 있을 텐데.

그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러는 거리라.

심술궂은 모습.

그런 그가 미웠지만, 유페미아는 페르젠의 옷깃을 슬며시 움켜쥐고 기어 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 당신이…… 내게만, 해주는 거……”

“……”

여전히 말이 없는 그다.

하지만 아까와는 다르게, 말이 필요 없다는 듯.

“흣……!”

자신의 쇄골부터 시작해, 천천히 온 몸을 핥으며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아……!”

그리고는 무릎을 꿇은 그가, 자신의 팬티를 벗겨 내리고.

오줌을 누는 강아지처럼 다리 한쪽을 들어 올리자 유페미아는 적잖은 당황을 머금었다.

들어 올려진 한쪽 다리.

그곳의 허벅지에 걸쳐져 있는 새하얀 팬티.

여인이라기 보다는, 암캐 같은 자태였던지라 유페미아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힉……!”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혀가 자신의 속살 안으로 파고드는 감촉.

허리와 다리의 힘이 풀려버릴 듯한 그 쾌락에 유페미아는 얼굴을 가렸던 손을 치우고, 조심스레 자신의 고간에 얼굴을 묻는 페르젠의 머리카락을 쥐었다.

“아…… 앗…… 응!”

오직, 자신만이 받을 수 있는 애정.

유리엘 웨인 데이나 루에르그.

그녀는 이 느낌을 절대 모르겠지.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우월감과 만족감.

하지만 그걸 더 즐길 새도 없었다.

“앗!”

왜냐하면 덜덜 떨리며 무릎을 살짝 구부린, 체중을 지탱하고 있는 자신의 유일한 반대쪽 다리 조차도 그가 들어 올렸기에.

“이, 이건…… 시, 싫어요……”

그의 손에 두 다리가 전부 들어 올려져 붙잡힌 채, 벽에 등을 기대고.

털 하나 없는 자신의 매끈한 음부를 내밀고 있다는 광경이 너무 수치스러워 유페미아는 음부를 꼬옥 오므렸다.

“아……”

그러나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페르젠은 유페미아의 음핵을 설육으로 쓸어주다, 이빨로 살짝 깨물었다.

“히윽!”

투둑!

그러자 경련이라도 온 듯, 전신을 움찔거리는 유페미아가 질척거리고 야릇한 애액을 바닥으로 쏟아내린다.

어느 새 얼굴을 뒤로 살짝 물린 페르젠이었기에, 유페미아는 자신의 두 손으로 마치 오줌이라도 누는 듯한 음부를 애써 가렸다.

쪽.

하지만 곧이어, 자신의 배꼽에 키스를 해주는 페르젠의 행위에.

투둑.

유페미아는 손으로 틀어막고 있는 것이 의미가 없을 만큼, 음탕한 애액을 질질 쏟으며 발가락을 꼬옥 오므렸다.

툭.

천천히, 손을 내려 유페미아를 바닥에 앉히는 페르젠이 혀를 할짝인다.

엉덩이를 바닥에 붙인 유페미아는 다리를 오므리지도 못한 채, 시녀들이 청소를 해놓았던 깨끗한 바닥을 여지없이 얼룩지게 만들고 있었다.

찰박.

그 사이로 슬며시 손을 가져다대어, 음부를 토닥거려보니.

음란하기 그지없는 물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내 유페미아의 몸을 안아든 페르젠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요구했던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남아 있는 상태.

그것을 유페미아도 알고 있었기에, 상체를 일으켜 힘없는 손으로 페르젠의 가슴팍을 더듬었다.

거칠게 뛰고 있는 그의 심장 고동이 선명히 전해진다.

조금 더 밑으로 손을 내렸을 때는, 바지춤 위로 세차게 껄떡이는 그의 성기를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에 유페미아는 익숙하게 페르젠의 바지춤을 벗겨 내린 뒤, 그의 흉물스런 성기를 자신의 손바닥 위로 얹혔다.

그리고는 스윽스윽, 나름 열심히 문질러보지만 역시 손으로 해주는 건 별로 일까.

손을 피니, 불만이라도 토해내듯 그의 성기가 자신의 손바닥을 톡톡 내려친다.

그에 얼른 달래주려는 듯, 상체를 숙이는 유페미아였지만……

쪽.

코 앞에서 정성스레 귀두 부근에 키스만 해준 뒤, 침대에 몸을 눕혔다.

동시에 스스로, 자신의 음부를 두 손으로 벌린 뒤 페르젠에게 묻는다.

“……조금만, 넣어…… 볼래요……?”

삐걱.

의사를 묻는 주제에.

유페미아는 꼼지락 꼼지락, 몸을 내려 벌리고 있는 자신의 음부에 페르젠의 귀두를 밀착시켰다.

“하……”

그 귀여운 행동에 어찌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페르젠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아주 조금──귀두 부분 만을 유페미아의 음부에 삽입했다.

찌붑!

눅진거리는 속살 안에서, 야릇한 소리가 흘러 나온다.

“조금만 더……”

하지만 거기서 만족하지 못한 유페미아는, 페르젠에게 재촉하듯 애원했다.

“흑!”

그러자 바라는 대로, 천천히 진입하는 페르젠의 성기가 옥죄여 오는 유페미아의 질주름을 훑어나간다.

이윽고 그날처럼, 정확히 반절의 삽입을 마치자 페르젠은 허리를 멈추었지만.

“더……”

유페미아는 계속해서 그의 성기가 자신의 음부 안으로 들어오길 원했다.

더…

더……

더………

그 끝없는 욕심 끝에.

찰팍!

서로의 치골이 마주 닿으며, 페르젠의 음모가 유페미아의 고간 주위를 스쳤다.

“흣…… 흑…… 으응……!”

흉측하게 혈관이 돋은 성기가, 입맛을 다시듯 유페미아의 자궁구를 게걸스레 문지른다.

뺨에서 흘러내린 페르젠의 땀이, 유페미아의 음탕한 나신 위로 떨어져 내렸다.

스륵.

헐떡이는 유페미아를 내려다보며, 상기된 그녀의 뺨을 매만지는 페르젠이 허리를 천천히 내뺀다.

“싫어……”

하지만 유페미아는 두 다리를 뻗어 페르젠의 허리를 휘감았다.

“내 안에서…… 나가지, 마요……”

“……”

“계속…… 이렇게 있어……”

“……”

유페미아가 손을 뻗었다.

페르젠이 몸을 숙인다.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가슴팍에서 일그러졌다.

……조금이라도 더.

유페미아는 자신의 체취를 그에게 묻히고 싶었다.

유리엘이 그 냄새를 맡고, 분을 삼켰으면 좋겠다.

또, 그녀와 몸을 섞는 과정에서 페르젠이 자연스레 자신과 그녀를 비교했으면 좋겠다.

또, 사정량이 거듭될수록 정액이 묽어질테니.

묽고 묽어진 그의 씨를, 그녀가 받아내기나 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유페미아는 아랫배에 힘을 주어 페르젠의 성기를 꼬옥 조여댔다.

“당신 목소리…… 듣고 싶어요……”

“그래.”

“그거 말고……”

애절한 유페미아의 투정.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페르젠은 유페미아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며 속삭였다.

“사랑한다……”

유페미아 엘 로렌느 루에르그.

“응…… 나도, 사랑해요……”

페르젠 폰 슈바이크 루에르그.

* * * * *

깊은 새벽, 달이 구름 뒤에 숨고.

오직 시계만이, 수줍음이 없다는 듯 째깍이는 소리를 내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원래 2500자로 각각 나누어서 유페미아 유리엘 대비되게 한편에 담으려 했는데.

쓰다보니 유리엘은 104편에서 마무리를 짓고,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후원 편지 갱신도 내일 104편 업로드 이후 하겠습니다.

언제나 행복한 하루 되세요.

다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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