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을 강탈한 악당이 되었다-97화 (97/260)

EP.97 097─일상

60분.

그 짧은 시간 사이에 무언가 일이 있었다면, 높은 확률로 원인은 유리엘이 아닐까.

페르젠은 그렇게 추측을 했다.

물론, 그녀가 가문을 등에 업고 유페미아를 압박하거나 개인적으로 핍박을 가하거나 하지는 않았으리라.

다만, 임신 초기에는 우울증을 앓기 쉬우니 정신적 케어를 잘해줘야 한다고 했던 의원의 말을 돌이켜보면……

유리엘의 존재 자체가 그녀의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촉매의 역할을 했을 수도 있을 터.

첩을 들인다고 말했을 당시에는 괜찮다고 했던 유페미아지만, 직접 겪어본 현실은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신경을 쓴다고 나름 노력은 했는데, 주관적 최선이 항상 객관적 최선이 될 수는 없는 법이겠지.

“유페미아.”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가까이 다가간다.

살포시 어깨를 짚고 소파에 앉힌다.

다행히 거부는 없었다.

내심 이 몸뚱이가 눈썰미가 좋다는 것, 그녀가 감정을 숨기는데 서투르다는 것에 감사한다.

만약 그녀가 감정을 숨기는데 능숙했고, 이 몸뚱이가 눈치가 없었다면…… 틀림없이 적잖은 고역을 치렀겠지.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

“……”

“다만, 그것이 나를 어쭙잖게 배려하겠다는 생각에 기반한 것이라면 말하도록 해라.”

“……”

“나는 네게 그런 걸 바란 적이 없다. 그러니…… 얼마든지 욕심을 부려도 괜찮아.”

또박또박.

또, 나근나근.

귓가에 울려 퍼지는 그의 목소리에, 유페미아는 조용히 페르젠의 품안으로 안겨들었다.

특유의 커다란 손이 뒷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린다.

거기에 스며들어 있는 애정을 느끼며, 유페미아는 자그마한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그러면……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를…… 지금, 알려 줄래요……?”

과거, 페르젠은 아이를 낳게 되면 알려주겠다고 했지만.

유페미아는 지금 당장 듣고 싶었다.

유리엘에게는 없는, 자신만의 강점이 정말 존재하고 있다면……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으니까.

“그건…… 미안하지만, 기한을 어길 수 없구나.”

“……”

하지만 페르젠은 거절했다.

사실, 알려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지금 그걸 알려주었을 때 무슨 이득이 있단 말인가.

사실을 전해 들은 유페미아는 자신의 비율이 망가지지 않도록 신경을 쓸 테고.

차후 태어날 아이에 관해서도 걱정을 하겠지.

그녀가 임신 중이라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또 해당 요구의 의도를 어렴풋이 꿰뚫어 보았을 때.

명백히 득 보다 실이 많은 선택이었다.

“그, 래요……?”

씁쓸하게 웃는 유페미아가 페르젠의 옷자락을 힘없이 움켜쥔다.

“사실…… 없는, 거죠?”

“있다.”

“미안…… 해요. 투정이라는 건, 알고 있는데……”

미약한 울음이 묻어 나오는 목소리.

“하지만…… 괜찮지가, 않아……”

“……”

“그녀는 나보다 훨씬 아름다운 여성이에요.”

“……”

“나보다…… 훨씬, 당신에게 도움이 되는 여성이에요.”

“……”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애를 쓰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

“……”

“내 옹졸한 마음에 답답하면서도, 당신이 미워요…… 정말…… 미워……”

“미안하구나.”

일부다처제의 세계에서 정략 결혼이 관습으로 내려오는 건, 이래서가 아닐까.

사적인 감정의 교류로 얽히는 것과 다르게, 가문의 이익을 위해 공적으로 얽히는 것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갈등의 주제가 다를 테니.

“요즘, 걱정이 많아요…… 당신이 그녀와 몸을 섞는 것을 더 좋아해서…… 나를, 외면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럴 일은 없다.”

“당신에게 사랑 받는 것을, 당신의 마음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게 싫어……”

“……”

“그런 점에서 당신이 했던 말은 모순이에요. 당신에게 미움 받을 까봐 두려운데…… 어떻게 욕심을 부려……”

“……”

“그래서, 알고 싶었던 거야……”

어느 정도 곪은 그녀의 속내를 들으며, 페르젠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리엘과 너 자신을, 비교하려 하지 마라.”

“잔인한 사람…… 어떻게, 비교를 안해요……”

“……”

“길가의 돌멩이를 주워서, 보석처럼 예쁘다고 포장해준 당신이…… 정말로 아름다운 보석을 들고 왔는데……”

“……”

“어떻게, 비교를 안해……”

“……”

“한 번은 이런 생각도 했어요. 차라리 시엘이 살아 있었다면 당신이 더──!”

거기까지, 말을 줄이고 유페미아는 입을 닫았다.

방금 내뱉은 그 한 마디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너무나 추악했다는 걸 알았기에.

“……”

그리고 자신의 품 안에서 흐느끼는 유페미아를 내려다보며, 페르젠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었다.

파르르 떨리는 그녀의 몸을 소파 위로 눕히고……

쪽.

눈가에 애정어린 키스를 건네주며,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혀로 핥는다.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는…… 유일 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페르젠 폰 슈바이크 브뤼테인.

그에게 있어서 타인은 자신의 추악한 점을 부각시키고, 또 비추어주는 거울이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유페미아만은 그러지 않았다.

자유로이 바라볼 수 있는 하늘과도 같았다.

그렇기에……

“네가 황제의 여인이었다면, 나는 이 몸뚱이에 흐르는 피를 거역하고 기꺼이 그의 목을 베었겠지.”

또.

“네가 희대의 악녀였다고 해도, 기꺼이 너를 위해 손을 더럽히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을 것이다.”

그러니.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어라. 유페미아.”

나는.

“그 믿음을 깨트리지 않으마.”

언젠가 수명이 다할 영원.

그래, 모순적이겠지만.

그 모순을 개의치 않고 이어나가겠다고.

페르젠은 그녀의 귓가에 잔잔히 속삭였다.

……무더운 여름의 아침.

여기에, 녹지 않는 눈이 있었다.

* * * * *

황궁에 들려 제 2 황자와의 만남 일정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 페르젠은 자신의 옆에 찰싹 달라 붙어 있는 유페미아를 바라보았다.

돌아오는 길,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그녀.

감정을 쏟아내던 당시의 자신이 부끄러웠던 건지, 팔짱을 끼고 쫄래쫄래 따라걷기만 할 뿐이었다.

그에 페르젠은 희미한 웃음을 머금고, 점심을 먹기 위한 식당이 아닌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아……”

그러자 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슬그머니 올려다보는 유페미아.

“앗……”

그 모습이 귀여워, 페르젠은 그녀의 등을 툭 떠밀었다.

딸칵.

그리고 문을 걸어 잠그니, 몸을 움찔하며 자신을 뒤돌아본다.

가슴 부근에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손.

그것을 붙잡아 내린 뒤, 페르젠은 손을 뻗어……

투둑.

그녀의 상의 단추를 풀어 헤치고.

툭.

젖가리개를 꺼내 바닥에 떨어트렸다.

그러자 유페미아의 풍만한 가슴이 수줍게 드러난다.

날씨가 더웠기 때문인지, 쇄골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그녀의 가슴골 사이로 스며들었다.

“……”

그에 혹여나 시큼한 땀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싶어, 유페미아는 뒤로 몇 발자국 물러서려 했지만……

스륵.

커다란 페르젠의 왼손이 그걸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 가녀린 허리를 휘감아 온다.

“아……”

그리고 남은 오른손으로 자신의 팬티를 내리려 하자, 유페미아는 반사적으로 그의 굵은 팔뚝을 붙들었다.

하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기에, 의미 없는 저항에 지나지 않았다.

툭.

곧이어 바닥에 널브러지는 새하얀 팬티와 함께, 꼬옥 다물린 그녀의 매끈한 음부가 페르젠의 시선에 담긴다.

당장이라도 다리를 오므리고 싶었지만, 유페미아는 얌전히 두 손을 엉덩이 뒤로 모으고서는 자신의 나신을 페르젠의 눈요기 거리로 제공해주었다.

그러자 구석구석, 자신의 몸을 훑어 나가는 그의 시선이 적나라하게 느껴져 유페미아는 얼굴을 붉혔다.

힐끔 바라본 그의 붉은 눈동자는 명백한 욕정을 머금고 있었고, 그것을 통해 유페미아는 미약한 흥분과 동시에 부족한 자존감을 채워나갔다.

“그, 그만 보고…… 당신도…… 버, 벗어요……”

나신을 보여주는 건 나름 자주 있던 일이었지만, 역시 혼자만 전라인 건 상당히 부끄러웠다.

“앗……!”

그리고 그 말에 페르젠은 허리를 붙들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유페미아를 끌어 당겼다.

욕실 바닥인 만큼 살짝 미끄러웠기에, 유페미아는 자연스레 균형을 잡기 위해 페르젠의 가슴팍에 자신의 두 손을 얹혔다.

직후, 귓가에 내려앉는 나지막한 페르젠의 목소리에 유페미아는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다……

투둑.

어색하게 손을 뻗어, 셔츠의 단추를 풀어 나갔다.

“이건……”

모든 단추를 풀어 헤치고, 셔츠를 좌우로 열어 젖히니 만월의 괴벽 당시 라우라가 새겨 넣었던 상처가 선명히 드러난다.

거의 아물었기에 보기 흉하지는 않았으나, 유페미아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손을 뻗어 그의 가슴팍을 손끝으로 더듬었다.

“언제……”

“오래 되었다.”

“……”

“걱정하지 마라. 흉터는 남지 않을 테니까.”

덤덤한 그의 목소리에, 유페미아는 상처를 더듬던 손을 내리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어 혀로 상냥히 핥아 주었다.

고양이의 그루밍과도 같은 그 행동에 페르젠은 드물게 당황했으나, 밀어내지는 않고 유페미아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렇게 한참, 그의 상처를 핥아주던 유페미아는 고개를 천천히 떼어내고 밑으로 손을 내려 페르젠의 바지춤을 붙잡았다.

“……”

하지만 속옷까지 완전히 탈의를 시켰을 때, 발기를 하지 않은──흐물흐물 한 상태의 성기를 보고 있자하니 기분이 적잖게 우울해진다.

쪽.

그에 살짝 까치발을 들어, 페르젠의 어깨를 짚고 그의 입술에 먼저 키스를 건넨 유페미아는 짧은 시간 혀를 섞은 뒤……

쪼옵.

곧장 무릎을 꿇고, 그의 성기를 입안으로 넣어 천박한 소리를 내며 빨아주었다.

“하……”

그러자 옅은 페르젠의 신음과 함께, 서서히 발기하는 성기가 유페미아의 입안을 가득 드리우며 목젖을 쿡쿡 찌른다.

“하…… 읏……! 콜록!”

그 이물감에 입 밖으로 페르젠의 성기를 토해낸 유페미아는, 완전히 발기한 그의 성기가 자신의 뺨을 때리듯 세차게 껄떡이자 불쾌감을 표현하기는 커녕 오히려 배시시 웃었다.

쪽.

나아가 귀두 아래쪽, 가장 민감한 부분에 입술을 맞추며 몸을 일으키더니 페르젠의 손을 잡고 커다란 욕조로 잡아끈다.

첨벙!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욕조 안, 함께 몸을 담근 두 사람은 기분 좋은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유페미아는 자신의 허벅지 사이에 단단히 발기한 페르젠의 성기를 끼우고, 그의 탄탄한 가슴팍에 등을 기대려 했으나……

촤악!

“흐익……!”

머리 위로 물을 쏟아 붓는 페르젠 때문에, 놀라 몸을 움츠렸다.

“가만히 있어라.”

곧이어 비누에서 거품을 낸 페르젠은 정성스레 유페미아의 머리를 감겨주었다.

“읏…… 응……”

시녀들과 다르게, 서투른 손길이다.

특히나 머리카락이 길다 보니, 도중에 엉켜들어 당황하는 그의 움찔거림이 느껴진다.

그러한 것 하나하나가 낯설면서도, 유페미아는 즐거웠다.

그에게 여인으로써, 또 아내로써 사랑 받는 느낌이 들었기에.

촤악……!

직후, 옅은 한숨과 함께 물을 부어 깨끗히 머리를 씻겨준 페르젠은 마무리로 향유를 뿌렸다.

비누에서 끝을 내면 뻑뻑한 느낌이 들었기에, 마치 샴푸 이후 린스를 사용하듯 구석구석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져준다.

그렇게 잠시 뒤 페르젠이 손을 떼어내자, 유페미아는 상기된 얼굴로 몸을 돌렸다.

페르젠이 자신을 씻겨주었으니, 자신 또한 페르젠을 씻겨 주려고 할 생각이었는데……

“아……!”

팔을 붙잡은 그가 자신의 몸을 일으킨다.

욕조 바깥으로 몸을 밀더니, 그대로 걸터 앉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아무런 전조도, 또 아무런 말도 없이.

두 다리를 붙잡아 좌우로 벌려버린다.

“왜, 왜 그래요……?”

뻐끔뻐끔 거리는 자신의 음부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그의 시선이 느껴져, 유페미아는 슬며시 두 손으로 고간을 가렸다.

당혹감에 목소리가 떨린다.

그에 페르젠은 옅게 웃으며, 너 말고는 이러지 않을 것이라는 한 마디를 남긴 채……

스륵.

그녀의 두 손을 치우고, 고개를 묻었다.

“힉……!”

그래, 꼬옥 다물린 음부 사이로 페르젠의 혀가 닿았다.

그 낯선 감각에 유페미아는 허리를 떨었다.

몸을 굳혔다.

하지만 속살을 파고드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설육의 감촉에, 유페미아는 형용할 수 없는 쾌락을 느꼈다.

정말 부끄러웠고, 또 수치스럽기도 했지만……

꽈악!

페르젠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수컷을 기쁘게 하기 위한 암컷의 교성을 흘린다.

“앙……! 흐앙……! 아앙……!”

육체적 쾌락도 쾌락이지만.

자신 말고는 이런 것을 해주지 않을 거라고 했던 페르젠의 말에.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던, 소심한 독점욕이 기쁨에 몸부림쳤다.

“끄힉……!”

동글동글.

수줍게 튀어나온 음핵을 페르젠의 혀가 건들인다.

유페미아는 두 다리를 덜덜 떨었다.

아픔인듯 아픔이 아닌, 쓰라린 듯 하면서도 쓰라리지 않은.

간질간질한 쾌락이 척추를 타고 뇌리를 주무른다.

찌걱……!

그리고 그의 중지가 질 안을 파고 들어와, 중간 부분의 오돌토돌한 지점을 자극하자 유페미아는 찌르르하게 올라오는 배뇨감에 숨을 헐떡였다.

꾸욱!

눅진거리는 속살이 페르젠의 중지를 사방에서 옥죄인다.

마치 움직이지 말라고 호소하는 것 같았지만, 미끈거리는 질내는 페르젠의 손가락을 붙잡아 둘 수가 없었다.

낯선 감각에 긴장으로 굳었던 몸은 진작 느슨하게 풀려 버렸고, 유페미아는 페르젠의 머리카락을 움켜쥔 손에 살짝 힘을 주어 그의 얼굴을 더욱 깊숙이 묻었다.

까득.

이윽고, 페르젠이 그녀의 앙증맞은 음핵을 이빨로 살짝 깨물자……

“아……”

유페미아는 일순간 세상이 눈처럼 새하얗게 보이는 착각을 받았다.

“아…… 아……”

간헐적으로 떨리는 몸과 다르게, 힘없는 신음이 그녀의 입가에서 흘러 나온다.

찌덕!

그리고 밖으로 빠져 나오는 페르젠의 손가락을 따라……

뷰룻!

묽고 질척한 애액이 소변처럼 뿜어진다.

눈가의 초점이 맞지 않고, 입을 헤 벌린 채 쾌락의 여운에 잠겨들어 있는 유페미아.

그런 그녀의 반들반들 한 음부를 손바닥으로 툭툭 토닥이자, 찰박거리는 소리와 함께 살짝 벌려진 음부가 음탕하게 벌름거린다.

손을 뻗어 축 늘어지려는 몸을 안아 일으키니,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그 자그마한 감촉에도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연신 야릇한 애액을 흘려보낸다.

“유페미아.”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대답이 없다.

첨벙.

다시금 욕조 안으로 함께 몸을 담근 페르젠은, 유페미아의 다리를 느슨하게 벌린 뒤 자신의 성기를 뜨거운 속살 안으로 쑤셔 박았다.

“흐윽……!”

몽롱한 와중에도, 유페미아는 자신의 질 안에 들어차는 익숙한 감각에 아랫배에 힘을 주어 페르젠의 성기를 최대한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었다.

“자도 된다.”

여기서 더 움직일 생각은 없었기에, 페르젠은 조용히 유페미아의 아랫배를 매만지며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에 유페미아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느릿하게 눈을 끔뻑이며 물었다.

“일어나면…… 곁에, 있을 거죠……?”

“그래.”

대답과 함께, 페르젠은 자신의 귀두를 그녀의 자궁구에 빈틈없이 밀착했다.

“응……!”

그 일체감에, 유페미아는 피어오르는 안도감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내 몸…… 마음대로…… 써도…… 괜찮아요……”

조금 더 그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데.

졸음이 몰려왔다.

사실은 내심, 그가 잠이든 자신의 몸을 육욕의 해소 수단으로 마음껏 사용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이것을 이실직고 하면, 너무 천박해 보이지는 않을까.

또, 너무 음란해 보이지는 않을까 싶었을 뿐.

“잘 자라.”

듣기 좋은 중저음의 목소리가 자장가처럼 귓가에 울려 퍼진다.

그에 유페미아는 자신의 등으로 미약하게 느껴지는, 페르젠의 심장 박동을 느끼며 노곤해진 몸을 얌전히 밀려오는 수마에 맡겼다.

행복한 시간이다.

이 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졌으면 할 만큼.

다음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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