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5 065─마무리
“쓸데없이 간사한 위증으로 이런 귀찮은 자리를 만들다니……”
세월에 잡아먹힌 주름이 얼굴에 자글자글 했으나, 특유의 기백은 사라지지 않은 알프레드 가문의 어르신이 뱀눈을 뜨며 죽어버린 시엘 미드포드의 시신을 흘겨보았다.
그에 페르젠은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뒤로 돌린 채 유페미아에게 걸어갔다.
“유페미아.”
“……”
소매로 눈가의 눈물을 닦고, 울음이 흘러나오지 않게끔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있는 그녀가 페르젠을 올려다본다.
“먼저 저택으로 가 있어라.”
“당신, 은……”
“네가 나를 신경 쓸 여력이 있나……”
옅은 한숨을 머금고, 질책이라도 하듯 내뱉는 페르젠의 한 마디에 유페미아는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 말대로, 이 자리에 자신이 더 있어 봤자 페르젠의 체면만 깎아 먹는 꼴이 되겠지.
하지만 어째서 일까.
“응……” 이라고 수긍을 하는 입과 다르게, 자신의 손은 어느새 페르젠의 옷자락을 살포시 움켜쥐고 있었다.
아니……
그러려고, 했었다.
“가, 있을게……”
닿지 못하고, 허공에 멈춰 서버린 손이 낙엽처럼 떨어진다.
스륵……
“아……”
하지만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페르젠은, 유페미아의 손을 붙잡고 흘러내린 머릿결을 상냥하게 정돈해주었다.
손끝에 새겨진 애정, 이것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으나……
유페미아는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정정하겠다.”
“……”
“유페미아.”
“……”
“기다리고 있어라.”
“……”
“늦지 않게, 돌아가도록 하마……”
작은 차이점이었다.
“응……”
그러나, 많은 게 달랐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수도에 있는 저택.
그곳이 이제는, 자신의 보금자리임을 뜻 했으니까.
아니……
아니다.
자신과 같은 성을 공유하고 있는, 페르젠 폰 슈바이크 루에르그.
그가 자신의 돌아갈 장소가 되었다.
그래, 새장은…… 그녀의 집이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포근하고, 안락한……
* * * * *
먼저 떠나가는 유페미아의 뒷모습을 보고서, 나는 걸음을 옮겨 시엘 미드포드의 앞으로 돌아왔다.
“백작.”
“예.”
“따로 원하는 바가 없다면, 이대로 소각을 하겠네.”
오러 나이트의 시체는 확실히 희귀하다.
하지만 생전에 도달했던 그의 경지와, 화상을 통한 육체적 손상도 때문에 가치는 낮은 편이었다.
오복신의 축복은, 사후에도 적용 되는 게 아니었으니까.
여기에 브뤼테인의 혈통을 시해하려 했다는 점도 있으니, 황제는 내가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는다면 곧바로 처분할 생각 같았다.
“소유하겠습니다.”
“음……”
에르네스 제국의 황제.
로벨리움 왕국의 국왕.
알프레드 가문의 어르신.
브뤼테인의 가주, 나의 형님.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다는 표정을 보인다.
그래, 그러겠지.
브뤼테인은 마력을 각성한 전대 가주들의 시신이, 오랜 역사를 거쳐 최상의 상태로 보존 되어 전해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의문을 품어도, 딴죽을 거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존재할 수가 없었다.
죄인이 시해하려 했던 당사자의 선택에, 제 3자가 감히 무슨 명분을 가지고 끼어들 수 있겠는가.
“그러면…… 그리 하도록.”
“예.”
시엘 미드포드의 시신을 사역하여 제자리에서 일으킨다.
그리고는 왼손에 끼고 있는 반지, 제단을 쓰다듬어 아공간을 열고서는 스스로 들어가게 만든 뒤 연결을 끊었다.
이후, 살짝 비뚤어진 반지를 특수능력──수치화를 켜서 바로 잡고 의미모를 감상에 젖어드는 한숨을 조용히 토해냈다.
“이걸로 죄인, 시엘 미드포드의 처형식을 종료한다. 그의 주인이었던 이나스 덴 프로이센 로벨리움은 왕국으로 돌아가는 즉시 요구했던 사안을 3주안에 이행해야 할 것이다.”
에르네스 제국의 태양, 황제 폐하의 말에 로벨리움 왕국의 국왕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이나스 왕자는 고개를 바짝 숙이며 떨리는 입을 열었다.
“그리하겠나이다……”
그렇게, 5월 23일.
시엘 미드포드의 처형식이 막을 내렸다.
* * * * *
“이걸로 당분간은…… 볼일이 없겠군요.”
조용히 황궁을 나서며, 나는 넌지시 제레미아에게 말했다.
“그래, 그러겠지.”
브뤼테인의 가주인 그는 바빴고, 나도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브뤼테인으로 직접 올라갈 만큼의 시간적 여유는 나지 않으리라.
“바로 올라가시는 겁니까?”
“너무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으니…… 그래야 하지 않겠느냐.”
황궁 내부의 주차장, 그곳에 세워진 브뤼테인 가문의 문양이 새겨진 마차에 오르며 제레미아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페르젠.”
“예.”
“곧 있으면, 네 생일이구나.”
“괜히 선물 같은 걸 보내지 마십시오. 그럴 나이는 지났습니다.”
“이제 와서 조금 유치해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는데.”
“……”
“그래, 알겠다. 그러면…… 아기 용품을 보내마. 이 정도면 유치하지도 않고 실용적이지 않느냐? 아이는 금방금방 자라니 네 생일 때 마다 고민하지도 않고 보낼 수 있을 테고.”
“그 정도라면……”
“물론, 네가 후사를 보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지는……”
“열심히 하고 있으니, 형님도 얼른 결혼을 하십시오.”
제레미아는 아직 미혼이었다.
“하하……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더구나.”
“저는……”
페르젠의 자아가 미미하게 발작하지만, 그것을 억누르고 나는 진심을 담아 입을 열었다.
“형님이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그 여인의 신분을 신경 쓰지 않겠습니다. 인간의 성품이, 매번 혈통을 따르는 건 아니니까요.”
어쩌면 자아성찰이라고도 할 수 있을 내 말에, 제레미아가 두 눈을 크게 뜬다.
“여러모로…… 돌연변이가 다되었구나.”
“성숙해졌다고 해주십시오.”
“그래, 그러면 페르젠…… 사랑하는 나의 동생아.”
“……”
쑥스럽다 못해, 오그라드는 제레미아의 부름에 나는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피해버렸다.
“다음에, 또 보도록 하자꾸나.”
“예…… 안녕히 가십시오.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또, 기뻤습니다.
……형.
움찔!
마차의 문이 닫히려는 순간, 나지막하게 울려 퍼지는 나의 마지막 한 마디에 제레미아가 고개를 뒤로 돌린다.
그리고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브뤼테인으로 유유히 떠나가기 시작했다.
직후, 나는 제레미아가 통과하고 있을 성문의 반대쪽으로 나아가 수도를 나섰다.
내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으니까.
* * * * *
마차가 다니기 편하게끔, 널찍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진 도로.
그 길가를 이탈해, 아무런 인기척도 존재하지 않는 한적한 숲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여기쯤이면, 충분하겠지……’
시신을 태우더라도, 그 특유의 냄새를 맡고 몰려오는 건 짐승들이나 새밖에 없으리라.
그리 확신을 가진 뒤에, 나는 왼손의 반지를 쓰다듬어 아공간을 열고서는 시엘 미드포드를 눈앞에 내려놓았다.
전신에 입은 화상과, 엉겨 붙은 갑옷으로 인한 흉측한 몰골.
빈말로도 상태가 좋다고 해주기가 힘든, 내 운명의 대척점에 서있는 이 세계의 주인공을 바라보며 나는 넌지시 입을 열었다.
“시엘 미드포드.”
“……”
역시, 반응이 있을리가 없었다.
그에 나는 조심스레 마력을 방사해, 그의 시신을 사역하고서는 차근차근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거쳐 나갔다.
적도 생각이 있다면, 자신의 정체를 특정할 수 있는 단서를 시엘 미드포드에게 보여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점검을 하지 않고 넘어 갈 수는 없었기에, 나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시엘 미드포드의 시신을 붙잡았다.
그 끝에, 성공적으로 피드백을 받은 단서는……
당연히, 어렴풋하게 짐작하고 있던 수준에서 그쳤다.
‘알프레드 가문을 끌어들인 위증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에게서 도움을 받은 것……’
고작, 이게 전부.
“하……”
실없는 웃음을 지으며, 나는 27대 가주인 바이에른 폰 그리엘 브뤼테인의 시신이 담긴 관을 꺼냈다.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그리고는 그를 사역한 뒤, 연초를 한대 입에 꼬나 물고 끝에 불을 붙였다.
푸드득!
곁에 조용히 앉아 있던 새 한 마리가, 그 냄새를 맡고 기겁하며 하늘로 날아간다.
‘적은……’
무슨 의도를 품고 있었을까.
약물 사형을 의도한 뒤, 처분을 위해 시신이 소각장으로 이동될 때를 노려 빼돌리려고 했나?
아니다.
간자가 약물을 바꾸는 건 간신히 해낼 수 있는 범주라고 쳐도.
브뤼테인의 혈통을 시해하려 한 죄인의 시체를 빼돌린 뒤, 들키지 않고 운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
그렇다면 자연스레 남는 가설은 하나.
바로 내가, 시엘 미드포드의 시신을 거두어 간다는 일말의 가능성을 노렸다는 것밖에 설명이 되지 않으리라.
흑마도에 재능이 있던, B 교육관의 평민 학생들이 습격 사건 때 어찌 죽음을 맞이 했던가.
배정 받은 시신이 살아나, 목에 칼침을 놓았었다.
적이 의도한 건, 그런 식으로 내가 사망하기를 바랐던 거겠지.
“정말…… 좆같이 기구한 운명이구나.”
어울리지 않게, 경박한 말을 입에 담으며 나는 연기를 뱉어냈다.
“그리 생각하지 않나. 시엘 미드포드……”
“……”
“히로인을 악당에게 강탈 당하고, 그 악당에게 패배한 뒤, 죽음조차 두려워 하지 않고 생명을 불사질렀으나, 결국에는 죽음조차 위장 당해 타인에게 놀아난다……”
하하……!
“진심으로, 너처럼 불쌍하고 개같은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생전 처음이다.”
“……”
작가라는 존재는, 무슨 생각으로 너를 탄생시켰고.
또, 무슨 생각으로 나를 이 몸뚱이에 가두었을까.
그리 한 동안, 나는 우두커니 제 자리를 지켰다.
주입된 약물이 죽음에서 돌아오게 만드는 시점이 만약 오늘 밤 쯤이라면.
기다렸다가, 적어도 누구의 손에 죽임을 당하는지는 확실히 알려주고 싶었기에.
‘유페미아…… 내가 지키질 못할 약속을 했구나.’
늦지 않게 돌아간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많이 늦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서서히 해가 저물고, 석양이 내려 깔린 뒤, 밤이 찾아 온다.
하지만 자정, 12시가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시엘 미드포드는 깨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의 마지노선은 여기까지가 한계였기에 나는 줄줄이 피우고 있던 마지막 연초를 꺼트리고서는 아공간으로 손을 뻗었다.
“나는, 아니…… 이서진의 기억은 너라는 인물을 좋아했었다.”
악착 같이 살아 남는다는, 애초부터 시엘 미드포드의 이야기였으니까.
독자였던 이서진은, 그의 삶에 흥미와 매력을 느낀 것이다.
그래서 같이, 히로인을 강탈해간 악당에게 분노했다.
그 결과는, 결국 이리 되었지만……
퐁──!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뽑아 내고, 시엘 미드포드의 머리 위로 붓는다.
기분 좋은, 알싸한 와인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나갔다.
“시엘 미드포드.”
“……”
“이 세계는 윤회가 존재하지……”
그러니까.
“다음 번에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그것을 이뤄라.
“그리고는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승리를 쟁취해라.
“또,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그것을 손에 넣어라.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도 잡거라.
화르륵!
27대 가주를 사역해, 마력을 불로 형질 변환시켜 시엘 미드포드의 몸뚱이를 불살랐다.
불쾌한 냄새와 함께, 타들어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병에 담겨 있던 와인을 마저 털어 내고서는, 반쯤 남은 상태에서 꺼트렸던 연초를 그의 입에 물려다주었다.
타닥……!
그렇게, 시엘 미드포드──악당의 대척점에 서있던 주인공은 서서히 재가 되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그의 잔재가 실려 여행을 떠나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조용히 중얼 거렸다.
“네가 죽었는데도……”
이 세계는, 끝나지 않는 구나.
여전히 불어오는 바람.
반짝이는 하늘의 별.
어둠을 밝히는 달.
모든 것이, 주인공의 죽음과 상관 없이 그대로 굴러가고 있다.
이것은, 이 세계가 명확한 현실이라는 증거겠지.
타닥……
이윽고, 얼마 되지 않는 재가 바람에 마저 날려 가고.
거무칙칙한 흔적만이 남은 풀밭 위를 바라보며 나는 눈을 감았다.
체내의 마력이 요동치고 있다.
유클리드 등급에서, 내 마력의 질적 한계치는 4개의 면.
입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면이 더 필요했는데, 그 빈자리가 채워지더니……
온전한 입체를 이루었다.
그래, 대척점에 서있는 주인공의 숙운을 잡아 먹고.
악당인 나는, 아폴리온 등급의 흑마법사가 되었다.
“……”
불어오는 바람에, 정장의 자켓이 펄럭인다.
한 동안 씁쓸하면서도 고양된 여운을 느끼던 나는, 오랜시간 앉아 있던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다른 사람은 네 진정한 죽음의 마지막을 모르겠지.’
하지만……
“나는 기억하마.”
악당인 나는 평생토록, 주인공인 너의 죽음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자리를 떠나갔다.
* * * * *
이후, 그 빈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선선한 밤바람만이 조용히 불어오며, 자라난 풀들을 간지럽혔다.
* * * * *
“……”
불이 켜져 있다.
그것도 밝게.
이 시각까지, 유페미아는 자고 있지 않았던 걸까.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피로를 느끼며 나는 정문을 지나쳐 저택의 문을 열었다.
“아! 주인님……!”
시녀 한명이 안절부절 못하는 표정으로 내게 달려온다.
하지만 나는 시녀 보다도, 그 뒤에 서있는 의원에게 더욱 눈이 갔다.
“주인님!”
그에 나는 시녀의 부름도 무시한 채, 위쪽으로 빠르게 올라가 침실의 문을 열었다.
벌컥!
“……”
그러나 유페미아는 멀쩡했다.
얌전히 침상에 앉아, 재미없는 책을 읽고 있었다.
아니, 책을 읽는 척 하는 것 같았다.
시선은 책을 향하고 있지만, 눈동자는 움직이지 않았으니까.
“아……”
이윽고 너무나도 늦게, 나를 발견한 유페미아가 침음을 흘리며 반응했다.
“어디, 몸이 아프나.”
“으으응……”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젓는다.
“밑에 의원이 와 있는 걸 봤다. 거짓말 할 생각은 하지 말아라.”
“안, 아파……”
“유페미아.”
“아픈 게 아니라……”
그녀는 조심스레, 멍한 얼굴로 자신의 배를 매만졌다.
“임신, 했대…… 나, 당신 아이를 가졌다고……”
“……”
“의원이, 그리 말했어.”
현실 감각이 없는 듯한, 조금은 넋나간 어투로 유페미아가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여기…… 내 배안에, 당신의 씨가…… 자라나고 있어요……”
“……”
그 말에, 나는 주저 없이.
아무런 의심도 없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상냥히, 부드럽게.
그녀를 끌어 안았다.
“헉, 헉……!”
이후, 뒤따라 시녀들과 의원이 올라와……
나에게, 임신 3주차 라는 소식을 전했다.
그래, 유페미아 엘 로렌느 루에르그.
그녀가 나의 아이를 가졌다.
내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많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앓고 있던 강박증이 최근들어 심해져서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요.
기존에 쓰던 폰트들도 슬슬 한계가 왔는지 계속해서 비대칭으로 흐물거리듯 보이고.
억지로 충격 요법을 주기 위해 명암을 반전 시켜서 한컴오피스로 글을 쓰고 있었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스크리너버 + 산들바람가서 라이센스 구독권 결제하고 HG 꼬딕씨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 * * * *
유페미아가 임신한 날짜는 얼음성당 결혼식 이후, 스스로 섹스를 하자고 졸랐던 그 날입니다.
* * * * *
4월 1일, 만우절 때.
실수를 하고 생각이 정말 많았습니다.
코멘트는 물론이거니와, 사실 독자 커뮤니티도 살펴봤고요.
그리고 한 독자 커뮤니티에서, 정말 제가 당시 실수했던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히강악이 삐끗한 이유는, 고작 3화에 너무 많은 요소를 넣고 싶어해서다. 라는……
그 말을 듣고 되짚어 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유리엘, 시엘에 관한 행보가 결착나는 걸 빼버렸습니다.
그래서 깔끔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엘은 그래요.
원래는 살릴 예정이었습니다.
4월 1일 수정 전에는요.
하지만 수정을 하고 나서, 도저히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개입이 있지 않으면……
이건 벗어날 수 없는 킬각이라는 논리적인 판단이 서더군요.
그래도 고민을 했습니다.
개연성을 챙기는 면에서 가사 상태를 위장시켰고요.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어요.
이 시신을 빼갈 수 있으면 제국이라는 이름값이 저희집 보다 허술하다는 게 될테고.
납득 되게 빼가려 한다면…… 도대체 얼마나 간자가 많이 심어져 있느냐.
엘리자베스까지 있는데…… 라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사실 아마 제 편의를 위해서 그냥 계속 살리는 걸 고집하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일단은 시엘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긴장감이나 위기감 조성 같은 걸 하기는 쉬운 수단이니까요……
그래서 차후 수정 줄기를 계속 생각했고.
어느 정도 뼈대가 잡히자 확신이 들더라고요.
아…… 죽여도 괜찮겠다, 라는.
아마 시엘 반대하시는 분들도 제가 스토리적으로 짜놓았던게 다 무너지고.
방황하고 헤멜까봐 그러시는 분들이 대다수 일거에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느리지만, 제 배는 정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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