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8 048─3주
열흘 하고도 이틀, 총 12일의 시간이 흘렀다.
임시적인 방학이라 해도 좋을 기간에, 평온하고 태연한 시간을 보내왔던 라우라였지만 오늘 만큼은 잔뜩 긴장한 채 기숙사를 나와 당시 페르젠이 건네주었던 주소를 찾아 나섰다.
수도에서 로젠베르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지만, 만월의 괴벽이라는 저주 때문에 라우라는 영지로 내려갈 수가 없었다.
좋든 싫든……
당분간은, 페르젠에게 속박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이다.
‘여기, 인가……?’
수도의 외곽, 브뤼테인의 재력이 무색하리만큼 조촐 하고 자그마한 집의 외관을 바라보며 라우라는 손을 뻗어 노크했다.
똑똑.
‘인기척은 느껴지지가 않는데……’
괜스레 문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들어보았지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자 라우라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떼어냈다.
벌컥!
“아……”
그 때, 문이 열린다.
너머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건, 전생의 자신──사역 되고 있는 이사벨 론 피에르 제노바.
“문을 닫고 들어오지.”
“네, 네……”
페르젠의 목소리에, 라우라는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에 존재하는 건, 자그마한 침대와 탁자가 전부.
아니, 그게 전부가 아니기는 했다.
왜냐하면 자신이 누울 정도의 자그마한 침대 위에는……
“……”
좀처럼 끊어질 것 같지 않은 단단한 밧줄과, 볼개그, 갈아입을 옷과 속옷이 놓여있었으니까.
“저……”
그 물건들을 눈에 담자마자, 왜인지 방의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져 일순간 라우라는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노을이 저물고 있었기에, 조금 뒤에는 만월이 떠오른다.
페르젠 곁에 있지 않는다면, 자신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쾌락 살인마가 되어 거리를 활보하겠지.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수월하게 오늘 밤을 넘기기 위한 도구일 뿐이니까. 옷은…… 대충 사이즈를 어림잡아 사왔다. 괴벽에 물드는 순간 그것이 건네주는 쾌락 때문에 어차피 곤란하지 않느냐.”
“그, 그렇기는 하, 한데요……”
“내 팔도 이러하니, 어쩔 수가 없다. 조금 있으면 해가 지고 보름달이 떠오를 테니 꾸물거리지 말도록.”
“……”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라우라는 체념을 하며 침대 위로 천천히 걸어갔다.
“아…… 그 전에 네 제단인 로사리오는 반납하도록.”
“여기, 요……”
철두철미하구나.
목걸이의 로사리오를 벗어, 페르젠에게 건네준 뒤 라우라는 잠시 머뭇머뭇 거리다 뒤를 돌아보았다.
“옷, 갈아…… 이, 입을 동안에만 나, 나가 있으시면……”
“보지 않도록 눈을 감고 있으마. 사람들 눈을 피해 여기로 들어 왔는데, 네가 들어오고 난 이후 내가 나갔다 들어오게 되면 의미가 없어지지 않느냐.”
“그, 건…… 그래도요……”
“옷을 갈아입기 싫으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건 네 자유니.”
“……”
눈을 감고 구구절절 옳은 말만 내뱉는 페르젠을 보며, 라우라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그를 노려보았지만……
바깥의 노을이 조금 더 짙어지자, 하는 수 없이 등을 돌린 채 옷을 벗어 내렸다.
사락……
이윽고 눈처럼 새하얀 라우라의 나신이 드러난다.
색소가 조금 더 옅었다면, 눈처럼 새하얀 게 아닌 기분 나쁜 창백함을 머금었겠지만 라우라는 그러지 않았다.
새하얀 눈이 아름답게 쌓인 세상 위로 자신의 발자국을 새겨 흔적을 남기고 싶게 만드는, 그런 원초적인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몸이었다.
“아……”
“왜 그러지.”
“아, 아니에요……”
옷은 사이즈가 헐렁한데, 정작 속옷은 딱 맞으니 라우라는 의미모를 소름이 오도독 돋아났다.
그래서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 페르젠을 힐끔 쳐다보았지만……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흐트러짐 없이 반듯한 그의 자세는, 일순간 품었던 그릇된 생각과 불쾌감을 호통 치듯 사라지게 만든다.
“저…… 다, 입었어요……”
기존 옷은 반듯하게 개어 침대 밑으로 숨겨 둔 뒤, 라우라는 조심스레 페르젠을 불렀다.
“그래, 그러면 침대 위에 앉아 보도록.”
“네……”
침상 위에 앉자, 전생의 자신을 사역하는 그가 밧줄을 쥐게 만들더니 자신의 허리에 꽁꽁 묶는다.
“흐윽!”
“많이 불편하나.”
“네, 네에……”
자신의 손으로 묶는 게 아니다 보니, 실수했다고 생각하며 페르젠은 약간 느슨하게 밧줄을 풀어준 뒤 침대의 다리와 연결했다.
“그건……”
“제, 제가…… 지, 직접 할게요.”
전생의 자신, 이사벨이 옆에 놓인 볼개그를 주워 들려고 하자 라우라는 재빨리 손을 뻗어 그것을 스스로 입에다 물린 뒤 착용을 끝마쳤다.
‘……’
분명, 제 3자가 이 광경을 보게 된다면 페르젠의 명성에는 상당한 흠집이 생기겠지.
‘아니, 브뤼테인쯤 되면……’
사람이 너무 완벽해도 인간미가 없다며, 오히려 자신을 비난 해올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자신이든 페르젠이든.
이 광경을 들켜서 좋을 게 없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흐, 브……!”
볼개그의 작게 뚫린 구멍 사이로, 삼키지 못한 침이 흘러내리자 라우라는 당황하며 소매로 그것을 스윽 닦았다.
“흐, 으, 흥……!”
그리고는 페르젠에게, 제멋대로인 수화로 손수건이라도 달라고 요구를 해보았지만……
“어차피 오늘 밤 내내 그럴 텐데, 닦을 것이 의미가 있겠나.”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
그렇게 볼개그 사이로 뚝뚝 흘러내리는 라우라의 타액이, 모래시계처럼 흐르기 시작할 때 밖에는 완연한 어둠이 내려앉았다.
구름 한 점 없는 말끔한 밤하늘 위로, 청명한 만월이 떠오른다.
“으, 흐……! 브으……!”
동시에 자연스레, 그것에 영향을 받은 라우라는 전설 속 늑대인간처럼 이성을 모조리 상실한 뒤 눈앞에 있는 페르젠을 죽이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과연……’
제단은 빼앗겼고, 주변에 사역할 시신은 오직 이사벨 하나였기에 라우라는 곧장 자신의 마력을 모조리 쏟아 부어 통제권을 억지로 탈취하려 들었다.
하지만 다른 요인이 비등할 때, 마력의 양과 질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난다면……
아무리 기를 써도, 탈취는 불가능 한 것이다.
“흐, 흐브으……”
침을 길게 늘어트리며, 마력 탈진 상태에 빠지는 라우라가 침대에서 흐느적 일어나 자신에게 다가온다.
“흐브…… 케흑──!”
그러나 팽팽히 당겨지는, 허리춤에 묶인 밧줄에 의하여 제동이 걸린 라우라가 잔뜩 성질을 부리며 그것을 어떻게든 풀어내려 들었다.
그리고 이쯤하면 되겠거니 싶어, 페르젠은 저번 만월의 괴벽 때 라우라에게 새겨 넣었던 키워드가 과연 제대로 적용되는지……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입을 열었다.
“샤를.”
“흐, 브으……”
허리춤에 단단히 묶인 밧줄을 악착같이 풀어내려 애를 쓰던 라우라가 행동을 멈추고, 자신을 멍하니 바라본다.
“샤를.”
그에 한 번 더, 해당 키워드를 언급하자 라우라는 자연스레 바닥에 배를 까뒤집고 누운 뒤 아양이라도 떨 듯 연신 손뼉을 쳐왔다.
“하하……”
웃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광경이라, 페르젠은 실소를 흘리며 몸을 일으켰다.
재교육이 필요할까 싶었으나, 그러지는 않아 보인다.
“너는, 말을 참 잘 듣는 아이구나.”
가까이 다가가, 침상에 주저앉자 라우라가 기쁜 듯 몸을 일으켜 자신의 손을 뻗어 내 목을 꾸욱꾸욱 조여 왔다.
나를 죽이려 애쓰고 있다는 행위로부터 쾌락을 얻고 있는 건지, 다홍색 눈동자가 곱게 휘어지며 입가의 침이 조금 더 길게 늘어진다.
어차피 옷이 배릴 각오는 하고 있었기에, 페르젠은 마음 편히 자신을 죽이려는…… 고양이의 꾹꾹이와 같은 목조르기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러한 라우라의 전생, 이사벨 론 피에르 제노바의 시신은 혹여나 손톱을 세울 때를 대비해 페르젠의 곁에 다소 곤히 서있었다.
“으, 흐응……!”
“그래, 가운데 기도를 압박할수록 질식사 시키지는 쉽지. 이성이 없는 와중에도 이런 건 잘도 터득하는 구나.”
“브, 흐브으……”
목 조르는 행위가 조금씩 능숙해지지만, 약해빠진 선천적인 근력 때문에 페르젠은 불편하기는 해도 참을만하다고 느꼈다.
그리하여, 만월의 밤이 서서히 깊어진다.
* * * * *
“……”
밝아 온 아침, 페르젠은 몰라도 라우라는 마치 술김에 잠자리를 가져버린 여인처럼 어색함과 불편함을 잔뜩 드러냈다.
“다시 눈을 감고 있으마.”
끄덕.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라우라는 침대 밑에 숨겼던 자신의 원래 옷을 꺼내들었다.
피로가 몰려오기는 하지만, 처음 만월의 괴벽을 맞이했을 때만큼의 후유증이 도지지는 않았다.
“아……”
밤 동안, 흘러내린 침으로 얼룩진 옷을 벗어내고.
속옷, 팬티를 내리자……
끈적.
“……”
남사스러운 소음이 미약하게 울려 퍼져, 라우라는 황급히 옷을 갈아입고 그것을 자신의 아공간 속으로 처박아버렸다.
“그러면 안에 있는 물건에 냄새가 베일 텐데.”
“아, 아, 아, 아, 안나…… 요!”
부정은 하지만, 방안을 가득 메운 암컷의 냄새에 라우라는 울상을 지으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저……”
“……”
“오, 옷…… 배, 배상 해, 해드릴게요……”
페르젠의 양쪽 무릎에 짙게 새겨진 얼룩, 분명 주저앉은 자신이 밤 동안 선명히 새겼던 거겠지.
바지뿐만이 아니라, 그의 상의도 형편이 말이 아니었다.
“이건 어차피 버릴 각오를 하고 입고 나온 옷이다. 배상해줄 필요는 없어. 그러면 이른 아침 일 때, 이곳을……”
페르젠이 말을 전부 마치기도 전에, 은은한 보랏빛 기운의 향연이 방안을 몽롱하게 감싸 안는다.
그리고 그 기운들은 마치 율동이라도 추듯, 천천히 넘실거리며 하나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
해당 선율은 당시 페르젠이 라우라 앞에서 선보여 줬던 화이트 아웃이라는 곡이었으며……
완성도는, 거의 완전무결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이건……’
이 세계에 존재하는 오복신(五福神), 그 중에서도 예술을 관장하는 신이 내리는 축복의 형태.
……실로, 아름다운 음악이었노라.
듣는 이로 하여금 순식간에 매료되게 만드는, 천상의 목소리가 자그마한 화답을 남기고 사라진다.
“저. 정말…… 추, 축복을 바, 받으셨네……”
“라우라.”
“그, 그 당시의 아, 악보를 서신에 다, 담아 보, 보냈거든요. 아, 아마도 아, 아버지가 시, 신전에……”
“너는, 쓸데없는 짓을 했……!”
페르젠이 잠시 이마를 짚는다.
자신의 뇌리에 투영되는 어떤 장소, 그것은 A 기숙사의 음악실에 위치한 피아노를 가리키고 있었다.
“……”
개인적으로 소유한 악기가 없으니, 예술을 관장하는 신은 당시 페르젠이 해당 곡을 처음으로 연주하는데 사용했던 피아노를 죽을 때 까지 망가지지 않도록 하는 축복을 걸어 준 것이다.
‘환장, 하겠군……’
해당 축복을 받은 악기는, 오직 연주자 본인만이 음색을 내는 게 가능했기에 자연스레 수도에 있는 자신의 저택으로 옮길 수밖에 없으리라.
망가지지 않는다는 특성 때문에, 건반 수를 72개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소유자인 자신이 죽을 때 까지, 영원히 부서지지 않는 73개의 건반을 가진 피아노라니.
웃기지도 않는다.
장난치지 말라는 것이다.
세상에 이리 비인간적이고 혐오스런 물건이 어디 있단 말인가.
“라우라.”
“네, 네……?”
“로젠베르크는 예술과 문화의 성지지.”
“네, 네에……”
“그래, 그러니 로젠베르크에 축복을 받은 피아노를 바치마.”
“네?”
“거절은 받지 않겠다. 너는 반드시, 해당 피아노를 수도에서 치워 로젠베르크로 이송시켜야 한다. 알겠느냐?”
“……”
라우라는 당황했다.
솔직히,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이리도 싫어하는 반응을 보이니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좋고 싫고의 여부를 떠나, 신의 축복을 받은 해당 악기의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하는데 그것을 바치겠다니.
“이러면 차후, 내가 원하는 요구를 들어줄 때 로젠베르크도 불만이 덜 하겠지.”
“……”
“그리고, 생각해보니 또 시간이 되었구나.”
“네?”
“계속 되묻기만 할 테냐? 이번에도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면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간주하고 볼기짝을 때리겠다.”
서슬 퍼런 페르젠의 붉은 적안이 자신을 바라보자, 라우라는 자연스레 두 손으로 엉덩이를 보호했다.
“포, 폭력은……”
“폭력이 아니라, 체벌이다. 그리고 진척을 보인다면, 혼날 일도 없지 않나. 그간 노력을 했다면, 떳떳하다면 꺼릴 것도 없지.”
“아, 앗……!”
전생의 자신──이사벨에게 침대 쪽으로 이끌려 무릎 위에 엎드리는 라우라가 이리저리 발버둥을 쳐보았지만, 강제적인 각성 상태에 빠져 억지로 몸을 움직인 후유증이 도지고 있었기에 좀처럼 힘이 들어가지가 않았다.
“멍멍이네 꿀꿀이는 멍멍해도 꿀꿀하고, 꿀꿀이네 멍멍이는 꿀꿀해도 멍멍하다. 자…… 읊어 보도록.”
코앞에 주저앉은 페르젠이 자신의 턱을 치켜들자, 라우라는 파르르 떨리는 입가를 간신히 열어 말했다.
“머, 머, 멍, 멍…………”
지나치게 긴장을 한 탓에, 라우라는 평소보다 심하게 말을 더듬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페르젠을 바라보았다.
짝!
“히끅──!”
“이제 4주가 되어가는 데, 여전히 진전이 없구나.”
짝!
“힉! 아, 아파요……”
라우라가 훌쩍이며 두 손을 뻗어, 페르젠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하지만 페르젠은 도저히, 그딴 개 같은 피아노를 이 세상에 만들어낸 라우라가……
아니, 시켰던 일에 진전조차 보이지 않는 게으름을.
용서하기가 힘들었다.
“그, 그만…… 머, 멈춰 주, 주세요! 머, 멈춰어……!”
짝!
“끄앙!”
필사적인 외침조차, 페르젠에게는 닿지 않는 듯 했다.
그리하여 라우라는, 전생의 자신에게 무려 6대나 되는 엉덩이를 얻어맞고 나서야…… 간신히 풀려날 수 있었다.
* * * * *
예술과 문화의 성지, 로젠베르크.
“부인, 그 때 했던 말을 다시 해보시오.”
“……”
“분명, 딸아이는 믿지 못해도 브뤼테인은 믿을 수 있다 하지 않았소! 하지만 이게 뭐란 말이요!”
일주일 뒤, 로젠베르크로 도착한 신의 축복이 깃든 피아노를 바라보며 라우라의 아버지이자 로젠베르크의 현 가주인 베이든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해당 경악의 발단은, 처음 라우라의 서신을 받았을 때 그 안에 담겨 있는……
페르젠을 향한 짙은 연심부터였지만, 자신의 아내가 브뤼테인의 적자라면 이미 결혼도 한 마당에 함부로 손을 대지 않을 거라고.
그리 말을 해서 안심을 했었는데!
“이거 보시오! 이건 분명 라우라를 첩으로 들이겠다는 혼수품일거요! 그러지 않고서야 신의 축복을 받은 악기를 무상으로 바치겠소? 생각해보니 지금 기간에 로젠베르크로 내려오지 않는 것부터가 수상했다오! 부, 분명 밀회를 가진 게 틀림없어! 그래서 이걸……!”
“여보──!”
“……”
더는 자신의 말을 듣기 힘들다고 소리치는 부인의 앙칼진 목소리에, 로젠베르크의 영주인 베이든은 입을 꾹 닫았다.
“물증도 없이 함부로 의심하는 건…… 안 좋아요. 곧 클로디아 가문과 알프레드 가문의 결혼식이 수도의 성당에서 열리잖아요. 초청도 받았으니, 제가 직접 가서 라우라와 대화를 나눠보겠어요.”
“아니, 부인은 어찌 그리 태연하오……? 당신은 라우라가 처도 아니고 첩이 되는 게 좋으시오?”
“솔직히…… 그것도 상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 않나요.”
“무, 무어라! 아, 안 돼! 나는 용납할 수 없소! 설령 상대가 브뤼테인의 차남이라고 한들! 첩은 인정할 수 없다오!”
“아니…… 어차피 그의 처도 고작 변방인 루에르그의 영애잖아요. 브뤼테인의 차남이나 되는 사람이 왜 그런 영애와 결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신분이 그리 미천하다면 처라는 게 의미가 없죠. 첩으로 들어가도……”
“안 돼───!”
“귀 아파요. 그래, 내가졌어……”
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했던 라우라를 애지중지했던 남편이었으니 이해는 한다고 생각하며, 로젠베르크의 부인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어찌되었든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니, 4월 27일.
그 때 직접 내려가서 알아보면 되는 거리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월요일 몫을 포함한 두편 입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건 후원 관련 공지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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