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427화 (427/428)

Chapter 427 - 은밀하고 음란하게(4)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다.

그렇게 질내 사정을 해 댔는데, 한 명도 임신을 안 한다고? 말이 안 되는 상황에, 내 정자의 기능을 의심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다 ‘히로인 네토리’ 때문이었다. 신체가 고정되는 바람에 임신도 안 됐던 것. 세실리아 덕에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마음 속으로 내 능력을 원망했다.

그걸 미리 알았더라면… 현아가 무작정 기다리는 일은 없었을 텐데. 언니들이 임신할 때까지는 피임해 달라고 부탁했었던 현아. 그게 불가능한 것도 모르고, 언니들의 눈치를 봤던 그녀가 불쌍했다.

“하아, 하아아… 아버지, 으응… 정액, 감사해요…”

그래도… 이제는 달라지겠지. 세실리아의 보지 안에 사정을 마친 난, 내 품에 안긴 그녀를 쓰다듬어 주었다. 똑똑한 내 딸이 ‘히로인 네토리’의 비밀을 알려 줬으니, 이제부터는 히로인들을 임신시킬 수 있었다.

***

참고로 계약 결과는 성공이었다.

‘히로인 네토리’에서 독립해, 내 영혼에 귀속된 세실리아. 이제 그녀는 나와 같은 현실 세계의 주민이었다. 덕분에 소환 유지 비용이 완전히 제로가 된 그녀.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가지 못하는 건 아니었는데… 대신에 그럴 경우, 그녀의 이동을 위한 추가 포인트가 필요했다.

“제가 살던 세계요? 흐음… 글쎄요. 딱히 큰 관심은 없어요.”

그런데… 정작 세실리아는 그녀가 살던 세계엔 별 흥미가 없어 보였다. 나만 옆에 있으면 충분하다는 내 딸 세실리아. 그래도… 가끔씩은 놀러 가는 것도 재밌겠지. 지금보다 강해진 세실리아가 로판 세계관에 가서 깽판 치는 걸 상상하니…

크으, 벌써부터가 기대가 되었다.

“후훗, 그래도 아버지께서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가도 좋아요.”

“고마워.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한번 놀러 가 보자.”

“후후후, 부녀 데이트네요.”

“그런데, 리아야… 혹시 해서 물어보는 건데.”

“소피 언니랑 혜아 아줌마, 말씀하시는 거죠?”

“으응…”

“준비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가능해요.”

한편, 세실리아는 역시 세실리아였다. 소피아와 위지혜의 신체 고정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그녀. 그에 안심한 내가 다시 한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세실리아가 내 자지를 손에 쥐었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리아야?”

“하아아… 보충하는 것도 어렵네요.”

“보충?”

“네에, 으응… 적어도 1리터는 더 받아야 하는데…”

“……1, 1리터?”

귀속 계약을 한다고 마나를 전부 다 사용했다는 그녀. 방금 전의 섹스는 놀랍게도 임신을 위한 섹스가 아니었다. 자궁 안의 정액으로 최소한의 마나를 회복한 세실리아. 그러나 그녀가 몸을 움직이기 위해선 그 몇백 배나 되는 정액이 필요했다.

“이렇게 고갈된 건 처음이라, 아하하… 몸이 움직이질 않네요.”

“그… 그래?”

“네에. 그래서 말인데… 아버지의 힘을 조금만 빌릴 수 있을까요?”

“내 힘?”

“네에, 부탁드려요.”

그렇게 말하며 내 가슴에 얼굴을 묻는 세실리아. 얼떨결에 내가 알겠다고 대답해 주자… 그녀의 몸이 밝게 빛나더니, 내 심장에서 무언가가 뽑혀져 나갔다. 그것은 바로… 오늘 아침까지 ‘히로인 네토리’로 벌었던 대량의 포인트였다.

-띠링

[160만 포인트가 소모되었습니다.]

“리아야?!”

“하아아… 이제야 조금 살 거 같네요.”

“리아야아아?!”

“고마워요, 아버지. 역시 아버지를 지킬 힘은 있어야 안심이 되거든요.”

“……그, 그렇구나.”

덕분에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저렇게 착한 말을 하는데 화를 낼 수는 없었다.

***

세실리아가 완벽하게 회복한 후, 난 정실들을 불러 가족 회의를 시작했다. 주제는 당연히 세실리아가 알아낸 내 능력의 비밀.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던 소피아와 위지혜가, ‘임신’이라는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당연히 해야지! 혜아 언니도 할 거지?”

“당연하지!”

그러자 세실리아가 위지혜를 쳐다보더니, 키득키득 웃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가슴보다 뱃살이 더 커지겠네요.”

“……하아?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어머, 다시 말씀해 드려요?”

저 두 사람은… 하아, 언제쯤 친해질까? 보다 못한 내가 두 사람을 말리고 나서야 우리는 다음 안건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두 사람의 계약을 위해선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해요.”

“조건?”

“네에. 언니와 아줌마가 살던 세계의 좌표를 제가 알아야 해요.”

“아, 아줌마?”

“언니! 조용히 해 봐. 리아가 얘기하는 중이잖아.”

“어흑…”

“좌표는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는데?”

“어떡하긴요. 후훗, 제가 직접 찾아가야죠.”

“““뭐어어?!”””

내 영혼에 귀속됐다는 건… 나와 함께 다른 세계관으로도 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미처 몰랐었던 사실. 자기가 살던 세계로만 갈 수 있는 게 아니었구나. 세실리아가 직접 찾아올 거라는 이야기를 듣자, 소피아는 싱글벙글 웃기 시작했고, 위지혜는 땀을 뻘뻘 흘리며 그녀의 눈을 피하기 시작했다.

뭔가… 엄청난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리아가 우리 세계로 온다고?! 와아! 그럼 마왕 토벌도 가능하겠네?!”

“우, 우리 쪽으로 오는 건… 배, 백랑! 어떡하죠?! 천마보다 무서운 아이가 무림에… 아아, 하지만 이건 정파를 다 쓸어버릴 수 있는 기회일지도?! 그, 그래도 저 아이는 무서운데… 으읏, 어떡하지, 어떡하지…”

“리아야… 그런게 가능했어?”

“대신에 비용이 많이 들어요. 한 번 이동할 때마다… 방금 제 마나를 회복시켰던 에너지의 몇 배나 되는 에너지가 필요할 거예요.”

“그, 그래?”

160만 포인트의… 몇 배나 되는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거지? 흐으음, 쉽지 않겠네. 어려워 보였지만 그래도 가능하다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이게 된다는 건… 아예 다른 세계관으로 갈 때도 세실리아를, 그리고 계약이 완료된 히로인들을 데려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야말로, 신세계.

그러니 앞으로는 포인트에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으응… 아무튼 좋은 거죠?”

“아, 현아야 너도 있었어?”

“오빠!”

그런데 현아는 못 데려 가겠… 아니, 잠깐만. 세실리아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혹시 하는 생각에 세실리아를 바라보자, 그녀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아의 동의만 있으면 그녀도 내게 귀속될 수 있다는 게 세실리아의 설명이었다.

“귀속… 그러면, 헤, 헤헤헤… 오빠한테 소유당하는 건가요?”

“그런 셈이지.”

“좋아요… 너무 좋아요, 오빠. 저도 부탁할게요!”

“아니, 부탁은 리아한테 해야지.”

“리아 언니!”

“후훗, 맡겨 줘.”

역시 내 딸은 천재였다.

***

소피아와 위지혜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찾았지만, 그게 그렇게 급한 일은 아니었기에, 나는 당분간은 현실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몸이 조금 피곤해져서 그렇지, 현실 시간으론 단 1초만에 포인트를 벌 수 있잖아. 그러니 우선 계속 귀찮게 구는 길드 놈들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딸깍

-딸깍, 딸깍

하지만 그러기 이전에 시트러스의 영상부터 정산할 계획이었다.

지난 1년 동안 폰튜브의 VVVIP가 된 나. 오늘도 내 영상을 기다리고 있을 팬들을 위해서라도, 지금 이렇게 쉬고 있을 틈이 없었다. 마침 오늘 밤이 영상을 올리는 날이었기에 나는 시간을 투자해서 영상을 편집할 생각이었다.

-띠링

[YURIJOA님 께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나보다 한 단계 아래인 VVIP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YURIJOA라면… 분명 S등급 헌터 최유리의 은꼴 사진을 찍는 걸로 유명해진 유저. 이 사람이 무슨 일로 나한테 연락을 한 걸까? 궁금증이 생긴 내가 그의 메시지를 클릭하자, 최유리의 아찔한 사진이 나타났다.

“오우… 장난 아니네. 이걸 얘 몰래 찍었다고?”

도대체 어떻게 찍은 건지, 블라우스 틈 사이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최유리의 젖꼭지… 그 아슬아슬한 꼴릿함에 내가 감탄을 하고 있자, 또다시 YURIJOA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사진이 없었다.

[HITOKU님.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현실에서 만나뵐 수 있을 까요? HITOKU님께 간곡히 부탁드릴 게 있어서 그렇습니다. 허락하실 경우, 방금 보낸 사진보다 훨씬 더 수위가 높은 사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알겠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그럼 채팅창으로 초대하겠습니다.]

그러자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도착한 최유리의 반라 사진. 샤워를 마친 후 팬티만 입은 채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있는 사진 속 최유리. 웬만한 아이돌보다 유명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속살을 엿보게 되자 내 심장이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다른 세계관의 사람이 아닌 현실 속 사람이었기에 훨씬 더 흥분이 됐다.

“이 새끼… 도대체 뭐야?”

YURIJOA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반드시 만나야 할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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