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24 - 은밀하고 음란하게(1)
[미션 클리어!]
[결과: S등급, 획득 포인트 40130]
[업적달성: ‘6P’, ‘네 아이돌 쩔더라’]
[클리어 특전: ‘걷기’ 스킬]
[걷기 Lv. 1 – 올바른 자세로 오랫동안 걸을 수 있습니다.]
[도전과제 달성!]
[‘성감 자극 스킬을 봉인한 채 미션 달성’ – 150만 포인트]
뭐야, 여기서 끝이라고?
갑작스러운 알람 공세에 주변을 둘러 보니… 아이돌들은 어디 가고, 내가 현실로 돌아와 있었다. 익숙한 침대와 익숙한 천장. 에휴. 시우야, 중요한 건 꺽이지 않는 마음인 거 몰라? 정말이지 실망이 컸다.
물론 완결 났다고 그쪽 세계관으로 못 돌아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느낌이 다르잖아.
이왕 공략한 김에 끝을 볼 생각이었는데… 시우 때문에 김이 다 빠지고 말았다. N-라이브 방송 중에 카메라 밑에서 섹스를 한다든가, 멤버들 자궁에 내 정액을 채워 놓고 무대 위에 올린다든가, 머릿속으로만 구상했던 재미난 계획들이 많았는데…
누구 하나 때문에 전부 다 허사가 되고 말았다.
이거… 다음 번 시우한테는 조금 세게 나가야겠는걸?
적당히 다짐을 한 나는 기지개를 켠 후 알림창을 훑어 보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얻은 게 많아서 그런지 무언가 느낌이 좋았다. 대략 160만 포인트와 ‘걷기’ 스킬. 으음… 스킬 쪽은 꽝인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160만 포인트라면 노력한 보람이 있었다.
이 정도면… 당분간 포인트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상당히 만족한 나는 활짝 웃으며 정산을 끝냈다. 그런 다음… 다시 현실 일을 하기 위해서 이메일을 확인했다. 이게 참… 돌아올 때마다 적응하기가 어렵단 말이지. 기획사 부사장일 때는 놀고 먹어도 괜찮았는데…
현실로 돌아오니,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았다.
국가 지정 던전에, 아티팩트 경매에… 아, 이제 헌터 커뮤니티 관리도 해야 하나? A등급 헌터가 된 건 좋았지만, 일이 더 늘어난 건 좋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B등급에서 머무르는 건데… 에휴, 괜한 짓을 하고 말았다.
***
메인 히로인들과 동거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1년. 그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자면… 내 헌터 랭크를 들 수 있었다. B등급(진)에서 A등급이 된 나. 사실 이룰 걸 다 이룬 상태라, 굳이 내가 노력해야 할 이유는 없었지만…
소피아가 헌터가 된 것이 원인이었다.
‘있지, 오빠… 던전에 들어가면 강해질 수 있다며?’
‘응. 던전 안엔 몬스터가 있으니깐.’
‘그래서 말인데… 나도 던전에 들어가고 싶어.’
‘……뭐?’
‘나도 리아처럼 강해지고 싶단 말야!’
‘…그래?’
마왕 토벌을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강해지고 싶다고 말을 꺼낸 소피아. 누구보다 의욕이 넘쳐 보이는 그녀의 부탁을, 나는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녀와 함께 각성자 등록 센터로 걸어가, 헌터가 되기 위한 최소 조건인 각성자 등록증을 만들어 주었다. 참고로 히로인들의 신분은 세실리아가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와아, B등급?! 그것도 꽉 찬 B등급이에요!
그런데… 하필이면 거기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태생 B등급 힐러, 그것도 곧 A등급을 눈앞에 둔 각성자. 거기다 이국적으로 생긴 금발의 미인. 소피아의 등장은 센터 안을 시끄럽게 만들었고… 얼마 안 가, 이름 좀 들어 본 길드들의 매니저들이 찾아오면서, 난장판이 시작되었다.
‘소피아 씨, 저희 길드에 들어오시면…’
‘서울의 10대 길드 중 하나인 파란입니다. 소피아 씨께 할 말이…’
‘소피아? 이름도 예쁘네. 길드 얘기는 됐으니깐… 나랑 술 마시러 갈래?’
그야말로 영입 전쟁. 안 그래도 힐러가 귀한 상황인데 소피아는 얼굴까지 예쁘니, 당연하게도 각 길드들의 최우선 영입 대상이었다. 그러나 정작 소피아는 길드에 들어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이런 말 하긴 조금 민망하지만, 크흠흠,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는 파티를 만들 생각이 없어서였다.
‘싫은데? 나는 오빠만 있으면 충분하거든?’
하지만 먹이를 찾은 그들은 생각 이상으로 집요했다.
‘안 됩니다. ‘고위험’ 던전 규정 상, 소수 인원으로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뭐어? 저 사람들은 괜찮고요?!’
‘네, 괜찮습니다. A등급부터는 예외입니다. 아아, 참고로 인증 마크가 붙은 길드의 헌터라면, B등급 둘이서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소피아를 영입하기 위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규정까지 이용해 대는 길드들. 결국 소피아와 나는 그들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A등급으로 승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건 최악의 선택이었는데…
[20XX년 하반기 지정 던전 토벌 안내]
[3분기 국가 정신 교육 공지사항(불참 시 벌점)]
[(광고) 커뮤니티에 악플이 올라온다고요? – 율무 법률사무소]
[XX년 59회차 아티팩트 경매 경호 요청(불참 시 벌점)]
A등급 헌터가 되면서 생겨난 ‘의무’ 때문이었다.
‘또? 히이잉… 오빠, 나 이거 가기 싫어어!’
승급하고 나서야 알게 된 ‘국가에 대한 의무’. 그것을 하기 싫어도 하게 된 우리는, 상당한 귀찮음을 느껴야만 했다. 거의 달마다 있는 경매 경호와 정신 교육… 아니, 무슨 여기가 군대야? 게다가 A등급 헌터가 되었다고 길드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 에휴, 여러모로 좋지가 않았다.
‘아아, 여기는 와샌즈 길드 전속 던전이라서요. 크흠, A등급 헌터라도 길드 인증이 없으면, 소수 인원으로는 출입 불가입니다. 죄송합니다.’
쓰읍, 그냥 세실리아한테 말해서 도와달라고 할까?
받은 메일함을 보고 화가 난 내가 금단의 생각을 했다가… 그래도 그건 좀 아닌 거 같아서, 애써 생각을 멈추었다. 괜히 세실리아한테 얘기했다가, 길드들이 다 터져나갈 수도 있잖아. 귀찮은 일을 피하겠다고 더 귀찮은 일을 만드는 건 사양이었다.
-띠링
[소피아님이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한편, 소피아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 아이, 분명히 처음에는 마왕 토벌이 목적이라고 했거든? 그런데 요즘 하는 걸 보면 마왕 토벌은 다 잊은 것 같았다. 오늘도 예쁘게 찍은 사진를 공유한 소피아. 올린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A등급 헌터가 되면서 퍼져 나간 신상 때문에, 소피아는 지금 핫한 셀럽이었다.
수많은 길드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A등급 힐러. 누가 봐도 서양인이지만 국적은 한국.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여운 얼굴과 귀엽지 않은 가슴. 소피아는 인기가 없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인기를 즐기고 있었다.
이 사진도… 이거 한 장 찍겠다고 세팅만 한 시간 넘게 했었지.
‘오빠아! 각도가 잘못됐잖아! 다시 찍어!’
이러다가 SNS에 너무 심취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바보, 내가 대단해질수록 나를 가진 오빠가 더 대단해지는 거잖아! 흐흥, 그러니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다 찍었으면 빨리 와서 박아 줘. 일부러 오빠가 좋아하는 옷 입었으니깐… 푸흐흐, 옷에 묻지 않도록 안에다 싸야 한다?’
그래도 뭐, 소피아가 좋으면 좋은 거겠지.
“후우우…”
사진 속의 소피아와 던전 섹스를 즐겼던 날을 떠올린 나는 크게 하품을 하며 옆방으로 걸어갔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시트러스 영상들도 정리해야 하고, 소피아와 함께 던전 토벌 일정도 잡아야 했지만… 아, 몰라. 일단 조금 쉴래. 세계관을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벌컥
“아, 백랑! 갔다 오셨어요?”
“혜매.”
“……네에?”
“가슴.”
“후후, 여기요.”
“고마워.”
그래서 나는 옆방에서 쉬고 있는 위지혜를 찾아가 그녀의 젖가슴을 빌렸다. 언제 안겨도 기분 좋은 부드러운 가슴. 하아… 여기가 천국인 걸까? 내가 그녀의 커다란 가슴에 얼굴을 묻자, 위지혜가 후후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역시 위지혜는 언제나 내 마망이었다.
“많이 힘들었어요?”
“……조금.”
“항상 감사해요.”
“……으응.”
“대딸도 해 드릴까요?”
“아니, 오늘은 됐어.”
“어머… 아쉬워라. 정말로 피곤하신가 보네요.”
“미안.”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모유가 안 나오는 거랄까? 매번 노콘 섹스를 하고 있는데도 위지혜는… 아니지, 히로인 모두 다 아직 임신을 한 적은 없었다. 호, 혹시… 내가 무정자증인 걸까? 끔찍한 상상을 하게 된 나는 본능적으로 혜매의 젖꼭지를 빨아 댔다. 우울할 때는 역시 위지혜의 가슴을 빠는 게 최고였다.
“하읏, 으응… 그렇게 빨아도… 으읏, 아직 안 나오는데에…”
“그냥 하고 싶어서 그래.”
“후후후, 그러면 자아… 흐응, 여기에 누우세요.”
그러자 나를 무릎 위에 눕히고는, 마치 수유를 하듯이 내게 가슴을 대주는 위지혜. 나는 갓난아기라도 된 것처럼 혜매의 품에 안겨, 그녀의 모성애 가득한 자애로운 호의를 즐겼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아기였다.
-삐익
[그리고 지 딸도 아닌 예나를 왜 달고 가? 쯧.]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
“어, 어머! 어떡해애!”
정정한다.
“으읍?! 읍!”
지금의 나는 마망의 가슴에 짓눌려 질식사하기 직전인 불쌍한 아기였다.
“백랑, 어떡해요! 예나가 선정이 딸이래요!”
“읍! 으으읍!”
“백랑! 듣고 있어요?!”
참고로, 이제 와서 하는 말인데… 위지혜는 OTT 없인 단 하루도 못 사는 다소 안타까운 여자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