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20 - 아이돌 메이커(58)
오늘도 비어 있는 진희 언니의 침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언니가 숙소를 떠난 것을 알게 되었다. 보나마나 부사장님을 만나러 간 거겠지? 얼마 안 있어 들리는 차 엔진 소리. 새벽부터 섹스를 할 진희 언니가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부사장님과 섹스를 하기 위해 택시를 불렀다.
모자도 쓰고 마스크도 낀 후, 완전무장을 한 나. 그리고 내 옆에는 이제 막 잠에서 깬 시엘이 있었다. 얘도 섹프… 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내 애인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시엘도 섹스가 하고 싶을 테니, 혼자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언니… 괜히 우리가 방해하는 거 아니야?”
“쉬잇. 조용히 해.”
사실 이렇게까지 집착할 생각은 없었지만… 언제까지고 미룰 수는 없잖아. 서로의 비밀을 알면서도 애써 모른 척 하고 있는 언니와 나. 나는 우리 둘 사이의 귀찮은 어색함을 지우기 위해, 같이 몸을 섞으면서 오해를 풀 생각이었다.
그리고 겸사겸사 시엘 얘기도 하고 말이다.
“아, 언니! 택시 왔나 봐!”
“굿.”
같이 자지 좀 빨다 보면 다시 친해질 수 있겠지?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자, 시엘이 나를 불렀다. 졸리다더니 자기가 더 흥분한 눈치였다. 발을 동동 구르면서 안절부절을 못하고 있는 시엘. 나는 떨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아 준 후, 발소리를 죽여 숙소 밖으로 나왔다. 그런 다음, 아무한테도 우리 정체를 들키지 않고, 무사히 부사장님 집에 도착했다.
“으응! 제대로 조일게요! 하아앙! 그러니 안에 싸 줘어!”
그런데…
진희 언니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하아아… 주인님… 아아아앙!”
부사장님한테 강간 당하면서 아양을 떨고 있는 유키와, 그런 유키를 촬영하면서 자위를 하고 있는 진희 언니… 지금 이곳에 없는 시트러스 멤버는 은하뿐이었다. 뭔가… 조금 아쉽네. 알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낀 나는 그 아쉬움을 내버려 둔 채, 옷을 벗고 ‘보지 난입’을 했다.
“에에에에에엣?! 으, 은아 언니?!”
깜짝 놀란 유키의 리액션이 참 귀여웠다.
***
섹스를 끝낸 후, 침대 위를 동생들에게 넘겨준 나는, 언니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서로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간중간에 몇 번이나 불려가 부사장님의 자지를 빨아야 했지만, 그래도 덕분에 어느 정도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나처럼 음란한 레슨을 받았다고 하는 진희 언니.
어쩔 수 없이 레슨을 시작했다가… 부사장님한테 진심으로 반하게 됐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 같아 동질감이 느껴졌다. 우리 사이에는 같은 남자에게 반했다는, 그리고 처녀를 내줬다고 하는 유대감이 있었다.
“우으으… 엄청 아팠지? 지금은 하나도 안 아픈데, 그때는 진짜…”
“엑. 언니 아팠어?”
“……으응?”
“나는 하나도 안 아팠는데.”
“그, 그래?”
“응. 누구 보지랑은 다르게, 내 보지랑은 상성이 좋나 봐.”
“……우, 운이 좋았나 보네. 아하하…”
여기서 속궁합 이야기를 더 했다간… 언니가 삐지겠지? 성숙한 여자인 나는 상성 이야기를 하는 대신 동생들의 이야기로 넘어갔다. 부사장님의 성노예가 되었다고 하는 유키. 성진국 사람이라 성노예를 자처한 걸까? 지금도 앙앙거리고 있는 유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정을 듣고 싶었다.
“……협박?”
“으응, 몰카 가지고 협박을 했었대.”
“대박.”
무슨 이유에서인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후, 부사장님을 협박했다고 하는 유키. 하지만 그 협박은 통하지 않았고, 반대로 자기가 협박 당하면서 성노예가 됐다고 하는데…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정말로 어이가 없었다.
감히 내 남자 친구를 협박했다고?
그러면 성노예가 돼도 싸지. 동정해 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나도 괴롭히고 싶달까? 자기가 직접 강간했다는 진희 언니처럼, 나도 유키를 가지고 놀고 싶었다.
“그래도… 보다시피 지금은 완전히 굴복한 상태야.”
“그렇네.”
“그런데 은아야. 저기… 시엘은 어떻게 된 거야?”
“으응? 아아… 둘이서 섹스하는 것보단 여럿이서 섹스하는 게 더 재밌잖아.”
“……에엣?!”
처음엔 재미로 데려왔다가, 생각 이상으로 좋아하는 부사장님을 보고 난교를 시작했다는 내 고백. 그것을 들은 진희 언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가… 납득을 한 건지, 머리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의했다.
“맞아, 나도 3P는 오늘 처음 해 봤는데… 흐흥, 재밌더라구.”
“그치? 자지도 빨아 주고 싶고, 키스도 해 주고 싶은데… 나 혼자서는 그게 불가능하잖아? 그치만 여럿이서 하면 동시에 해 줄 수 있으니깐, 그게 좋아.”
“아아, 완전 알 거 같아.”
“그리고 보지에 집중하고 있는 부사장님 얼굴, 그거 엄청 귀엽단 말야. 근데 혼자서는 감상하기 힘들잖아. 그래서 아쉬웠었는데… 여럿이서 하면 제대로 구경할 수 있으니깐, 그게 좋아.”
“응응, 나도 알아.”
역시… 언니도 부사장님을 사랑하는 구나? 귀여워하기 힘든 얼굴인데, 진심으로 공감하고 있는 진희 언니. 같은 사람을 덕질한다는 기분 좋은 짜릿함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제서야 진정한 ‘동료’가 된 기분이 들었다.
“얘들아, 이제 슬슬 와 줄래?”
정력이 넘쳐나는 건지, 동생들을 기절시키고도 멀쩡해 보이는 부사장님. 흐으음… 아직도 단단하게 발기해 있는, 그의 자지를 확인한 나는… 진희 언니와 손을 잡고 부사장님의 침대 위로 올라갔다.
생각만큼 친절한 사람은 아니었고, 생각보다 더 변태인 사람이었지만… 그럼에도 이미 내 삶의 전부가 되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해진 부사장님. 이 남자가 없었다면 내가,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행복해지는 일은 없었겠지.
흐흥, 부사장님에게 고마움을 느낀 나는, 진희 언니와 함께 혀를 내밀어 더럽혀진 부사장님의 자지를 청소해 주었다. 그러자 부사장님이 스마트폰을 꺼내, 우리의 더블 펠라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기념할 만한 시트러스 난교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걸까?
활짝 웃은 나는 부사장님을 위해, 간단한 서비스를 해 주었다. 내 남친은 야동을 좋아하는 변태니깐… AV 여배우처럼 연기해 주면 좋아하겠지? 후후, 다른 사람은 절대로 볼 수 없는 부사장님 전용 연기였다.
“자지. 하아. 맛있어. 하앙. 자지.”
“……은아야?”
“왜?”
“너 설마 그거 연기라고 하는 거야?”
“……맞는데?”
“하아아… 읏, 츄릅, 츄읍… 하아, 자지이… 으읏, 마시써어… 하아, 쮸으읍… 읏, 흐응, 자지, 좋아아… 으응, 마시써요오… 하아, 쮸으읍, 푸흐으…”
“……”
“이 정도는 해야 연기지.”
“재수 없어.”
“뭐어어?!”
“아. 미안. 속으로 얘기한다는 게 그만.”
“가은, 너어!”
속궁합 이야기, 그거 때문에 삐져서 이러는 거지? 나보다 조금 더, 아주 조금 더, 괜찮은 연기를 보여 준 진희 언니. 나이값도 못하고 으스대는 게… 솔직히 말해서 귀여웠다. 보지 상성이 안 좋으니깐 연기력으로 커버할 생각인 거잖아. 그렇다면 성숙한 여자인 내가 이해해 줘야겠지. 나는 언니의 연기 실력을 인정해 주었다.
“농담이야. 연기 잘하네.”
“……흐흥, 그렇지?”
“보지 상성도 연기력만큼 좋았으면…”
“……하아?”
“부사장님. 슬슬 시작하죠?”
“야아! 가은! 말 돌리지 마!”
왜 저렇게 소리치는 걸까? 하여튼 리더 같지 않다니깐... 팬들이 시트러스의 진짜 리더는 은하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침착함을 유지하는 사람은 진희 언니가 아니라 시트러스의 메인 래퍼, 은하였다.
“언니.”
“왜!”
“은하도 데려올까?”
“……뭐어?!”
그런데… 역시 뭔가 아쉽단 말이지.
이왕 이렇게 된 거… 은하까지 부사장님의 여자가 된다면, 훨씬 더 재밌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안타까웠다. 시트러스의 모두가 같은 남자랑 사귄다면, 멤버들끼리의 사이도 훨씬 더 돈독해질 거 아니야. 그리고 그렇게만 된다면, 시트러스가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아질 텐데… 으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쉬워졌다.
“내가 얘기 안 했나? 은하, 걔 진수랑 사귀고 있어.”
“엑. 진짜요?”
“와아… 우리 다 사내 커플이네요, 그럼.”
“그러게. 그렇게 됐네.”
하지만 남자 친구가 있다면 뭐… 어쩔 수 없지.
아쉬움을 삼킨 나는 침대 위에 누워 자세를 취했다. 청소를 끝냈으니 이제 본방을 시작할 차례였다. 이미 보지 안이 정액으로 가득했지만… 아직 넘칠 정도는 아니잖아. 부사장님만 괜찮다면 얼마든지 더 할 수 있었다. 난교 섹스를 해서 그런지 아직도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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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에 사라지고 만 유키의 고민 마크… 그것을 확인한 이시우가 분노한 얼굴로 책상 위를 내리쳤다. 유키의 ‘유대 단계’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눈 뜨고 코 베인 기분.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그렇게 기분 나쁜 소식만은 아니었다.
그가 알아낸 유키의 고민은 부사장, 그 자체. 그런데 그 고민이 해결 되었으니… 부사장에게서 다시는 접근하지 않겠다는 말 정도는 들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부사장이 싫다는 고민이 해결 되었을 리가 없었다.
덕분에 다시금 기분이 좋아진 이시우.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은하에게 양해를 구한 후,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숙소로 이사간 부사장. 이시우가 그렇게 원했던 유대감은, 부사장이 착실히 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시우가 알게 되는 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