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04 - 아이돌 메이커(42)
뜨거운 한숨을 토해내며, 아름답고도 우아하게… 부사장님과 사랑을 나누는 은아 언니. 두, 두 사람의 격렬한 정사에 시선을 빼앗긴 내가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가… 이내 곧 정신을 차리고는 부사장님에게 화를 냈다. 결국은 저 섹스가 레슨의 일부라는 거니…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자, 잠시만요! 그러면 사귀기 전부터 섹스를 했다는 거예요?!”
“뭐어? 너는 내가 그런 놈으로 보여?”
하지만 다행히도 부사장님은 얼굴값을 못하는 사람이었다.
아이돌인 언니를 위해 유사 섹스로 대신했다는 부사장님의 변명. 섹스라는 단어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든 간에 인정하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래도 언니를 배려해 줬다는 걸 알게 되자 조금이지만 안심이 되었다.
“휴우… 다행이네요.”
“시엘, 흐으응… 부사장님, 하아… 바보라서 그런 짓 못해.”
“으응… 그, 그래?”
“섹스도, 하아… 내가 안 덮쳤으면, 흐응… 평생 못했을 거야.”
“…으응? 어, 언니가… 덮친 거였어?”
“응… 이 사람, 하아… 변태 주제에 소심해서… 으으응, 힘들었어.”
물기 젖은 신음 소리를 내며… 담담히 고백하는 은아 언니. 별로 알고 싶지 않았던 정보를 알게 된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부사장님을 바라봤다. 아무리 봐도 더럽게 생긴 변태 아저씨인데… 은아 언니가 참다 못해 먼저 덮쳤다니…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구나, 아하하… 그, 근데 이제 알겠으니깐… 멈춰도 되지 않을까?”
“안 돼.”
“……언니?”
“아직 멀었어.”
내 부탁을 거절한 은아 언니가 부사장님을 끌어안고는… 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이, 질척질척한 키스를 나누며… 아, 아까보다 훨씬 더 아찔하고 음란한 섹스를 시작했다. 레슨이 아닌, 서로의 성적 쾌감만을 위한… 남녀의 거친 움직임. 본격적으로 하나가 된 두 사람을 보자 아랫배가… 조금씩 뜨거워졌다.
섹스라는 게 저렇게 좋은 걸까?
시트러스로 활동할 때는 한 번도 지은 적 없었던 언니의 농염한 표정을 보며 나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언니의 섹스를 구경하자, 자꾸 그곳 주변이 가려워서… 건드리지 않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시엘.”
“네, 네에?!”
그런데 그때, 지금 한참 섹스 중인 부사장님이 조금은 딱딱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그에 깜짝 놀란 내가 다급히 두 손을 치우자, 부사장님이 으, 은아 언니의 가슴을 주무르며… 그것도 엄청 야하게 주무르며, 내게 이상한 말을 꺼냈다.
“너도 해 볼래?”
“네… 네에에에에에?! 미, 미쳤어요?”
“부사장님?”
“아니, 섹스를 하자는 게 아니라… 자, 잠시만 은아야! 내 말 좀 들어 봐!”
“말해 보세요.”
“베개 가지고 실습을 해 보라는 뜻이었어.”
“아, 그거요? 그럼 인정.”
“어… 어, 언니? 도대체 무슨 말이야?”
“저기 구석에 있는 커다란 베개 보이지?”
“으응.”
“그게 부사장님이라고… 아니지. 부사장님 말고 다른 남자라 생각하고, 그 위에서 섹스하듯이 허리를 흔들어 봐.”
“……뭐어어어?!”
그게 자기가 한 레슨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베개를 가르키는 은아 언니. 이제서야 아까 말한 유사 섹스가 무엇인지 이해가 됐다. 하, 하지만… 지금 그걸, 부사장님이 보는 앞에서 하라고?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다음 언니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니, 거절하려고 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엄청 외설스럽고 음란한 레슨이지만… 내게 도움이 되는 레슨이란 걸 알아서일까? 나는 홀린 듯이 구석으로 걸어가 언니가 말한 베개를 집어들었다. 그런 다음… 마, 맞은편 소파 위에 올라가… 베개를 깔고 그 위에 올라탔다.
“원래라면 부사장님이 리드해 줘야 하는데… 지금은 바쁘니깐, 읏차… 나를 보면서 잘 따라해 봐. 아까 보여 준 동작이야. 보지 안에 자지가 있다 생각하고… 질벽이 자지에 긁히도록, 하아… 으읏, 응… 천천히 움직여 봐.”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언니의 설명이었지만… 동작을 따라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움직이면 되는 거잖아.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언니를 따라 허리를 움직이자… 아, 아랫배의 자극이 더 심해졌다.
단단하고 딱딱한 무언가가… 보지 안을 자극하는 강한 떨림.
분위기에 취해서일까? 베개에는 자지가 없는데… 으읏, 하아아… 섹스를 한다 생각하고 허리를 흔들자 으응, 마치 누군가의 자지가 내 보지를 찌르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렇게, 앙… 레슨을 즐기고 있자, 언니가 말한 설명이 무엇인지… 하아앙!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뭐야, 잘하네.”
“그러게.”
“잠깐, 부사장님은 보지 마세요.”
“뭐어?”
“여친이랑 섹스하는 중에 다른 여자 보기 있어요?”
“아니, 그건 아닌데…”
“됐고… 이제 혼자 놔둬도 잘할 거 같으니깐… 알죠? 부사장님도 움직여 주세요.”
허리를 비틀 때마다, 흐으읏… 보지 안쪽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쾌감. 더 이상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진 나는… 생각하는 걸 멈춘 채 ‘유사’ 섹스를 이어갔다. 빙그르르 원을 그릴 때마다, 하앗… 질벽이 자극되는 아찔한 쾌감. ‘유사’ 섹스만으로도 느끼게 된 나는 은아 언니처럼 야한 소리를 내뱉었다.
“하아, 부사장님… 으읏, 하아아앙! 더 깊게에! 하아앙!”
그러나 ‘진짜’ 섹스 중인 은아 언니를 이길 순 없었다.
데뷔할 때보다 더 행복해하며 부사장님과 몸을 섞고 있는 은아 언니. 언니의 신음 소리가 내 귀에 들어오자, 하아… 마치 두 사람과 섹스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누구보다 섹시하고, 매혹적인 언니가… 으읏, 애무당하고 있는 걸 바라보자, 내 몸 역시 부사장님에게, 하아아… 만져지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으응… 언니, 하아…”
아니, 착각이 아니었다.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하앙… 주물러지고 있는 내 가슴을 보면, 그리고 내 젖꼭지를 보면… 이건 내 착각이 아니었다. 호, 혹시 어쩌면… 섹스 중인 언니와 내 몸이, 으읏, 싱크로된 거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지만, 아아앙!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의 난… 하아아, 언니와 하나가 되어 있었다. 언니가 교성을 터뜨리면 나 역시 터뜨렸고… 언니가 허리를 움찔거리면 나 역시 움찔거렸다.
그리고 언니가 절정에 이르면…
“하아앗… 아아아아아앙!”
나 역시 언니와 함께 절정에 이르렀다.
“부사장님, 하아… 좋았어요?”
“으응…”
“굿.”
만족한 얼굴로 부사장님과 키스를 나누는 언니를 보며… 나는 두 사람 몰래 혀를 움직였다. 그러자 정말로, 흐읏, 응…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내 혀를 물고 빠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는, 뒤늦게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러니까, 내가 얼마나 미친 짓을 했는지 깨달았을 때, 자연스럽게 사라져 있었다. 완전히 땀에 젖어서는 속이 다 비치게 된 레슨복. 이, 이렇게 젖을 때까지 눈치를 못 챘다니, 역시 방금의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러니 싱크로 같은 이상한 생각을 했지.
방금 그 무언가가 나의 착각이라고 결론 내린 나는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다음…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조,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내가 조심할 것도 없이 배게 전체가 여러가지 액체로 얼룩져 있었다.
에휴, 이걸 두 사람이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변태는 따로 있었다.
“시엘, 잠시 와 볼래?”
“어… 언니?”
“어서.”
“으응…”
베개를 보고 부른 걸까? 당황한 내가 머뭇머뭇거리고 있자, 이제 막 키스를 끝낸 은아 언니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러고는 내가 보는 앞에서… 으읏?! 부, 부사장님의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뭐야, 진짜 변태는 이쪽이었잖아. 그래서 내가 당황하고 있자, 언니가… 굉장히 변태다운 이야기를 꺼냈다.
“와서 냄새 맡아. 좋은 거야.”
“언니이이이이!”
평소처럼 다시 무표정이 되어서는, 자기가 빨던 자지를 내미는 은아 언니.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고 있자, 부사장님이 한숨을 내쉬며 설명해 줬다.
“시엘, 그… 오해하지 말고 들어. 이것도 레슨의 일부인데…”
진짜 진짜 변태는 여기 있었다.
***
“흥, 흐흥… 흐으응, 흥…”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의외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간 두 사람 덕분에… 나는 변태라는 오해를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레슨이 레슨이다 보니 젖는 게 당연하다는 부사장님의 설명. 애액에 대해선 한 마디도 없었지만…
아무튼 별 탈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부사장님의 자, 자지를… 코앞에서 봐야 했던 걸 생각하면 마냥 무사히 넘어간 건 아니었다. 남성 호르몬을 느끼는 레슨이라고 하던데… 으읏, 자칫하면 트라우마로 남을 거 같았다.
엄청난 크기와 고약한 냄새. 아아, 어떡해. 생각만 해도 속이 이상했다.
하지만 나를 위해서 언니가 배려해 준 건데… 그걸 냉정하게 거부할 수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 언니가 무슨 짓을 하나 했지만… 내가 언니처럼 섹시해지기 위해선 남성 호르몬을 느껴야한다고 하니… 우으으으, 아 몰라! 아무튼 이걸로 끝났으니 다행이었다.
“시엘, 나 샴푸 좀 줄래?”
“으응… 여기 있어.”
“흐응, 흥… 아, 그리고 시엘. 너, 나처럼 되고 싶다며.”
“으, 으응? 아아… 그, 그랬지.”
“그러면 내일도 올래?”
그런데…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