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401화 (401/428)

Chapter 401 - 아이돌 메이커(39)

“헤에에, 시엘 쨩, 사람들 반응 좀 봐! 푸흡, 엄청 귀엽고 사랑스럽대! 순정 만화 속 주인공 같다는데? 앗, 여기 합성 짤도 있어!”

“우으으…”

“왕자님한테 반한 공주님이래, 아하하하! 시엘 쨩 프린세스!”

“제발… 제발, 그만해 줘어.”

“싫은데, 싫은데? 계속할 건데? 와아… 패러디 영상이 한두 개가 아니야! 시엘 쨩 슈퍼 스타! 이러다 광고도 찍고, 예능에도 나가는 거 아니야?”

“으으으, 부탁이야! 누가 저 영상 좀 지워 줘!”

어제 있었던 N-라이브 방송이 대박나면서 은아 언니와 시엘 쨩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마치 이케맨처럼 시엘 쨩을 유혹한 은아 언니와, 사랑에 빠진 미소녀처럼 얼굴을 붉힌 시엘 쨩. 내가 봐도 두근거릴 정도로 어제의 그 장면은 상당히 위험했는데… 그래서인지 하루만에 커다란 화제거리가 되었다.

“이미 늦었어, 시엘 쨩. ‘가은 챌린지’라고 기사도 났어!”

“뭐어어어?! 기사?!”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질투가 나지는 않았다. 순수하다 못해 약간은 멍청한 시엘 쨩과 매력 포인트라고는 예쁜 얼굴밖에 없는 은아 언니. 두 사람 다 내가 부러워할 정도로 가치 있는 존재들은 아니었다.

“와아, 진짜네… 트위니 선배들도 참가했대!”

다만… 은아 언니의 변화가 쓰이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유일한 매력 포인트를 발전시킨 건지, 어느 순간부터 어이없을 정도로 섹시해진 은아 언니. 안 그래도 수가 많았던 언니의 팬덤이 최근 들어서 거대해진 걸 보면, 은아 언니도 마냥 무시할 아이돌은 아니었다.

“앗, 부사장님이 인터뷰한 기사도 있어!”

“에엣, 정말?”

“응. 달라진 시트러스를 기대해 달라는데?”

“헤에에… 근데 왜 부사장님이랑 인터뷰를 했대? 우리 프로듀서는 시우 오빠잖아. 그럼 시우 오빠랑 해야 하는 거 아니야?”

“글쎄? 그래도 GSB의 부사장이니깐?”

“그치만 부사장님은 배우 담당인데…… 아?”

그런데… 지금 와서 갑자기 생각난 건데…

은아 언니와 진희 언니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두 사람 다 시트러스 멤버지만, 시트러스와는 상관 없는 인물에게 레슨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그 레슨의 담당자는… 바로 우리 회사의 부사장이었다.

진희 언니한테만 집중했었기에, 그리고 아이돌 일에만 집중했었기에… 미처 신경 쓰지 못했었던 사실. 그것을 알게 된 나는 잠시 대화를 멈추고 부사장을 떠올렸다.

아이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모두에게 뒷담을 당하던 부사장인데… 언젠가부터 뒷담이 사라지더니, 유능하다는 소문만 돌았었지. 생긴 게 너무 극혐이라서 잊고 있었지만, 만약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두 사람의 변화도 이해할 수 있었다.

“응? 갑자기 왜 그래? 악플이라도 있어?”

“응응, 딸 같은 시엘 쨩이랑 사귀고 싶대!”

“으으, 진짜 싫어어어어!”

따라서 진희 언니를 공략하기 위해선, 먼저 부사장에 대해 조사해야 했다. 그래서 정말로 언니가 자신감을 되찾은 게… 부사장 때문이라면… 그를 네토리해서라도, 그렇게 언니 대신 레슨을 받아서라도, 진희 언니를 다시 절망에 빠뜨려야 했다.

그래야지만 언니의, 하아… 울먹이는 얼굴을… 하읏, 감상할 수 있었다.

“근데, 있지… 시엘 쨩.”

“응?”

하지만…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확실하지도 않은데 내가 움직일 필요는 없잖아? 그래서 나는 ‘순수한’ 이라고 쓰고 ‘멍청한’ 이라고 읽는 시엘 쨩을 꼬드겼다. 시엘 쨩이라면 적당히 부추기는 것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었다.

“뭐어? 언니들이 어떤 레슨을 받는지 조사해 보자고?”

“응응! 시엘 쨩은 이상하지 않아? 궁금하지 않아? 두 사람 다 갑자기 달라졌잖아. 그러니 분명! 레슨에 무슨 비밀이 있을 거야!”

“그, 그런가?”

“응응! 확실해! 그러니 시엘 쨩, 부탁할게!”

“그치만…”

“아잉, 시엘 쨩! 시엘 쨩도 은아 언니처럼 섹시해지고 싶다며!”

“야, 야아! 큰 소리로 말하지 마!”

“그러니, 응? 우리 한번 조사해 보자!”

“하아…… 그래, 알겠어.”

후훗, 바로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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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의 말을 듣고 의문이 생긴 나는, 부사장님한테 레슨을 받고 있는 은아 언니를 만나기 위해, 아래층에 있는 개인 레슨실로 내려갔다. 다소 억지와도 같은 유키의 부탁이었지만… 나 역시 궁금했기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대체 무슨 레슨이길래 언니가 달라진 걸까? 운 좋게 그 비밀을 알 수 있다면 나도 언니처럼… 헤헤, 섹시해질 수 있는 거니,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응? 거기 누구야? 너 거기서 뭐해?”

“아아앗!”

그런데… 남들 몰래 문틈 너머로 레슨실 안을 훔쳐보기 직전에, 우으… 그만 회사 사람에게 들키고 말았다. 이걸 뭐라고 변명해야 하지? 아아, 이러면 안 되는데에! 시작부터 위기가 찾아왔다.

“그게, 그, 그게에…”

“응? 아, 시트러스? 그러니까 이름이… 시엘 씨였죠?”

“네, 네네, 그게… 아앗! 한지영?!”

“……맞아요, 한지영이에요.”

“아아, 그, 그게 아니라! 한지영 씨! 가, 아니라 한지영 님? 저, 저저, 팬이에요!”

위기도 그냥 위기가 아니라 아주 큰 위기였는데… 하필이면 나를 발견한 사람이 요즘 잘나가는 배우 중 하나인 한지영이었다. 나, 진짜 팬인데… 우으으, 쪽팔려서 어떡하지?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래요? 그런데 제 팬이라는 사람이… 여기서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마치 좀도둑처럼 말이에요.”

“도둑이 아니라… 은아 언니를 만나러 왔는데… 아, 안에 있나 궁금해서요.”

“시엘 씨.”

“네, 네엣!”

“그럼 당연히 안에 있죠. 지금 레슨 시간이잖아요.”

“아하하… 그렇죠?”

“뭐, 급히 전해야 할 말이라도 있는 거예요?”

“아뇨, 그건 아닌데…”

“아니면 뭐, 레슨 내용이 궁금했던 거예요?”

“그, 그그, 그것도 아닌데…”

“그러면 그냥 얌전히 기다리는 게 어떨까요?”

“아하하… 그게 좋겠죠?”

아아, 진짜 어떡해. 표정 좀 봐. 완전히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차가운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데… 우우우,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그 정도로 한지영과의 첫만남은 최악이었다. 정말로 친해지고 싶었는데… 하아아, 큰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래요. 맞은 편에 빈 레슨실이 있으니깐 거기서 기다리세요.”

“가, 감사합니다!”

“그런데… 시엘 씨.”

“네에?”

“그거 알아요? 부사장님, 시트러스에 엄청 진심이세요. 성공한 아이돌을 키우는 게 사장님의 꿈이라, 부사장님이 그걸 도와주려는 모양이더라고요.”

“헤에… 그렇구나. 몰랐어요.”

“그래서인지, 은아 씨한테도 진희 씨한테도 엄청나게 특별한 레슨을 해 주신대요.”

“특… 특별한 레슨이요?”

“네, 깜짝 놀랄 정도로 효과적이고 대단한 레슨이래요.”

“까… 깜짝 놀랄 정도로 효과적이고 대단한 레슨…”

“후후, 궁금하지 않으세요?”

“구, 궁금해요!”

그런데, 한지영은 생긴 것처럼 정말로 상냥한 사람이라… 헤헤, 실수를 한 내게도 굉장히 친절했다. 게다가 부탁도 안 했는데 눈치가 빠른 건지, 유키와 내가 알고 싶었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러니까… 은아 언니가 씻으러 가면, 몰래 안으로 들어가라고요?”

“네, 바로 그거예요.”

“몰래, 안으로… 네, 알겠어요. 해 볼게요!”

그래서 나는 한지영이 시키는 대로, 은아 언니의 레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언니가 밖으로 나왔을 때, 슬쩍하고 레슨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레슨실 안에서는 부, 부사장님이… 아, 알몸으로… 패, 팬티를 입고 있었다.

“허억………”

정확하게는

이제 막 팬티를 입기 위해

팬티 구멍에

발을 넣은 상태였다.

“꺄악………”

덕분에 나는

부사장님의 자지를

남자의 자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보게되었다.

“아아………”

코끼리 코처럼 커다란 무언가가 축 늘어져서는 흔들리고 있는 상황. 너무 놀란 난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자 내 시야가 밑으로 내려가면서 부사장님의 자지가 한층 더 적나라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시, 시엘? 네가 여기는 왜…”

흔들.

“오, 오지 마세요오!”

흔들.

“아니, 잠깐만, 누, 눈 감아!”

흔들.

“시, 싫어, 오지 마시라고요!”

흔들.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자지가 점점 다가왔지만, 나는 차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혹시나 이대로 눈을 감았다가… 눈앞의 자지에게 어떤 끔찍한 일을 당할지 몰라서였다. 레슨실 안에서 발가벗고 있던 사람이잖아. 가가, 강간이라도 당하면 어떡해. 두려워진 나는 벌벌 떨면서 주춤주춤 뒤로 물러났다.

그런데 그때, 벌컥하는 소리와 함께 은아 언니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갈아 입을 옷을 놔두고 가서요…… 뭐야.”

“언니… 사, 살려 줘어어!”

“너 지금 내 남친이랑 바람 펴?”

“………남치이인?!”

그러고는 부사장님한테 뚜벅뚜벅 걸어가더니… 허리를 숙여 언니가 직접 팬티를 입혀 주었다. 마치 정말로 자기가… 부, 부, 부사장님의 여자 친구인 것처럼 말이다.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상황. 충격을 받은 내가 할 말을 잃자, 은아 언니가 부사장님한테 입을 열었다.

“내 거니까 관리 잘하라고 했죠. 왜 다른 여자한테 보여 주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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