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361화 (361/428)

Chapter 361 -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21)

‘긴급 매칭’, 한 장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으로 보내는 특별 매칭으로, 추천인 코드를 활성화한 몇몇의 유저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고급 매칭이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 소유의 스마트폰에 ‘섹.못.방’ 어플이 깔린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것이 바로 치아키가 ‘긴급 매칭’을 누른 이유였다.

쇼헤이의 스마트폰엔 ‘섹.못.방’ 어플이 없잖아.

그러니 일단 ‘긴급 매칭’을 눌러서 작전 회의를 하자!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셋이서 말을 맞출 필요가 있었고, 마침 그들에겐 아주 적절한 회의 공간이 있었다. 그렇기에 치아키는 쇼헤이에게 할 변명을 생각하기 위해 두 사람과 함께 ‘섹.못.방’으로 향했다.

“여, 여기는 또 어디야?!”

그런데 이게 웬걸, 쇼헤이 역시 그들과 매칭이 되었다.

“오빠아아?!”

불과 한 시간 전, 쇼헤이가 ‘섹.못.방’에 관한 소문을 듣고, 호기심에 어플을 찾아 깔았던 것을, 치아키가 미처 몰랐기에 일어난 불행한 사고였다. 결국 더는 도망칠 수 없게 된 상황. 그렇게 ‘섹.못.방’에 갇힌 네 사람이 충격 속에 할 말을 잃었다.

- 띠링!

[긴급매칭 발생!]

[총 4명이 매칭되었고, 남녀 성비는 50대 50입니다.]

[인원수에 맞게 ‘섹.못.방’이 확장됩니다.]

- 띠링!

[섹스할 대상을 찾으세요!]

[파트너가 1명 이상이어도 괜찮습니다.]

[낙오될 경우 위로의 아이템을 선물해 드립니다.]

- 띠링!

[천생연분 이벤트 발생!]

[상성률 100%인 두 사람을 위해서 재미난 미션이 추가됩니다.]

[미션을 달성할 경우 특별한 보상을 드리니……]

[……]

[…]

반면, 네 사람과 달리 ‘섹.못.방’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그들에게 매칭을 공지했다. 그러자 안 그래도 굳어 있던 쇼헤이의 얼굴이 험상궂게 변해 갔다.

***

“씨발… 대체 뭔데! 뭐냐고! 입이 있으면 좀 설명이란 걸 해 봐! 옷은 왜 벗고 있고, 이 방은 또 뭔데! 하하하, 뭐?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씨발… 나 빼고 여기서 그 지랄들 한 거야? 어어? 대답 좀 해 보라고!”

침묵을 멈춘 쇼헤이가 고함을 질렀다.

욕과는 거리가 먼 쇼헤이였지만, 이 상황을 보고도 욕설을 참을 순 없었다. 대놓고 바람을 핀 여자 친구와, 대놓고 자신을 배신한 삼촌과 여동생. 화가 난 쇼헤이가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대답해 줄 테니깐, 일단 좀 진정해.”

“삼촌! 내가 진정하게 생겼어?!”

“그럼 뭐, 여기서 싸우기라도 하자 이거야?

온몸을 가득 채운 하이토의 근육들. 분노로 부들거리던 쇼헤이가 흠칫 놀라 뒤로 물러났다. 하이토가 쇼헤이에게 정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화를 낸다고 해결 될 게 아니란 것을 깨달은 쇼헤이가 애써 흥분을 가라앉혔다.

“하아… 씨발, 그래, 진정할 테니깐… 뭐라고 말이라도 좀 해 봐. 어?”

“그래, 얘기해 줄 테니깐… 우선 눈 감고 있어.”

“뭐어?”

“얘들 옷 입혀야 할 거 아니야. 계속 알몸으로 놔둘 거야?”

“하, 하하… 누가 보면 남친인 줄 알겠다?”

“남친 맞아.”

“……하?”

하이토가 담담한 목소리로 두 사람의 사이를… 아니, 세 사람의 사이를 고백했다. 미나미와 치아키, 두 여자와 동시에 사귄다는 하이토. 삼촌의 이야기를 듣고 순간 머리가 멍해진 쇼헤이가 바보 같은 표정으로 하이토에게 되물었다.

“지금, 그거… 진심이야?”

“응, 어쩌다 보니깐 그렇게 됐네. 미안해.”

“하, 하하하하… 아니, 그럴 리가 없잖아. 삼촌, 지금 나랑 장난 쳐? 치아키는 삼촌 조카야, 조카. 그런데 조카랑 사귄다고? 그것도 미나미를 옆에 끼고서? 그게 말이 돼? 아니, 쟤들은 양다리여도 상관이 없대?”

“응, 상관 없는데?”

“쇼 군… 미안한데, 사실이야.”

“하… 하하……”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치아키와 미나미. 결국 쇼헤이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비극적인 현실에 그의 머릿속이 완전히 엉망이 되었다. 설마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눈을 감은 쇼헤이가 절망에 빠졌다.

“나 참… 있을 때나 잘할 것이지…”

그리고 그런 쇼헤이에게, 어느새 가운을 걸친 치아키가 비아냥거렸다.

“근데 어플은 또 왜 깔았대? ‘섹.못.방’을 깔았다는 건… 오빠도 다른 여자랑 섹스할 생각이 있다는 거 아니야? 응? 그럼 똑같은 거잖아.”

“아니, 나는…”

“아니긴 뭐가 아니야아! 깔 거면 미리 언니한테 얘기를 하든가! 상의도 없이 여친 몰래 ‘섹.못.방’을 깔아 놓고선 언니한테 화를 낸 거야? 진짜 극혐이다… 실망이야!”

“아니, 그게…”

치아키가 쇼헤이의 정곡을 찔렀다. 어플이 만약 진짜라면… 모르는 여자랑 섹스를 할 수도 있겠구나, 실제로 쇼헤이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다만 어플이 설마 진짜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쇼헤이였다.

그러나 ‘섹.못.방’은 실존했고, 그 때문에 쇼헤이의 입장만 난처해졌다.

“할 말 없지? 그럼 그냥 가만히 있어. 나도 오빠 때문에 깜짝 놀랐단 말야! 셋이서 얘기 좀 하려고 했는데, 이게 뭐람… 진짜 최악이야.”

“뭐야, 시우가 ‘섹.못.방’을 깔아서 이렇게 된 거야?”

“응응! 긴급 매칭도 ‘섹.못.방’ 유저들끼리만 매칭된다고 들었거든? 그런데 오빠도 여기에 갇힌 거 보면 100%지. 그러니 오빠도 양심이 있으면 조용히 있어야 해.”

“허어어… 그렇게 된 거구나.”

분명 쇼헤이가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어느새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마치 쓰레기를 바라보듯이 쇼헤이를 경멸하는 치아키와 차마 쳐다볼 수 없어서 고개를 돌린 미나미. 쇼헤이가 입술을 깨물었다.

“아무튼… 이제 진정이 좀 됐어? 시우헤이, 너한텐 미안한 얘기지만… 미나미랑도 치아키랑도 사귀게 됐어. 그리고… 알잖아. 사귀는 사이끼리는 그런 짓도 한다는 걸. 마침 네가 집을 비웠길래 모여서 즐기다가… 하하하, 너한테 들킨 거야.”

“말도… 말도 안 돼…”

“그런데 치아키, 이제 우리 어떻게 해? 시우는 대충 알아들은 거 같은데… 여기는 ‘섹.못.방’이잖아. 설마… 시우랑도 해야 하는 건 아니지?”

“에이, 설마! 낙오된 사람은 ‘섹.못.방’이 챙겨 준다고 하잖아. 그러니 이렇게 된 거 그냥 우리끼리만 즐기자! 어차피 다 들켰는데 이제 와서 오빠 눈치 볼 건 없잖아!”

“그럴까?”

“헤헤, 응! 그니까, 자아… 츄읍, 츕… 우리 키스부터 하자!”

그렇게 말하고선 서로를 껴안고 입을 맞추는 하이토와 치아키. 삼촌과 조카 사이면서… 마치 연인처럼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에 쇼헤이가 헛구역질을 했다. 하이토는 대충 알아들은 거 같다고 말을 했지만, 쇼헤이는 여전히 공황상태였다.

정말로 셋이서 사귀는 거야?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싼 쇼헤이가 괴로워했다.

“쇼 군… 미안해, 미리 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리고 괴로워하는 쇼헤이에게 그의 여자 친구가, 아니 이제는 전 여자 친구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는 미나미가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가 굉장히 긴장한 얼굴로 미나미에게 가까스로 대답했다.

“미나미…”

“그 전에 들키고 말았네? 아하하… 그래도, 말을 하기는 해야 하니깐, 지금이라도 말할게. 쇼 군, 아니, 쇼헤이… 우리 이제 그만 헤어지자.”

“미나미!”

“너를 정말로 많이 사랑했지만… 이제는 아니야. 그러니, 안녕… 늘 고마웠어.”

- 타닥 닥

쇼헤이와 헤어지마자 하이토에게 달려가는 미나미. 쇼헤이는 멍한 얼굴로 전 여자 친구가 된 미나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잔뜩 인상을 쓰며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정말… 먼저 시작하는 게 어딨어요!”

“하하, 미안해.”

“……입술을 뺏겼으니깐, 후우… 자지는 제가 먼저 쓸게요.”

“괜찮겠어? 시우가 보고 있는데.”

“뭐어, 어때요… 조금 불쾌하긴 한데, 지금은 하이토 씨랑 즐기는 게 더 중요해요. 저만 뒤처질 순 없단 말이에요… 하아, 우음… 츄릅, 츄프흐… 하아, 으응… 자지이, 하아… 제가 발기 시켜 드릴게요.”

하이토 앞에서 무릎을 꿇고, 그의 자지를 삼킨 미나미. 펠라치오를 시작한 전 여자 친구 덕분에 쇼헤이의 멘탈이 와장창 부서지고 말았다. 아주 자연스럽게 자지를 빠는 걸 보면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아, 뭐야아! 치사해! 나도 할래!”

그리고 그건 치아키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이서 혀를 놀려 삼촌의 자지에게 봉사하는 전 여친과 여동생. 그리고 두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쇼헤이를 내려다보는 하이토. 그가 허리를 움찔거리며 쇼헤이에게 감상을 들려주었다.

“아아아, 역시 최고야. 시우헤이, 그거 알아? 쿠퍼액이 나올 때마다 미나미가 빨아 주는 거? 별로 맛있는 것도 아닌데 진짜 착한 애라니깐. 너무 사랑스러워.”

“헤헤… 정말요? 츄릅, 하아… 그럼 더 열심히 빨아 드릴게요… 쮸으읍… 하아…”

“그리고 치아키는 펠라할 때마다 몰래 혼자서 자위한다? 몰랐는데 얘 진짜 음란한 애야. 그래서 너무 귀여워. 지금도 봐, 찌걱거리는 소리 들리지?”

“하아, 삼초온… 츄읍, 츕…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 하아, 으응…”

“아니이, 시우헤이가 끝까지 미나미를 안 건드렸다길래, 여자 몸이 기분 좋다는 걸 모르나 해서, 내가 직접 알려 주려고.”

“삼촌…”

“하하하, 잘 보고 있지?”

쇼헤이의 눈앞이 흐릿해졌다. 어느새 알몸이 된 두 여자와 삼촌이 펠라치오보다 더한 것을 시작했다. 그러나 쇼헤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는 그저 가만히 바닥에 앉아 세 사람의 정사를 바라보았다.

“하아, 하이토 씨이.. 아앙, 으응! 아아아…”

“삼촌, 흐응… 하아, 아아, 삼초오온!”

- 투욱

그러자 얼마 후, 오나홀 하나가 쇼헤이의 앞에 나타났다.

- 띠링

[두 여자가 당신과 섹스할 확률은 ‘0%’입니다. 탈출을 위해 낙오자 전용 오나홀을 선물해 드립니다. 오나홀 안에 사정할 경우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쇼헤이의 눈물이 오나홀 위로 뚜욱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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