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360화 (360/428)

Chapter 360 -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20)

분명 시작은 하이토의 ‘양다리’ 고백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누가 더 하이토와 끈적한 사이인지를 증명하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미나미의 펠라치오와 이어지는 치아키의 파이즈리. 두 사람의 경쟁 덕분에 하이토의 자지가 딱딱해졌다.

“푸흐흐, 봤어? 어차피 ‘섹.못.방’에서도 하던 건데… 현실이라고 내가 못할 거 같아? 아… 미안미안. 언니는 하고 싶어도 못하겠구나. 평범한 크기로는 조금… 어렵지?”

“하, 하하… 아하하하, 치 쨩… 너 말 되게 재밌게 한다?”

“응? 웃으라고 한 말 아닌데? 흐응, 혹시 멘탈 나갔어?”

“……하이토 씨, 나 얘 싫어요오오!”

그러나 하이토는 웃을 수 없었다. 연적을 만난 두 사람의 분위기가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자신의 장점을 활용해 미나미를 약 올리는 치아키와, 그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 하이토에게 매달리는 미나미. 이번에는 자지 말고 표정이 딱딱해졌다.

“왜 저런 애한테 잘못 걸려 가지고… 이잉, 진짜 너무 얄미워요오!”

“와아, 언니… 나 소름 돋았어. 오빠 꼬실 때도 이렇게 꼬리친 거야?”

“너, 너어… 말 다 했어?! 애초에 쇼 군이랑 사귀라고 내 등을 떠밀었던 것도, 바로 너잖아! 그런데 네가… 지금 그게 할 소리야?!”

“흥! 그럼 끝까지 사귀든가! 왜 쓸데없이 바람 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어!”

조금씩 커져 가는 두 사람의 목소리. 참다 못한 하이토가 결국 중재를 했다. 3P를 해야 하는데, 이래선 누구와도 섹스를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시우가 집을 비웠다곤 해도, 타임 리미트가 정해져 있잖아. 이대로 싸우는 걸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

“자, 자... 둘 다 이제 그만 진정하…”

“삼촌은 가만히 있어!”

“하이토 씨는 가만히 계세요!”

그러나 두 여자가 하이토의 개입을 거부했다.

“나도 끝까지 사귀고 싶었어! 그런데… 그거 알아? 쇼 군, 걔… 사귀고 나서도 계속 다른 애들이랑 연락하고 지냈어. 나한테는 손도 안 대면서… 마치 솔로인 것처럼 자기 혼자 딴 애들이랑 썸을 탔다고! 그런데 그걸 내가 지켜만 봐야 해?”

“그건… 아니지.”

“그래도 나는 참았어. 여자 친구니깐. 쇼 군을 사랑하니깐… 눈치 없는 쇼 군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참았어. 근데… 내가 거리를 둬도, 연락 한 번 먼저 안 하더라. 걔가 나를 사랑하기는 한 거야?”

“으음, 오빠가 그런 쪽으론 조금 극혐이긴 해. 그래서 진도라도 나가라고 ‘섹.못.방’ 어플을 깔아 줬던 건데… 하아아, 언니 상처 많이 받았겠구나?”

“치 쨩… 나 엄청 힘들었어…”

“언니… 울지 마, 언니가 뭘 잘못했다고 울어…”

큰일이 났다고 판단한 하이토가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순간 생각을 멈추었다. 급격히 달라진 분위기. 분을 못 이긴 미나미가 눈물을 터뜨렸고, 울고 있는 그녀를 치아키가 위로해 주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를 비꼬던 두 사람이, 진심으로 서로를 ‘공감’하기 시작했다.

“그치만… 내가 배신한 건 맞잖아… 흐윽, 흑…”

“괜찮아, 언니. 나 같아도 배신했을 거야. 연락 한 번 안 하는 게 남친이야? 하여튼 쇼헤이 오빤 눈치가 없다니깐… 쯧쯧, 삼촌은 안 그럴 거지?”

“으응? 어, 어어… 난 안 그러지.”

“하이토 씨는 달라… 항상 내 걱정만 해 주고, 흐윽… 항상 자기가 먼저 나를 챙겨 주고… 그래서 옆에 있으면 소중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아서… 나, 너무 행복했어.”

“그랬구나… 그럼 어쩔 수 없지, 응응. 이해해. 나도 그 기분 알아. 오빠한테 나는 그저 귀찮은 여동생이었는데, 삼촌한테 난 사랑스러운 한 명의 여자더라구… 헤헤, 그래서 공감이 가. 언니도 그래서 삼촌한테 빠진 거구나?”

“치 쨩… 이해해 주는 거야?”

그렇게 의기투합한 두 사람이 한참 동안 뒷담과 앞담을 나누었다. 그 덕에 가운데에 껴 있던 하이토의 입장이 굉장히 난처해졌다. 뜬금없이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고 만 하이토. 바지를 다시 입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괜찮겠어? 너랑 하이토 씨는 가족이잖아.”

“흐흥, 괜찮아. 나한텐 언니가 있잖아!”

“으응? 나?”

“언니랑 삼촌이랑 결혼하면, 내가 그 집에 얹혀 살 거야! 그러면 남들 눈치 볼 거 없지 않겠어? 물론 들키면 큰일이지만… 그거야 조심하면 되는 거고, 나중에 임신하더라도 애 아빠를 숨기면 되니깐, 마음껏 근친할 수 있어!”

“헤에에, 그런 방법이 있구나.”

“그래서 말인데… 언니, 허락해 줄 거지? 으응? 우리 같이 살자!”

“후후후, 그야 당연하지. 그래. 같이 살자, 치 쨩.”

“정말이지? 약속한 거다? 헤헤헤, 고마워 언니!”

이러니 저러니 해도 화해를 한 건 좋은 일. 어리둥절한 얼굴로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던 하이토가 미소를 지었다. 이유가 뭐가 됐든,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아졌으니 이대로 3P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하이토는 바지를 입지 않았다.

그러나 사실 두 여자의 속마음은 달랐다.

‘너 때문에 사귄 건데… 솔직히 사귈 맛이 안 나더라. 그래서 갈아탔는데, 뭐 문제 있어? 그런데 하이토 씨는 다르더라. 쇼 군이랑 다르게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줘. 그러니 적당히 눈치 챙겨. 이상한 걸로 시비걸다가 하이토 씨한테 버림 받지 말고.’

‘인정할 건 인정할게. 오빠가 나쁘기는 했어. 그런데 그거 알아? 삼촌 말야, 언니를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해. 그러니 혼자 앞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마. 그리고 미리 애기해 주는 건데, 나 같이 살 거다? 혹시라도 따돌릴 생각했다면 그 생각 바꿔.’

‘네가 정말 양심이 없구나?’

‘푸흡, 언니만 할까.’

하이토 앞에서 진검승부를 펼쳤던 미나미와 치아키. 두 사람이 대화 끝에 현실을 깨달았다. 어느 한 쪽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이대로는 결론이 안 난다고 판단한 두 사람. 미나미와 치카이가 작전을 바꾸었다.

양다리는 오케이, 같이 사는 것도 인정, 하지만 하이토의 첫 번째는 나야. 그래서 스스로 옷을 벗은 두 여자. 둘 다 천생연분이지만, 그 안에서도 순위가 있을 거라 생각한 두 사람이 하이토를 덮쳤다.

“우읍, 읍… 치아키?! 으윽… 가, 갑자기 왜 이래 미나미!”

“삼촌 바보야? 이야기 다 끝났으니, 이제 슬슬 시작해야지! 오늘 같은 날 아니면 언제 현실에서 하겠어. 졸업까지 기다리기는 너무 멀잖아!”

“맞아요, 하이토 씨… 하앙, 쇼 군이 없을 때가 기회예요.”

“이대로… 셋이서 하자고?”

“삼촌은 싫어?”

“하이토 씨는 그게 싫으세요?”

둘 다 현실에서는 아직 처녀인 상황. 경쟁을 시작한 두 여자가 첫 번째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온몸을 바쳤다. 처음은 처녀, 그 다음은 질내 사정, 그리고 마지막은 임신. 갈 길이 멀었지만 첫 승부부터 질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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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잔소리가 의외로 빨리 끝이 났다. 하던 대화를 멈추고는 회사로 돌아간 큰아빠. 용돈을 받고 집으로 돌아온 쇼헤이가 활짝 미소를 지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수입에 쇼헤이의 기분이 좋아졌다.

“응? ……어디서 많이 본 신발인데?”

그런데 현관에서부터 무언가 굉장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분명 어디서 본 듯한 운동화. 치아키의 친구라도 왔나 싶어 거실을 훑어 본 그가,이번에는 매우 익숙한 외투를 발견했다. 미나미가 매일같이 입고 다니던 빨간색 코트. 그 코트가 거실 쇼파에 걸쳐져 있었다.

“으음… 치아키를 만나러 왔나? 올 거면 말이라도 하고 오지…”

운동화의 주인을 생각해 낸 쇼헤이가 치아키네 방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문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치아키의 방문이 열렸다. 그러고는 보게 된 알몸의 여자. 땀으로 범벅이 된 누군가와 눈을 마주친 쇼헤이가 할 말을 잃었을 때… 미나미가 꺄아악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미, 미나미?!”

“싫어어어어어어!”

“아, 안 봤어! 안 봤으니까!”

황급히 뒤로 돈 쇼헤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미나미를 진정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그 순간, 쇼헤이의 뒤에서 또 한 명의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니, 괜찮아?! ……에에엣! 오빠?!”

이번엔 그의 여동생, 치아키였다.

“왜 오빠가 여기에… 아앗, 그럴 때가 아니잖아! 언니 어서 들어와!”

- 콰앙!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 후에야, 쇼헤이가 뒤를 돌아볼 수 있었다. 허나 당연하게도 문이 닫혔기에, 문 안의 사정을 알아볼 순 없었다. 하지만 쇼헤이는 너무나도 궁금했다. 도대체 왜, 미나미가… 그것도 알몸으로 치아키네 방에서 나온 걸까?

당황한 쇼헤이가 닫혀 있는 문에 자신의 귀를 갖다 댔다.

[뭐야아! 늦게 온다며!]

[나도 그렇게 들었는데… 사, 삼촌 어떡하지?]

[일단 진정해 봐…]

그러자 치아키네 방 안에서 들려서는 안 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삼촌? 지금 설마… 삼촌이 방 안에 있는 거야? 충격을 받은 쇼헤이가 잠시 사고를 멈췄다가, 소리를 지르며 방문을 열었다. 삼촌이 왜 여기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몸의 미나미를 삼촌과 한 방에 둘 수는 없었다.

- 덜컥!

“꺄아아아악!”

“뭐, 뭐야! 잠근 거 아니었어?!”

“아아, 어떡해! 너무 당황해서 깜빡했어!”

“미… 미나미? 거… 거짓말이지... 게다가 치아키 너도? 뭐… 뭐가…”

그런데 놀랍게도 미나미뿐만 아니라, 치아키도, 하이토도…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그리고 난장판이 된 침대와, 바닥 곳곳에 널부러져 있는 콘돔들… 아무리 눈치 없는 쇼헤이라도 세 사람이 여기서 무슨 짓을 했는지 정돈 알아차릴 수 있었다.

깜짝 놀란 쇼헤이가 말을 더듬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다들 대체… 도대체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아, 아아… 에라이!”

그때, 쇼헤이의 눈치를 살피던 치아키가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더니, 화면 속 ‘긴급 매칭’ 버튼을 터치했다. 그러자… 세 사람의 눈앞이 암전되더니, 이제는 매우 익숙한 공간이 나타났다.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그런데 어째서인지 그 곳엔 불청객이 한 명 있었다.

“여, 여기는 또 어디야?!”

그는 바로, 후지카와 쇼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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