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59 -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19)
치아키와 ‘섹.못.방’에 갇힌 건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였다. 설마 이런 식으로 전개될 줄이야, 솔직히 많이 당황했었다. 시우의 동생, 치아키가 깽판을 치면 네토리가 엉망이 될 거 아니야. 이제 남은 것은 시우를 괴롭히는 것뿐이었는데, 이제 와서 방해를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치아키랑도 ‘천생연분’이더라고.
‘성감자극’의 효과는 그 대상을 가리지 않았고, 나는 덕분에 큰 위기 없이 그녀를 설득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꽤나 귀찮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뭐, 이제 와선 아무런 의미 없는 얘기잖아.
치아키가 함락된 이상 내가 방해받을 일은 없었다.
다만 시도 때도 없이 달라붙는 게 조금 문제였는데… 장르가 장르이다 보니 등장인물들의 사고방식이 너무 음란했다. 그래서 싫냐고 물으면 그건 또 아니었지만, 현실로 돌아오자마자 나를 끌어안는 건 뭐냐고.
이러다가 시우에게 들킬까 봐 겁이 났다.
“삼초온… 흐흥, 한 번만 더 말해 줘.”
“…뭐를?”
“아잉, 알면서 자꾸 그럴 거야?!”
“……내가 너를 책임질게.”
“꺄핫! 짜릿해… 헤헤, 이게 NTR인가? 흐흐흐, 언니한테는 미안하게 됐어!”
“치아키, 아까도 말했지만…”
“네, 네. 양다리인 건 저도 알고 있거든요? 근데 삼촌이 나한테 함락된 것도 사실이잖아. 그러니 이건 NTR이야. …아아, 잠깐, 그런데 이러다가 언니랑 삼촌이 꽁냥거리면 그건 역NTR인가? 우으으, 그건 싫은데에!”
혼자 기뻐하다가 혼자 슬퍼하는 치아키. 짜증을 낸 그녀가 한번 더 날 끌어안더니, 내게 얼굴을 묻고는 자기 가슴을 비벼 댔다. 혹시 마킹이라도 하는 걸까? 얼마 후 고개를 든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입을 벌렸다.
“삼촌, 키스해 줘.”
“뭐어?”
“키스해 줘, 키스! 삼촌이 나를 사랑한다는 증거가 필요해. 그게 있어야 역NTR을 당해도 견딜 수 있단 말야. 그러니 자아, 얼른!”
-쪼옥
“됐지?”
“……지금 장난쳐? 혀 내민 거 안 보여?! 그냥 확 아빠한테 이를까?!”
“하아… 알겠어.”
“츄읍, 흐흥… 츄릅, 하아… 헤헤, 삼초온… 으응, 하아…”
진짜 자기 멋대로라니깐… 그나마 얼굴도 예쁘고, 가슴도 크고, 애교도 많고, 섹스에도 적극적이고, 그러면서 은근 봉사하는 것도 좋아해서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바로 혼내 줬을 거다.
“흐응…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섹스까지 하고 싶은데에… 츄르읍, 츄웃… 그랬다간 오빠한테 걸리겠지? 아쉽네, 삼촌… 이렇게 발기까지 했는데, 섹스도 못 하고.”
“야, 손 안 치워?”
“흐흐흥, 그냥 내가 한 발 뽑아 줄까?”
- 따악!
“아얏!”
“장난은 여기까지만 하고, 이제 그만 놓아 줘. 여기 너무 오래 있으면 시우가 의심할 거야. 이제 나도 슬슬 돌아가야지.”
“치이… 문 열어 놓을 테니깐, 따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 와.”
“’섹.못.방’엔 안 가고?”
“현실에서도… 삼촌이랑 하고 싶단 말야, 헤헤헤…”
“그렇게 유혹해도 안 넘어갈 거니깐 정신 차려. 아 참, 그리고 이제 폰 가져 가도 되지? 미나미한테 연락해 줘야 해. 분명 걱정하고 있을 거야.”
“연락하는 건 상관 없는데에… 나한테 말도 없이 언니랑 매칭하면, 바로 아빠한테 연락할 거야. 그러니 명심해.”
“에휴… 그래, 그래, 알겠어.”
역시 질투는 무섭구나. 나는 마지막으로 치아키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 힘겹게 밖으로 빠져 나왔다. 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덮치고 싶었지만, 이제 와서 네토리를 망칠 순 없었다. 어차피 하룻밤만 참으면 시우 걱정없이 따먹을 수 있잖아. 내일을 기약한 나는 애써 발기를 가라앉혔다.
- 덜컥
“휴우…”
“삼촌? 삼촌이 왜 치아키 방에서 나와?”
“까, 깜짝이야! 야, 사람 좀 놀래키지 마.”
“아니, 내가 뭘 했다고…”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시우와 마주치고 말았다. 문 앞에 서 있는 걸 보아 치아키한테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조금만 늦었어도 들킬 뻔한 상황. 참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나는 대충 떠오르는 대로 말을 돌렸다.
“에휴, 용돈 좀 달라고 하길래 공부는 잘 하고 있나 한번 확인해 봤어.”
“또? 걔는 자꾸 그러네. 그래서… 설마 줬어?”
“아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잡지만 잔뜩 사 놨더라고.”
“잘했어. 계속 주면 버릇만 나빠져.”
“참, 너 내일 형네 집에 놀러 간다며.”
“아, 으응. 큰아빠가 뭘 좀 챙겨 준다고 해서… 아마 저녁까지 먹고 올 거야.”
“흐음, 그래? 알겠어. 조심히 갔다 와.”
저녁까지 먹고 온다라… 그럼 시간은 넉넉하네? 이렇게 된 거 미나미까지 불러야겠다. 전화로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거 아니야. 그렇다고 ‘섹.못.방’에 들어갔다가는 치아키가 눈치챌 거고… 그러니, 집으로 부르는 게 가장 확실했다.
양다리 이야기를 들으면 화부터 내겠지만… 그래도 결국은 용서해 주겠지? 이거 잘하면, 생각지도 못했던 3P 플레이를 즐길 수도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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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미는 한결같이 하이토를 신뢰했다. 그녀와 하이토가 ‘천생연분’인 이상 미나미는 안심할 수 있었다. 하이토는 미나미를 배신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치아키가 보낸 수많은 사진에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미나미, 걱정했지? 그런데 이제 다 해결됐어. 치아키랑은 조금 오해가 있었는데… 대화 끝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 주기로 했어. 그런데… 그냥 이렇게 넘어 가기엔 치아키가 보낸 사진들이 조금 심각했잖아? 그래서 말인데, 내일 우리 집에 찾아와 줄 수 있어? 치아키랑 같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설명해 줄게.]
다만 하이토가 보낸 문자는 달랐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 줬다니, 그게 대체 무슨 뜻일까? 어째서인지 조금 불안해진 그녀의 마음이 초조해졌다. 지금 당장이라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늦어 그럴 수는 없는 상황.
애써 냉정을 되찾은 그녀가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리고 7시간 후, 잠에서 깨어난 그녀가 서둘러 하이토네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쇼헤이는 집을 비웠기에 그녀가 조심해야 할 것은 없었다.
“언니, 안녕! 푸흐흐, 잠은 좀 잤어?””
그래, 조심해야 할 것은 없었는데… 주의해야 할 것은 있었다. 마치 여자 친구처럼 하이토와 팔짱을 끼고 있는 치아키… 그녀를 내려다본 미나미가 그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았다.
“언니! 갑자기 왜 그래?! 어디 아픈 거야?!”
“치아키… 장난은 됐으니깐 어서 떨어져. 미나미가 오해하잖아.”
“오, 오해? 하이토 씨, 지금 오해라고 했어요?”
“뭐가 오해야! 삼촌이랑 나랑 사귀는 건 팩트잖아!”
“사… 사귄다고?!”
“하아, 너는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좀 얌전히 있어. 그리고 미나미,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모든 이야기를 전해 들은 미나미. 사정을 다 알게 된 그녀가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어중간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얘기를 들어 보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지만… 따지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양다리… 아하하, 하이토 씨 입에서 양다리라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어요.”
“미안해… 미나미, 정말 미안해.”
사귄지 하루 만에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온 남자 친구. 그런데 그 여자가 자기 조카라고 한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치아키 역시 하이토와 ‘천생연분’이라면, 광기처럼 느껴졌던 그녀의 집착도 이해가 갔다.
따뜻하고 자상한 성격에,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외모에, 박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그것’까지… 미나미에게 있어 하이토는 완벽한 남자였다. 그렇기에 ‘섹.못.방’에 갇힌 여자가 하이토에게 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다가 비약이 섞인 결말이었지만, 그녀 역시 하이토에게 차인다면 결국은 창녀가 될지도 몰랐다. 그만큼 ‘천생연분’이 주는 쾌감은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 어떤 무욕한 사람도 말이다.
결국 치아키와 하이토 사이를 인정하고 만 미나미.
정말 정말 정말로 불만이 많았지만, 짜증나고, 화가 나고, 분노가 가득해도, 이렇게 된 이상 두 사람의 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었다.
“치 쨩, 너는… 하아…”
- 딱콩!
“아얏! 지금 나 때렸어?!”
“이거 한대로 용서해줄 테니깐 고맙다고 해.”
“으아아앙, 삼촌! 저 여자가 나 때렸어! 여기 호 해 줘!”
“치, 치 쨩!”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 친구를 뺏긴 것은 아니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남자 친구를 공유를 하게 된 거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그를 차지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치아키의 만행을 바라만 볼 수는 없었던 미나미. 그녀가 용기를 내어 남자 친구의 입술을 훔쳤다.
현실에서 하는 키스는 처음이었지만… 이렇게라도 한발 앞서 나가야 했다.
-쪼옥
“츄읍 츗… 하아아… 봤어? 하이토 씨랑 나, 이런 사이야. 그러니 소꿉장난은 그만 하고, 저리 비켜. 하이토 씨 옆자리는 내 꺼야.”
“푸흡, 뭐래… 뭘 키스 가지고 그래. 언니랑 나랑 둘 다 삼촌이랑 섹스까지 한 사이잖아. 안 그래? 근데 뭘 처녀처럼 순수한 척이야.”
“어… 어어?! 너 설마 현실에서도 한 거야?!”
“응? 아아… 섹스는 아직인데, 키스는 해 봤지.”
“……그래?”
한발 앞서 나가려고 했는데… 두 발 뒤처지고 있었다. 어쩐지 치아키가 지나칠 정도로 여유를 부리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나미가 패배를 인정할 이유는 없었다. 치아키가 했다면 그녀 역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나미라면 거기서 한발 더 앞으로 나가는 것도 가능했다.
“츄릅, 하아… 그러면 진지하게 보여 줘야겠네, 으응, 츕, 하아… 츄릅…”
“어, 언니! 갑자기 뭐야!”
“미나미?!”
“하아, 츄으읍, 쮸웁, 하아… 하이토 씨이… 으응, 츄릅…”
격렬하게 혀를 섞어 대다가 자연스레 하이토의 바지를 벗긴 미나미. 그녀가 슬쩍 치아키를 쳐다본 후, 고개를 숙여 남자 친구의 자지와 키스를 했다. 그러고는 마치 자랑하듯이 추잡한 소리를 내며 자지를 빨아 대기 시작했다.
“이것도, 츄릅, 츄웁, 츄으읍… 하아, 해 봤어?”
치아키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