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358화 (358/428)

Chapter 358 -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18)

“흐흥, 그러면 이제 슬슬 돌아갈까?”

“아니, 안 돌아갈 거야.”

“……뭐?”

모든 미션을 끝내고 싱글벙글 웃고 있던 치아키가 얼굴을 굳혔다. 아니, 안 돌아갈 거라니… 뜬금 없이 저게 무슨 소리야? 당황한 그녀가 하이토에게 의문을 표하자, 그가 단호한 목소리로 치아키에게 대답했다.

“네가 생각을 바꿀 때까지 안 돌아갈 거야.”

“……하아?”

“너도 알지? 두 사람이 합의하기 전까지는 못 돌아가는 거. 나라고 당하고만 있을 거 같아? 치아키, 네가 양보할 때까진 나도 합의 안 해 줄 거야.”

생각지도 못했던 하이토의 반항. 충격을 받은 치아키가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소리 내어 웃으며 박수를 쳤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녀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이상, 삼촌의 저항은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푸흐흐… 여기서 나랑 평생 같이 살 생각이구나? 나쁘지 않네.”

“…뭐어?”

“응? 아니야? 아하하하, 어차피 돌아가 봤자 아빠랑 싸워야 하는데 잘 됐어. 여기 있으면 혼날 일도 없잖아. 임신을 못 하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뭐, 삼촌이랑 같이 살 수 있으니, 나는 찬성이야.”

“자, 잠깐만. 진심이야?”

“당연히 진심이지! 아, 잠시만… 그럼 지금 나한테 프러포즈 한 거야? 헤에에, 감동인데? 설마 이런 식으로 청혼할 줄이야… 다시 봤어, 삼촌.”

“아니, 그, 그게…”

‘섹.못.방’에 남는다고 전혀 손해 볼 거 없었던 그녀로서는, 지금의 협박이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합의하지 않으면 이 방에서 못 나간다고? 그러면 안 나가면 되지, 라고 생각한 그녀가 역으로 하이토를 압박했다.

“근데 삼촌 괜찮겠어? 여기서 못 나가면 언니도 못 볼 텐데… 흐으응, 그래도 좋은 거야? 언제는 뭐 운명을 느꼈다고 하더니… 흐흥, 다 거짓말이었나 봐?”

“하아… 거짓말 아니야.”

“헤에에, 근데 미안해서 어떡하지? 나는 삼촌한테 양보해 줄 생각이 없어. 그러니 언니랑 헤어지든가, 나랑 평생 여기서 갇혀 살든가, 둘 중 하나를 골라. 삼촌한테 선택지는 그거 두 개뿐이야.”

“아니. 치아키, 나는 널 설득할 거야.”

“푸흡, 나를? 삼촌이 나를 설득한다고? 어떻게… 으읍? 하아… 으응, 츄릅, 츗…”

대답 대신 치아키와 입을 맞춘 하이토. 침으로 범벅이 된 혀를 내밀어 조카의 입 안을 탐한 그가, 다소 난폭하게 조카의 가슴을 주물러 댔다. 그러자 야릇한 소리를 내며 하이토에게 몸을 기댄 치아키. 그녀의 보지에서 애액이 줄줄 흘러 나왔다.

“삼촌… 하아, 으응… 츄릅, 츄으읍… 이런다고, 하아… 내가 설득될 거 같아? 바보… 츄읍, 츕, 삼촌은 바보야…”

갑작스런 애무였지만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두 다리를 벌려 삼촌을 유혹했다. 얼마 후 그녀 안으로 파고드는 삼촌의 자지. 치아키가 기뻐하며 보지 안을 조여 주었다.

“윽, 치아키…”

“삼초온, 으응… 좋아… 하아, 으으응…”

알몸을 맞댄 두 사람이 서로를 끌어안았다. 살과 살이 부딪혀 조금씩 흥분이 됐다. 그렇게 조카와 삼촌은 진한 땀냄새를 풍기며 천천히 하나가 되어 갔다.

“이러면, 하아, 삼촌이 더 좋아지는데, 으응... 어떡하려고 그래…”

“어떡하긴, 이럴 생각이야.”

“으으읏! 하아… 아앙! 사, 삼촌?! 하아아앙!”

“기분 좋아?”

“이건, 으읏! 하아… 아아앙! 삼초온… 아앙! 하아앙! 아아앙!”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배려 따위는 잊은 채 거침없이 자지를 박아 넣는 하이토. 여유가 사라진 치아키가 황급히 삼촌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하이토는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덜컹거리는 침대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오는 조카의 교성.

참을 수 없는 쾌감 탓에 그녀의 허리가 휘었다.

“하앗… 으응, 응… ……으응?”

“하하, 만족했어?”

“뭐… 뭐야, 삼촌… 흐읏, 으응… 지금 나랑 장난 쳐?!”

그러나 절정하기 바로 직전, 영원할 것만 같았던 희열이 사라졌다. 어느새 자취를 감춘 삼촌의 자지. 허무함을 느낀 조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설득을 한다더니… 이건 완전히 고문이었다.

***

“……아, 진짜! 계속 그럴 거야?!”

“말했잖아. 네가 양보해 주기 전까진 계속 이럴 거야.”

“흐윽, 윽… 진짜 너무해! 변태! 쓰레기! 조카 가지고 노는 게 그렇게 좋아?!”

“나도 마음이 아파. 하지만 이거 말고는 방법이 없는걸.”

“거짓말! 그런 사람이 지금 웃고 있어?!”

“아차, 표정 관리를 못했네.”

“이, 쓰레기야아아아!”

절정 직전에 멈춘 것도 벌써 다섯 번이었다, 다섯 번. 치아키는 벌써 다섯 번이나 절정에 이르지 못했다. 그녀를 설득하기 위해 끔찍한 수를 둔 하이토. 치아키 입장에서는 최악의 방법이었지만, 그 효과가 없지는 않아 보였다.

“읏차, 그럼 다시 한번 가 볼까?”

“씨이이… 이번에야말로 넣자마자 싸게 해 줄 거야.”

“오오, 무서운데?”

“하으응?! 으읏… 뭐, 뭐하는 거야! 이번엔 넣지도 않을 거야?!”

“하하하. 넣자마자 가 버리는 건 네 쪽일 거 같아서 말야.”

“치이…”

어느새 주도권을 빼앗겨 버린 치아키. 그녀가 하이토에게 애무를 받으며 눈물을 흘렸다. 미션을 깰 때까지만 해도 정말 다정한 삼촌이었는데… 한번 돌아서자 이 보다 지독할 수 없었다.

“하아, 으응… 삼촌, 진짜… 하아, 아앙… 내가 항복할 때까지, 안 봐 줄 거야?”

“치아키… 이래 봬도 나 지금 진지해.”

“언니가… 흐읏, 으응… 그렇게 좋은 거야? 그럼 나는… 나는 안 좋아해? 내 안에 사정한 것만 열 번이 넘는데… 하읏, 앙…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한테 질내 사정한 거야? 미션 완료하고 나서도 몇 번이나 쌌었잖아!”

“그건… 그, 분위기에 취해서 그만…”

“그래서 좋아하지도 않는 여자한테 질싸했다, 이거야?!”

“하아, 치아키… 내가 그런 남자로 보여?”

한숨을 내쉰 하이토가 치아키를 내려다 봤다가… 이내 애무를 멈추고는 그녀를 안아 주었다. 치아키가 진지해지자 하이토도 장난을 멈춘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말없이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 침묵 끝에 치아키가 말을 이었다.

“그럼… 삼촌도 나를 좋아하는 거야?”

“좋아하지. 너는 내 조카인걸.”

“가, 가족으로서 좋아하냐고 묻는 걸 아니잖아!”

“글쎄… 여자로서도 널 좋아하기는 해. 내 조카지만 얼굴도 예쁘고, 가슴도… 크흠, 아무튼 넌 매력적인 여자잖아. 이러면 안 되지만 몇 번이나 섹스를 하면서 치아키 너를 좋아하게 됐어.”

“저… 정말? 헤헤, 진짜야?”

“진짜긴 한데… 그래도 가족으로서 널 좋아하는 게 더 커.”

“아이씨, 지금 나랑 장난 쳐?!”

“그치만… 피는 물보다 진한 거 몰라?”

짜증이 난 치아키가 삼촌의 어깨를 콱 깨물었다. 그러나 하이토는 아파하는 대신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모습에 더 화가 난 치아키가 몸부림을 쳤다. 땀으로 범벅이 된 침대 위에서, 그렇게 두 사람이 나뒹굴었다.

“하아, 하아… 그래서 나보다 언니가 더 좋다 이거야?!”

“아무래도… 그런 셈이지.”

“흥… 근데 삼촌, 나랑 천생연분이잖아. 나 없이 괜찮겠어? 언니랑 하는 섹스로는 만족하지 못 할 텐데, 흐흥… 결국은 내가 필요할걸?”

“아니, 그게… 미나미랑 나도 천생연분이야.”

“……에에에엣?!”

비장의 카드였는데… 꺼내자마자 카운터를 맞았다. 미나미랑도 천생연분이라고? 할 말이 없어진 치아키가 삼촌의 얼굴을 노려봤다가, 이내 헛기침을 한 후 반격을 가했다. 생각해 보니, 비장의 카드는 한 장이 아니었다.

“헤에에… 그러니까 삼촌한테 있어 나는 그냥 하룻밤 엔조이였네?”

“치아키, 그건 내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미안하면 뭐가 달라져? 삼촌한텐 언니가 있지만… 나는 아니잖아! 천생연분이랑 섹스를 하면, 다른 이성으로는 만족하지 못 한다는데… 나 이제 어떡해? 앞으로 남은 평생을 욕구 불만으로 살아가야 해?”

“……뭐?”

“아아, 불쌍한 내 인생… 참다 못해 다른 천생연분을 찾아 다니다가 걸레가 되겠지. 그러다 창녀가 될 거고, 결국은 비참하게 인생을 마감할 거야…”

“아, 아니 잠깐만. 너무 비관적인 거 아니야?”

“내가 틀린 말 했어? 삼촌 덕분에 알게 되었어. 평생 이렇게 갈 듯, 말 듯, 하면서 고통만 받다가 죽게 될 거야. 흐흑, 흑…”

“치… 치아키…”

“그러니까 삼촌이 책임져. 삼촌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잖아! 삼촌이 날 버리면, 나는 창녀가 될 텐데, 그래도 괜찮은 거야? 응? 조카를 창녀로 만들 생각이야?!”

얼굴이 창백해진 하이토를 바라본 치아키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책임감 강한 삼촌이 조카인 그녀를 버릴 리는 없었다. 결국 처음 ‘섹.못.방’에 갇혔을 때부터 이 결말은 정해진 셈이었다.

“그건 싫지?”

“내가, 하아… 내가 잘못했어, 치아키. 내가 책임질게…”

“흐흐흥, 진작에 그럴 것이지. 괜히 고문만 받았잖아! 에잇, 에잇! 이 자지 때문에 가지도 못 하고 엄청 힘들었단 말야! 그러니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보내 줘.”

“그런데 치아키… 네 논리대로라면 미나미도 내가 책임져야 해.”

“……엣?”

“미나미도 나랑 천생연분인데… 헤어졌다가는 창녀가 될 거 아냐. 남자 친구로서 그런 미래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

“그, 그렇네?”

“그러니 치아키… 허락해 줄래?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너희 두 사람을 책임질게.”

“……에에엣?!”

다 이긴 줄 알았다가 동점골을 먹히고 만 치아키. VAR을 해서라도 골을 취소하고 싶었지만 심판인 하이토는 냉정했다. 무적의 논리 때문에 반박하기도 힘든 상황. 결국 치아키는 고개를 끄덕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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