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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 네토리-345화 (345/428)

Chapter 345 -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5)

“사쿠라… 괜찮아?”

“으응, 잘 모르겠어요…”

생각보다 짧은 고통과 생각지도 못했던 쾌감.

이게 바로 섹스구나.

나는 질내를 가득 채운 하이토 씨의 자지를 느끼며 조심스레 눈을 떴다. 어둠 속에서 나를 내려다 보고 있는 하이토 씨와 눈이 마주쳤다. 웃고 있는 걸까, 아니면 미안해하고 있는 걸까. 잠시만, 이라고 말을 덧붙인 그가 부드럽게 몸을 눕히더니… 자세를 숙여 나와 코를 맞댔다.

“괜찮은 거 맞네. 울고 있는 줄 알고 걱정했어.”

“…우, 울 뻔하기는 했어요. 엄청 아팠단 말이에요…”

“그래도 지금은 안 아픈 거지?”

“네에…”

“다행이다.”

안심했어, 라는 말과 함께 내 얼굴을 어루만져 주는 하이토 씨. 그의 자상한 손길이 따스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하이토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 역시 좋은 사람이라니깐… 그의 상냥한 마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으읏?!”

“사쿠라?”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좁은 내 보지 안을 파고든 하이토 씨의 커다란 자지 때문이었다.

자궁구와 맞닿은 그의 자지가 자꾸만 민감한 곳을 긁어 대는데… 그게 너무 기분 좋아서 제정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조금만 움직여도 쾌감이 쏟아져, 숨을 쉬는 것조차 조심해야 했다. 아니,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크게 다를 건 없었다. 하이토 씨의 자지에 박힌 것부터가 문제였다.

“으읏… 으으응…”

그런데… 처음 하는 섹스인데… 쇼 군이랑 하는 섹스도 아니고, 사랑하지도 않는… 얼마 전까진 별 관심도 없던, 아니 오히려 싫어했던 하이토 씨랑 하는 섹스인데… 이렇게 기분 좋아도 되는 걸까?

이러다 야한 여자라고 오해 받을까 봐 불안해졌다.

“긴장돼서 그러지?”

“으응… 그런가 봐요.”

“그러면 몸에 힘 빼고, 천천히… 숨 쉬어 볼래?”

“네에… 하아아, 후우우… 으응?!”

“괜찮아. 도와 주는 거니깐 너무 의식하지는 말고, 다시 처음부터 해 보자.”

“네, 네에… 하아아, 후우으으… 으응…”

잠시만요… 의식하지 말라고는 하는데… 그렇게 자지를 비벼 대면… 의식을 안 할 수가 없잖아요… 아앙, 정말이지… 느긋하게 허리를 돌려 대는 하이토 씨 때문에, 다물고 있던 입에서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아까부터 계속 참고 있던 신음 소리가 조금씩 거칠어져 갔다.

“하아앗… 후우으으… 하아앙, 후으읏….”

“힘 주지 말고.”

“하아앙… 후우우, 으응… 하아아, 후으으읏…”

“사쿠라. 힘 주지 말래도.”

“으읏… 그, 그치만, 그게…”

“있잖아, 기분 좋은 게 당연한 거고, 그러다 보면 소리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거야. 그러니 사쿠라, 괜히 너 혼자 부끄러워하고 그럴 필요는 없어.”

“그… 그런 거예요?”

“하하. 이런 거 가지고 내가 거짓말을 왜 해. 진짜야.”

“그렇구나…”

하이토 씨가 하는 말이니, 믿어도 되겠지? 안심한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하이토 씨가 자세를 바꾸었다. 마주 잡고 있던 내 손을 풀더니, 양 손으로 내 골반을 붙잡고는, 느릿하게 허리를…

“하아앙! 읏, 으응… 하, 아앙!”

“그래, 그렇게 흐르는 감정에 몸을 맡겨.”

“하, 으응! 네, 네에… 하앗, 아아앙!”

아아, 이제 본격적으로 하는 거구나…

내 골반을 붙잡고는, 느릿하게 허리를 튕기는 하이토 씨. 그 움직임에 맞춰 그의 굵고 커다란 자지가 내 질벽을 거세게 긁어 댔다. 그러자 아까와는 비교하는 게 실례인 쾌감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엄청난 쾌감이 아랫배에서 터져 나왔다.

“하, 하이토 씨이… 으읏, 하아앙… 아앙!”

“기분 좋아?”

“네, 네에… 아앙! 기분, 으읏… 좋아요… 하앙!”

하이토 씨의 자지가 질내를 훑고 빠져 나갈 때는 어째서인지 아쉬움이 느껴졌고, 그의 자지가 다시 질내를 파고들 때는 견딜 수 없는 희열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과정이 반복되자 눈앞이 흐려지면서 멀쩡했던 정신이 망가지고 말았다.

“으응! 하, 하아앙… 아아앙!”

“사쿠라, 괜찮아?”

“아아앙! 하이토… 아앙! 씨이… 읏, 으으응!”

“그래, 듣고 있어.”

“이거, 하아… 아앙! 섹스으… 기분 좋아요, 하앙!”

“맞아. 섹스는 원래 기분 좋은 거야.”

“아아아… 하앙! 앙, 으응!”

“그러니 불안해하지 말고 받아들여. 사쿠라… 기분 좋아도 돼. 말했잖아, 기분 좋은 게 정상이래도? 어차피 해야 하는 섹스인데, 쓸데없이 시우한테 미안해하지 말고 지금을 즐겨. 그렇게 생각하는 게 편할거야.”

“네에… 하앙! 아, 알겠어요… 으으응!”

역시 하이토 씨는 어른이구나. 내가 걱정하던 게 무엇인지, 하이토 씨는 알고 있었다. 정곡을 찌르는 그의 말을 듣자 마음 속이 편안해졌다.

그래… 내가 야한 여자라서가 아니야. 내가 나쁜 여자라서가 아니야.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 원래 기분 좋은 행위라잖아. 그러니 이렇게 기분 좋은 건 당연한 거야. 그러니… 내가 자괴감을 느낄 이유는 없어. 이건 당연한 거라잖아.

“아아아아앙!”

하이토 씨 덕분에 불안했던 게 사라졌다.

“으읏, 하아… 하, 하이토 씨이… 아아앙, 너무, 하아아… 으으응?!”

그러나 그와 동시에 새로운 두려움이 생겨났다.

정확히는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이상야릇한 감정이 말이다.

한 명의 폭군처럼 나를 지배한 채, 거침없이 자지를 박아 대는 하이토 씨. 아무런 저항 없이 그의 침입을 허락해야 하는 이 기분이…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여자라면 누구나 피정복욕을 가지고 있다던데… 이게 바로 그거일까? 하이토 씨한테 정복당하고 있는 지금의 순간이 무서우면서도 너무 행복했다.

“읏, 으응… 하, 아아아앙!”

그래서 나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하아… 으응? 하, 하이토 씨?”

그, 그렇다고 멈춰 달란 뜻은 아니었는데… 내가 울음을 터뜨린 걸 확인한 하이토 씨가 자상하게도 섹스를 멈추었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 나를 바라보더니 미안하다면서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아, 아니에요… 그 뜻이 아니라…”

“조금 더 침착하게… 하아, 조금 더 천천히 했어야 했는데… 미안해,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지? 많이 아팠던 거야?”

“그렇지 않아요… 조, 좋았어요…”

“사쿠라는… 진짜 너무 상냥하구나? 배려해 주는 건 고맙지만… 그래도 사실대로 얘기해 줘. 그래야 너도 나도 마음이 편해.”

“우으으… 진짜! 좋았다구요, 그것도 엄청!”

“…지, 진심이야?”

“바보… 진짜 후지카와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눈치가 없어요? 기, 기분이 좋아서… 울 수도 있는 거라고요…”

“아… 하하하… 미안해.”

당황했는지 머리를 긁적이는 하이토 씨. 가볍게 한숨을 내쉰 그가 천천히 자세를 낮추더니, 조심스럽게 나를 안아 주었다. 그러자 서로의 살갗이 닿아 기분이 이상해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두렵던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울 정도로 기분이 좋았던 거야?”

“으응…”

“다행이네. 싫어하는 줄 알았어.”

“아니에요… 싫지 않아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러면, 다시 시작해도 될까?”

“으응… 부탁할게요.”

나와 몸을 완전히 밀착시킨 하이토 씨가 서서히 허리를 움직였다. 커다랗고 굵은 그의 자지가 다시 한번 내 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야릇한 소리를 내며 하이토 씨를 끌어안았다.

“하읏, 으응… 하, 하이토 씨… 저도 안아도 될까요?”

“물론이지.”

“하아, 으으응… 따뜻해요…”

“사쿠라, 너는 부드러워.”

“으응… 하아, 하아앙… 그거 성희롱이에요… 흐응…”

“아… 그, 그게…”

“푸흡… 농담이에요, 농담. 아아, 따뜻해… 하이토 씨는 단단하네요.”

“너어… 그거 섹드립인 거 알지?”

“네에?! 저는 하이토 씨의 몸이 단단하다는… 아, 아아?! 그런 의미가 될 수도 있는 거군요… 푸흐흡… 그거 아세요? 저, 섹드립은 태어나서 처음 해 봐요.”

“섹스도 처음인 거 아니야?”

“맞아요. 섹드립도, 섹스도… 다 처음 해 봐요. 후훗, 그렇게 됐네요.”

“뭔가 미안하네…”

“미안해하지 마요. 오히려 고마우니깐… 그것보다, 허리가 멈춘 거 아니에요?”

“미, 미안.”

“그러니깐 미안해하지 말래도… 으응?! 하아… 사람이 말하고 있는데에… 아아앙! 하이토 씨도 차암… 흣, 으응… 하아, 아앙!”

하이토 씨도 부끄러워하는 걸까?

고맙다는 내 말에 얼굴을 붉힌 그가 고개를 숙인 채 속도를 높였다. 그러자 삐걱거리던 침대가 덜컹거렸고, 움찔거리던 내 허리가 들썩거렸다. 당연히 앙앙거리던 내 목소리도 커져 갔고, 그를 안고 있는 내 팔에도 힘이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내 가슴이 하이토 씨에 짓눌러졌지만… 뭐, 어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읏, 하아아앙… 아아, 앙! 아아아앙!”

지금은 하이토 씨와 내가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하아, 하이토 씨이… 으응! 하아앗…”

“사쿠라… 윽…”

“으응… 하아, 기분 좋아요… 하아, 하이토 씨이… 아아앙!”

아아, 쇼 군… 나, 어떡해? 기분이 좋아서… 진짜 미칠 거 같아. 섹스라는 거… 정말 환상적이야. 이대로 평생 여기 갇혀서 섹스만 하고 싶어. 거짓말이 아니야. 정말로 진심이야. 하이토 씨랑 하는 섹스… 너무 마음에 들어.

“하아아앙! 아아, 저 가 버려요… 하아, 아아앙! 으으으응!”

쇼 군, 쇼 군, 나 또 가 버릴 거 같아… 이번엔 하이토 씨의 자지로 가 버릴 거 같아… 아아, 이러면 안 되는데… 더는 쇼 군의 얼굴을 못 떠올릴 거 같아. 지금은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없어. 하이토 씨의 자지가 나를 바보로 만들고 있어.

미안해 쇼 군… 미안 해 쇼 군…

하, 하지만 지금… 아아, 하이토 씨의 자지가…

“아아아아아앙!”

하아, 하아아아… 쇼 군… 나 또 가 버렸어…

그래도 나 사랑해 줄…

“으으읏, 으으으응?!”

아, 아아… 나, 어떡해? 지금 막 하이토 씨가 내 안에 사정했어…

자궁 안이 하이토 씨의 정액으로 가득해…

“사쿠라… 허억, 괜찮아?”

“하아아… 하, 하이토 씨이… 소, 손… 손 잡아 주세요오… 으응…”

이게 바로 질내 사정이구나.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나 지금 엄청 행복해. 행복해서… 자꾸 웃음이 나와. 헤헤, 이것도 당연한 거겠지? 이것도 섹스의 영향인 거겠지? 으응, 하이토 씨가 말한 거니깐 그게 맞을 거야. 그러니 쇼 군, 나를 미워하진 말아 줘.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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