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38 - 혼돈, 파괴, 망가(6)
최민우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분에 못 이겨 유리컵을 집어 던졌다.
컵이 깨지는 소리와 여자의 비명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럼에도 최민우는 멈추지 않았다. 고작 이런 걸로는 분노를 해소할 수 없었다. 욕설을 내뱉은 그가 허리띠를 풀었다. 다시 한 번 여자의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짜악!
-짜아악!
“꺄아아아악! 하아… 아아아아아악!”
“이현아… 네 까짓 게 나를 물 먹여? 네 까짓 게… 나를 무시하는 거냐고!”
“오빠 제발… 하아, 제, 제발!”
“야 이 씹년아, 조용히 안 해?”
“미, 민우 오빠… 제발 그만…”
-짜악!
“꺄아앗!”
“하아, 씨발년이, 보자 보자 하니깐… 너도 날 무시하는 거야?”
“아, 아니야! 오빠, 나는… 꺄악!”
“그러면 입 닥치고 맞기나 해!”
연락을 하지 않는 것 정도는 허용 범위였다. 원래 튕기는 맛이 있는 여자니깐, 그 정도는 용서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건 아니지. 네 주제에 날 배신해? 최민우가 허리띠를 휘둘렀다. 여자의 몸에 빨간 줄이 생겨났다.
-지이이잉
-지이이잉
[아직 사귄다더니 쌩 구라였네 씹 ㅋㅋㅋ]
[최민우가 그렇지 ㅋㅋㅋ 나댈 때부터 알아 봤다]
[아니 애초에 사귀기는 했냐?]
[사귀기는 했을걸? 따먹지를 못 한 거지 ㅋㅋㅋㅋㅋ]
[아 씨발 현아 벗은 몸 보고 싶었는데…]
[쯧쯧, 이걸 NTR당하네]
[좆같네… 현아 영상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에라이 씹새끼]
“씨이이발! 이 개새끼들이!”
-짜아악!
“꺄아아악!”
참다 못 한 최민우가 스마트폰을 날려 보냈다.
이런 굴욕은 난생 처음이었다.
채찍질로는 분이 풀리지 않았다.
“오, 오빠?! 꺼억, 억…”
“씹년아, 허억… 내가 닥치라고 했지? 하아아… 씨발, 돈만 밝히는 년이 시키는 거 하나 제대로 못 해? 닥쳐, 닥치라고!”
“끄으윽, 꺽… 으극…”
“젠장할!”
-퍼억
“허억… 허억, 하아… 하아아… 오빠…”
“서울 올라갈 거니깐 회사에 말해 놔.”
“아, 알겠어… 끄윽…”
“하아, 씨발… 되는 게 없네.”
길드에서 내쫓았으니 금방 돌아올 거라 믿었다. 연락을 씹는 것도 한순간일 거라 믿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감히 내 손에서 벗어난다고? 참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 이상 봐 주는 건 사람을 호구로 보는 짓이었다.
“후우우… 이현아, 너 딱 기다려.”
더 이상의 일탈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이현아를 다시 새장 속에 집어 넣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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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이벤트라도 열린 줄 알았건만 정작 백화점 안은 조용했다. 코스프레 행사니, 영화 촬영이니, 그런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사람들을 백화점으로 유도한 미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사람들이 크게 당황했다.
찍힌 사진만 해도 수십, 아니 수백 장이 넘었는데… 그 누구도 그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눈에 불을 켜고 다녀도 헛수고였다. 혹시 사기라도 당한 걸까? 모두가 합성을 의심하고 있을 때… 덕배네 일행이 콧노래를 부르며 백화점 안을 구경했다.
“리아 언니… 대단해요! 이런 건 처음 봐요!”
“언니라… 후훗. 칭찬 고마워요, 현아 씨.”
세실리아의 인식 방해 마법 덕분이었다.
쇼핑을 하러 왔는데, 방해를 받을 순 없지 않겠는가. 지나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들자, 세실리아가 마나를 운용했고 그 순간부터 덕배네 일행은 백화점에서 ‘없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사라진 것이다.
정확히는 눈으로 보고도 인지를 못 하게 된 거지만…
아무튼 그녀들은 마법 덕분에 사람들에게서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흐응, 이거 너무 예쁘다… 리아, 마음대로 골라도 되는 거지?”
“네, 언니. 얼마든지요.”
“헤헤, 그럼 전부 다 가져야지! 오빠, 이거 어울려?”
그리고 동시에 그녀들은 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이것 역시 인식 방해 마법 덕분이었다.
아무 가게나 들어가 옷을 꺼내 입어도, 아무 가게나 들어가 신발을 갈아 신어도, 그녀들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애초에… 그 행위를 인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들은 아무런 방해 없이 쇼핑을 할 수 있었다.
“와아… 이 브랜드 옷, 진짜 갖고 싶었던 건데…”
“어머, 잘 됐네요. 어서 입어 보세요.”
“으응… 그래도 되겠죠?”
“후후후, 그럼요.”
아니, 이쯤 되면 쇼핑이라 부를 수도 없었지만… 그게 뭐가 문제겠는가. 정말 잠시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 이현아가 헤실거리며 명품 코트를 걸쳤다. 그러고는 모델이라도 된 것처럼 거울 앞에서 자세를 취했다.
‘대박… 완전 내 옷이잖아!’
그 순간 이현아가 세실리아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그으…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니? 이건 도둑질이잖아!”
“도둑질이요?”
“그래!”
“후후후… 그래서요? 그게 뭐 어쨌다는 거죠? 저는 아버지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나쁜 짓도 할 수 있어요. 아버지를 사랑하니깐요. 그런데 아줌마는 아닌가 보네요.”
“뭐, 뭐어?!”
“설마… 자기 양심이 아버지보다 소중하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건 아니겠죠? 아줌마도 아버지의 정실이라면… 우선 순위 정도는 기억해 두세요! 이 세상에서 아버지보다 소중한 건 없어요.”
“……그,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발끈한 위지혜가 소리쳤다.
그녀 역시 세실리아의 말에 동의했다. 위지혜는 그저, 상냥한 덕배가 양심의 가책을 느낄까봐… 그게 걱정되어서 말을 꺼낸 것이었다. 절대로 자기 양심을 우선시해서 꺼낸 말이 아니었다.
“자, 자, 두 사람 다 진정해. 그리고 혜매… 저는 괜찮으니까, 이 옷 좀 입어 주시겠어요? 혜매랑 엄청 어울릴 거 같아요.”
“백랑… 으응, 알겠어요.”
그 사실을 눈치챈 덕배가 두 사람을 중재했다.
그에 안심한 위지혜가 건네 받은 옷으로 갈아 입었다.
아니, 갈아 입으려고 했다.
-퍼엉!
“……오, 옷이 좀 작았나 봐요.”
“역시 혜매…”
“가, 가… 가슴 괴물! 아버지한테서 떨어지세요!”
하지만 단추가 터지고 말았다.
바스트 크기가 엄청났기에 웬만한 옷으로는 감당이 안 됐다.
“……아버지, 저 아직 성장기예요.”
“으, 으응…”
“저도 무럭무럭 자라면 저렇게 커질 수 있어요.”
“그, 그래…”
“커질 수 있다고요!”
-퍼엉!
“어머… 미안해요, 백랑. 역시 이런 류의 옷은 안 될 거 같아요.”
“이, 이, 가슴만 큰 아줌마가!”
결국 위지혜는 이번에도 가슴골을 드러내야만 했다. 안타깝게도 그러지 않고서는 입을 수 있는 옷이 별로 없었다. 세실리아로서는 짜증나는 일이었지만, 위지혜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그렇게 네 사람의 쇼핑(?)이 무르익을 무렵.
덕배에게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앗… 오빠 지금 발기했지!”
그것은 바로 덕배의 성욕이었다.
여자들의 알몸을 수도 없이 봐 왔던 덕배였지만, 백화점 안에서… 그것도 인파 속에서 속옷 차림으로 옷을 갈아 입는 건, 그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일상에서 볼 수 없는 꽤나 배덕적인 장면이, 그의 흥분을 유발했다.
“아, 아니야!”
“흥, 내 능력 잊었어?! 발기한 거 맞잖아!”
“소피, 자, 잠시만!”
“헤에… 딱딱해진 것 좀 봐. 푸흐흐, 완전 풀발기잖아.”
인파를 제치고 덕배에게 다가온 소피아가 손을 뻗어 덕배의 가랑이를 어루만졌다. 그러고는 소녀처럼 웃음 짓더니 그대로 덕배의 바지를 벗겨냈다. 그러자 빳빳하게 발기한 덕배의 자지가 백화점 안에서 공개됐다.
“꺄아아아악!”
그 자태를 본 이현아가 눈을 감고 크게 소리 질렀다.
아직 순수한 이현아로서는 지금의 사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뭐야… 너 설마 오빠 자지 처음 봐?”
“소피아 씨, 잊었어요? 저 두 사람 오늘부터 1일이잖아요.”
“아아, 그랬지.”
“그리고 언니, 오늘은 현아 씨 차례잖아요. 그러니, 자… 어서 손 놓으세요. 몰래 대딸하지 말고요. 아버지가 정한 규칙인데, 지키셔야죠.”
“흐응… 어쩔 수 없네.”
소피아가 덕배에게서 떨어졌다.
하지만 이현아는 눈을 뜰 수 없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현아가 혼란에 빠졌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오빠의 바지를 벗긴다고? 아니, 벗긴걸로도 모자라 오빠의 자, 자지를 꺼낸다고? 이게 뭐야… 이상하잖아. 다들 변태인 거야? 나도 변태여야 하는 거야? 이현아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꺄아앗?!”
그런데 그 순간… 이현아의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자기 멋대로 덕배에게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그의 자지를 움켜잡았다. 그러고는 조금 전의 소피아처럼, 자지를 잡고 앞뒤로 흔들어 대기 시작했다.
“어, 어어어?! 아, 아니에요, 오빠… 이건, 제가 하는 게 아니라아!”
“후후후, 보기 좋네요.”
누가 봐도 세실리아의 장난.
하지만 덕배는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그 대신 다가온 이현아를 안아 주고 그녀와 입술을 맞추었다.
“현아야, 진정해.”
“하아, 오빠… 츄릅, 흣… 이건, 그으… 하앗?! 응, 츄으읍… 츄릅, 하아…”
“벌써부터 겁 먹으면 어떡해. 오늘 밤엔 어떻게 하려고.”
“오늘 밤… 하아, 오빠아… 츄릅, 흐응… 오늘… 밤?”
“그래, 현아야.”
“이거… 이게 제 안에… 하아, 들어 오는 거예요?”
“응. 어때? 괜찮을 거 같아?”
“무, 무서워요… 흐읏, 하아… 츄읍, 츄웃…”
“걱정 마. 나만 믿어.”
“오빠…”
어느새 제어권을 돌려 받은 이현아.
하지만 그녀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까치발을 들어 덕배에게 몸을 기댄 그녀가, 덕배와 혀를 섞으며 두 손으로 자지를 쥐었다. 덕배의 예고가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자지에 익숙해져야 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이현아가 덕배의 자지를 흔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광장 안에서의 일이었다.
***
“흐응… 우리 막내, 되게 열심히 하더라?”
“아, 아하하…”
“오빠랑 키스하고 자위하고 막… 장난 아니던데? 응?”
“하하…”
“소피아 씨도 참… 그만 두세요.”
“흥!”
쇼핑(?)을 끝내고 각자 새 옷으로 갈아 입은 네 사람이 덕배와 함께 백화점 밖으로 걸어 나왔다. 용무를 마쳤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집에선 덕배와 이현아가 둘만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다.
“현아 너어… 우리 제치고 임신하기만 해 봐.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그건… 저도 동의하는 바예요.”
그에 질투를 하기 시작한 소피아와 위지혜.
그런 두 사람을 내버려 둔 채 세실리아가 마법을 풀었다. 이 이상 인식 방해 마법을 유지하는 건 마나 낭비였다. 그런데 그 순간 그들에게 불청객이 찾아 왔다.
“허억… 허억, 여기 있었어? 씨발… 그것도 모르고 한참을 헤맸네.”
“최, 최민우?!”
“옆에 있는 저 새끼가 새 남자야? 하, 진짜 어이가 없네. 좆도 없는 새끼랑 사귄다 이거지? 현아야, 너 정신 차려. 딱 봐도 병신이잖… 으그그극?!”
“뭐죠, 이 인간 이하의 쓰레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