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30 - 시우; 연애조작단(15)
레이첼이 내가 알려 준 조언, 그 첫 번째.
‘여자로서의 호감을 얻기 전에, 우선 사람으로서의 호감을 얻어라.’
무턱대고 대쉬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법. 이성과 사귀고 싶다면 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라고 레이첼은 말했다.그러다 보면 친구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여보로, 호칭이 조금씩 바뀌어 간다는 게 그녀의 의견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었는데…
‘조셉, 밥은 먹었어? 안 먹었으면 나랑 먹을래? 내가 사줄게.’
‘조셉, 잠은 잘 잤어? 더크 씨랑 자는 거 안 불편해? 불편하면 나랑 같이 자자.’
‘조셉, 훈련은 버틸만 해? 힘들면 말 해. 내가 도와줄게.’
귀찮을 정도로 내게 말을 거는 시우 덕분에 자연스레 동의하게 되었다.
친한 동료가 되기 위해 살갑게 구는 것도 이렇게 부담스러운데… 연인이 되려고 대쉬를 하는 건 얼마나 성가시겠어. 시우에게 배움을 얻은 나는 최대한 행동을 자중했다. 그리고 적당히 눈치를 보면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조셉은 진짜 열심히 하는 구나? 기특해서 보기 좋아.’
그러자 레이첼의 조언대로 더크의 호감을 얻을 수 있었다.
레이첼이 내게 알려 준 조언, 그 두 번째.
‘상대방의 관심사를 알아내 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라.’
원래 뭐든지 공감에서 호감이 싹트는 법.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면 그 사람과 사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라고 레이첼은 말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대화 상대 역시 좋아하게 된다는 게 그녀의 의견이었다.
이 주장은 쉽게 동의할 수 있었는데…
‘방랑 기사? 미안. 동화책을 읽어 볼 기회는 없었거든.’
‘하지만 재밌어 보이네. 빌려줄 수 있어? 나 책 읽는 거 좋아해.’
‘응? 아아, 읽었어. 재밌더라. 낭만이 가득하던데? 혹시 속편도 있어?’
내가 빌려 준 책을 읽고 크게 기뻐한 더크 덕분이었다.
이야기할 거리가 생겨서 얼마나 행복하던지…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더크와 방랑 기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더크를 조금 더 많이 좋아… 아니, 사랑하게 되었다. 둘째 부인이 될 수만 있다면 이런 이야기를 매일같이 할 수 있는 거잖아.
더크와 결혼해야 할 이유가 늘었다.
다만 문제는 과연 더크도 나를 좋아하게 됐는지인데… 에이, 레이첼의 조언이잖아. 효과가 있겠지. 최근 들어 더크가 나한테 말 거는 횟수도 는 걸 보면, 지난 대화로 더크의 호감을 얻은 게 확실했다.
레이첼이 내가 알려 준 조언, 그 마지막.
‘상대방의 관심을 끌기 위해 주변 인물을 이용해라.’
연애의 기본은 바로 밀당인 법. 모든 이야기의 시작을 다른 사람과 하면 자연스레 상대방이 나를 의식하게 된다… 라고 레이첼은 말했다. 이제 곧 나한테도 저 말을 하겠구나, 미리 대답을 준비해 놔야겠다, 근데 왜 항상 나한테는 마지막에 물어 보지? 라면서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게 그녀의 의견이었다.
그 주장에 동감한 나는 항상 모든 대화를 시우로 시작했다.
‘시우,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 아아, 더크도… 크흠, 괜찮다면 알려 다오.’
‘시우, 취미는 있는가? 흠흠, 더크도… 취미가 있다면 공유해 주기를 바란다.’
‘시우, 이상형은 어떻게 되는가? 그리고 그, 더크도… 알려 주면 좋겠다.’
그 끝이 더크로 가기는 했지만 아무튼 나는 충실히 레이첼의 조언에 따랐다.
그랬더니 요즘 따라 더크의 태도가 달라졌다. 처음보다 훨씬 더 부드러워지고 상냥해졌달까? 거기다 굉장히 만족한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데, 레이첼의 조언이 통한 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조언에도 불구하고… 딱히 더크와의 연애 전선이 진전되지는 않았는데, 그건 나한테 아주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서였다. 바로 더크가 나를 남자로 알고 있다는, 정말로 비극적인 문제 말이다.
만에 하나의 위기를 대비해서 남체화 아티팩트를 준비했던 게 이런 악수(惡手)가 될 줄이야. 나는 곤히 자고 있는 더크 위에 올라타서 자그맣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차라리 처음부터 밝힐 걸 그랬어.”
관계 진전을 위해서라면 지금이라도 내 비밀을 밝혀야 했지만, 그랬다가 괜히 미움이라도 살까 봐 걱정이 되었다. 이때까지 나를 속였던 거야? 하면서 더크가 날 배척할지도 몰랐다. 물론 더크가 그럴 남자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거잖아.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는 사실이 무척 두려웠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내 비밀을 밝히기는 해야 해서, 더욱 더 머리가 아파왔다. 더크가 남자를 좋아하는 게이가 아닌 이상, 남자인 상태로 그와 이어질 가능성은 전무했다. 그러나 레이첼과 사귀는 걸 보면 더크가 게이일 가능성 역시 전무했다.
“후우우… 이걸 어쩌면 좋지?”
밝힐까.
말까.
정말 어쩌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밝히는 게 더 나아 보였지만… 그럴 경우 같이 잘 수 없다는 게 또 문제였다. 나는 선택지를 고를 수 없는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우으… 더크…”
하지만 원래 위기에 뒤에 기회가 온다잖아.
더크 위에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던 난 불현듯 한 가지, 아주 그럴 듯한 선택지를 떠올렸다. 밝히기는 밝힐 건데 더크 나를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아주 환상적인 선택지를 말이다.
“후후후… 더크… 발기한 걸 보면 너도 동의한 거지?”
마침 배란일이기도 하니 타이밍도 딱 맞았다.
나는 오늘 더크를 면간할 거다.
***
섹스, 남자의 자지를 여자의 보지 안에 넣는 행위.
정확히는 교접 후 서로가 허리를 흔들어 남자가 여자의 질내에 사정하도록 만드는 행위. 배란일에 맞춰 남자가 질내 사정을 할 경우 여자가 임신할 가능성이 생기며, 꼭 임신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쾌감을 위해 몸을 섞는 경우가 있다.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성지식이다.
그러니 더크를 면간하겠다는 건… 자고 있는 더크와 섹스, 즉 아기를 만드는 행위를 하겠다는 뜻이다. 그것도 강제로 말이다. 따라서 얼핏 들으면 강간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 나는 지금 더크를 강간할 생각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가 임신한 것을 밝히고 내 아이의 주인이 더크란 걸 알리면, 더크도 나를 받아 줄 수밖에 없을 거 아냐. 더크의 아이를 임신했을 때가 내 비밀을 밝히기에 가장 적절한 타이밍이었다.
물론 강간당했다는 사실에 나를 무서워할 수도 있지만, 더크처럼 착한 사람이라면 나를 이해해 줄 걸? 너무 사랑해서 강간했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면서 나를 받아 줄 게 분명했다.
맞아, 오늘만 해도 오는 여자는 안 막는다고 했잖아.
그러니 나는 진심을 다해서 더크한테 갈 생각이다.
“하아… 더크, 섹스할 때는 우선 서로의 성기를 애무해 줘야 한대. 자지가 딱딱해지고, 보지가 축축해져야, 섹스라는 걸 할 수 있대. 그런데… 후후, 우리 둘 다 벌써 준비가 됐네? 역시 더크는 나랑 상성이 좋구나?”
“……”
“그러면… 이제 슬슬 넣을게. 처음은 아프다고 하는데에, 그럴까 봐 술도 마셨어. 헤헤… 술에는 마취 효과가 있잖아? 그리고 맨정신으로 강간을 하는 것도 조금 그래서 한 병만 마셨어… 히히, 근데 더크… 나 키스해도 될까?”
“……”
“된다고? 고마워… 흐읏, 으응… 츄웃. ……꺄아아아! 해 버렸어!”
“……”
“더크… 으읏, 하아… 츄릅, 츄읍… 하아, 더크으… 이제 진짜로… 하아, 넣을게에… 아아, 그 전에 잠깐만… 이번에도 메모리 마법을 사용하고… 하아, 됐어. 그래도 첫 경험인데 기록은 해 둬야지. 기념이잖아. 헤헤, 그렇지?”
-지이이잉
“흠흠, 미래의 나, 잘 보고 있어? OO년 O월 OO일, 새벽 2시 27분. 지금부터 더크를 강간할 거야. 잘 지켜 봐줘어…”
키스를 끝내고 녹화를 시작한 나는 조심스레 허리를 들었다. 그리고 빳빳하게 발기한 더크의 자지 위에 올라타 서로의 성기를 접합시켰다. 하아… 뜨겁고, 딱딱해. 매번 느끼는 건데 손으로 만질 때랑은 또 다른 감촉이구나…
내 보지에서 흘러 나온 애액이 더크의 자지를 적셨다.
각자의 성기가 섹스를 할 준비를 끝낸 상황.
나는 살포시 허리를 내려 더크의 귀두를 내 보지 안에 삽입했다.
손가락으로 만질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굵기에 저도 모르게 온몸이 움찔거렸다.
“하읏… 더크으…”
이 상태 그대로 삽입을 하면, 보지가 찢어지는 거 아니야?
그렇지 않다는 것을 레이첼에게 배웠지만… 그럼에도 두려워질 정도로 더크의 자지는 그 자태가 흉폭했다. 분명 강간을 하는 건 나인데도, 오히려 더크한테 윤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 정도로 지금 내 보지 안에 살짝쿵 들어온 더크의 자지는 굉장히 남자답고 야성적이었다.
그야말로 방랑 기사였다.
“자… 잘 부탁할게… 읏, 하아아… 숨을 크게 들이 쉬고…”
하지만 나 역시 이제 더크의 아내가 될 몸. 계속해서 아이를 낳으려면 더크의 자지에 익숙해져야 했다. 시작부터 겁을 먹는 것은 굉장히 꼴볼견이었다. 더크처럼 멋진 남자의 부인이 될 나잖아. 용기를 낸 나는 단번에 처녀막을 찢을 각오로…
“하으으읏, 아아아아아아앙!”
자세를 숙여 더크의 자지를 삼켰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기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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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자지 상태가 ‘발기’로 바뀌었습니다.]
“하아… 이 오빠는 또 자위를 하는 거야? 오늘 그렇게 했으면서… 으휴, 진짜 혼자서는 감당이 안 된다니깐. 성욕이 강해도 너무 강해…”
-띠링
[자지 상태가 ‘섹스 중’으로 바뀌었습니다.]
“역시 두세 명 정도는 이해를 해 주는 게…… 하아? 자, 자위를 하는 게 아니었어?”
-띠링
[자지 상태가 ‘사정 직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 창관에 갔다 이 말이지? 오빠는 내일 죽었어…”
-띠링
[자지 상태가 ‘질내 사정 중’으로 바뀌었습니다.]
“오빠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