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23 - 시우; 연애조작단(8)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조셉은 남장을 했음에도… 정말 아름다웠다. 기다란 속눈썹에, 깨끗한 흰 피부, 거기다 아이처럼 말랑해 보이는 뺨까지. 조금만 방심해도 끌어안고 싶어지는 조셉은 남자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러웠다.
흔히 말하는 오토코노코가 이런 걸까?
남장을 한 탓에 가슴 하나 나오지 않은 조셉이었지만 아슬아슬하게 드러난 쇄골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다 이 다리… 귀여운 종아리부터 시작해 부드러워 보이는 허벅지는, 여자 아이 못지 않은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흠냐, 으음… 으헤헤…”
그런데… 이 매력을 왜 내가 느껴야하는 거지? 아침이 되어 잠에서 깨어난 나는, 내 옆에서 새근대고 있는 조셉을 보면서 의문을 가졌다.
“흐으응, 음냐…”
계획대로라면, 아침에 눈을 뜬 시우가 무방비 상태의 조셉을 보면서 두근거림을 느꼈어야 했는데… 이래서야 원, 시작부터 어긋나고 말았다. 분명히 술에 취한 두 사람을 같은 침대에 눕혔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감이 안 왔다.
시우가 잠꼬대라도 한 걸까?
그래서 불편함을 느낀 조셉이 자리를 옮긴 걸까?
뭐가 됐든 좋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하음, 으음…”
그래도 뭐, 오늘만 날인 건 아니잖아. 굳이 조급해할 이유가 없었던 나는 아쉬움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은 또 내일의 기회가 오지 않겠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은 여유를 가져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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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아음… 으음? 뭐야. 더크 씨, 일찍 일어나셨네요?”
“그래, 누구 덕분에 말이다.”
“네? ……아하, 조셉이랑 같이 자셨네요.”
“내 앞의 누구가 잠버릇이 나빠서 그런지, 일어나 보니깐 내 옆에 있더라고.”
“하하… 죄송해요. 많이 불편하셨죠? 침대도 좁았을 텐데.”
“됐고. 내일부턴 네가 챙겨. 아니면 3인실로 옮기든가.”
“네? 여기 3인실은 없잖아요.”
“그러니깐 네가 챙기라고.”
“아아… 넵, 알겠습니다.”
“그러면 나 먼저 나간다. 아침 장 보고 올 테니깐 조셉 깨워서 준비해 놔.”
“네, 다녀 오세요.”
-터벅터벅
-벌컥…
휴우… 간 거 맞지? 더크가 밖으로 나간 걸 확인한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더크는 새벽에 있었던 그 일을 모르는 눈치였다. 엄청 완벽해 보이는데, 은근 둔한 구석도 있구나? 이로써 어젯밤의 그 일은 완전 범죄가 되고 말았다.
내가 더크의 얼굴을 어루만졌던… 그리고 더크 몰래 손깍지를 꼈던… 예전의 나였다면 상상도 못 했을, 미친듯이 음란하고 음탕한 행동이 말이다.
하아아… 더크의 손, 엄청 크고 단단했었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지만 결국 참지 못 하고 죄를 짓고만 나는, 더크의 감촉을 떠올리면서 몸을 배배 꼬았다.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마냥 죄책감을 느끼기에는, 그 행동이 주는 배덕감이 무척 아찔하고 짜릿했다.
으읏… 나, 완전 나쁜 여자가 되고 말았잖아…
가출한 지 4개월하고도 18일만에 나는 성범죄자가 되었다.
하, 하지만 귀책사유는 있었다!
나는 술에 취한 상태였단 말야! 장담하건대 맨정신이었다면, 손을 잡는 것만으로 만족했을 거다. 그리고, 또 있다. 나는 꿈인 줄 알았단 말야! 맹세하건대 현실인 걸 알았다면, 손도 잡지 않았을 거다.
……아, 아닌가? 현실인 걸 알았어도, 더크는 자고 있었으니깐… 몰래 잡았으려나?
흠흠, 아무튼! 내 잘못만은 아니었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결국 침대를 헷갈렸던 게 가장 큰 문제였는데, 술을 안 마셨으면 화장실도 안 갔을 거 아냐. 그러니 회식 자리부터가 문제였다.
무, 물론 자고 있는 더크의 얼굴을 좀 더 가까이서 보려다가… 본의 아니게 침대를 헷갈린 거지만… 그, 그래도! 술에 취했으면 그 정도 잘못쯤은 저지를 수 있는 거 아니야? 나는 말없이 소리를 지르면서 나 자신에게 변명했다.
“후우우…”
그리고 생각해 보면 잘못은 더크에게도 있었다.
아무리 내가 남체화한 상태라 해도 그렇지, 너무 무방비하잖아! 복근을 드러낸 채 자고 있던 더크가 문제였다. 내가 음란하게 변한 것도 더크가 너무 야했기 때문이었다. 더크가 시우처럼 올곧게 잤으면 내가 흥분할 일도 없었잖아. 그러니 나 혼자만의 잘못은 결코 아니었다.
으음, 그러니깐 요약하면… 결국 모두의 잘못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흐헤헤…”
좋아, 완벽하게 상황을 정리한 나는 자는 척을 멈추고 기지개를 폈다.
“오, 조셉 일어났어?”
“으응, 헤헤… 안녕, 시우야. 좋은 아침이야.”
“어, 어어… 몸은 좀 어때? 안 피곤해?”
“전혀. 완전 멀쩡해. 간만에 엄청 푹 잔 거 있지? 으응… 잠자리가 좋아서 그런가? 매일 여기서 자고 싶을 정도야… 흐흥.”
“그으래? …하하, 여기 숙소가 좋긴 해.”
으음, 근데 시우 쟤는 왜 저러는 거지? 어제의 술자리로 친해진 줄 알았는데 시우가 굉장히 어색해하며 내게서 시선을 돌렸다. 마치 못 볼 것을 본 사람처럼 말이다.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잠시 내 상태를 확인한 나는, 내 차림새가 영 좋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잠깐만! 시우야, 오해하지 마! 티셔츠가 너무 커서 그렇지, 나 바지도 입고 있어. 자, 이것 봐! 보이지? 나 변태 아니니깐 오해하지 말아 줘!”
“어… 어어? 그, 그렇구나. 그으… 그래…”
그래서 당황한 나는 급히 셔츠를 들어 내게 노출증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저기… 조셉. 알겠으니깐 굳이 보여 줄 필요는 없어…”
“헤헤, 그럼 오해는 풀린 거지?”
“으응…”
좋아, 잘했어 조세핀. 이걸로 또 하나의 위기를 극복했구나! 아침부터 두 개의 시련을 통과한 나는 상쾌한 기분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사실 마음 같아서는 침대에 누워 더크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었다.
그래도 뭐, 오늘만 날인 건 아니잖아. 굳이 조급해할 이유가 없었던 나는 아쉬움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은 또 내일의 더크를 즐길 수 있지 않겠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은 여유를 가져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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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에게 아침 인사를 건넨 시우는 그와 동시에 회의감을 느꼈다.
분명 남자일 터인 조셉이 너무 귀여워 보인 게 그 원인이었다. 얘가 이렇게 매력적이었다고? 조셉이 남자 치고 예쁘장하게 생긴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조셉은 예쁘장한 수준을 한참 뛰어넘었다.
거기다 저 말투… 어제랑은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어색할 정도로 딱딱했던 어제와 달리, 오늘의 조셉은 애교 섞인 말투를 쓰고 있었다. 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시우가 눈에 띌 정도로 당황하고 말았다.
‘저러면 진짜로 귀여운 거 맞잖아.’
남자를 보고 가슴을 두근거린 시우는 차마 조셉과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
한 번 조셉을 의식하자 그의 모든 것들이 사랑스러워 보였기에, 자꾸만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올랐기에, 시우는 억지로라도 조셉의 시선을 피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였을까?
무언가 착각을 했는지, 조셉이 셔츠를 올려 자신의 말랑말랑한 뱃살을 보여 줬다. 정확히는 시우에게 자신의 바지를 보여 준 것이었지만, 조셉의 속살을 보고 깜짝 놀란 시우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 했다.
‘남자가 맞기는 한 거야? 피부도 하얗고, 엄청 부드러워 보이고… 사실은 여자인 거 아냐? 저기서 조금만 더 올리면 가슴이 보일 텐데… 아, 아니야! 미친 놈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에 얼굴을 붉힌 시우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러자, 이번에는 매끈하고 날씬한 조셉의 다리가 시야에 들어와, 시우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다리는 또 왜 저렇게 예쁜 건데… 진짜 여자인 거 아니야? 슬쩍 한 번 만져 봐? ……아, 아니야! 이 미친 놈아! 자꾸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조셉은 남자야, 남자라고! 그리고 여자면 뭐 달라져? 나한테는 레이첼이 있잖아!’
조셉이 여자일 가능성은 결단코 없었지만, 남자치고 무척 여성적인 그의 모습이 한창때인 시우에게는 너무 크게 다가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조셉은 남자였지만, 그가 보여 주는 무방비한 모습들이 시우에게는 너무 자극적이었다.
‘후… 그래, 나한텐 레이첼이 있잖아. 진정하자… 뭘 저런 걸 가지고 긴장하는 거야. 레이첼이랑 사귀면 더한 것도 볼 텐데… 크흠흠,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저 정도는 별 것도 아니잖아.’
“흠흠, 좋다! 어서 준비를 끝내고 출발하자꾸나!”
“으응… 그래.”
‘그래, 별 것도 아닌데… 아니어야 하는데… 꿀꺽, 내 앞에서 옷을 갈아입네…’
그래서일까?
다시 말투가 딱딱해진 조셉을 보고도 시우는 그만 귀엽다고 생각하고 말았다. …그리고 조셉의 다리를 가린 기다란 로브를 보고서 그만 마음 속으로 크게 아쉬워하고 말았다.
‘아, 좀, 병신아! 정신 차리라니깐?!’
그래도 뭐, 오늘만 날인 것은 아니었기에 시우는 겨우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었다. 내일은 또 내일의 다리를 볼 수 있지 않겠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은 여유를 가져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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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핫한 AI로 제작한 조셉 일러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