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 네토리-316화 (316/428)

Chapter 316 - 시우; 연애조작단(1)

[‘긴급 미션’ 클리어!]

[결과: A등급]

[‘긴급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강제 복귀권 1장을 획득합니다.]

[‘긴급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랜덤한 스킬을 1개 획득합니다.]

[‘긴급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50만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사실 조금 더 놀 수 있었지만, 나는 A등급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나한테 급한 것은 소피아지, 하린이나 하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거 치고는 빨리 안 끝내고 질질 끌긴 했지만… 이럴 때 즐겨야지, 안 즐기면 남자가 아니잖아. 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변명했다.

아니 그리고… 하린이 같은 변태는 또 처음 만나 봤단 말야. 세계 3대 진미라도 된 것마냥 내 침이랑 자지, 정액을 빨아 대는데... 그 모습이 무척 꼴려서 조금 더 즐겼던 것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 나한테 중요한 것은 소피아.

마침내 긴급 미션을 클리어한 나는 곧바로 강제 복귀권을 사용했다. 무슨 스킬을 얻었는지는 나중에 확인해도 늦지 않았다. 어차피 들어갔다가 금방 나올 거잖아. 내 목적은 소피아의 호감도를 올려 현실로 데려오는 거니, 추가 스킬은 딱히 급하지 않았다.

-띠링

[※시스템 오류 ※]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세계관 입장이 거부되었습니다.]

-띠링

[강제 복귀권을 사용하여 누군가의 방해를 뚫고 세계관에 입장합니다.]

좋아, 바로 이거지!

드디어 소피아를 만날 시간이 찾아왔다.

***

그래… 찾아온 줄 알았는데…

정작 나를 찾아온 건 소피아와의 시간이 아니라 처음 보는 낯선 공간이었다.

대체… 여기는 어디지?

당연히 묵고 있던 숙소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웬 수상쩍은 공간에서 눈을 뜨고 말았다. 설마… 내가 없는 동안 왕도용사물 세계관이 무너진 건 아니겠지? 불안한 생각이 든 나는 무수히 밝게 빛나는 새하얀 공간에서 소피아의 이름을 불러 대며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결국 뚫고 들어온 건가…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군.]

그런데 그때… 머리 위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 도대체 뭐야… 여기는 어디고, 넌 또 누구야? 네가 날 여기로 데려온 거야?!”

[차원의 유랑자여, 설마 내 목소리를 잊었는가?]

“……뭐라고? 차원의 유랑자?”

[그대에게 내 힘을 나누어 줬건만… 정작 그대는 나를 잊었군.]

“잠깐만… 힘을 나눠 줬다고?”

[흥, 이제야 깨달은 건가? 그래, 내가 이 세계의 여신, 아리아다.]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아리아라고?! 생각지도 못했던 그녀의 등장에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아리아라면 소피아를 성녀로 만든 그 여신이잖아! 게다가 그녀는 내게 ‘아리아 여신의 힘’과 ‘아리아 여신의 방패’라는 스킬을 준 여신이기도 한데… 이런 식으로 그녀를 만나게 될 줄은 미처 꿈에도 몰랐다.

“무슨… 무슨 일로 저를 부르신 거죠?”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다.]

“네에? 갑자기 그게 무슨… 끄아아아악!”

-띠링

[※시스템 오류※]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세계관에서 추방됩니다.]

-띠링

[강제 복귀권의 힘으로 누군가의 추방에 저항합니다.]

“허억… 허억, 뭡니까, 갑자기!”

[흥. 역시 통하지 않는 건가.]

“뭐냐고요, 도대체!”

젠장, 알 수 없는 존재가 아리아 여신이었어?! 이제야 밝혀진 사실에 분노한 나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여신을 향해 소리쳤다. 아무리 내게 힘을 나누어 준 여신이라 해도, 이런 식으로 나를 방해를 할 순 없었다.

나는 소피아를 만나야 한단 말이야!

무슨 이유로 나를 막으려 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가 여신이라 해도 나는 소피아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그만큼 그녀는 내게 소중한 존재였다.

[뭐냐고 묻고 싶은 건 오히려 내 쪽이다. 차원의 유랑자여, 그대는 이 세계를 대체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이대로 있다간 그대 때문에 이 세계가 무너지고 만다.]

“……이 세계가 무너진다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무언가 사정이 있는 듯했다.

***

“으음… 요약하면 결국 시우 때문에 이 세상이 무너진다는 거네요?”

[하아… 탓을 돌리지 마라. 전부 다 그대 때문이다.]

“아, 왜요! 제가 뭘 했다고 그러세요! 저는 그냥 사랑을 한 것뿐이라고요!”

[사랑만 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대는 성녀는 데리고 이 세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나. 그렇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솔직히…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다. 상위 차원이니, 하위 차원이니, 뭐라 뭐라 여신이 말을 하는데… 도통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내가 현실로 돌아오면 ‘히로인 네토리’ 속 세계는 멈추는 거 아니었어?

그래서 별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히로인을 현실로 데려오면 다중 우주가 생기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생긴다고 한다. 즉, 내가 소피아를 현실로 데려오면, 소피아 없이 시우 혼자서 용사 짓을 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거다.

물론 그렇게 된다 쳐도 뭐가 문제겠냐만은… 여신의 말에 따르면 시우의 멘탈이 개복치라서, 혼자 놔두면 금방 폭주해서 죽고 만다고 한다.

그런데… 시우는 용사잖아? 그리고 왕도용사물 세계에는… 마왕이 있잖아? 그래서 이대로 놔뒀다간 있어서는 안 될 왕도용사물 세계가 무너질 ‘가능성’이 생긴다는 게 바로 여신의 주장이었다.

“소피아가 없다고 죽는 게 용사예요? 솔직히 억지잖아요.”

[그렇지 않다. 용사는 성녀가 있어야지만 온전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두 사람이 죽기 전에 맺었던 영혼의 계약 때문이다. 그런데 차원의 유랑자인 그대가 끼어들면서 그 계약에 금이 가고 말았다. 따라서… 모든 게 다 그대의 탓이다.]

“아니, 진짜 너무하네! 난 몰랐잖아요!”

[그대가 용사를 도와 마왕을 무찌른다면 아무 문제될 것도 없지만… 그대는 그럴 생각이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대의 접근을 막으려 했던 것이다.]

“그건… 크흠, 아니 뭐… 처음에는 같이 모험할 생각이었는데… 하하, 그게 사람이 원래 그렇잖아요. 막 이랬다가, 저랬다가… 크흠흠!”

[후우, 내가 힘을 나누어 줬을 때만 해도 의욕적이었던 그대가 이렇게 생각을 바꿀 줄이야… 그대는 성녀를 데려간 후, 계속 떠나 있을 생각이겠지?]

과연, 여신이라서 그런가? 어느 정도 강해지고 나니 마왕 토벌에는 별 흥미가 안 생겨서 소피아만 데려올 생각이었는데… 그 사실을 그녀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리아 여신도 모르는 것이 있었으니, 이 세계에는 소피아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그건 아니고… 그, 루이즈라고 기사가 있는데… 걔도 가끔은 만나야죠… 하하.”

[그렇다 해도 만나서 의미 없는 성교만 반복할 거 아닌가.]

뭐야, 알고 있었네. 역시 여신은 여신이었다.

[하아… 그대를 붙잡으려고 성녀에게 외설적인 능력까지 줬건만… 설마 성녀를 데리고 차원을 넘으려 할 줄은 몰랐다. 정말이지… 그대는 귀찮은 존재군.]

“호, 혹시 귀찮다고 저를 죽이려는 건 아니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불가능한 방법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그럴 생각조차 없었다. 그대는 귀찮은 존재지만… 나의 성전사이기도 하다.]

“그러면…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거예요. 저한테 불평불만을 하려고 부른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저한테 바라는 게 있으신 거예요?”

[말하지 않았나,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그게 뭔데!”

[응?]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그런데… 듣다 보니 짜증이 났다. 아니 그러면 처음부터 설명을 해 줬으면 될 거 아냐. 아무런 말도 없이 세계관 입장을 방해하더니, 만나자마자 나를 추방시키려 하고, 그것마저 실패하니깐 내 탓을 한다고?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옛날 감성을 살려 살짝 대들어 봤더니, 아리아 여신이 약간은 당황한 목소리로 내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대의 개입을 막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지만… 그럴 수 없다면 오히려 그대의 개입을 역으로 활용하면 된다.]

“…오히려 활용한다고요?”

[그래. 바로 그대의 도움으로 용사와 성녀가 전생에 맺었던 영혼의 계약을 없었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용사가 성녀 없이 혼자서 활약할 수 있게 되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게 된다.]

“뭐야… 간단하잖아. 그러면 진작에 그 계약을 파기시키면 되는 거였잖아요.”

[그럴 수 없다. 영혼의 계약은 여신이라 해도 함부로 파기시킬 수 없다.]

“네에? 뭐야… 여신도 못 하는 걸 제가 어떻게 해요!”

[하지만 영혼의 계약이 맺어지기 전에, 그대가 ‘개입’할 수만 있다면… 그 계약은 이 세계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그렇겠네요? 여신님 천재예요?”

[그렇다. 그러니 그대에게 고하겠다. 그대를 용사와 성녀의 전생으로 보내 줄 테니, 거기서 두 사람의 계약을 방해해라. 용사가 성녀에게 의지하지 않도록 용사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어라. 그리하면 이 세계의 위기가 사라지고 내가 그대를 방해할 원인 역시 사라진다. 그대가 해내기만 한다면 그대를 현생의 성녀가 있는 곳으로 돌려 보내 주겠다.]

호오… 그러니깐…

결국 전생의 시우에게서 전생의 소피아를 네토리하라는 거네?

이것 참, 여신에게 네토리 의뢰를 받을 줄이야. 잠깐 고민했던 나는 거절할 이유도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여 여신의 의뢰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눈부시게 빛나던 공간이 어느새 그 빛을 잃어갔고, 얼마 안 가 눈앞이 깜깜해졌다.

-띠링

[※시스템 오류 ※]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시공간이 왜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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