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15 -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기(14)
[응, 나 원래 이런 애였어.]
원래… 저런 여자였다고? 이하린의 대답을 들은 한시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설마 스스로 음란한 여자임을 인정할 줄이야. 예상치 못했던 그녀의 고백에 한시우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그런데 왜 내 앞에선… 안 그랬던 거야?”
[뭐래. 몇 번이나 보여 줬었잖아. 그런데도 반응이 없었던 건 너인데, 왜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는 거야. 요즘 너 정말 이상해. 하아, 츄웃… 흐흥…]
“나한테… 보, 보여 줬었다고?”
남자의 자지에 입술을 갖다 댄 이하린이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태도만 보면 딱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니, 익숙한 혀놀림으로 자지를 핥는 모습만 봐도 그녀의 말은 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면 정말로… 처음부터 야한 걸 좋아하는 여자였다고?’
충격을 받은 한시우가 필사적으로 그녀와 만났던 지난 날들을 떠올렸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을 되살려 봐도 그가 아는 이하린은 항상 청순했고 순진했었다. 가끔 맛있는 음식 앞에서 폭주하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 준 적은 있었지만, 저렇게 남자의 자지 앞에서 폭주하는… 음탕한 모습을 보여 준 적은 없었다.
한시우는 혼란에 빠졌다.
[응. 기억 안 나? 난 당연히 네가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 보기보다 나한테 관심이 없었구나? 스킨십을 피했던 것도 그래서였어?]
반면에 이하린은 끝까지 당당했다. 추잡한 소리를 내며 자지를 몇 번 빨아 댄 그녀가 실망한 목소리로 한시우를 나무랐다. 분위기만 보면 마치 한시우가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느껴졌다.
“아니, 난… 그, 그런 줄 모르고… 으윽, 아, 하, 하린아… 그러면 내가 지금부터라도!”
그 탓에 크게 당황하고만 한시우.
여자 친구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과거의 자신을 후회한 그가, 말을 더듬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멍청했던 자신이 이하린을 실망시켰었지만…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된 거 아니겠는가. 무슨 일이 있어도 이하린과 헤어지기 싫었던 그는 제발 기회를 달라며 여자 친구에게 소리쳤다.
[…으으응, 미안. 너무 늦었어. 너도 이제 알 거 아냐. 내가 이 자지에 푹 빠진 걸… 흐흥, 나 이제 이거 없이는 못 산단 말야아… 하아아, 너무 마시써어…]
“하, 하, 하린아… 그러지 말고 지금이라도… 제발 생각을…”
[뭐야. 왜 그렇게 구질구질해… 우리 이미 끝난 거 알지? 그러니깐 말할게… 우리 그만 헤어지자. 이거 말하려고 방송 킨 거야.]
하지만 돌아온 것은 비정한 이별 통보였다.
다시 고개를 돌려 남자의 자지를 물고 펠라치오를 시작한 이하린. 위아래로 고개를 움직여 대며 남자에게 봉사를 해 대는 여자 친구의 모습에, 아니 이제 막 전 여자 친구가 된 이하린의 모습에 한시우가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조금만 더 적극적이었다면, 과연 둘의 사이가 달라질 수 있었을가? 보다 못해 울음을 터뜨린 그가 서툴렀던 자신의 과거를 반성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너무 늦은 반성이었다.
[하아, 제 입보지 안을 아저씨의 정액으로 가득 채워 주세요오… 하아아, 아저씨이!]
이제는 남이 되고 만 이하린이 야릇한 말을 내뱉으며 남자의 사정을 졸라 댔다. 한시우와 헤어지고 난 그녀는 더 이상 거침이 없었다. 전 남친이 보든 말든, 지금의 그녀에겐 남자의 자지가, 정확히는 남자의 정액이 더 소중했다.
[으으으으으응! 하아… 하아아… 우음, 우물… 하아, 마시써어… 아저씨 정액, 우음…]
마침내 그토록 바라던 정액을 삼키고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크게 기뻐하는 이하린. 그 모습에 구역질을 느낀 한시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도망쳤다. 이 이상 그녀의 본모습을 지켜 보기에는… 한시우의 멘탈이 너무 나약했다.
***
이하린의 펠라치오를 보고 도망친 한시우와 달리 최진호는 그 자리를 지켰다. 남자의 자지를 입에 넣고 쉴 새 없이 빨아 대는 친한 동생의 모습을 보는 건, 그에게 오히려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마치 야동을 보듯이 화면 속 행위를 보고 대리만족을 느낀 최진호. 정액을 삼킨 뒤 황홀해 하는 이하린의 모습을 지켜 본 그가… 말없이 바지를 내렸다.
세상에 이보다 더 꼴리는 딸감이 또 어디 있겠는가. 안그래도 항상 이하린을 따먹고 싶었던 그로서는 지금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남의 여자였던 이하린의 야한 행위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최진호였다.
[푸흐흡… 아, 씨바알… 푸흡, 크크큭… 아, 미치겠네… 아 존나 작잖아…]
[하, 하나야! 그런 말 되게 실례야!]
[아니, 맞잖아… 저거 봐, 저것도 자지라고 세운 거야? 푸하하하하!]
그런데… 화면 너머로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가 들려왔다.
지, 지금 나보고 작다고 한 거야? 당황한 최진호가 황급히 바지를 다시 입으려고 하는데,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그는 그 상태 그대로 여자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노출해야만 했다.
[으응? 에이… 농담이지? 저게 어떻게 발기한 거야. 말이 안 되잖아.]
[푸흐흐… 그러게… 진짜 말이 안 된다, 말이 안 돼. 저 새끼가 내 남자 친구였단 게 말이 안 된다고. 완전 사기당할 뻔 했잖아! 저렇게 작으면서 나한테 은근 대물 어필했던 거 알아? 와아 진짜 미친 거 같아.]
최진호의 작고 소중한 성기를 보고 마음껏 비웃어 대는 이하린과 유하나. 너무나도 솔직한 그녀들의 평가가 최진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솔직한 감상을 이어 갔다.
“아, 아니야! 씨발! 야, 보지 마! 보지 마라고!”
[보지 뫄, 보지 뫄라구우, 푸하하하하! 아, 최진호 개 웃겨!]
“미친년들아! 이거 풀발 아니야!”
[풀발 아니라구우, 푸흐흐… 오빠 개그맨이야? 존나 웃겨 진짜!]
예전이었다면 최진호의 성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비명을 지르며 역겨워 했을 두 사람이지만… 남자에게 조교당해 음란해진 지금의 그녀들에게 최진호의 성기는 그저 앙증맞을 뿐이었다.
[푸흡…. 흐음, 그으… 미안한데, 오빠. 웃기긴 한데 솔직히 말해서 좀 깨. 그거 달고 나랑 계속 사귈 거 아니지? 그냥 우리 헤어지자. 그게 서로 서로 좋을 거 같아.]
“씨, 씨발년이…”
[대, 대박… 거기서 더 작아졌어… 진짜 발기한 상태였구나…]
풀이 죽은 최진호의 성기가 고개를 숙이자 여자들의 웃음 소리가 높아져 갔다. 언제나 그녀들 앞에서 센 척하던 최진호는… 콤플렉스를 자극당해 한시우처럼 눈물을 흘렸다.
[하나야. 적당히 놀려… 불쌍하지도 않냐.]
[에이, 그러는 아저씨도 웃고 있잖아요.]
[크흠, 흠… 아무튼! 쟤도 자존심이란 게 있잖아. 다 놀렸으면 여기까지 하자.]
“개새끼들…”
[진호야. 풀어줄 테니깐, 울지 말고 가서 시우나 챙겨.]
“으아아아악!”
결국 솔로가 되어 305호실에서 도망친 최진호. 그 모습이 꼴사나워 화면 너머의 세 사람이 크게 웃어 대다가… 슬며시 옷을 벗더니, 서로가 서로의 몸을 겹쳤다.
***
“하아… 씨발, 야… 그냥 가자.”
“네?”
“여기 있어 봤자 뭐 하냐. 어차피 그 새끼들도 다 꺼졌잖아. 이렇게 된 거… 병신 같이 남아 있지 말고, 우리도 그냥 떡이나 치러 가자. 그리고 씨발 적당히 울어. 혜주 처녀는 너 준다니깐? 가서 씨발, 여자는 여자로 잊자.”
물기 젖은 최진호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의문을 가졌던 한시우가 이내 곧 그의 주장에 동의했다. 최진호의 말마따나 안 좋은 추억만 가득한 학원에 굳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결국 최진호와 함께 학원을 떠난 한시우. 두 사람은 이제 별 위협도 안 되는 좀비들을 뚫고 조혜주와 반수민이 숨어 지내고 있는 상가로 걸어 갔다.
-때앵, 땡, 때땡!
“수민 누나! 저 왔어요!”
“혜주야, 우리 왔어.”
-때앵, 땡, 때땡!
“누나 저희 왔다니깐요?!”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상가에 있어야 할 두 여자가 보이지 않았다. 신호를 보내 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구석구석을 뒤져 봐도 그녀들을 찾을 수 없었다. 혹시 위층에서 쉬고 있는 걸까? 의문을 담아 한시우가 계단을 타고 올라가려고 하는데, 최진호가 그를 막아 서더니 골프채를 꺼내 들었다.
“야, 장비 챙겨. 씨발… 뭔 일 생긴 거 같다.”
“지, 진짜요?”
“그래, 씨발. 혹시 모르니깐 준비 해 놔. 내 생각인데… 아까 그 새끼들이 찾아온 걸 수도 있어. 딱 봐도 존나 여자에 굶주린 것처럼 보였잖아.”
최진호의 말을 들은 한시우가 골프채를 장비했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절대로 방심할 수 없었다. 사실 안전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상가를 떠나는 게 맞았지만… 혼자가 된 두 사람은 지금 당장 여자가 필요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상가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아앙… 읏, 으응! 처음인데, 하아… 아앙! 갈 거 같아아… 아아아앙!”
그리고 목격했다. 그들이 만나려고 했던 조혜주와 반수민이… 발가벗은 채로 그들이 잘 알고 있는 어떤 남자와 섹스를 하고 있는 모습을 말이다.
“하아아, 하아… 아저씨이… 이걸로, 흐응… 저희도 데려가 주시는 거죠?”
“그래, 약속은 지켜야지.”
“와아, 고마워요 오빠! 걔네들한테 고마워 해야 겠… 어머? 진호야… 골프채 들고 거기서 뭐하니? 응? 옆에 시우도 있네?”
““씨발…””
-털썩
이번에도 여자를 빼앗기고 만 최진호와 한시우. 한 발 늦은 두 사람이 나지막이 욕설을 내뱉더니, 그만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