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13 -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기(12)
좀비 사냥을 끝내고 학원으로 돌아온 한시우와 최진호는 눈앞의 광경을 의심했다. 305호실 안에서 유하나가 남자와 키스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에게 딱 달라붙어 야한 소리를 내고 있는 유하나의 모습에 발끈한 최진호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씨, 씨발, 미친년아! 지금 뭐하는 거야!”
“하아… 보면 몰라? 하읏… 키스하고 있잖아.”
“그걸 누가 몰라서 물어? 씨발, 근데 왜 여기서…”
“야, 시끄러워. 도시락값 받고 있잖아. 방해하지 말고 거기서 기다리기나 해.”
“혀, 형님! 이건 좀 너무하지 않습니까! 사람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평소처럼 딴데서 해도 되는 걸 왜 여기서…”
“야 이 새끼야. 시끄럽다고 했지.”
“끄윽…”
하지만 남자의 기세에 짓눌린 최진호는 뒤로 물러나야만 했다. 조금 강해졌다고는 하나 아직 남자에게 대들 만큼은 아니었기에… 그의 눈치를 본 최진호가 주먹을 부들거리며 화를 삭였다.
“으응, 츄릅… 하아, 츕, 츄읏… 하아아… 나보고 아저씨랑 키스하라고 한 건 오빠였잖아… 흣, 으응… 츄릅, 하아… 근데 왜 이제 와서 화를 내는 거야… 어이없어.”
“그렇긴 한데… 아, 씨발…”
“욕 좀 하지 마… 하읏, 으응… 츄읍, 츗, 츄릅… 하아아… 저급해 보여.”
저급한 건 오히려 네 쪽이잖아, 라고 마음 속으로 소리친 최진호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짜증나긴 했지만 유하나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할 줄이야…
처음 보는 유하나의 음란한 모습에 최진호가 툴툴거리며 비아냥거렸다.
“존나 즐거워 보인다, 너? …형님이랑 키스하는 게 그렇게 좋냐?”
“하아… 읏, 으응… 존나 좋아… 아저씨 키스 존나 잘해애… 하앗, 츄읍, 으응… 오빠랑은 비교도 안 돼… 하앗, 으응… 츄릅, 츄읏… 하아앙…”
“미친년이…”
그러나 유하나는 오히려 최진호의 말을 긍정하며 남자와의 키스를 이어갔다. 그녀의 말대로 남자가 키스를 잘하기는 잘하는 건지… 유하나는 최진호에게 한 번도 보여 준 적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저씨이… 흣, 으응… 츄르읍… 흐응!”
남자의 품에 안겨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싼 유하나가 자그맣게 입을 벌렸다. 그러고는 침으로 젖은 혀를 내밀어 추잡한 소리와 함께 남자의 입술을 빨아들였다. 그러다 가쁜 숨을 토해 내고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남자를 올려다보는 유하나.
이내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터질 것 같이 커다란 그녀의 가슴을 조몰락거리며 만져 대기 시작했다.
“혀… 형님! 씨발! 아니! 이건 아니죠!”
“오빠는 좀, 하아… 닥쳐… 읏, 하아… 츄릅, 츄읏… 으으응!”
“아직 나도 안 만져 본 건데… 아악! 젠장!”
“하아아… 미쳤다고, 으응… 오빠한테 대 줬겠어? 하아, 츄릅, 츄으읏… 하아… 존나 싼 년이라고 소문냈을 거, 하앙… 다 알거든? 하앗, 츕, 츄읏…”
남자의 애무를 한없이 즐기는 듯한 유하나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건 최진호만이 아니었다. 당당하게 남자 친구를 배신한 유하나의 태도에 한시우가 입술을 깨물었다. 자기만 믿으라던 최진호의 연애는 이미 한참 전부터 망가져 있었다.
그에 혹시 아니겠지, 하며 고개를 돌린 한시우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말았다.
“하아아… 빨리 끝내요, 으응…”
유하나의 뒤에서 마치 부럽다는 듯이 초조해하고 있는 이하린이… 몸을 비벼 대며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
“우으, 짜증나! 오빠 때문에 제대로 못 즐겼잖아!”
“너어… 씨발, 매일 그렇게 대줬던 거냐? 어? 나한텐 좆도 안 대줬으면서 저 새끼한텐 입술이고 가슴이고 다 대줬던 거냐고! 이러다가 보지도 대주겠네? 어? 씨발, 네가 그러고도 내 여친이야?”
“와아, 아저씨한테 지금 새끼라고 한 거야?”
“아오… 미친년이… 아아악!”
“병신… 푸흡,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이거 오빠가 맨날 하던 말이잖아. 그래서 즐겼던 건데, 뭐 문제라도 있어? 해 보니깐 키스도 잘하고, 애무도 잘하고… 안 즐기는 게 손해 아니야? 푸흐흐.”
“씨발…”
“욕 좀 그만하고 도시락이나 받아. 이거 때문에 키스한 거잖아.”
태연한 목소리로 최진호에게 도시락을 건네는 유하나. 키스하는 걸 보여줬음에도 아무렇지 않아 하는 그녀의 모습에, 최진호가 유하나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쓸데없이 비싸게 구는 것부터 마음에 안 들던 그녀였다. 그나마 가슴도 크고 처녀여서 사귀고 있던 건데… 이미 다른 남자 손을 탄 여자를 건드리기는 싫었다.
그리하여 유하나 대신 며칠 전에 만난 반수민에게 올인하기로 마음먹은 최진호.
여기서 조금만 더 강해진다면 저 남자처럼 반수민을 가지고 놀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최진호는, 언젠가 다가올 그날을 상상하며… 이하린과 키스를 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아저씨, 하아… 키스, 으읏, 으응… 츄릅, 하아… 쮸읍, 쯉… 쮸으으읍… 으응! 푸흐으… 하아, 아저씨이… 하앗, 으응… 츄읍, 츄르읍…”
“흐흥, 하린이 쟤 또 흥분한 것 좀 봐.”
“키스으… 하아, 츄릅… 아저씨랑 하는 키스으, 하아… 으읏, 하앙… 츄릅, 츄읍…”
조금 전의 유하나보다 몇 배는 더 야한 얼굴로 남자와 혀를 섞는 이하린. 표정만 보면 남자에게, 아니, 남자와 하는 키스에 푹 빠진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남자가 키스를 잘하는 걸까? 잠깐 고개를 갸우뚱거린 최진호가 옆을 쳐다보자 한시우가 울먹거리며 인상을 쓰고 있었다.
“하아아… 아저씨이이… 못 참겠으니깐 빨리 주세요오…”
“뭐를?”
“이잉, 그러지 말고요오… 하아아, 이렇게 혀를 내밀고 있을 테니까안… 으응, 침을 떨어뜨려 주세요오… 네에? 어서요오…”
“하, 하린아…”
내 여자 친구가 저런 말도 할 줄 안다고? 다리에 힘이 풀린 한시우가 자리에 쓰러졌다. 눈앞의 여자는 이하린이었지만 이하린답지 않았다. 적어도 한시우가 알고 있던 이하린은 아니었다. 그의 여자 친구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아이였지만, 안타깝게도 눈앞의 여자는… 그 누구보다 음란해 보였다.
“으으음, 마시써어어… 하앙…”
혹시 연기하고 있는 걸까?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감싼 한시우가 현실을 부정했다. 어쩌면 남자가 시켜서 저런 행동을 하는 걸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한 한시우는 여자 친구를 믿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아앙… 너무 마시써서 갈 거 같아여어… 흐으응!”
온몸을 부르르 떨며 크게 기뻐하는 이하린. 침을 받아 마시고는 허리를 움찔거린 그녀가 남자에게 몸을 기대더니, 이내 거친 숨을 내쉬며 남자의 옷을 벗겨냈다.
“쪼오옥, 쪽… 하아, 아저씨 입술… 아저씨 목… 쪼옥, 하아… 아저씨 쇄골… 헤헤헤, 그렇게 쓰다듬어 주는 거 좋아아… 하아, 츄으읍, 츄읍…”
“하린아… 뭐, 뭐하는 거야!”
“으응? 시우야아… 하아, 뭐하기는… 하앙, 아저씨랑 키스하는 중이잖아아… 하아, 도시락 받아야 하니까안… 쪼옥, 쪽, 쪼오오옥… 아저씨 가슴… 아저씨 젖꼭지이… 에잇, 쪼옥, 쪽, 쪽… 이렇게 혀로 간지럽히는 거 좋아하죠오? 으응…”
유하나와는 반대로 자기가 직접 남자의 가슴을 만져 대는 이하린.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마침내 셔츠를 벗겨낸 그녀가 혀를 낼름거리며 남자의 유두를 빨아 대기 시작했다.
“하린아아아아!”
그 모습에 참지 못 한 한시우가 격분을 토해냈다.
하지만 그런다고 바뀌는 건 없었다.
“아저씨는, 하아아… 왜 이렇게 다 맛있는 거예요? 으읏, 으응… 쪼옥, 쪼옥… 하아, 침도 맛있는데에… 땀도 맛있고, 젖꼭지도 맛있고오… 하아, 쪼오오옥… 으읏, 흥… 그리고, 그리고오… 여기도…”
한참 동안 남자의 유두를 맛본 이하린이 조금씩 고개를 숙였고… 남자의 배꼽에 잠시 머무르더니, 얼마 안 가 무릎을 꿇고는 남자의 가랑이에 얼굴을 묻었다.
“하아아… 하아, 하아아… 아저씨이…”
“아, 아아… 하, 하린아? 정신 차려… 도대체가… 하린아…”
“으으음, 맛있는 냄새애… 하아, 아저씨 발기했네요? 헤헤, 너무 좋아.”
“하린아! 제발 정신 차려어!”
완전히 타락해 버린 이하린의 모습에 한시우가 고함을 질렀다. 설마 이렇게까지 음란한 키스를 할 거라는 상상도 못 한 한시우였다. 키스를 하더라도 당연히 질색하고 역겨워 할 줄 알았는데…
눈으로 확인한 키스의 수위는 상상을 초월해 있었다.
처음부터 이랬던 걸까? 아니면 도중에 달라진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원래부터 야한 여자였던 걸까? 한시우가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여전히 이하린을 사랑하는 한시우였지만… 정작 이하린의 마음은 변한 것처럼 보였다.
“하아아… 아저씨, 흐으응… 아저씨이…”
킁킁거리며 남자의 가랑이 냄새를 맡아 대는 이하린을 보며 한시우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나 주먹만 쥘 뿐 다른 행동을 하지는 못 했다.
지금이라도 달려들어서 훼방을 놓아야 하나? 하지만 그랬다가 저 남자한테 얻어터지면 어떡하지? 게다가 저렇게 좋아하고 있는데… 내게 방해할 자격이 있을까? 하지만 세뇌를 당해서 저렇게 된 거라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그래도 내가 남자 친구인데 막아야 하는 거 아닐까? 그치만 첫 키스도 피했던 내가 이제 와서 남친 행세를 하는 것도 이상하잖아…
고민에 빠진 한시우가 눈을 질끔 감았다.
지난 일주일간 이하린과 거리를 뒀던 게 문제였다.
이제는 이하린과의 관계조차 확신할 수 없게 된 한시우가 땅바닥에 엎드려 오열했다. 강해지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던 그의 생각은 산산조각 나 부서져 버렸다. 그렇게 한시우가 목이 쉴 정도로 울음을 터뜨리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그의 등을 두드렸다.
“시우야, 하아… 여기, 도시락이야. 맛있게 먹어.”
만족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하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