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12 -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기(11)
지난 일주일 동안 이하린과 어색해지다못해 서먹해지고 만 한시우였지만… 그는 크게 낙담하지 않았다. 어차피 강해지면 해결될 일이야. 그렇게 생각한 한시우는 이하린과의 사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매일같이 좀비를 잡는데 집중했다.
‘야 이 독한 새끼야! 안 지치냐?!’
‘형. 힘들면 스테미나 포션 드세요. 5포인트밖에 안 해요.’
‘씨발… 너 그거 중독이야, 중독!’
그리고 그 결과, 한시우는 노력한 만큼 강해질 수 있었다.
이제 좀비 몇 마리 정도는 최진호의 유인 없이도 죽일 수 있게 된 한시우. 늘어난 근력을 느끼며 용기를 얻은 그는 여자 친구와의 밝은 미래를 꿈꾸었다.
‘후우… 얘들도 이제 싱겁네요.’
‘병신아. 너 그러다가 훅 가. 끝까지 방심하지 마.’
‘형이야말로 여자 좀비 옷 좀 벗기지 마세요. 그러다 물리면 어떡해요.’
‘큭큭, 새끼. 확인사살하고 이러는 거니까 걱정 마.
여기서 열흘 정도만 더 고생한다면 드디어 이하린을 부양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판단한 한시우는 오늘도 최진호와 함께 좀비의 머리통을 터뜨렸다. 일주일 전의 미숙했던 두 사람은 어느덧 노련한 베테랑이 되어 있었다.
‘시우야, 진호야! 여기야, 여기!’
‘시우야… 헤헤, 왔어?’
물론 강해진다고 무조건 이하린과 화해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믿을 만한 조력자가 둘이나 있었다. 바로 며칠 전에 만난, 또 다른 생존자인 조혜주와 반수민 말이다.
‘뭐야, 진호야 쟤 표정이 왜 저래? 그 남자랑 또 무슨 일 있었어?”
“아니면 여자 친구랑… 싸운 거야?’
두 여자를 돕는 대가로 한시우는 연애에 관한 생생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그는 여자 친구와 화해할 자신 또한 얻을 수 있었다. 이대로만 흘러 간다면 모든 것이 긍정적인 상황. 한시우는 오랜만에 여유를 가졌었다.
‘꺄아아아아악! 시우야아아아!’
그러나… 세상 일이라는 게 늘 그렇듯이, 완벽한 줄만 알았던 그의 계획에도 변수가 찾아왔다. 갑자기 나타난 불량배들에게 공격을 당해 죽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하린을 생각했다면 자신의 몸을 아껴야 했지만… 조혜주가 다치는 걸 가만히 바라만 볼 정도로 한시우는 냉정하지 못했다.
‘제… 제 남자 친구잖아요. 제가 해야죠…’
‘으윽, 하, 하린아… 윽…’
그 판단 때문에, 어이없게 죽어가는 한시우를 살리기 위해… 크나큰 치욕을 당하고 만 이하린. 다행히 범해지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순 없었다. 정확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분명 키스보다 훨씬 더 끔찍한 일을 당했을 건 자명했다.
‘젠장, 젠장, 젠장! 내가 조금만 더 조심했었어도!’
‘시우야… 미안해, 나 때문에…’
‘너를 탓하는 게 아니야, 혜주야… 그냥, 내가… 내가 너무 약한 게 문제였어! 바보같이 여유를 부렸던 내가 문제였다고! 제기랄!’
그랬기에 한시우는 스스로 반성했다.
여자 친구가 매일매일 고통받고 있는데 감히 쉴 생각을 하다니, 아무리 좋게 봐도 남자 친구 실격이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이러다가 언제 정말로 이하린이 범해질지 모르는 거 아닌가. 최악의 일을 겪기 전에 어떻게든 강해져서… 이하린을 데리고 학원에서 벗어나야만 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남자의 방해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이라도 강해지는 건 필수였다. 이대로 멈춰 있어서는 탈출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시우야,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지는 마… 포션으로 회복했다고 해도 체력까지 회복한 건 아니잖아. 그러다가 쓰러지면 어떡해…’
자기에게 마음이 있는 듯한 조혜주에게 잠깐 흔들렸던 한시우였지만, 이번 사고로 그는 정신을 차렸다. 조혜주 역시 아름답고 믿을 수 있는 좋은 친구였지만… 자기 때문에 오늘도 고통받고 있을 이하린을 생각하면 흔들리는 것 자체가 배신이었다. 남자 친구된 도리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그는 이하린만 생각해야 했다.
‘아니, 이건 무리하는 게 아니야.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한 거야!’
그에 이를 악문 한시우가 좀비를 죽이기 위해 발악했다.
“결심했어요. 저 시우랑 헤어질 거예요!”
그리고 그때 그의 여자 친구는… 한시우와 이별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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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어, 정말?!”
“으응… 뭔가 미안하기도 하고, 이쯤에서 헤어지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을 거 같아서 말야…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걸 보고 결심했어.”
“나, 나도! 나도 이제 헤어질래. 오늘 하는 거 봤지? 완전히 강간할 기세였다니깐?”
제가 고심 끝에 헤어질 결심을 밝히자 하나가 박수를 치며 제 의견에 동의했어요. 하나도 계속 고민을 하고 있었던 거겠죠? 맨날 말로는 헤어진다고 하면서도 진호 오빠를 챙겨 주더니, 이번에야말로 생각을 굳힌 모양이에요.
“근데 하나야, 너 그 말만 벌써 다섯 번째인 거 알지?”
“아저씨이! 이번엔 진짜거든요?! 바람피는 새끼가 뭐 좋다고 계속 사귀어요!”
“글쎄… 아직도 안 헤어지는 걸 보면 둘 사이에 뭔가 있는 줄 알았지.”
“그, 그건… 그 새끼가 펜트 하우스에 데려다 준다고 해서… 아하하, 근데 씨, 이걸 보면 역시 구라였잖아요! 믿는 게 바보였어요. 그 새끼 머릿속엔… 펜트 하우스를 여자로 가득 채우는 거밖에 없을 거예요!”
“펜트 하우스?”
“네, 펜트 하우스! 세상도 망했는데 공짜로 묵을 수 있을 거 아니에요! 저 거기서 사는 게 소원이었거든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어쩐지 쿨한 하나가 아직도 안 헤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약간의 미련이라도 남아 있는 줄 알았는데… 펜트 하우스 때문이었다니! 진호 오빠가 확실히 잔머리는 좋아요.
“으응? 그게 소원이었으면 아저씨한테 부탁하지 그랬어.”
“그게에… 되게 눈치 없는 년으로 보일 거 아냐. 아저씨한테 미움받기 싫단 말야…”
“뭐? 에이, 뭘 그거 가지고 그래. 그 정도 욕심쯤은 부릴 수도 있는 거지. 네 말대로 세상도 망했는데, 즐길 거는 즐겨야하지 않겠어? 그런 거 가지고 실망할 생각 없으니깐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말해.”
“저, 정말요?! 와아! 역시 아저씨!”
“어디 보자… 여기서 제일 가까운 펜트 하우스는… 오, 호텔이 있네? 여기로 갈까?”
“와아아! 너무 좋아요! 정말로 갈 수 있는 거예요?!”
“갈 수는 있지. 공짜는 아니지만.”
“흐으응… 펜트 하우스에서 첫경험을 가지는 게 꿈이었는데… 아저씨 덕분에 곧 이루겠네요. 헤헤, 기대해도 되죠? 아, 걱정 마세요! 오늘 안전한 날이에요!”
“하여튼… 밝힌다니깐.”
드, 드디어 하는 거군요?! 맨날 할 듯 말 듯하면서 옆에 있는 저를 긴장시켰었는데… 그런 것도 다 추억이 되게 생겼어요. 아저씨와 섹스라니, 역시 하나는 아저씨를 좋아하는 걸까요? 물론 아저씨가 얼굴도 잘생겼고 능력도 있으니 충분히 이해는 갔지만… 조금은 걱정이 되었어요.
속궁합이 별로라고 하나가 버려지면 어쩌죠?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제가 따라가야 할 거 같아요.
아니, 따, 딱히 자지를 보고 싶다든가, 자지를 빨고 싶어서가 아니라… 친구가 걱정돼서 하는 소리예요. 물론 옆에 있으면 자지를 빨 기회가 오기는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거고요…
아무튼 첫경험인데 제가 옆에 있어 주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리고 드라마를 보니 남자가 사정하고 나서 여자가 빨아 주는 게 예의라고 하던데… 미식을 할 줄 모르는 하나는 그게 쉽지 않을 거 아니에요. 하나의 온전한 첫경험을 위해서라도 제가 가서 빨아 주는 게 맞아요. 친구 좋다는 게 뭐예요.
“그럼 하나는…”
“저도 갈래요!”
“응?”
“저 혼자 남아 있으면 위험하잖아요! 혹시 모르니깐 저도 따라 갈래요! 물론 공짜는 아니니깐, 그 대가로 제가 아저씨의 자지를 빨게요. 그러면 문제없죠? 아저씨가 원할 때마다 빨아 줄 테니깐 저도 데려가 주세요!”
“아하하… 하린아, 너도 같이 가자고 말하던 중이었는데… 너 또 우리 얘기 안 들었구나? 아저씨 자지를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
“아, 아니… 나는 널 생각해서…”
“침이나 좀 닦고 말해. 가만 보면 네가 제일 변태라니깐.”
쓰으읍, 또 흥분했나 보네요… 팬티가 축축해진 걸 확인한 저는 얼굴을 붉혔어요. 그, 그래도 따라갈 수만 있다면 변태라고 매도 받는 것 정도는 견딜 수 있었어요. 아저씨의 자지이… 흐흥, 맛있겠다아… 저는 침을 오물오물거리며 정액을 맛보는 상상을 했어요.
“그럼 둘 다 헤어질 테니깐 이제 미련없이 학원을 떠나자는 거지?”
“네에! 학원에서 자는 것도 엄청 질렸어요!”
“그래. 알겠어. 둘 다 시우랑 진호가 돌아오기 전에 짐을 싸 놔.”
“아저씨, 근데 저어… 부탁할 게 있는데요. 혹시 헤어지자고 말할 때 옆에 있어 줄 수 있으세요? 진호, 그 새끼가 분명히 지랄할 거란 말이에요.”
“저, 저도요… 시우가 화를 낼 거 같진 않은데, 왠지 불안해서요…”
“으응, 걱정 마. 근데 너희 설득할 수는 있겠어?”
“설득할 게 뭐 있어요. 차면 끝이지!”
“그러면 전남친들이 집착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말인데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거든? 이대로 하면 두 사람 다 별 말 없이 너네를 보내 줄 거야.”
“좋은…”
“…생각이요?”
그게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저씨라면 믿어도 되겠죠? 고개를 끄덕이다가 저도 모르게 아저씨의 가랑이 사이를 봤더니 아저씨 자지가 조금 발기해 있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으음, 설마 시우 앞에서 아저씨 자지를 빨라고 시키지는 않겠죠?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한 저는 그래도 자지를 빨 수만 있다면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마저 끄덕였어요.